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전원생활 이야기

2022년12월25일 보강토 아래 눈 덮힌 논 들판 걸어보기

Steven Kim 2022. 12. 26. 07:55

우리집 보강토(축대) 밑의 앞 쪽으로는 넓은 논 들판이 펼쳐져 있어 View를 가리는 장애물도 없고 집들도 없기 때문에 밤에 거실 조명을 훤히 킨 상태에서 거실창의 커튼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퍽펙트한 프라이버시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지형으로, 언젠가 이 넓은 논 들판이 대지로 개발되어 집들이 들어설 미래의 그날이 오기전 까지는 나만의 시원스러운 조망을 맘껏 누릴 수 있어 Very Good !!

* 우리집과 논 들판과는 높이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나중에 여기가 대지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우리집 마당만큼 성토를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자금력 빵빵한 대규모 건설사가 이 땅을 매입해 아파트 단지를 조성한다면 몰라도 개인들이 전원주택을 신축하기 위해 이정도 높이까지 성토를 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듯해서 조망이 가려질 염려는 앞으로도 없을 것 같긴한데...글쎄요

 

벼가 자라는 봄과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의 푸른 들판으로, 추수가 가까워 오면 황금빛 들녃으로, 겨울 눈이 내리면 하얀 설원으로 변하는 우리집 앞 넓은 논 들판은 사시사철 그냥 바라다보고만 있어도 절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신경안정제 같은 존재 ^^ 

 

하얀 설원으로 변한 우리집 보강토 밑 넓은 논 들판 (12월22일 정원에서 촬영)

 

모처럼만에 낮 기온이 영상을 회복한 12월25일 크리스마스(낮 최고기온 영상 0도), 그동안 쌓였던 눈이 제법 녹았지만 그래도 완전히 다 녹기 전에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눈 위를 걸어 봐야지 싶었던 보강토 밑 논 들판으로 내려가 혼자서 한참을 돌아다녔네요^^ (동네사람들이 봤으면 저사람 논 한가운데서 뭐하는거지 의아 했을 듯~ ^^)

 

앞으로 또 눈이 오면 이왕 내리는 김에 추수 후 남겨진 벼 밑둥들까지 완전히 파 묻힐 정도로 많이 내려 논 들판 전체가 광활한 시베리아 설원 같은 모습으로 변해줬으면 하는 바람 ^^ (이번 전남 지방에 내린 60cm의 역대급 폭설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고, 일본과 미국에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엄청난 한파와 폭설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데...나만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 같아 살짝 미안~~).

* 눈이 많이 와 지붕에 쌓인 채 그냥 두면 눈의 무게에 의해 집이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어렸을적 어른들 한테 듣긴 했었지만 에이 설마 그럴리가 했었는데 전원주택에서 2년을 살아보니 그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들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실감 (직접 넉가래로 눈을 직접 치워보지 않은 사람은 눈이 얼마나 무거운지 절대 모름). 크리스마스를 전후에 미국과 일본을 강타한 폭설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들을 보며 정말 눈 속에 파묻히면 죽을까 싶은 생각도 들긴 하지만 깊은 눈 속에 빠지면 자력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고  물 속에 빠져 숨을 못쉬어서 죽는 것 처럼 계속 눈이 쌓이면 움직일 수도 없고 흙에 파묻힌 것 처럼 숨도 쉴 수 없다고 하더군요 (사람 키 높이 이상으로 눈이 오곤하는 일본 호카이도 지방에선 눈을 치울 땐 혼자서 치우지 않고 반드시 2인 이상 여려명이 함께 치우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함)

 

논 들판에서 찍은 우리집 모습 (12월25일 오전 11시경 촬영). 겨울이면 물을 얼린 논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어릴적 추억이 아련

처음 보강토 공사를 했을 땐 논과 우리집 보강토 사이 경계 부분에 쌓아 올린 가파른 둔덕 때문에 사람이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했었지만 지난 2년 동안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가파른 경사면 윗부분을 삽으로 걷어내 지금은 아래사진처럼 사람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평평한 길을 만들었네요 ^^  (여차하면 여기에 개나리를 쭉 심어 볼까 아님 꽃밭을 만들까 싶기도 하지만 그냥 혼자만의 생각일 뿐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 것 같은데...글쎄요)

 

여름이 되면 이 길 위로 잡초가 엄청나게 올라오기 때문에 지난 여름에는 예초기를 메고 내려가 잡초를 깨끗하게 제거해 언제든 내려가 편하게 보강토 밑 논 둑길을 걸을 수 있도록 관리~~ ^^

 

삽으로 가파른 윗부분을 걷어내 만든 보강토 밑 "Secret Path". 이 길을 걷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나 말고는 없음 ^^

겉모습은 중국 만리장성 같이 천년만년 끄떡없을 것 같은 웅장한 성벽같은 보강토가 2020년 폭우때 맥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당시 보강토가 무너지면서 보강토에 위쪽 마당 역시 폭 약 2미터 깊이 약 1 미터 정도 푹 꺼졌었음. 엉터리 업체가 엉터리로 시공한 보강토는 100% 언젠가는 무너짐) 조금씩 기울어 가는 보강토를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의 답답했던 심정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 ㅠㅠ (속수무책이란 사자성어가 바로 이 경우)  

* 우리 집처럼 보강토의 높이가 높은 지형에선 집을 보강토(축대) 가까이 지으면 절대 않된다는 말을  당시 실감. 축대 가까이 지은 건물이 축대가 무너지면서 같이 폭삭 무너지는 동영상들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기존의 축대를 전부 싹 다 걷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쌓기로 하고, 잔디마당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파고 내려가며 공사하는 것보단 아래쪽 논의 추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논으로 대형 중장비들을 진입시켜 아래서 부터 공사하는 것이 공사 난이도나 비용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 후  추수가 끝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2020년 8월 초부터 그해 10월 초까지 2달 동안은 하루가 마치 1년 같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날들 (그때 하루에도 몇번씩 되내이곤 했던 말 " 혹 쿠오퀘 트란시비트 Hoc Quoque Transibit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왕 다시 작업을 하기로 했으니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이번엔 사라호급 태풍이(1959년도 대한민국 전역을 초토화시킨 유사 이래 가장 강력했던 태풍) 오더라도 다시는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토 땅 밑 부분을 성인 한 사람이 키 높이 정도로 깊게 판 후 콘크리트를 타설 했고 그 위로 총 15단의 보강토를 쌓아 올려(땅 위로 10단 + 확실치는 않지만 땅 밑으로 5단 정도 묻혔음) 지금의 보강토가 완성된 것

 

2022년 올 여름 엄청난 폭우 때 좌우측 옆집들은 석축의 일부가 밀려나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지만 2020년 당시 수업료를 톡톡히 치루며 튼튼하게 다시 쌓아올린 우리집 축대는 No Problem.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만약 그때 안무너졌었더라면 올 여름 폭우에 무너졌었을 수 있었을것 같아 매도 일찍 맞는게 났다고 그때 무너졌던게 오히려 다행이란 셀프 위로~~ ^^

 

보강토가 무너졌던 당시의 쓰라렸던 경험과 나름의 교훈을 그 당시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겼었고 그때의 심정을 지금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 싯점에서 다시한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조언은 전원주택의 기초가 되는 성토작업과 보강토 공사는 괜히 공사비 아끼려고 엄한 싸구려 업체에 맡기지 말고 비싸더라도 반드시 시방서대로 공사하는 제대로 된 전국 업체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 !!! (아파트에서만 사는 사람들은 상상조차 않되겠지만 폭우에 어의없이 축대가 무너지는 집들 생각보다 무척 많습니다)

 

아래 사진은 올여름 폭우가 대단했던 당시 자동차를 타고 가다 축대가 무너진 집을 발견하고 잠깐 자동차를 멈추고 촬영한 어느 신축 중인 전원주택의 모습입니다. 축대가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앉아 한동안 신축 공사가 중단됐던 이 집은 이미 상당 부분 완성된 집 본체와 무너지기 시작한 축대가 너무 바짝 붙어있어 도무지 방법이 없었던지 이 상태로 그냥 건축을 진행했고 지금은 사람들이 입주해 살고 있더군요. 이 상태에서 어떻게 준공검사가 떨어질 수 있었는지 궁금~~  (보강토가 무너지는 황당한 상황을 이미 한번 경험했던 사람으로 남의 일 같지않아 웬만하면 집을 허물고라도 축대를 제대로 고친 후 다시 지으라고 조언해 주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속 상한 사람 더 속 상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

 

이 상태로 그냥 놔둘 경우 올 여름같은 폭우가 또 오면 이 집 축대는 100% 무너집니다. 더 큰 문제는 만약 축대가 무너질 경우 축대에 너무 가까이 위치한 본체 건물 역시 심각하게 손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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