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블로그 기록을 뒤져보니 북한산 백운대에 올라 난생처음 비박야영을 했던 것이 2005년 이맘 때 쯤. 산 정상을 가득 메웠던 등산객들이 모두 사라지고 어둠과 바람소리 뿐만 남은 "태극기 휘날리는" 북한산 꼭대기 백운대에 홀로 앉아 까마득한 발 아래로 보여지던 서울시내의 불야성이 마치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며 절대 어둠 속에 잠겨 꼬박 밤을 세우던 그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14년전~
세월이 정말 번개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모토사이클 라이딩에 이어 시작했던 등산과 비박야영, 그리고 암벽빙벽, 오토캠핑, 라이드앤캠프, 헌팅, 자동차 트렁크 캠핑, 해외 배낭여행으로 이어져 온 지난 수십년간의 아웃도어링 라이프의 최종 결산이자 아마 내 생애 마지막 아웃도어링 장른 일지도 모를 전원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이사 오자마자 리빙쉘 텐트를 뒷마당에 치고 아웃도어링 코스프레 ^^ 얼마전 강풍이 불고 비가 억수 같이 내리던 날 2층 빈 방에서 연결된 야외 테라스에 콧텐트를 치고 비 내리는 소리와 바람 부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해보니 마치 여기가 에밀리 브론테 소설 속 "폭풍의 언덕"이 아닌가 싶을 정도.
이날 이후 가끔씩 테라스에 나가 밤 하늘 별을 보고있다 스르륵 잠 들어 새벽녃 이름모를 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뜨는 패티오 캠핑을 즐기고 있습니다 ^^
야영장비들 바리바리 싸들고 시끌법적한 오토 캠핑장에 갈 필요도 없고 무거운 박배낭 메고 힘들게 산을 오를 필요 없는 우리집은 문 만 열고 나가면 뻐꾸기와 산새들 소리가 싱그러운 나만의 프라이빗 캠프 사이트" ^^
구입할 때 동봉됬던 도구를 사용해야만 제대로 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빡빡해 튼튼할 것 같았던 야전침대의 다리 부분이 누워서 뒤척이다 어느순간 대각선으로 힘이 가해지면 맥 없이 무너지는 치명적 문제점 때문에 딱 두번 사용하고 지금까지 창고에 처박아 뒀던 스노우라인 야전침대를 끄집어 내 역시 오래전 구입만 해놓고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미군용 팝업 1인용 모기장 텐트를 결합해 패티오 캠핑을 위한 잠자리로 사용해 봤더니 사이즈도 딱이고 체결부위도 마치 한세트인양 딱 들어 맞네요.
산 속에서 취침 도중 뒤척이다 한밤중에 야전침대가 무너지면 완전 난감백배지만 패티오 캠핑은 잠 자는 도중 무너지더라도 No Problem. 무너지면 그냥 방으로 들어가 푹신한 침대에서 또 자면 되니까~~ ^^ (근데 지금까지 한번도 안무너졌음)
미군부대에서 흘러 나와 한동안 국내시장에 싼 가격에 대량으로 풀렸던 미군용 모기장 텐트(모델명 USMC 이구아나 모스키토 네트 : 당시 가격 약 4-5만원)는 자동으로 펼쳐지는 팝업 시스템이라 사용하기 편하고 내부 스페이스도 넉넉하고 지퍼가 양쪽으로 나 있어 출입하기도 편해서 아주 괜찮다 싶습니다 (이 제품은 미군창고에서 오랫동안 썪고있다 Surplus 용품으로 분류되 민간에 불하된 제품이기 때문에 거북한 냄새가 벤 제품들도 제법 많습니다. 그냥 사용하기 찜찜하니까 욕조에 꽉 차게 물을 받은 후 가루세제를 듬뿍 풀어 담가뒀다 지근지근 밟아 세탁후 햇빛에 바싹 말려 사용하면 에브리씽 오케이~~)
여름철 자동차나 모토사이클 여행시 이런식으로 야전침대와 간이용 모기장 텐트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면, 쉬고 싶을 때마다 적당한 그늘에 후닥 설치해 파리 모기들 걱정없이 느긋하게 누워서 쉴 수 도 있고 여차하면 낮잠도 잘 수 있어 좋습니다.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사시사철 동서남북 어디를 가던 텐트 칠 곳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지자체 마을에서 사용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텐트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몇년전 부터는 특히 여름철 성수기엔 공짜로 텐트 칠 곳은 거의 없어져 버렸지만, 텐트 마다 돈 걷으러 다니는 마을 이장들 눈에 확 띄는 정식 텐트 대신 이런 식으로 야전침대와 간이 1 인용 모기장 텐트를 치고 있으면 구지 잠깐동안만 치는거란 말 않해도 누가봐도 잠시 쉬는 거란 걸 알기 때문에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는 나름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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