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국내사진기록(Picture)

2016년5월 초파일 거제

Steven Kim 2016. 5. 16. 12:58

옛날 서울에서 거제도를 가려면 기차를 하루종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다시 배를 몇시간씩 타야했던 힘들고 멀미나는 천리길 여정 이었지만, 이젠 부산과 가덕도를 잊는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해운대 도심에서 자동차로 2시간대 거리인 거제도를 가는 건 그야말로 식운죽 먹기로 일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겨울방학때 우연히 장승포에서 한달동안 머물게 되며 만들었떤 살콤한 옛추억들의 고향인 당시 거제도는 지금의 거제도와는 180도 전혀 다른 모습. 초가집 몇채 모여있던 어촌마을 옥포는 거대한 조선소들이 들어와 옛날을 기억 할 수 있는 모든 것 이 다 사라지고 이젠 그냥 "옥포"라는 이름만 남게 되었고, 장승포로 이어진 뻥뚤린 고가도로 주변경관들은 회색의 여타 도시들 모습과 하나도 다를바 없어 개발이란 명제아래 반만년 이어온 거제의 아름다움이 다 사라져 버린것이 아닌가 싶어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다행히 장승포를 기점으로 지세포, 구조라, 학동 그리고 해금강으로 이어지는 동부지역은 아직 옛정취가 그나마 조금은 남아있어 불행 중 다행. 해금강을 넘어 여차해안에서 송포로 이어지는 비포장길 옛도로는 오래전 거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 


해운대에서는 조만간 모래축제가 열리는듯 모래조각 준비에 한창인 모습


올라프두루바, 이리아 에르벤, 마이크캄 등등 외국 친구들과 온갗 추억이 서려있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과의 인연은 이제 녹슨 닻의 세월만큼이나 오래 되었네요.

  

수십년 동안 부산에 왔었지만 영도다리 올라가는 모습은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하루에 한차례씩 다리를 들어 올린다고 하던가...


십여년만에 다시 들려본 자갈치시장에서 멍게 한사발 시식. 가격 오천원~~^^


부산 태종대를 마지막으로 왔던 때가 언제인지도 가물가물 하지만 최소로 잡아도 20-30년은 족히 넘을듯..^^ 당시에는 지금처럼 관광순환도로가 나있지도 않았고 등대와 입구를 왕래하는 관광자동차 같은건 상상도 못했던 시절. 기억속에 남이있는 태종대의 변치않은 모습은 위사진 등대 딱 하나뿐, 나머진 싸그리 다 변해버렸더군요. 

30여년전에 오고 이번에 두번째 온거니까 앞으로 죽기전에 또 다시 올 수 있기가 쉽지않을(^^) 태종대에서 오늘을 기록. 

동상으로 태종대에 영원으로 남은 이분들이 누구지 ??


오랜 추억이 곳곳에 어려있는 거제 학동 몽돌해안. 

바닷에 비치는 둥근 달그림자을 바라보며 몽돌해안 벤치에 앉아 상념에 잠겨있다 보면 여기가 바로 파라다이스

태종대는 몰라도 여긴 죽기전에 수십번은 더 올 수 있을것 같은데..^^


대학시절 해금강에 친구랑 놀려왔다 당시에는 비탈진 절벽 언덕길을 내려가는 위태로운 흙계단이 딱 한군데만 있었던 작은 어촌마을 도장포에 내려가 미적대는 바람에 해금강에서 장승포로 나가는 마지막 버스를 놓쳤고, 여관에서 하룻밤 자면되는 그릇조차 되지 못했던 시절이라 장승포를 향해 무작정 걷기시작, 깜깜한 거제도의 산 속 비포장길을 랜턴도 없이 걷다보니 뒤에서 귀신이 따라오는 것 같아 등꼴이 오싹하고 식은땀이 줄줄 흘렸던 기억..ㅠㅠ  깜깜한 산길을 벗어나 첫번째로 인기척과 불 빛이 있는 마을에 도착해 잠깐이나마 안도 할 수 있었던 곳 이 바로 이곳 학동마을 이었습니다. 그날 밤새 걷고 또 걸어 먼동이 훤하게 틀 때쯤 겨우 저멀리 안갯 속에 보이는 장승포에 희미한 불빛에 안도하였던 그때의 기억이 마치 어제일 처럼 또렸하네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학동 몽돌해안 풍경


마치 모비딕의 주인공이 상상속 바닷내음에 마법처럼 이끌려 포경선이 정박한 해안마을로 찿아왔던 것 처럼 그때 그 일 이후 년례행사처럼 찿아오곤 하는 곳이 된 도장포 바람의 언덕 (언제 기회되면 관광객들이 다 떠난 황망한 바람의 언덕 한구석에서 조그만 쉘터를 치고 거친 바닷바람 몰아치는 검은바다를 바라보며 밤을 지세우는 비박을 한번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는지 제법 오래됬슴). 


지금 이곳 도장포는 주말이면 인산인해 복잡복잡한 거제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을 희미하게 밝혀놓은 점방이 딱 하나뿐이었던, 네온싸인이 화려한 신촌에서 온 대학생의 눈에는 모든것이 신기한 아주 작은 어촌마을 이었습니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바람의 언덕. 국적불명의 건축물들을 여기저기 마구짖는 난개발 대신 자연모습 그대로의 풍광을 오랫동안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바램. 워낙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난번 메미태풍이 강타했을때는 해안가 팬숀들 유리창이 다 박살나고 쇠기둥이 휘어졌을 정도로 제대로 태풍급 바람부는 날이면 무서워지는 곳.  


옛날에는 절벽 흙길을 따라 목숨을 걸고 내려가야만 갈 수 있었던 도장포 맞은편 몽돌해안.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나무계단이 생긴 덕분에 관광객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거제의 비경을 구경 할 수 있게 됬습니다.^^

나무계단 중간에 누군가가 커피통을 요롷게 살짝 난간에 버려놓고 가셨군요(참 대단허다 대단혀~~ㅉㅉㅉ) 요거 조금 들고 올라가 버리기가 그렇게나 귀찮았던 분이 어떤분이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늙으면 일당 2만원에 양심을 팔아먹으며 친정권 깡패짓이나 하면서 남은인생 쓰레기처럼 살다 갈 어버이연합급 개늙은이가 될 가능성 다분하신 분 이실듯~~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누군가는 치우는 사람도 있어야만 엉터리 지도자의 조작질 정치로 국론분열과 국민들 편가르기 패악이 횡행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그나마 홀라당 망하지 않고 정의로운 지도자가 다시 나타날 때까지 버틸 수 있겠다 싶어 낼름 집어다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  


낯에는 여름처럼 더워 반바지에 반팔샤쓰 차림으로도 충분하다 싶지만, 바닷가라서 그런지 새벽과 밤에는 바람이 거세계 불어 긴바지와 긴팔점퍼를 입고도 추웠던 이번 여행에서, 아주 오래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구입해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사용을 하지 못하고 늘 자동차 한구석에 가지고만 다니던 윗사진의 빨간색 보온패딩 점퍼 덕을 이번에 아주 톡톡히 봤네요. 보온패딩을 입자마자 포근해진 덕분에 바람이 거세게 부는 해금강 바위에 느긋하게 앉아 나름의 이런저런 구상도 하며 한참을 머물다 이 기록사진을 남길 수 있었네요..^^


해금강 부둣가 횟집에 들려 멍게비빔밥을 시켰더니 꽃게탕은 서비스로 나오네요. 꽃게탕 멍게비빔밥 포함 가격 달랑 만원

생선을 비교적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 중 맛있게 먹었던 생선구이 정식


SUV "막강이"를 이용 드라이브앤캠프를 했습니다. 지난 겨울동안 포근한 잠자리를 제공했던 겨울용 침낭은 이젠 덥다 싶네요. 겨울철에는 제대로 보온장비만 갗추면 아무때나 아무곳에서나 안락하게 드라이브앤캠프를 할 수 가 있었는데 여름에 햇빛이 쨍쨍 내려쬐는 차안에 있을려면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놓아야만 그나마 덥지않을텐데 문제는 사방팔방으로 날아드는 파리, 모기, 풍뎅이, 나방 등등등 무시무시하게 생긴 해충들~~  

해충이 들어오는 것 을 막기위해 창문을 차량창문용 모기장으로 막은 모습. 인터넷을 검색하다 자동차 창문용 방충망이 있는 것 을 발견하고 구입해 이번에 처음으로 시험사용해 봤는데 엉성하기 짝이없긴 하지만 그나마 없는 것 보단 이렇게라도 해놓으니까 파리 모기들이 마구 들어오지는 않아서 좋네요. 



여차 몽돌해안에서 콧텐트 캠핑을 하려고 했지만 바람이 너무쎄서 무거운 콧텐트까지 날라갈 정도. 다리쪽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아 겨우 날라가는 것 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거제도의 바닷바람이 무서운 줄 이미 알고있었지만 무거운 콧텐트까지 종이처럼 날려 버릴 줄 은 미처 예상치 못했었네요.


여차 해안에 주차 해놓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중 멀리서 심상치 않은 엔진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맥라렌 650S가 모습을 나타내며 내차에서 멀지않은 구석진 곳 에 주차~~ ^^  맥라렌 650S와 같은 스포츠카들은 어진간한 둔턱만 만나도 하체가 아작 날 정도로 긁힐 수 있기 때문에 지방도로를 달리기가 쉽지않았을텐데 여가까지 이런 스포츠카를 드라이빙 하고 오신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던차 위로 열리는 걸윙 도어를 열고 나오는 분은 머리가 희긋희긋한 노년의 부부 !!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나이 들어도 멋부리며 멋지게 사는 노부부들이 우리나라에도 점점 많아지는 듯 해 보는 사람이 다 흐뭇합니다. ^^  연식이 꽤 되보이는 맥라렌 650S 지만 관리를 엄청 잘 하신듯 오리지널 페인팅의 광빨이 살아있는 모습.


여차와 송포를 잊는 비포장도로를 30여분 정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송포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해안 다도해의 전망


송포에서 여차까지의 구간 옛길에는 아직 드문드문 비포장길이 남아있어 지금처럼 싸그리 바뀌기전 거제의 산길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어렴풋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송포전망대에서 다도해의 일몰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보니, 송포쪽에서 여차해안을 거쳐 해금강으로 가는듯한 험한 오프로드를 만만치 않게 주파했을 듀얼퍼포스 모토사이클을 탄 라이더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말끔한 라이딩 보호복을 입고 라이딩을 즐기는 이 라이더를 보고 있자니 15 여년전쯤 비포장 도로인지도 모르고 커다란 골드윙을 끌고 이 구간으로 들어섰다가 깜깜한 밤 중 울퉁불퉁 산길을 달리며 시껍하고 긴장했던 때의 기억이 나 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뒷모습이 깔끔해 보이는 이 라이더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 위해 모토사이클은 무조건 천천히 타는 것 을 인생철칙으로 삼아 언제나 안전운행 하기 바랍니다.(모토사이클을 빨리 달리면 언젠가는 반드시 사고가 납니다. 큰 사고가 나면 죽는거고 운이 좋아 작은사고로 끝나면 어디 한군데 부러져 한참 고생하는거죠) 


레이싱선수 처럼 무릅팍 팍팍긁고 번개처럼 빨리 달리면 남들이 멋지다고 다 쳐다봐 주는줄 아는 철없는 라이더들 되게 많지만, 내가 해봐서 잘 아는데요(이명박 버전) 모토사이클은 가급적 천천히 달려줘야 슬쩍이라도 쳐다봐주는 사람이 있지, 순식간에 쐥 사라지는 모토사이클에 관심가지고 쳐다보는 사람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대한민국에 단 한명도 없슴다~~ ^^  (어떤 모토사이클이던지 무조건 천천히 타야 멋집니다)  


영국에서 살 때의 추억거리로 간직하고 있는 진짜 오래되서 이젠 표지종이가 너덜너덜 해진 비발디의 사계 CD를 들으며 거제도 해안도로를 드라이빙 하다보니 십년묶은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다 사라지네요..^^  


바쁜일상의 현대인이면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치료하는 최고의 방법은 잠깐만이라도 모든 것 을 다 내려놓고 무작정 바람따라 구름따라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