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전원생활 이야기

2025년3월12일 텃밭 사이즈 줄이기

Steven Kim 2025. 3. 14. 09:28

서울 아파트에 살 땐 꿈도 못꾸던 "텃밭이 있는 삶"을 전원생활 시작과 함께 나도 한번 해보자 싶어 잔디마당 한켠에 공간을 만들어 첫해에는 옥수수도 심어봤고 고구도 수확했고 이후 매년 봄이 오면 오이, 고추, 가지, 토마토 등등 모종들을 심으면 시간이 가면서 저절로 채소들이 자라 왠만한 반찬거리는 마트에서 살 일이 없어진, 신기한 전원생활의 재미에 푹 빠져지내다 보니 지난 양평에서의 5년이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흘렀네요

 

서울생활을 과감히 접고 단호히 실행에 옮겼던 지금의 전원생활 덕분에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해 모든게 다 만족스럽고 행복하지만, 삶의 무게에 짓눌려 쫒기는 듯 살아야 했던 서울생활과는 달리 모든 것이 여유롭고 느긋해진 삶 때문인지 요즘들어 더 뻐르게 흐르는 것 같은 세월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것은 전원생활의 단점 ~~ ^^ ㅠㅠ

 

모종을 파종해 수확한 배추로 김장도 담궈보고 식단에 필요한 채소들을 자급자족하기도 했었지만, 수확한 채소들을 거의 대부분 그냥 버릴 수 밖에 없는 나름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남들에게는 쥐딱지만한 작은 텃밭이겠지만 내게는 너무나 큰 텃밭의 사이즈를 줄이고 대신 새로운 취미활동으로 자리잡은 잔디가꾸기를 더 즐기기 위해 잔디마당을 늘려야 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 한해두해 미루다 보니 훌쩍 몇년이 지난, 봄 기운이 확연해진 어제서야(2025년3월11일) 비로서 실행에 옮겼네요 ^^ (우리집 보강토 아래 논 어디선가 남들보다 일찍 알에서 깨어난  개구리들의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려 너무나 반가웠지만, 이번 주 일요일 부터 다시 영하로 떨어지며 추워진다던데 너무 일찍 알에서 깬 개구리은 얼어 죽을 수 밖에 없어 불쌍 ~~ ㅠㅠ ) 

텃밭을 없에기 전 모습

 

텃밭에 있던 흙을 퍼서 옮기고 잔디를 새로 식재하기 위해 땅을 파내는 작업이 여간 만만치 않았지만 잔디 24장(한장 당 2000원)을 구입해 쉬엄쉬엄 잔디를 새로 깔다보니 마당도 좀 더 넓어 보이고 나무를 심을 공간이 생겨 좋네요 (겨울 내내 얼어붙었던 표면의 흙은 쉽게 파낼 수 있었지만 표면 아래쪽 땅은 아직도 돌맹이 같이 단단하게 얼어붙어 있어 곡갱이질로 겨우 팔 수 있었음) 

 

아주 옛날 어렸을 적 시골에 살 때 동네 여기저기서 따 먹었던 당시의 왕살구 맛을 다시한번 느껴볼 수 있게 해줬던, 정원 조경공사 당시 심어 2년 동안 무럭무럭 잘 자랐던 원래 왕살구 나무가 2024년 봄 갑자기 말라 죽는 바람에 너무나 아쉬웠던 차라 이번 텃밭 줄이기 공사 덕분에 새로 생긴 나무를 식재할 수 있는 공간에 다시 제법 큰 왕살구 나무를 새로 사다가 심었습니다 (동네 나무 가계에서 20만원에 구입)

 

기존 텃밭의 반을 없에고 새로 생긴 공간에 잔디를 사다가 깔았고(잔디 총 24장 소요) 왕살구 나무를 식재 (2025년3월13일 촬영)

 

아래 왕살구 나무 사진들은 2021년 봄에 식재해 2022년과 2023년 두 해 동안 맛있는 왕살구 열매가 달렸다가 2024년 봄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갑자기 말라 죽었던 과거 왕살구 나무의 모습입니다. 잘 크던 왕살구 나무가 왜 갑자기 말라 죽었는지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도 뒤져봤고 나무가게 전문가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여전히 수긍이 가는 답을 듣지 못했었네요 ㅠㅠ 

 

옛날 왕살구 나무의 2023년도 벗꽃이 만개했던 모습 ( 당시에는 펜스 쪽에 심었었음) 

어느날 갑자기 말라 죽어가기 직전까지 건강하게 입을 피웠던 2024년 봄 왕살구 나무 모습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말라 죽은 왕살구 나무의 밑둥에 종류 미상의 버섯이 피었던 모습 (2024년5월경 파내기 직전 모습)

 

윗부분 땅은 녹았지만 속 땅은 여전히 돌맹이 같은 꽁꽁 얼어있는 땅을 파내 텃밭 사이즈를 줄이는 작업이 생각만큼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새로 잔디를 깔고 왕살구나무까지 식재하고 보니 정말 잘했다 싶네요 ^^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3월의 날씨는 유난스레 변덕이 심해 추웠다 더웠다 하는 날들이 반복되는 가운데 몇일동안 마치 초여름처럼 포근했던 날씨가 다시 급변해 이번 주 일요일(3월16일)에는 다시 추워지며 눈까지 내린다는 예보가 있는 가운데 새로 식재한 왕살구 나무의 뿌리가 얼지 않고 새 땅에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