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부터 우리집 주변을 떠돌며 살아가던 길냥이 아롱이, 다복이, 초롱이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몇차례 포스팅했던 적이 있었더랬죠(원래 아롱이, 다롱이, 초롱이로 부르다 애교가 많은 다롱이 이름을 다복이로 개명~^^)
어미가 각각 다른 길냥이인 아롱이, 다복이, 초롱이가 우리집 주변에서 모여 살기 시작했던 작년 여름과 가을 동안의 행복했던 시간은 그리 길게가지 못했고, 지난해 12월 부턴 혹독한 마운틴사이드의 추위 속 매일매일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녀석들을 그대로 두고 보자니 도저히 마음이 편칠않아 고민 끝에 어짜피 이렇게 만난 것도 운명이니까 죽이되던 밥이 되던 일단은 얼어 죽게하면 않되겠다 싶어 집안으로 들이기로 최종 결심 !! (집에 이미 말썽꾸러기 고양이가 4마리나 있었기 때문에 3 마리를 더 집안으로 들여 7마리의 고양이들이 북적대면 지금까지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절대 무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쉽지 않았던 결정. 마리당 25-30만원씩 하는 TNR 수술 비용도 부담스럽고~~)
아롱이와 다복이는 먹이로 유인해 현관으로 들어오게 한 후 비교적 수월하게 포획할 수 있었지만 경계심이 유난스러운 초롱이는 현관으로 한발자욱 들어서는가 싶으면 바로 뒤돌아 도망치곤 하는 바람에 끝내 잡질 못했고 어쩔 수 없이 발정이 오기전 서둘러 아롱이와 다복이만 TNR 수술을 시켜 집안으로 들였고(이후 이 녀석 둘은 먹이 걱정 잠자리 걱정 없는 천하태평 말썽꾸러기들이 되었음) 초롱이는 딱 한발욱 차이로 엇갈린 운명 속 모진 삶의 연속인 길냥이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게 되었네요
그렇게 외톨이가 된 채 혹독한 겨울을 밖에서 살게된 초롱이가 먼발치 정원 나무 뒤에 웅크리고 숨어 따듯한 집 안의 느긋하게 지내는 아롱이와 다복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모습이 얼마나 안쓰럽던지~~ ㅠㅠ
밤 부터 새벽까지 영하 10- 20도까지 사정없이 떨어지는 마운틴사이드의 추위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보온성 좋은 이불과 두꺼운 스티로폼 박스로 단열한 길냥이 집을 만들어 우리집 뒤쪽 오픈개러지 귀퉁이와 현관 앞 테크에 놔줬고 초롱이는 그곳에서 다행히 겨울 동안 추위를 피할 수 있었음
2022년 따듯한 봄이 찿아오고, 길냥이 암컷들에게 주어진 모진 숙명의 끈을 끊지 못했던 초롱이는 4월22일 우리집 뒤 오픈개러지에 만들어준 고양이 집에서 새끼를 출산 (아래 복사한 내용은 초롱이의 출산을 기록했던 당시 블로그 포스팅)
(복사 시작)
작년 여름 집 주변에서 발견된 길냥이 아롱이, 다복이, 초롱이 중 아롱이와 다복이는 마운틴사이드의 혹독한 겨울 추위가 닥치기 전 붙잡아 TNR 수술 후 집으로 들여 돌보고 있지만, 경계심이 유난스러워 도저히 잡을 수 없었던 초롱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 채 혹독한 겨울을 밖에서 지냈고 결국 얼마 전 새끼를 임신한 상태로 배가 산더미만큼 불러 오른 채 오늘도 힘든 길냥이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집 6마리 냥이들(미미,코코,복이,둥이,아롱이,다복이) 중 가장 꼬맹이 막내인 애기냥이 다복이와 같은 또래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주먹만한 애기냥이였던 초롱이가 벌써 임신을 해 새끼를 낳게 되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가고도 남기 때문에 일단 먹는 거라도 맘껏 먹으라고 끼니때마다 신경 써서 먹이를 마련해주고 있네요 (다른 길냥이들까지 먹이 때문에 몰려들게 되면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메몰차게 내치지도 못할 것 같아 초롱이가 식사를 끝낼 때까지 먼발치에서 기다렸다 남은 먹이는 바로바로 치워주고 있는 중)
그동안의 전원생활을 통해 새끼 딸린 길냥이 암컷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참혹스러운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임신한 무거운 몸을 힘들게 가누며 창 밖 너머 나무 덤불 사이에 몸을 숨기고 앉아, 불과 얼마 전까지 함께 지내던 아롱이와 다복이가 이젠 집냥이가 되어 썬룸 안에서 편안히 뛰어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는 초롱이를 볼 때마다, 인간들과의 경계를 끝가지 좁히지 않은 채 힘든 길냥이로서의 삶을 택한 초롱이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마음이 아플 정도
산에 살고 있는 짐승들에게 잡혀 먹히거나 개한테 물려 죽기도 하고 자동차에 치어 죽기도 하는 마운틴사이드 길냥이들에겐 매 순간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로 대부분 암컷 길냥이들의 수명은 2-3년여 정도에 불과할 것이란 판단 (지난겨울 어느날 큰 길가에 주먹만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꼭 붙어 죽어있는 어미 냥이의 모습이 얼마나 불쌍하던지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 ㅠㅠ)
젖이 퉁퉁 부어오른 걸 보면 오늘내일 중 새끼를 낳게 될 것이 확실하며 언제 어디서 새끼를 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무사히 새끼들을 낳아 우리 집 잔디마당에서 먹을 것 만이라도 걱정 없이 먹으며 주어진 삶 동안 조금이라도 편히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4월22일 후첨 : 본체 뒤쪽 오픈 개러지 선반 위에 놓아둔 스티로폼 박스 안에서 초롱이가 새끼를 출산했습니다.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라 가까이 가보지 않아서 몇 마리를 낳는지는 모름)
(복사 끝)
4월22일 새끼를 출산한 후 수시로 새끼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소시키곤 하는 길냥이 에미의 본능에 따라 우리집을 떠났던 초롱이가 2마리 새끼들을 데리고 처음 새끼들을 출산했던 오픈개러지 고양이 집으로 다시 들어온 것은 지난 6월 8일
첫번째 이소는 우리집 현관 고양이 집,두번재 이소는 우리 뒷집의 옆집인 할아버지네 집 버섯 재배용 막사, 세번째 이소는 우리 옆집 별장 아저씨네 집 뒤 창고 밑 틈새, 그리고 이번이 네번째 이소. 우리집에서 먹이를 먹고 새끼들에게로 달려가는 초롱이의 동선을 세밀히 관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이소했던 장소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음 ^^
세번째로 이소할 때(새벽 4시경 쯤 된 이른 시간이었음) 가든하우스 뒤쪽에서 잔일을 정리하던 내가 있던 것을 몰랐던 초롱이가 새끼를 물고 이소하다 나를 보고 깜짝 놀라 물고 있던 새끼를 땅바닥에 떨어트렸을 때 주먹만한 새끼 한마리를 얼핏 보긴 했었지만 이후론 새끼들의 모습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는데 (사람 인기척만 나면 어디론가 틈새로 순식간에 숨어 버리기 때문~) 이번에 다시 우리집 뒤 오픈 개러지로 이소한 후 2층 중간 계단에 난 자그마한 창문을 통해 몰래 초롱이와 새끼들을 실컷 관찰할 수 있게 됐네요 ^^ (방범 창문이라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이고 이중 새시라서 안에서 나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도 않기 때문에 2층 중간 계단에서 쳐다보고 있는 줄 초롱이와 새끼들은 전혀 모름 ^^)
초롱이가 이젠 새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 더이상 외롭지 않을거고 어쩜 집 안에 갇혀 편하게만 살아가는 아롱이나 다복이 보다 더 잘 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Carpe Diem의 안도감
길냥이로 태어난 운명에 순응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 초롱이와 2마리의 새끼들이 일단 먹는 거나마 쪼들리지 않고 먹으며 살 수 있도록 힘 자라는데 까지 돌봐 줄 생각 (내년 겨울이 닥치기 전 좀 더 단열을 보강한 튼튼한 원목 고양이 집 3개를 DIY로 만들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집 주변 곳곳에 놔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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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집에는 1 마리 애완견과 6마리 고양이가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며 정말 가족과도 같이 정이 들었던 애완견 토리와 루비. 양평으로 이사 오기전 하루 전날 갑자기 루비가 저세상으로 떠나는 바람에 토리만 외톨이로 남아 우리집 중구난방 고양이들 군기반장 노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 (늘 웃음을 선사하던 활발했던 루비는 이제 사진 속 모습으로만 남았네요 ㅠㅠ ). 곱게 잠든 루비를 화장하는 대신 보드라운 천으로 감싸 안고 양평집으로 데려와 정원 한 귀퉁이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줬고 지금은 우리집을 지키는 수호견이 되었습니다
1. 생애 첫번째 고양이 미미
아래 사진은 지금 고양이들 중 가장 고참이고 난생처음으로 고양이란 동물과 함께 살게 됐던 미미입니다. 한번 빠지면 자력으로는 나올 수 없는 데크 구멍에 빠져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탈진한 상태로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된 후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당시 찍었던 애기 때 모습
구조 당시 얼굴 전체에 곰팡이가 번지고 귓속은 진드기들이 득실대며 일어설 힘도 없어 도망치치도 못하던 최악의 상태였지만 정성으로 치료하고 돌봐 이 사진을 찍을 때쯤엔 거의 완치 상태 (입가 주변에 아직 곰팡이로 인해 곪았던 상처가 남아있던 모습)
2. 두번째 고양이 코코
고양이 털 알레르기 때문에 도저히 키우지 못할 상황인 서울 지인의 부탁으로 대신 맡아서 키우게 된, 우리집 고양이들 중 유일하게 혈통 증명서가 있는 아비시니안 종 품종묘 "코코"
3. 세번째와 네번째 자매 고양이 복이와 둥이 (합쳐서 "복둥이")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되며 보강토가 무너져 내렸던 2020년 8월, 얼마나 굶었던지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다가와 야옹대며 다리에 몸이 비비며 먹이를 달라고 애원했던 언니 냥이 "복이"와 복이가 먹이를 먹는 것을 숨어서 보다 뒤이어 나타났던 동생 냥이 "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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