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전원생활 이야기

양평 전원생활 2년6개월

Steven Kim 2022. 12. 11. 09:12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외부활동이 중단됐던 지난 3년간의 강제 휴식기(??)를 틈 타 오랫동안 염원하던 전원생활을 실행에 옮겼던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 정말 잘했던 결정 !!  주택에 대해 전혀 감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덜컥 집을 짓거나 사지않고 용인에서 약 1년 반 동안 전세로 살아보면서 전원생활의 장단점(서울에서만 살던 사람이 시골에서 제대로 적응하며 살 수 있을지 여부 확인)과 직접 살아보지 않고 남의 이야기만 듣고선 절대 알 수 없는 살기 편한 전원주택의 조건에 대해 충분히 파악을 했던 것 역시 신의 한수였다는 판단 ^^

 

양평집 본체 건축 프로세스에는 직접 자재를 나르거나 망치를 들고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조경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과 모래를 나르고 땅을 파고 식재까지 하는 작업 전체를 직접 주도해 완성했기 때문에 가든 라이프가 더욱 소중하고 더욱 더 정이 가는 모양 ^^

 

처음 연습삼아 전원생활을 시작했던 용인에서 1년 반 그리고 평생의 쉼터로 삼은 양평에서  2년 반을 지내며 도합 4년여의 경험이 축적되다보니 이젠 전원생활을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생긴 듯 ~~^^. 용인과 양평 모두 서울 생활이 가능한 근교 전원주택지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서울을 기반으로 둔 상태에서 Urbansuburb식 전원생활을 하여면 양평이 용인 보다 확실히 유리 (일단 전철이 연결되고 기차가 다니기 때문에 과거 영국에서 살 때  체싱톤에서 살면서 런던으로 출퇴근 할 때랑 대부분의 생활환경이 완전 비슷)

 

보기보다 너무너무 무거워서 깜짝 놀랐던 현무암 디딤석들도 하나씩 들어다 전부 내 손으로 가든하우스 앞 마당에 무늬를 맞춰가며 깔았고, 프리우스 뒷 트렁크에 커다란 정원수들을 억지로 집어넣어 낑낑거리며 실어날라(미국에선 왜 트럭이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비로서 이해~) 힘들게 땅을 파 하나씩 정성으로 심었고, 폭우로 엉망이 됬던 잔디마당에 한푸대씩 사서 나른 강모래를 깔아 평을 잡아가며 (강모래 한 푸대가 얼마나 무거운지 직접 안들어 본 사람은 절대 모름) 잔디를 깔아 만든, 내 땀과 내 손때가 곳곳에 절절히 묻어있는 양평집 정원은, 푹푹 찌는 한 여름이나 손 끝이 에릴 정도로 추운 겨울이나 집 안 보다 집 밖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휠씬 더 많은 나만의 전용 놀이터 & 시크릿 가든~ ^^ (전에는 아웃도어링 마니아였는데 지금은 Garden Life 마니아로 바뀜!~~^^)

 

엄청 무거운 부정형 현무암 디딤석을 하나하나 날라다 낑낑거리며 깔던 작년초의 모습(2021년3월6일)
다시 하라면 억만금을 줘도 절대 못할 가든하우스 앞 현무암 마당이 드디어 완성된 모습(2021년3월7일)

 

완전 황변된 상태로 남아 살짝 휑해 보이는 잔디마당에 우리집 마당냥이 3 모녀(어미 아롱이 그리고 새끼 행이와 운이)가 혹독한 마운틴사이드의 눈과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인디안 티피를 세워줬고(잔디가 살아있는 여름에는 텐트를 치면 텐트 밑 잔디가 죽기 때문에 텐트를 칠 수 없지만 잔디가 동면상태로 접어든 겨울에는 잔디마당에 맘껏 텐트를 칠 수 있어 No Problem ^^), 앙상한 가지만 남아 좀 처량해 보인다 싶었던 정원 활엽수들에는 마운틴사이드 칠흑의 고독한 밤 동안 저 혼자 반짝반짝 빛을 내는 LED등을 감아 아무도 봐주는 이 없는 외로운 산 속이지만 맘껏 화려함을 뽐낼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덕분에 정원이 휠씬 밝아졌기 때문에 산골 생활의 필수품인 플래쉬라이트가 우리집 정원에선 필요없게 됨)

 

인디안 티피 안에서 3마리가 꼭꼭 포개고 앉아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우리집 마당냥이 3 모녀 (밑에서 부터 위로 어미냥이 아롱이와 새끼 자매냥이 행이, 운이). 행이와 운이는 애기때 부터 먹이를 잘 먹고 커서 그런지 어미 초롱이 보다 몸집이 훨씬 더 커졌습니다

얇은 홑껍데기에 불과한데도 겨울철 텐트 안은 텐트 밖 보다 훨씬 따뜻하게 느껴지는게 신기할 정도. 겨울철에는 매서운 찬바람만 막아줘도 추위의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어둠이 내리면 "빛의 정원"으로 바뀌는 우리집 정원은 나만의 프라이빗 캠핑장 & 시크릿 가든

 

아침에 해가 떠서 저녁에 해가 질 때까지 햇살이 드는 우리집 썬룸은 햇빛이 비치는 날이면 별도로 난방을 하지 않더라도 2층 본체를 훈훈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온도가 올라 태양열 보일러 역활을 톡톡히 하곤 합니다 (남향받이 집들은 꼭 썬룸들 만드시길~~ 두고두고 난방비 엄청 세이브되니까 본전 생각 1도 안남).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주로 7080 팝송) 영어 가사들의 뜻을 음미하며 썬룸 흔들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스르륵 졸음이 오고 깜빡 잠이 들었다 깜짝 놀라 눈을 떠보면 어느새 어둠이 짙게 깔린 마운틴사이드 의 잔디정원은 화려한 빛의 정원으로 변신해 인적 드문 산골의 적적함과 외로움을 달래주곤 합니다 (우리집 정원은 출입구를 통해 안쪽으로 한참 들어와서 본체 코너에서 꺽어져 들어와야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밖에선 나름 신경써서 만든 빛의 정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좀 섭섭)

 

 

사람들 마다 성향이나 여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전원생활을 무조건 좋게만 포장하고 긍정적으로만 일반화하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 경우만 놓고보면 지금 산 속의 전원생활이 과거의 번잡했던 서울 아파트 생활 보다 한 100(??)배는 더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 모든 것이 여유로운 mountainside Urbansuburb Life를 시기 적절하게 선택했던 덕분에 인생 2막이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수월하게 전개되어가고 있다는 안도의 느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

 

이번 주 수요일(12월14일) 부터 다시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일주일여 계속될거란 일기 예보가 들리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절대절명의 위험 속으로 밀어 넣을 수있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을 했던 2022 임인년도 이젠 정말 얼마남지 않았네요. 전에는 시간이 덧없이 흐르는게 좀 억울했었는데 윤석열이란 매우 위험한 인물에게 나라를 맡긴 5년 동안 대한민국에 큰 변고가 생기지 않고 큰 탈 없이 후딱 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요즘은 쏜살처럼 흘러가는 세월이 아쉽기 보단 어서빨리 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보니 하루하루가 지나가는게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 (암튼,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5년 뒤엔 내가 도대체 몇살이 되는거냐..에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