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전원생활 이야기

전원생활. "간절하게 바라면 반드시 이뤄진다"

Steven Kim 2018. 11. 1. 06:40

창밖으로 단풍나무와 대추나무가 탐스러운 정원을 가진 용인시 처인구 Mountainside에서 염원하던 전원생활을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평생 꿈꾸던 전원생활이 실제 삶의 촉진제가 된다는 것이 확실하게 판명되면 2년이내 새 집을 짓던 아님 지어진 집을 사던 용인이나 양평 두 지역 중 한군데에 전원주택을 마련할 계획으로 우선 전세로 시작  

 

창밖 단풍나무들의 향연

"간잘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워진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 계기는 언젠가는 외국에 나가 살아보고 싶었던 철없던 시골 소년시절의 꿈이 영국에서 살게되면서 실현됬던 그 때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강연에 가면 늘상 강사들이 늘쌍 떠드는 진짜루 자기최면의 효과 때문인지는 몰라도, 뭔가 간절히 바라면 원하던게 기적처럼 이뤄지곤 하는 신기함을 인생을 살면서 여러번 경험했었습니다. 어거지 비슷하게 실행에 옮긴 이번 전원생활도 마찬가지 ~~ ^^) 

 

오토바이 타는 모습이 너무 멋져보여 나도 언젠가는 멋드러지게 오토바이 한번 타보고 싶다는 허무맹랑한 바램으로 주변의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실행에 옮겼던 모토사이클 라이딩 덕분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 질 수밖에 없었던 월급쟁이 시절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었고, 모비딕의 주인공이 마법에 걸린듯 바다내음을 따라 이름모를 포구로 들어섰던 것처럼 어느날 우연히 한걸음에 올랐던 북한산 백운대로의 첫산행을 통해 얻게됬던 등산 취미활동 덕분에 정서적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었으며, 무미건조하게 흘러가던 삶에 다시금 도전의식을 갖게해준 암벽등반과 사냥 그리고 나홀로 해외 배낭여행을 통해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었듯, 드디어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간절히 꿈꾸던, 그리고 어쩌면 이번 지구에서 사는 동안의 마지막 바램일지도 모를 "Life in Nature" 전원생활을 옛날 모토사이클 탈 때 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정으로 실행에 옮긴 것 ^^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 창밖 단풍나무 가지에 날라와 앉은 이름모를 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현실 속에선 멀게만 느껴졌던 "사람사는 세상"의 삶이 바로 이런거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어둠 속 활활타오르는 참나무 장작의 따스함 속에서 셀프 세티스팩숀의 소중함을 만끽하고 있는 중 ^^

 

캠핑장에서 화롯불 피우던 왕년의 실력(??) 덕분에 단방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거실 화목난로
데크 한쪽에 일단 당장 사용할 장작을 준비

잘 건조된 좋은 화목장작을 구입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절감하게해준 좌충우돌 참나무 장작 구입기는 조만간 블로그에 좀 더 자세히 포스팅할 예정이며 한트럭분에 46만원하는 동네 나무공장의 장작과 블로그를 검색해 찿은 또다른 판매상의 화목장작 3루베를 48만원에 구입해 도합 94만원어치의 장작을 첫해년도 겨울철 난방을 위해 비축(오토캠핑을 할 땐 별 생각없이 한단에 2만원씩 주고 구입해 하루 저녁 캠프파이어를 하던 장작이 막상 화목난로가 중요한 난방 시스템인 전원생활을 하니 여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비로서 알게됨) 

 

블로그 검색 결과 완전 건조된 특급품의 장작을 1 루베에 16만원에 판매한다는 안성에 있는 장작상에게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하려고 보니 한번에 3루베 이상을 구입해야만 운송을 해준다고 해서 어짜피 사는거 3루베를 더 시켰는데, 집 마당까지 장작을 날라주는 동네 장작 판매상과는 달리 장작을 길거리에 그냥 내려놓고 가버리는 바람에 혼자서 집 앞 도로에 널부러진 3루베의 통나무들을 집 뒷마당까지 옯기느라 완전 개고생  ㅠㅠ (장작도 잘 마른 특급품이 아니라 완전 안 마른 저급품 ㅠㅠ )

전원주택에 살게되면 꼭 해봐야지 늘 꿈꾸던 뒷마당에서의 원더풀한 첫 캠핑~~ ^^ 장작을 쪼개는 장소는 급조한 것

* 윗사진의 "마주텐트"는 모토사이클 용품점을 운영하시는 분이 라이드앤캠프용으로 직접 디자인해서 출시한 순수 국산제품으로 몇년전 테스트 삼아 사용 해보라고 무상으로 보내주신 제품으로 전후좌우로 커다란 출입구가 있고 텐트 안에서 일어나 설 수 있어 여러모로 사용편이성이 극대화된 모토사이클 라이드앤캠프뿐 아니라 오토캠핑용으로도 아주 좋다싶은 텐트 

 

흙길을 밟은 신발로 돌아다니다 보면 데크가 난장판이 되기 때문에 장작패는 장소를 만든 뒷마당 여유공간에는 동네 벽돌공장에서 시멘트 벽돌을 사다가 발 딛는 곳 마다 벽돌길을 뚝딱 만들었습니다 (벽돌가격: 공장에서 직구매시 한장당 60원). 막상 시골생활을 시작해 보니 모든 물가가 서울 물가보다 배 이상 비싸 깜짝 놀랐네요. 뿐만 아니라 서울 아파트에 살 땐 수도나 전기가 고장나면 아파트 단지내 수리기사를 불러 싸게 금방 고칠 수 있었지만 시골의 전원주택에선 사람을 부르면 무조건 상당한 금액의 출장비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엄청 비쌉니다 시골살이를 하려면 왠만한 것은 자기손으로 직접 해결해야 할 듯~ㅠㅠ

  

 

 

화목난로의 열량을 제대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굵은나무와 잔나무의 비율을 잘 맟춰서 태워야한다고 하던데 화목을 적당한 사이즈로 쪼개는 도끼질 역시 만만치 않은 노동입니다. 오토캠핑 다닐때 잘게 쪼개진 나무 한단을 구입해 막대기로 머리부분을 톡톡쳐서 더 잘게 쪼개는 용도로 사용했던 미니 거버 손도끼와 거버 보다 조금 더 크고 긴 헬멘 손도끼로 화목장작을 쪼개려고 보니 어림반푼어치도 없어 인터넷을 검색해 국산 800 mm 길이의 대형 도끼를 구입했지만 도끼의 헤드부분이 두껍지 않은 패기용(나무를 자르는) 도끼라서 다시 도끼헤드가 두툼한 쪼개기용 도끼를 급구. 시골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도끼 하나를 사려도 두서번씩의 시행착오는 필수 ㅠㅠ 

* 어느정도 크기로 쪼개진 장작을 더 잘게 쪼개 불쏘시개용 장작(Kindling)을 만들땐 일반 대형도끼 보단 자그마한 손도끼가 유용하지만 쬐그마한 손도끼로 큰 장작을 패거나 쪼개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이번에 비로서 경험

 

난생처음 도끼질을 하다보니 도끼를 내리칠때 타격 거리감이 없어 목표점을 제대로 맟추지 못해 도끼날 나무 손잡이 목 부분이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아작날 정도로 많이 상했지만 쪼개기용 도끼를 사용하면서부터는 나름 도끼질 요령이 생겠고 내리칠때마다 장작이 쫙쫙 갈라지는 맛이 나름 특별 ^^ (매일 도끼질을 열심히 한 덕분에 뱃살이 쏙 빠졌음 ^^)

 

도끼질 하는법을 배우기 위해 유투브를 검색하다보니 화목난로 사용이 많은 외국에서는 화목장작을 쪼개는 도구가 도끼뿐 아니라 여러종류 다양하게 있더군요.

* 파이어우드 스플리팅 관련 외국 유투브를 검색해 보니 쪼개기용 도끼는 Fiskars X 시리즈 도끼의 인기가 단연 최고. 당장 직구로 입하고 싶었지만 이미 구입해 사용중인 아들러 쪼개기용 도끼 역시 한방에 쫙쫙 잘 쪼개지기 때문에 패스 ~~ 도끼의 길이는 길다고 좋은게 아니라 자신의 팔길이(리치)와 같은 길이의 제품이 더 잘 쪼개진다고 합니다. 무게도 무조건 무거운 것 보다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무게의 도끼가 적당하다고~~

 

전원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연습삼아 시작한 용인집은 대문을 지나면 윗사진과 같이 생긴 2단 계단이 있는 구조로 이런 계단식 입구는 보기에는 좋지만 실제로는 불편한점이 많다는 것을 직접 살아보기 전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네요.

뺀질뺀질한 나무공장 젊은사장이 장작을 도로변에 내려만 주고 가버리는 바람에 뒷마당 장작 적제장소까지 옮기느라 완전 기절할 정도로 힘들었던 것도 바로 윗사진의 높은 계단 때문 ㅠㅠ (윗사진의 계단은 상단 계단만 찍은거고 아래쪽으로 또 비슷한 높이의 하단 계단이 있음). 

 

마트에서 구입한 일주일분 식료품을 옮기는데도 이 계단 때문에 트롤리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고 벽돌길을 만들기 위해 시멘트 벽돌을 구입해 집안으로 옮길때도 이계단 때문에 그야말로 개거품 날 정도로 쌩고생. 앞으로 집을 짓거나 사게되면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집은 가급적 피해야 된다는 것을 배웁니다. (백날 남들이 하는 이야기만 듣고는 전원주택의 장단점에 대해 절대 제대로 알기 힘듭니다. 전원주택은 실제 살아봐야만 나름의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사한지 몇일 되지않았지만 전원주택은 확실히 아파트 보다 훨씬 춥네요 ㅠㅠ. 새벽안개가 비처럼 내리고 저녁 6시만 지나면 후래쉬 없이는 한발작도 띄기 힘들정도로 완전 암흑세계로 변해 버리는 또다른 세상인 "시골"의 첫 겨울을 앞 둔 늦가을이지만 산골의 새벽 추위는 이미 서울의 한겨울 수준.

 

절대어둠 속 절대고독을 즐기던 비박캠핑을 통해 배웠던 여러 경험들이 전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머리를 보온하는 빵모자를 쓰면 어진간한 스웨터 껴입는 것 보다 휠씬 더 따듯하다는 사실을 전원주택에서 다시한번 경험하면서 다가올 마운틴 에리아에서의 메서운 첫겨울을 어떻게하면 따듯하고 안락하게 보낼 수 있을지 나름의 준비와 각오를 다지고 있는 중 ^^

 

 

 

나름 넓은 평수의 아파트였지만 시멘트 구조물 속 공간에서는 음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더러 층간소음 문제 때문에 제대로 틀지 못하던 영국생활의 추억이 깃든 탄노이 에딘버리 스피커의 음색이 전원주택의 높은 천정고와 넉넉한 스페이스 덕분에 마치 로열알버트 콘서트 홀에서 직접 듣는것 처럼 청명하게 전혀 다른 소리로 들려 깜짝 놀랐을 정도. 

 

나를 따라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든 삶의 여정을 돌고돌아 이제서야 비로서 제자리를 찿게된 오래된 영국 오리지날 원목 스피커가 발산하는 아름다운 음률이 가득한 음악 감상실로 변신한 나만의 마운틴 롯지 리빙룸에서의 휴식이 꿀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