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전원생활을 시작한지 이번 달 말이면 이제 2년째로 정신적 육체적 만족감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보아 전원생활에 매우 잘 적응해 가고 있는 듯 한데...글쎄요. 짬밥 5년은 되야 군대가 뭔지 조금 알게된다고들 했던 것 처럼 전원생활 오래하신 경험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적어도 4-5년 정도는 직접 살아봐야 시골생활이 맞는지 안맞는지 결론이 난다고는 하지만 암튼, 나름 잘 적응해가고 있는 것은 확실 ^^
* 단풍이 절정이던 2018년 10월 그해, 지금 하지 못하면 영원히 못할 것 같다는 절박감에 과감히 전원생활을 실행에 옮겼던 것은 평생을 통틀어 가장 잘 한 결정 중 하나
전원주택을 마련하자면 큰 돈이 들어야하는 것 도 그렇고 평생을 살아 온 서울을 떠나 생판 모르는 마운틴사이드 시골로 이주한다는 것이 말 처럼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지만 일단 저지르고 나니 엄두조차 나지 않았던 일들이 저절로 풀리며 자리를 잡기 시작, 무슨 일이던 "시작이 반"이란 옛말이 틀림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
얼마전 부터 우리나라도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관련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게중에는 잘못되거나 헷갈리는 정보들도 적지않은듯 싶어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와 함께 나름의 경험들을 공유해(여전히 초보이긴 하지만) 전원생활을 계획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됬으면 하는 바램으로 전원생활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포스팅하고 있는 중
우리나라도 구미의 선진국들 처럼 전원형 라이프 스타일이 획일적 아파트 주거문화(망국적 부동산 투기와 맛물린)를 대체할 싯점이 오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I don't know (전원생활 관련 TV 프로그램이 전무하던 우리나라 TV에서도 최근들어 전원생활과 전원주택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 한데, 참고로 미국이나 유럽에는 어번서버브 라이프를 소재로한 프로그램들 오래전 부터 엄청 많았습니다)
내 경우는 영국에서 살 때 런던 근교 Surry 지역의 Chesington(체싱톤)에서 런던 한복판 Charring Cross Road(차링크로스 로드)까지 매일매일 기차 타고 1시간씩 출퇴근 해봤던 그때의 경험이 과감히 전원생활을 실행에 옮기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 것은 확실.
* 체싱톤 : 런던의 유명한 놀이동산이 있는 근교로 우리나라로 치면 모든 환경이 양평과 매우 흡사
* 차링크로스로드 : 영국의 유명한 포일스 서점이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런던의 경우 리전트 스트리트)에서 가까운 종로2가 정도
화이트칼라 계층의 영국 중산층 샐러리맨들은 1시간대 런던 근교의 전원주택(Detached House or Semi-detatached house)에 거주하며 기차로 출퇴근 하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일상이며 이들과 같은 월급쟁이들을 통칭해 "샐러리맨"이란 단어 대신 "커뮤터(commuter: 기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라고 부르는 영국식 고유명사가 따로 있을 정도
아침에 커뮤팅 트레인을 타면 누구나 다 신문들을 읽고 있었던 당시 영국에서의 기억이 윗 사진을 보니 생생히 되살아 납니다. "조중동"식 선동성 보도를 주로하는 신문은 "뉴스페이퍼"란 명칭 대신 별도로 "타블로이드"라고 부르며(우리나라 중앙일보 처럼 신문 사이즈가 타블로이드판이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 금융 계통의 커뮤터는 풀사이즈 타임즈나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정통 신문을 읽고 일반 노동자 계층의 켜뮤터는 The Sun지와 같은 "타블로이드" 신문을 주로 읽는 것으로 아직도 신분 사회의 관습이 여전한 영국의 아침 출근 기차 속 사람들의 계층이 신기할 정도로 명확히 구분되었던 기억
시내 중심부 번잡한 유흥지역(강남)에 있는 아파트의 가격이 훨씬 더 비싸고 시내 중심부에서 가까울수록 인기가 있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영국의 경우 시내 중심 상업지역에서 가급적 먼 단독주택 개념의 Detached House를 가장 선호하고 플랫(flat)이라고 부르는 시내 중심부 아파트들은 상당수가 저소득자들을 위한 공공 거주시설들 이었던 기억
강남에 있는 아파트건 경기도에 있는 아파트건 같은 건설회사에서 지은 아파트는 외관이나 구조나 모두가 다 똑같기 때문에 비싼 집과 싼 집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기준은 주변의 환경과는 전혀 상관없이 땅 값이 비싼 곳에 지은 아파트인지 아님 땅 값이 싼 곳에 지었는지를 따지는 아파트의 위치 밖에는 없기 때문에 생길 수 밖에 없었던 대단히 한국스러운 아파트 문화란 생각
우리나라에선 고급빌라를 타운하우스라고 부르는 곳들도 많은데 실제 타운하우스란 개념이 탄생한 영국에서는 디테취드 하우스나 세미디테취드 하우스를 구입할 돈이 부족한 서민들이 사는 다세대 주택이 타운하우스로 대부분 2층 구조지만 런던의 도심의 경우 3층짜리 4층짜리 타운하우스들도 있습니다. 겉모양은 우리나라 연립주택과 비슷하지만 구조는 완전 다르며, 우리나라 연립주택은 층 마다 세대가 다른지만 영국 타운하우스는 옆으로 다른세대가 쭉 붙어있는 구조.
우리나라 연립주택과 가장 다른 점은 타운하우스도 디테취드 하우스나 세미 디테취드 처럼 반드시 정원이 있다는 것. 윗사진에 정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의 영국 집들은 집 앞 쪽 현관은 도로쪽으로 나 있고 마당은 집 건물 뒷쪽에 있기 때문, 그래서 영국사람들은 정원을 Backyard 라고 부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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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잡한 쇼핑스트리트와 씨끌법적한 환락가 한가운데 위치한 강남 아파트들이 보란 듯 수십억대에 거래되는 우리나라 특유의 "강남공화국 신화"를 자연 속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유럽 사람들이 이해하기는 아마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우리나라처럼 은행돈 빌려 아파트 몇 채씩 구입한 뒤 아파트 가격 끌어올려 불노소득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 투자는 벌면 번 만큼 정해진 세금을 내야하는 엄정한 조세 시스템이 구축된 나라들에선 애당초 불가능
전원생활을 하고는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들
1. 큰 돈이 들어가는 전원주택 장만
캠핑을 하려면 반드시 텐트가 있어야하듯 전원생활을 하려면 전원주택이 필수인데 서민들의 입장에선 목돈 들어가는 일이라 아에 엄두가 나질 않는 경우가 많죠. 근데요, 전원생활을 진짜 꼭 해보려고 맘 먹었다면 전원주택 장만하는 것 생각보다 훨씬 쉽습니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외국에 비해 크게 오버밸류 되어있는 반면 아파트의 그늘에 가려 전원주택은 가격 거품이 거의 없어 외국보다 오히려 언더밸류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서울 변두리 오래된 아파트 정도의 가격이면 서울 근교에 제대로 잘 지은 넓은 잔디마당을 가진 전원주택도 얼마든지 구입 가능 ^^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모럴헤저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 부동산 투기 덕분에 우리세대에게 불노소득의 짜릿함을 안겨준 아파트, 그러나 우리 다음세대 그리고 그 다음다음 세대에겐 큰 고통이 될 아파트 투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일본꼴로 반토막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은데...글쎄요
제대로 잘 지은 전원주택에서 시작한 전원생활은 매일매일이 Oh, Happy day지만, 허구헌날 하수구 막히고 보일러 아무리 틀어도 추운 골치덩어리 전원주택에 잘못 걸리면 매일매일이 Shit & Hell !!!
2. 직장 때문에
그동안은 몰랐었는데 전원생활을 시작해서 보니 우리나라도 전원생활하며 서울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 엄청 많더군요. 용인에 살 때 우리 앞 집도 서울로 출퇴근 하는 세대였고 새로 이사 온 양평 뒷 집도 서울로 출퇴근 하는 분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강남에 직장이 있을 경우 용인이나 양평 근방, 강북 쪽 직장은 파주 근교, 강서쪽 직장은 강화 근교 전원주택에서 츨퇴근 하는거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한국형 전원생활의 메카 양평과 용인 :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에서 30-40분대 거리인 양평과 용인은 전원생활 초보들이 부담없이 전원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대표적 지역. 서울에서 가깝지만 전원의 느낌이 물씬한 양평은 자타공히 전원생활에 최적화 된 곳이고, 대형백화점, 대형병원, 대형수퍼마켓등 모든 생활편의 시설이 일상을 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용인은 도시형 전원생활에 적당.
- 양평 : KTX와 무궁화호 기차, 광역시외버스, 지하철로 편리하게 연결되는 양평은 KTX나 무궁화 열차로는 서울역과 청량리까지 30분, 지하철로는 청량리까지 1시간대이며 최근 확정된 양평송파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강남까지 자동차로 30-40분대로 이동가능하며 서울 뿐 아니라 주변 대도시인 하남과 여주와 연계한 편리한 일상생활 가능
- 용인: 매 30분 간격으로 있는 광역시외버스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 교대역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딱 40분이면 도착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남에 직장이 있을 경우 왠만한 서울 변두리 지역에서 강남까지 출퇴근하는 것 보다 오히려 더 빠름
3. 가족들의 반대
도시의 교육환경과 편리함에 세뇌(??) 되어 시골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 가족들의 반대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서울 근교 용인에서 약 1년 5개월 양평에서 약 6개월을 살아보니 우리나라 전원생활 환경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솔직히 영국 보다 더 편함). 전원생활을 하고있는 지인이 있을 경우 자주 놀러가서 답답한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자연 속 전원주택의 여유로운 공간이 주는 넉넉함이 어떤지 보여주는 것도 가족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좋은 방법
대형백화점, 쇼핑마트, 대학병원 등등 모든 편의시설이 서울과 마찬가지인 용인 전원주택의 주거환경은 그냥 서울이랑 똑같다고 보면되고, 나름 시골 느낌이 강한 양평도 자동차로 30분대 주변도시인 하남, 이천, 여주를 포함하면 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등 왠만한 대형 편의시설들 다 있습니다. 영국에 살 때 일주일에 한번씩 30분 정도 차를 몰고 대형쇼핑몰인 TESCO에 가서 일주일치 한꺼번에 시장보던 생활방식과 거의 흡사
옛날에는 서울과 지방도시의 생활수준 차이가 컸지만, 세계 10대 경제강국 중 하나로 자리잡은 지금은 내가 살던 그당시의 영국 처럼 어느 지방도시건 대도시 부럽지 않은 편의생활 기반이 조성되어있고 교육 인프라도 적어도 초등학교까지는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전혀 없다고 봐도 아마 무방할 겁니다 (선진국 일수록 대도시 보단 시골의 생활환경이 오히려 더 좋고 후진국 일수록 대도시 집중 현상)
전원생활을 위한 여건이 마련됬다면 잘 지은 전원주택을 제대로 골라 구입해야 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좋은 전원주택을 적절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선 전원주택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필수지만 전원주택에 대해 알려주는 곳도 없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완전 난감
해결책은?
간단
전세로 2년 정도 전원주택에 살아보면 전원주택에 대해 왠만한건 저절로 알게됨
캠핑 2년 정도 다녀보면 좋은 텐트 보는 눈이 저절로 생기듯 전원주택도 2년만 살아보면 어떤 전원주택이 살기 편하고 어떤 전원주택은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저절로 생깁니다 (전원주택에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남의 말 백날 들어봤자 실감하기 힘듦)
(지난 2년 동안의 경험으로 파악한 살기편한 전원주택)
- First of all & most of all, 겨울철에 햇빛 잘 드는 집 : 다른 건 다 양보하더라도 햇빛 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말것!! 햇빛이 좀 덜 들지만 맘에 쏙 드는 멋진 전망을 가진 집과 햇빛은 잘 들지만 뭔가 성에 안차는 집 중 하나를 골라야 할 경우 두 눈 꾹 감고 해가 잘 드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행복한 전원생활의 길잡이 (동향으로 자리 잡아 햇빛이 부족했던 용인 전원주택에서 두번의 겨울을 보내는 동안 절실히 깨달은 소중한 교훈).
* 겨울철엔 따뜻한 햇빛이 잘 들고 여름철엔 뜨거운 햇빛이 비껴 들어오는 정남향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름철엔 동쪽으로 겨울철엔 서쪽으로 치우쳐 해가 뜨는 태양의 연주운동 상 극동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계절에 따라 정남향의 방향이 조금식 변하기 때문에 여름철 정남향은 겨울철엔 남동향으로 많이 틀어진다는 것 염두에 두고 방향을 결정해야 함
* 겨울철 사방으로 해가 하루종일 드는 집과 그늘이 지는 집의 체감온도와 습기의 차이는 쬐금 과장해서 아프리카와 시베리아^^
- 집은 가급적 작게, 정원은 가급적 크게 : "작은 집이 살기 편하다"라는 말 자주 들었었지만 반신반의 했었는데 직접 전원주택에 살아보니까 왜들 그런 말을 했는지 비로서 공감. 아파트는 크면 클수록 좋지만 전원주택은 무조건 크다고 다 좋은건 절대 아닙니다. 용인의 큰 전원주택에서(건평 55평 별채 5평 마당 약 50평) 1년을 살면서 가장 시껍했던 것은 어마무시한 난방비 폭탄. 아무리 보일러를 틀어도 늘 으시시 추운 것은 물론 항상 습해 겨울철의 낭만을 즐기기에 부적절 (첫번째 겨울을 난방비 폭탄과 함께 보내고 두번째 겨울은 화목난로를 활용한 덕분에 난방비와 난방효율을 그나마 해결 할 수 있었지만~).
용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건물은 아담하게 마당은 넓게"의 조언을 최대한 수용 보일러로 직접 난방하는 본체 35평을 제외한 나머지 13평은(가든하우스 4평과 창고 2평 썬룸과 발코니 6평)은 직접 난방이 들어가지 않는 보조면적으로 지은 새 집에서 2020년 1월 중순 부터 (1월 부터 5월까지 4개월간) 매일 직접 자동차 트렁크에 짐을 실어나르는 셀프이사를 하며 첫 겨울을 보내며 난방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추운줄 몰랐고 6월 이후 첫여름을 보내는 동안 구지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나름 쾌적하게 난방비나 냉방비 걱정 없이 지내고있습니다.
구지 보조난방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따듯하고(이사오면 제일 먼저 설치하려던 화목난로도 왜 설치해야 하는지 핑계를 못찿고 있는 상황) 일출 때 부터 일몰 때 까지 빙 둘러가며 하루종일 햇살이 들기 때문에 실내에서 보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 (지난번 폭우 때 무너진 정원을 아직 복구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래도~~)
* 2년차 초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전원주택의 크기 : 전체평수 150평-250평 + 주택평수 최소35평-최대45평 이내. 이보다 더 크거나 작으면 후회 할 가능성 다분 (사이즈가 큰 대저택은 남이 보기엔 좋지만 본인이 살기엔 불편)
- 서울에서 가까운 위치 보단 좀 멀더라도 주변 환경이 좋은 곳: 똑같은 브랜드의 똑같이 생긴 아파트라도 위치에 따라 강남에 있으면 비싸고 강북에 있으면 싼 것 처럼 전원주택들도 서울에서 쬐금 더 가까우면 가격이 많이 뜁니다. 매일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경우 서울에서 가까우면 더 좋긴하겠지만 서울에서 30분 거리에 있던 1시간 거리에 있던 전원생활의 기본환경은 마찬가지 (30분 먼저 일어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서울에서 얼마나 가깝냐를 따지기 보단 주변 환경이 좋은 곳을 고르는 것이 성공적인 전원생활의 열쇠이며 위치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 날 수 만 있다면 자금운용도 훨씬 용이해지고 꼭 찝어서 맘에 드는 집을 넉넉히 고를 수 있습니다 ( 전원생활에 적응되면 서울 갈 일이 싹 사라지기 때문에 서울에서 좀 먼 강원도나 충청도 같은 지역도 은퇴형 전원생활자들에겐 No Problem ~~)
* 전원주택은 3억원대면 매매가 쉽지만 4억대를 넘으면 매매가 힘들어지고 5억대가 넘으면 언제 팔릴지 God only knows
- 프라이버시 :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 때문에 편하게 살려고 전원주택으로 이사왔는데, 이건 뭐 옆집 숨소리까지 들리고 앞집 옆집에서 우리집 거실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차라리 아파트 보다 못한 전원주택들 알고보면 정말 많습니다. 주변에 이웃이라곤 없는 뚝 떨어진 산 속 외딴집도 문제지만 대규모 전원주택 단지내 다닥다닥 붙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전원주택은 피하는 것이 상책.
산 속에 뚝 떨어져 나홀로 있는 집은 프라이버시는 최고겠지만 어두어지면 밖에 나가기 꺼려지고 특히나 나 같이 파충류랑 안친한 사람은 자주 출몰하는 뱀 신경써야 함. 대규모 전원단지인 용인 전원주택 단지에선 1년 동안 살면서도 뱀은 물론 파충류는 단 한마리도 보지 못했지만, 양평으로 이사와선 6개월만에 산책길에서 3번 동네 근방 산에서 2번 벌써 징그러운 뱀을 5 마리나 봤네요 (참고로 길고양를 마당냥이로 키우면 뱀과 쥐 싹 사라짐)
- 소음과 주변 불쾌한 냄새 : 축사나 공장에서 악취가 풍기는 전원주택은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더라도 무조건 피해야 하며 자동차 소음, 기차 소음, 비행기 소음 등등등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주변소음 여부도 계약전 세밀히 살펴봐야 할 포인트. 여름철 창문을 못 열 정도의 악취와 소음이라면 즐거운 전원생활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 유투브 부동산들에서 접근성 최고라고 선전하는 집들은 자동차 주행소음 여부 단단히 살펴야 함. 고속도로나 주요국도 주변에 있는 전원주택들의 자동차 주행소음 겪어보면 고통스럽습니다. 용인집의 경우 고속도로가 아주 멀리 보이는 거리였지만 그래도 여름철에 창문을 열면 고속도로 주행소음 때문에 신경 거슬릴 정도였기 때문에 양평집을 준비할 때 세밀히 살펴 본 부분이 주변 주행소음 여부 확인이었을 정도
- 가급적 지은지 얼마 않된 집 : 아무리 멋져도 지은지 오래된 집은 피하는 것이 상책. 겉만 으리으리하고 속은 썪은 집 잘못 구입했다가는 그날부로 비극의 주인공.
* 어느정도는 과장이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엉터리로 지은 경량목조주택의 내구년한은 3년이란 말이 있을 정도
- 시골 혁신 초등학교 근방 : 전원주택은 일반적으로 매매가 쉽지 않지만 시골 혁신초등학교 근방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유치원 때 부터 애들 영어과외 시키고 아침 부터 밤 까지 학원에 다니며 죽도록 공부하라고 닥달하는 젊은 엄마들과 초등학교 때 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놀며 클 수 있도록 일부로 아이들을 시골 혁신초등학교에 입학 시키기 위해 일부로 전원생활을 선택하는 젊은 엄마들 중 누가 더 현명했는지는 God only knows the truth !!!
- 자연재해의 위험이 없는 곳 : 2020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을 겪으며 뼈저리게 절감한 전원주택의 필수 조건.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던 뒷 산에서 흙더미가 쓸려 내려오고 지난 100년 동안 범람한 적이 없다던 개울이 넘쳐 지대가 낮은 쪽에 세워졌던 버스정류장을 휩쓸어 가버리는 것을 직접 목격 (지난 100년 동안 범람한 적이 없었던 용문천과 중원천도 이번 폭우에 넘쳤다고~)
산을 깍아 만들어 집 뒷쪽이나 옆에 높은 절개지가 있는 전원주택들은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는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집도 이번 폭우로 6미터 정도 높이의 보강토가 꺼지면서 앞마당의 1/3 정도가 내려앉는 것을 직접 겪어보니 보강토 옆에 바싹 붙어 지은 집들도 잠재적 위험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판단
- 주차 면적 : 전원주택들 중에도 오래된 서울 아파트들 처럼 주차 때문에 속 썩히는 집들 꽤 많습니다
- 겨울 폭설에도 차량통행에 어려움 없는 곳 : 경사도가 높은 곳은 겨울철엔 꼼짝 못한다고 보면 됨
- 자가용이 없어도 대충교통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곳 : 버스가 들어가는 곳 이면 일석이조.. 요즘은 아무리 시골이라도 왠만한 곳에는 다들 시내버스가 들어갑니다. 만약 시내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라면 일단은 외진 곳으로 봐야 함
* 복층 or 단층 : 영국 주택의 경우 1층은 식구들이 다 함께 사용하는 공용구간인 오픈 스페이스 거실의 개념이고, 침실은 죄다 2층에 몰려있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1층이나 2층이나 거주공간 개념으로 1층에 안방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안방이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거실 사이즈가 좁아지는 단점. 같은 평수라도 거실이나 방 사이즈를 넓게 뺄 수 있고, 나이들면 아무래도 2층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에 단층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지만 주관적인 생각으로 40평 이하는 단층이 좋고 45평 이상은 복층이 좋다는 생각.
점쟁이들 멍 뜯는 소리같은 풍수지리설은 관심도 없고 믿지도 않지만 집을 지을려고 보니 어느순간 옛사람들의 지혜가 농축된 오묘한 진리가 살짝 느껴질랑말랑. 집의 방향을 최우선으로 보기보단 풍수지리적 조건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도 꽤 많은데 시골집에 살다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긴 있는 모양~
풍수지리의 3대 기본원칙
- 전저후고 : 뒷쪽으로 산이 있고 앞 쪽으로는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는 집은 일단 View가 시원해 개방감 탁월
- 배산임수 : 앞쪽으로 내림 경사가 있어야지 오름 경사가 있는 집은 이번 같은 폭우가 내리면 물난리 날 가능성 다분
- 전착후관 : 들어오는 입구는 가급적 좁고 집 안쪽으로 마당이 넓은 집이 사생활 보호 측면이나 보안면에서 유리
복 많은 사람만 누리던 특혜들이 보통사람들의 일상이 되는 전원생활;
1. 오프로드 전용 ATV와 UTV는 산골 마을에선 취미용이 아닌 일상용 모빌리티 디바이스. 주변에 널리고 널린 부러진 나무가지들 끌어모아 실고 올 수만 있다만 땔감 걱정은 평생 하지 않아도 되는 마운틴사이드의 전원에선 부러진 나뭇가지뿐 아니라 흙이나 자갈 등등 무거운 짐들을 트레일러만 달아메면 간단히 실어 나를 수 있는 UTV는 필수 생활용품
2. 캠핑장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화목난로 불멍 타임이 전원생활에선 날씨가 추워지면 매일매일 해야되는 일
3. 어쩌다 펜숀에 놀러가야만 가능했던 바베큐 파티는 전원생활에선 전혀 특별하지않은 Kitchen Work
4. 맘만 먹으면 언제든 프라이빗 홈 캠핑장으로 변하는 잔디마당 (지인들 몇명이 놀러 온 적이 있는데 실제로 방에서 자는 것보다 잔디마당 정원에 텐트 치고 자는 것을 더 좋아함~^^)
5. 주차 할 데도 없고 쓸 일도 많지않아 그림에 떡이던 캠핑카가 전원생활에선 손님 접대용 별채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리빙 아이템
6. "포드 F150 랩터" 트럭이 드림카 포르쉐 보다 더 멋져짐: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선 뚱뚱한 여성 일수록 더 미인 대접 받는다고 하더만, 산골에서는 포르쉐 같은 고성능 자동차 보다 짐칸이 있어 아무거나 막 실을 수 있고 웬만한 산길쯤은 거침없이 오르내릴 수 있는 투박한 오프로드 트럭이 훨씬 더 이뻐 보임
7. 골프연습하러 드라이빙 레인지 갈 필요 없음: 집 잔디마당에서 플라스틱 볼로 스윙연습하면 골프연습장에서 스윙하는 거랑 거의 비까비까
8. 캠핑 관련 불용품들이 전원생활에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재탄생(특히 타프는 생활 전반에 두루두르 쓸 일이 많아 완전 요긴)
9. 드론 날리다 잘못하면 신고당해 잡혀가는 서울에서와는 달리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맘대로 드론 촬영을 즐길 수 있음
10. 자동차와 모토사이클 주차난 완벽하게 싹 사라짐
11. 대형견을 키울 수 있음(돈 도 많이 들고 잔손도 많이 간다는 것 각오할 수 만 있다면~~)
시골에 별장으로 전원주택을 한채 더 사놓고 도시생활을 주로 하면서 가끔씩 전원생활 하면 엄청 좋을 것 같지만 실제 현실은 꼭 그렇치도 않습니다. 한개 보단 두개 있으면 여로모로 편하고 좋지만, 집 하고 배우자는 둘 보단 하나만 있는게 정신건강에도 그렇고 암튼 여러모로 바람직합니다 ^^. 별장으로 마련한 전원주택 치고 제대로 써먹는 집 아마 거의 없을겁니다. 차라리 두 집 살림할 돈으로 제대로 된 멋진 전원주택 한채 마련해 풀 스케일 전원생활을 누리는 것이 휠씬 더 바람직하다는 주관적 판단
전원생활 해 본 결과 대만족. 변호무쌍한 인생살이 와중에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진 모르겠지만 아마 큰 변수가 생긱지 않는한 다시 서울 아파트로 리턴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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