Trevel & Others/국내사진기록(Picture)

25년 된 스키부츠와 20년 된 스키 플레이트 타고 신나게 즐긴 오랫만의 스키 라이딩

Steven Kim 2019. 2. 1. 06:51

매년 겨울철만 되면 다리힘 빠지기 전에 올해는 꼭 스키를 타러가야지 매번 작정했지만 간다간다 하면서도 매번 못가는 사이 수십년이 훌쩍 흘러버렸네요 ㅠㅠ  전원생활을 시작한 첫해를 맞이한 2018.2019년 겨울 드디어 더 늦기전에 스키를 다시 타야겠다는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작정하고 평일 시간을 내 양지 파인리조트로 땡땡이~~ ^^ 


누가 먼저 퍼지는지 보려고 24시간 쉬지않고 달린다는 자동차 경기 "르망 레이스" 처럼 왜 달리는지 알지도 못하고 무조건 달리는 좀비처럼 남들을 쫒아 마구 달려가는 "허망 레이스"에 휘말려 쫒기듯 살다보니 인성이 무뎌질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팍팍한 인생살이 와중에 그래도 나름의 여유를 갖게 해 준 지금 생각해 보면 고맙기 짝이 없는 여러 취미생활들, 


모토사이클 라이딩, 등산, 암벽빙벽등반 그리고 헌팅과 캠핑에 이어 재작년 부터 조금씩 발동을 건 나홀로 배낭메고 떠나는 해외여행 


혼자 주절 거리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던 덕분에 2005년 부터는 그때그때의 추억들을 머릿속 아련한 기억만이 아닌 사진으로 남기게됬고, 2014년 혼자서도 셀프촬영이 가능한 "고프로"란 동영상 촬영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주로 해외여행 모습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삶의 모습들을 생생한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게 되면서 재작년인가 부터 그동안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었던 아웃도어링의 순간순간들을 훗날을 위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일부러 시간을 내 모토사이클 라이딩하는 모습, 등산하는 모습, 암벽등반 하는 모습(한동안 미친듯 올인했던 인수봉 암벽등반의 과정을 꼭 남기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칠 않아 설악산과 소리암에서의 간단한 피치등반 모습만 기록용으로 촬영)과 빙벽등반하는 모습, 사냥과 캠핑하는 모습들을 촬영하는데 성공.  . 


그러던중, 청년시절 한동안 푹 빠졌던 스키 타는 모습을 동영상 기록으로 남기지 못하면 늙어서 왠지 아쉬울 것 같아 사실은 오늘 작정하고 퍼스널한 기록용 스키 다큐멘타리(??) 제작에 나서기로 한 것~~ ^^


옛날에 입던 스키웨어들을 집안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다시 찿으려고 보니 어디다 쑤셔 박아놨는지 도저히 수색 불가. 할 수 없이 스키복 대신 몬츄라 등산복 겉바지와 작년인가 재작년에 이태리 현지가격의 1/3 가격도 않되는 땡처리 가격으로 국내에서 구입한 나파피리 스키두 자켓을 입어보니 스키복 다시 살 필요없을 정도로 나름 괜찮은 스키패숀 완성, 오케이바리~~


언제 지퍼를 열어봤는지 조차 기억에서 사라진 색이 바랜 가방에 들어있는 스키와 스키부츠를 끄집어 내 살펴보니 낡고 완전 구닥다리긴 하지만사용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 같아 남의 장비를 렌탈하느니 오래됬더라고 몸에 익은 내 스키장비를 사용하기로 결정. 오랫동안 방치됬던 스키와 부츠 가방은 색만 바랜게 아니라 좀이 먹어 여기저기 좀구명도 뻥뻥 뚫린 상태로 지퍼를 열려다 보니 지퍼헤드가 가루처럼 스르르르 부스러 지더군요 (세월이 무서운 줄은 익히 알고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지퍼헤드를 가루로 만들 정도로 쎄게 무서운지는 정말 몰랐음~) 


끈으로 임시 지퍼헤드를 만들어 달아 임시방편 조치를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한편으론 이렇게 낡은 부츠가방이 어쩌면 삐까뻔쩍한 새 부츠가방 보다 더 좋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스티장 올 때 신고 온 신발 등등 잡다한 것들을 부츠가압에 넣어 락커에 보관하는 대신 잃어 버려도 전혀 아깝지 않은, 신고 온 오래된 로퍼 신발(옆 모서리가 살짝 찢어질랑 말랑), 쓰고 온 모자(불 구멍 났음), 끼고 온 옛날 장갑(손 바딲이 헤졌음)등을 넣어 그냥 스키장 바닦에 놔두더라도 미친놈 아니면 집어갈 도둑놈은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 그래 이거닷 !!!!(누가 제발 좀 집어가 주면 쓰레기 분리수거 않해도 되니까 탱큐 베리마치~~)   


1. 20년 전 구입한 스키 플레이트 "블리자드 CR30" : 난생처음 스키를 구입했던 당시 그때 스키들은 요즘 길이도 짧고 굵은 카빙스키와는 달리 길이도 길고 무게도 엄청 무거웠더랬습니다. 스키를 잘 탄다는 말을 들을 때쯤 나름 작정하고 새로운 스키 플레이트를 구입했고 그때 장만한 스키가 바로 오늘 사용한 블리자드 CR30 스키 였더랬습니다. 수십년만에 스키장에 가보니 이렇게 좁고 긴 구형 스키를 타는 사람은 나 빼곤 한명도 없더군요(다들 카빙 스키나 보드). 그러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안타는 스키, 요즘 아이들에겐 신기해 보일 수도 있는 옛날 스키라서 더욱 정이 가네요 ^^ (오늘 타면서 또한번 느꼈지만 나랑은 정말 잘 맞는 스키~~)

 

2. 25년 전 구입한 산마르코 스키 부츠 : 처음 스키세트를 구입했을 당시 멋모르고 구입했던 저가의 부츠가 너무 구려서 이후 스키숍에서 한등급 위라고 하는 이 부츠를 다시 구입. 그런데 막상 신고 스키를 타보니 원래 신었던 저가의 부츠가 휠씬 가볍고 편하고 턴 컨트롤도 더 잘 되는 것 같아 새로산 부츠는 그냥 내팽겨쳐 둔채 수십년이 흐른 상태. 실로 몇십년만에 부츠들을 다시 끄집어 내 작동시켜 보니 옛날에 신던 저가 부츠는 버클 고리부분이 녹슬었는지 삭았는지 암튼 조금 힘을 줬더니 바로 떨어져 나가 사용불가. 새로 사자마자 내팽쳤던 산마르코 부츠를 살펴보니 나름 멀쩡 (그런데 스키장에서 부츠를 신고 걷다보니 바닦부분의 오랜지 플라스틱 삭아서 걸을때 마다 오즘 지리듯 조금씩 떨어져 나가더니 급기야는 전체가 다 바스라져 버리는 불상사 ㅠㅠ  이 오랜지 커버가 어떤 역활을 하는건지 자세히 살펴본 결과 스키 타는데는 노프라브렘 !!!) 




3. 30년 전 스키 폴 : "SCOTT" 란 영국제품으로 처음 스키 장비를 구입할 때 샀었으니까 적어도 30여년은 훌쩍 넘은 진짜 골동품으로 요즘 가늘고 얄삭한 스키폴과는 달리 두껍고 투박하지만 마치 어제 산 새것 처럼 짱짱 !!!


오래된 골동품 스키장비와 스키복 같이 생긴 등산복으로 폼 잡고 룰루랄라 휘파람 불며 스키장에 도착 ~~ ^^ 

 

30년된 스키 폴, 25년 된 스키 부츠, 20년된 스키 플레이트가 든 색이 바랠데로 바랜 스키가방을 메고 도착한 양지 스키리조트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스키 가방의 끈도 분명 삭았을테니 걸을 때는 살금살금 조심조심^^


구정 연휴가 시작되기전 마지막 평일이라서 그런지 양지 스키리조트는 그야말로 텅텅 빈 상태.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라 한국에 여행중인 중국 단체여행객들이 찿아와 스키장 평지에서 쏼라쏼라하며 몇명씩 몰려있을뿐 


텅 빈 완전 널럴한 스키장 전경


실로 몇십년만에 다시 눈 맛을 보게 된 좁고 긴 구형 블리자드 스키와 요즘도 이런 부츠가 있는지 궁금한 구형 산마르코 스키부츠


리프트도 독채로 전세낸듯 나홀로 내 차지라서 리프트 줄 기다리느라 시간 다 보냈던 옛날 스키장의 추억과는 완전 딴세상

오후권을 끊어서 탓는데 나중에는 지쳐서 시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오늘 스키 끝 !!" 선언 (대략 15번 정도 다운힐 스키잉 한듯) 


이 SKI 헬멧 역시 무지무지 오래전 베이징 어디에선가 너무 싸길래 버릴셈 치고 구입했던 제품으로 당시 가격이 만원 안쪽이었던 기억. 이번에 처음 사용해 보니 머리를 제대로 보호하는지는 한번도 안넘어져서 모르겠고 보온성은 울트라 짱 !!! (머리에 땀 났음)


오랫만에 다시 스키를 탔지만 옛날 만큼은 아니더라도 제대로 힘 안들이고 턴 동작이 나와서 내심 나도 놀랐을 정도 !! ^^

(옛날 배운 스포츠들은 여전히 다 되는데 왜 골프는 않되지 ????)


원 없이 스키를 타다보니 배가 출출해져 간이음식점에서 토스트를 하나 사먹었는데, 손에 뭍히자 않고 먹기 좋으라고 두개의 컵에 토스트를 반으로 나눠 담아주는 센스는 정말 대한민국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원더풀한 서비스 ~~ ^^ 원래 빵 종류를 먹지않는 식성이지만 이집 토스트는 맛도 일품(새우 + 치즈 토스트인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고 아주 특별한 맛)



아련한 추억 속 옛날 스키장은 언제나 인산인해, 스키 타러 온건지 사람에 치이러 온건지 헸갈렸던 기억들 뿐인데 요즘은 스키장이 많아져서인지 아님 구정 연휴가 시작되기전 마지막 날 평일이라서 그런지 스키어들이 거의 없어 전체 스키장을 여유롭게 즐기며 30년 된 스키 폴, 25년 된 스키 부츠, 20년 된 스키를 타면서 히루종일 신났던 또한번의 인생추억을 영원한 동영상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네요 ^^



* 오랫만에 즐긴 스키가 재미있어서 아무때나 와서 탈 수 있는 정기권을 구입하려고 봤더니 2월9일이면 정기권 사용이 끝난다고 합니다. 길게만 느겨졌던 겨울이 어느덧 끝나가고 있는듯 (이곳 동네는 똑같은 대한민국 이라도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흰색만 보면 정신착란 걸릴 수도 있다는 부동산 말만 믿고 부랴부랴 짐 싸들고 내려온 전원생활, 근데 올해 왜 눈은 왜 이리 안오는건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