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자동차 관련

C레이숀과 외제차

Steven Kim 2008. 10. 22. 12:01

언제부터인가 여기저기 외제차가 부쩍 눈에 많이 띕니다.

 

외제차가 흔해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보통 윌급쟁이들이 외제차를 타고 다니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럽죠. (요즘 외제 중고차가격은 거의 국산중고차와 비까비까 하더만....자동차 매니아 일경우 잘만 고르면 드림카를 중고로는 구입이 가능해진듯)

 

열심히 공장돌려 직원들 월급주며 나름대로 한국경제에 일익을 담당하며 힘들게 돈 벌어서 멋진 외제차 타고 다니는 건전한 기업인들이 많아지면 국가가 번영하지만, 김선달 대동강 물 팔아먹듯 땅값 부풀리고 아파트값 부풀리는 투기로 돈 벌어서 멋진 외제차 타고 다니는 부동산꾼들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버플이 꺼지게 되고 국가는 거덜납니다.

 

자동차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가 대우에서 출시된 1600CC 르망을 구입하여 처음으로 자가용족이 되었을때 사실 한국에서는 자기차(그때는 자가용 이라고 불렀음)를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었을 때였죠(미스코리아 순위에도 미스 르망이 있었을때~~ ^^) 당시, 대우차 르망을 처음 뽑아서 얼마나 아끼며 폼 잡고 탔었는지 르망에 어울리도록 헤어스타일도 쬐금 '르망틱' 하게 바꿨을 정도 (지금 "룬"을 호호불며 폼잡고 타는 것 보다 더 호호불며 타고 다녔슴)

  

당시에는 강력한 보호무역이 당연 할 때라 비싼 세금때문에 엄청 비쌀 수 밖에 없었던 외제차는 사실 구경하기 힘들 때였고, 외제차 타고 다니는것 자체만으로 그사람의 신분이 남다른 특권층의 사람임을 나타내는 그런 시절이었죠. 암튼 지금은 왠만해서는 누구나 다 아는 "할리데이비슨"이라는 미제 오토바이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사실 만명중에 한명이나 될까말까 하던 그런 시절.

 

꿈에 그리던 해외생활을 시자갛며 영국에서 살게되었는데, 한국에서 온 이방인의 눈에는 런던시내에 돌아댕기는 모든차가 죄다 한국에서는 특권층만 탈 수 있던 외제차 더구만요..ㅋ. 집에서 가까운 뉴멀던의 테스코(TESCO) 쇼핑몰앞에 무수히 주차되어있는 차들이 죄다 외...제...차 !!!(외제차는 고관대작들만 타는 한국에서 온 내 눈에만...). 교통신호에 걸려 잠시 기다리는 동안 꼬박꼬박 졸고있는 연금생활자이신 호호꼬부랑 할머니가 몰고있는 차가 지금 BMW Mini Cooper로 팔리고있는 당시 영국 브랜드 "오스틴 미니" 였습니다. (할머니가 교통신호 파란불로 바뀐지도 모르고 계속 졸고 계시면 살그머니 크락숀 살짝 울려줘야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내가 처음 구입했던 차는 복스홀(Vauxhall) 캐벌리어(Cavalier: 한국동포들은 죄다 "까발리에"라고 부르던...) 였습니다. "오펠"이라는 독일 자동차 제품인데 영국에서는 복스홀이란 브랜드로 팔리던 차 입니다.

 

 당시 내가 영국에서 처음 구입하였던 자동차"복스홀 커벌리어"의 모습. 영국의 자동차 번호판의 첫번째 알파벳은 차량의 등록년도를 나타냅니다.예를들어 2008년에 생산등록된차에는 A를 붙였다면 2009년에 생산등록된 차량의 번호판은 B로 시작되는 거지요.차량의 소유지를 나타내는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어떤 사람들보면 자동차에 부자동네 강남넘버 달려고 난리치는 사람도 있더만..) 

 

영국 오기전에 한국에서 애정을 쏟아붓고 타고다니던 르망과 똑같은 차가 오펠의 차종에도 그대로 있는것이 신기했고(당시 영국에서는 한국의 르망을 '커데트' 라고 하더군요), 캐벌리어는 커데트보다 한단계 윗급인 차종이었습니다.

 

영국의 차들이 죄다 마찬가지지만, 어진간한 영국차에는 에어컨도 달려있지않고(지금도 유럽의 차들에는 우리나라처럼 에어컨이 필수장착이 아니기 때문에 에어컨이 안달린 차들이 더 많습니다.) 창문도 수동으로 올리고 내려야되고 차는 또 왜 그렇게도 굼뜨고 무겁던지.....(그때 비로소 외제차라고 다 좋은게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됬죠~~ ). 그리던 어느날 한국에서는 꿈에서나 타 볼수 있었던 BMW의 318을 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특권층이나 탈 수 있었던 BMW를 내가 타게 되다니 !!!!! (당시 우리나라에선 BMW를 독일식으로 "베엠베"로 발음하는 사람은 만명중에 한명 있을까말까 했던 시절..)

 

드디어 베엠베를 타게 된 기쁨에 어깨 힘 잔쯕주고 요놈의 BMW를 타고 나갔는데...눈길한번 주는 사람 한명도 없더군요. BMW 318은 비엠기종들 중 가장 소형에 속하는 그저 그런차 였습니다. 차를 끌고 호버크래프트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당시에는 도버해협 터널을 공사 중 이었습니다) 독일로 입성하였더니, BMW 318 모델은 우리나라로 치면 당시 르망이나 같은 급의 소형 자동차일뿐이었고, 한국에서는 특권층 중 진짜 로얄특권층만 타고 댕기는 메르세데즈 벤츠는 택시들이고..

 

아무도 안쳐다봐 주니까 그처럼 애지중지 호호불며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타던 르망보다 BMW 318이 더 좋을줄도 모르겠더라구요 (누군가가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화장하게 되지..아무도 안쳐다보면 화장이고 나발이고....) 암튼 스위치가 많고 더 많은 기능이 있었지만 혹시라도 스크래치 날까바 신경쓰며 탈 정도의 차는 아니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대한민국의 특권층(경제 특권층 + 정치특권층)들이 지들만의 특권을 이용하여 폼 잴려고 타고 다니던 "외제차"들이 (웃기는 코미디같이 양담배가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듯이..) 이제는 일반인들도 맘만 먹으면 탈 수 있는 차들이 되었지만, 외제차라고 하면 특권층들이 타던 차 들이다 라는 선입견이 아직 완전히 없어지지않고 외제차는 무조건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어서 한국에서 일부 외제차는 유난스레 눈땡이 뻥튀기 가격이 붙어져 있는것이 문제

 

사실 오랫동안 보호무역정책을 폈던 우리나라에서만 유난한 "외제차"라는 특수개념이 있지 자동차는 죄다 수입해다 타고 다니는 것이 일반화된 다른나라에서는 구지 외제차는 고급차라는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혼다 레전드나 BMW 530 이나, 현대 제네시즈나 죄다 그냥 브랜드만 다른 차 일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 우리나라 사람들도 좀 더 국제화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이 자리잡게되면 뻥튀기된 한국에서의 외제차의 가격도 시장경쟁원리에 따라 자연스레 현실화 되겠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오리무중(지금은 담배자동판매기에도 부지기로 널려있는 양담배들에도 옛날에는 부자들만 필 수 있을정도 뻥튀기가격 이었습니다). 

 

독일에 가면 일반택시가 죄다 메르세데즈 벤즈 라는 놀라운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부지기수(아마 시골에 계시는 어르신네들은 독일에선 벤츠가 택시라고 하면 믿지 않을듯....그랴 ???? 벤츠를 택시로 탄다꼬 ???? 그 나라 사람들은 죄다 갑부인가 보제 ???????)

 

아침에 출근하면서 옆을보니 빤짝빤짝한 BMW 530차가 옆에 서있는데 시커먼 썬팅이 되어있어 창문이 스르르 내려가며 연예인보다 더 이쁘게 생긴 젊은 아가씨가 담배를 한대 멋들어지게 땡기고 있군요...ㅎㅎㅎㅎ....

 

외제차에 대한 특별한 선입견이 없는 본인은 뻥튀기 가격이 붙어있는 외제차에 대한 동경심은 전혀 없는 편이라서 한국차나 프랑스차나 일본차나 독일차나 미국차나 그저 다 똑같은 차 일 뿐. 중형차인 BMW 530의 가격이 각종 편의장비가 가득한 한국의 고급 대형차 보다도 오히려 더 비싼데 저 아가씨는 왜 BMW를 타고 다닐까?? (그래도 멋쟁이가 타니깐 멋지긴 멋지당~~ 저 맛에 외제차 타는거겠구나..^^) BMW의 시꺼먼 선팅윈도우가 '스르륵' 내려가며 담배한대를 땡기는 이쁜여자 모습을 보니 나도 뭔가가 땡기긴 하네...거참....왜 한국에서는 BMW가 옆에 서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거지??

 

한국차는 한국에서 한국인들에게 싸게 팔아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바가지 씌우듯 오히려 비싸게팔고(제네시즈가격 한국에서만 너무 비쌉니다), 외국에서는 완전 싼가격에 덤핑으로 파는 행위들이 얄밉긴하지만 그래도 눈땡이 가격주고 외제차 사느니 적절한 가격에 편의장비 빵빵한 한국의 고급차가 더 좋다는 확신. 그러나,한국차들의 기술력은 아직도 문제가 많습니다. 지금 타고다니는 오피러스는 기름 많이먹는다는 구형이 아닌 연비가 개선된 신형인데도 시내연비가 대략 리터당 5-6킬로 정도밖에는 안나옵니다 (급관심이 가는 제네시즈의 연비는 어느정도인가 궁금??참고로 혼다의 럭서스는 대략 리터당 10킬로가 나온다고 하던데..)


외제차 이야기를 하다보니 옛날 미군들 야전식인 C 레이숀이 생각 나네요. 미군들이 야전 전투식품으로 먹고 버리던 "C 레이숀"이 우리나라에서는 특권층집안 애들과 친해야 겨우 몇조각 얻어먹을 수 있었던 귀한 간식거리였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오늘 점심같이한 XX선생님. 이사진보면서 그때 그시절 향수에 잠겨볼 시간을 드립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