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고양이들 이야기

고양이들 근황

Steven Kim 2020. 11. 22. 06:59

꿈꾸던 전원생활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용인 전원주택으로 이사한지 얼마 되지않았던 부슬비 내리던 2018년 11월 초겨울 으시시하게 추웠던 아침산책길에 돌담 사이에 숨어 추위에 떨고있는 길냥이 어미와 새끼를 우연히 보게됬고, 어미와 새끼가 추위에 떨며 붙어있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이날 이후 배고픈 길냥이들이 오다가다 먹을 수 있도록 우리집 뒷마당 한켠에 무작정 고양이 먹이를 놔두기 시작

 

그렇게 놔 둔 먹이가 처음엔 몇날몇일 그대로 있더니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한마리만 보이더니 이어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들 숫자가 점점 늘어나며 급기야 새끼들을 물고 우리집으로 이소한 길양이도 생겼고 비와 바람을 피하라고 대충 만들어준 상자곽에서 새끼를 낳은 길냥이도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하고 좋았지만 길냥이들의 세계를 가까이서 관찰하게 되면서 새끼들 중 대부분은 열악한 환경에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다는 사실과 일년에 몇차례씩 출산하며 새끼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암컷 길냥이들의 기구한 삶을 알게되며 마음에 편치 않았던 어느날 자력으론 나올 수 없는 데크 구멍에 빠진채 탈진해 있는 몇주전 우리집에서 태어난 애기냥이를 발견, 데크를 뜯어내는 대공사(?) 끝에 겨우 끄집어 내 자의반 타의반으로 보호하게 되면서 부터 고양이와의 인연이 시작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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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과 길냥이들

살아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이런저런 힘든 점들이 많은 전원생활의 실정을 하나도 모른채 흰눈 덮힌 설국의 낭만적 환상에 홀려 서둘러 전원생활을 시작 혹독한 겨울철을 보내며 오프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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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할과 함께 시작된 길냥이들과의 운명적 동거

전원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았던 싸릿눈발이 흩날리며 쨍하고 추웠던 2019년 초 어느날 겨울, 아침산책길에 어린 새끼와 함께 산책로 돌담 구멍에 숨어있는 길냥이를 우연히 보게됬고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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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미

그때 데크 구덩이에서 살려낸 애기냥이가 바로 미미 입니다.

 

어미 길냥이 망고가 용인집에서 2번째로 출생한 4마리 애기냥이들 중 한마리로 3마리는 일주일 동안 차례차례 죽어서 애처로운 주검들을 수습해 양지바른 곳에 묻어줬고 구덩이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긴 미미는 엄마에게 돌려보냈다간 얼마 못살고 죽을 것이 뻔해(당시 어미냥이 망고는 몇개월전 먼저 낳은 새끼 4마리 중 살아남은 새끼 2마리와 늘 같이 다니던 상황) 집안에서 돌보다 양평집으로 데리고 이사왔고 이렇게 함께 살게된 미미는 이제 완전 성묘로 자라 명실공히 우리집 고양이들 군기를 담당하는 대장냥이가 됬네요

 

11년째 같이 살고있는 우리집 최고의 권력자 "똘이"(강아지)에 버금갈 만큼 자기주장이 강해 지가 좋은면 좋다 싫으면 싫다의 의사 표시를 명확히 하며 지가 좋아하는 사람에겐만 손길을 허락할 뿐 모르는 타인들에겐 눈길 한번 주지않는 도도한 공주냥이로 변신

 

미미

2. 코코

어디를 가나 길냥이들이 넘쳐나는데 왜 비싼 돈주고 고양이를 사다가 키우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지만 암튼 사람들이 비싼 몸 값을 주고 사고팔고하는 아비시니안 품종묘로 서울 부잣집에 입양됬다 그 댁 안주인의 고양이 털 알레르기 때문에 도저히 키울 수 없게되면서 어거지로 데려다 키우게 된 비운의 냥이가 코코 입니다. 

 

서울 부잣집에서 살다 산골로 쫒겨난 신세였지만 공기좋고 인심좋은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뭐든 지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며 아는 사람이던 모르는 사람이던 사람만 보면 졸졸 쫒아다니는 개냥이로 변해 틈만 나면 사람 곁에 찰싹 달라붙어 시도때도 없이 귀찮게 하는 미스코리아급 미모의 애교냥이로 변신

 

코코

 

3. 복이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보강토가 무너져 쌩난리통인 와중에 얼마나 굶었는지 야용야용 숨 너머가게 울며 먼저 사람에게 다가온 애기 길냥이 2 마리 "복이"와 "둥이" (합쳐서 복둥이). 그 중 몸집은 작지만 하는 짓이 야무진 아마도 언니인듯 싶은 고양이가 복이 입니다

 

야생 길냥이로 태어나서 그런지 먹이에 대한 욕심도 많고 생존본능이 무척 강한 고양이(처음 먹이를 달라고 갑자기 나타나 달려들었던 것도 복이였고 둥이는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 나중에 나타났었음)

 

가든하우스에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끼니 때마다 먹이를 챙겨주는 것으로 내 할 바를 다 한거니까 길냥이로 태어난 운명대로 그냥 밖에서 자유롭게 살다 죽던지말던지 신경을 끊으려고 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둘이 꼭 붙어 웅크리고 자고있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고, 중장비가 왔다갔다 하는 보강토 복구공사 난장판 한가운데 겁에 잔뜩 질려있는 녀석들을 모른척 놔둘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집 안으로 들였는데 그날 이후 나가라고 문을 열어놔도 절대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방콕냥이가 됬네요 

 

복이

4. 둥이

밖에서 길냥이로 사는 동안 내내 복이를 따라다니기만 하더니 어느날 혼자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둥이 목에 뭔가에 물린 구멍에서 피가 흐로고 있는 것을 발견. 아무리 길냥이들이지만 계속 바깥세상 위험에 노출시킬 수는 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된 결정적 계기

 

같은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인데 어찌 이리 다를까 싶을 정도로, 대담한 복이와는 완전 다른 성격의 소심냥이 둥이는 몸체도 크고 생긴 것도 호랑이 같지만 실제론 무서움도 많고 숫기도 없고 맨날 다른 고양이들에게 얻어터지는 연약하고 안쓰러운 냥이 

둥이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살아가는 전원생활은 매일매일이 총성없는 전쟁터.  왠만한 성인이 움직일려도 꿈쩍도 않는 무거운 화분을 쓰러트려 박살내질 않나, TV 테이블 뒤로 기어들어가 전선줄을 짤라놓질 않나 호기심 많은 사고뭉치 냥이들 때문에 바람 잘 날 없지만 어짜피 엮인 인생 죽을때까지 같이 살아야 할 팔자니까 그러느니 하며 지내는게 최고 (하루만 지나도 수북히 쌓이는 고양이 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청소기도 구입하고 별도 집진기도 설치하며 쌩난리 부르스~ ㅠㅠ) 

 

원래 서재로 쓸까했던, 아침에 해가 떠서 저녁에 해가 질 때까지 햇빛이 하루종일 드는 우리집의 최고명당 2층 방을 고양이 4마리를 위한 전용 냥이 놀이터로 내주고(아래 사진) 뭔 짓을 해도 좋으니 제발 이 방에서만 때려 부쉬든 말던 깨던 찟던 맘대로 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 

 

다른데서 말썽 부리지 말고 이 방에서 맘대로 놀라고 박스로 통로도 만들어 주고 빈 박스들도 가져도 놓았지만 호기심 많은 사고뭉치들이 이방에서만 붙어있을리 만무. 낯에는 온종일 자고 밤만 되면 구석구석 부스럭 부스럭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곤해 잠을 설칠 정도 ^^

이런저런 말썽에도 불구 고양이들이 북적대니 외롭지도 않고 여러모로 좋습니다. 말썽꾸러기 고양이 4 마리가 밤새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니니까 잡아도 잡아도 어디엔가 숨어있던 발 여럿달린 징글러브유 벌레란 벌레는 완전 씨가 말라버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