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사이클 보호복/모토사이클 사진기록(Picture)

비내리는 청호해변과 설악산

Steven Kim 2012. 7. 23. 19:35

2주 주말에 걸쳐 유럽에 있느라 아웃도어링을 못해 몸이 근질근질 하던차, 정신을 추스리기 위해 피톤치드 잔뜩한 북한산 숲속에서 비박야영을 해야 겠다고 작정 했었지만, 소설 "모비딕"의 주인공이 알수없는 마력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바닷가 자그마한 해안마을로 향했듯, 무엇인가 미지의 거부 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비릿한 바닷내음이 벤 해풍을 피부로 느끼기 위해 토요일 일정을 끝내자마자 동쪽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여름해변의 열기를 기대하였지만 먹구름이 두껍게 드리운 동해바닷가는 오히려 한산한 편.

토요일 밤새동안, 그리고 일요일 내내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속초에는 금요일에도 비가 왔다고..)

 

* 이번 라이드앤캠프 중 특이사항 : 주행중 G1200GS의 인포 윈도우에 전구 경고등 점등 (확인하여 보니 하향등의 전구가 들어오지 않는 상태. 비상상황으로 상향등으로만 주행). 앞바퀴 타이어 교환 필요(빗길에서 미끌림 현상 살짝 느껴짐)

 

금방이라고 비가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속초 동명항 영금정 앞 방파제에는 높은파도가 무서운 파열음과 함께 밀려오고 있고, 지난번 야영을 했던 외옹치항의 주차장 바닷가는 거친파도가 포구에 부딪치며 모든것을 집어삼킬듯 튀어오르는 바닷물로 흥건히 젖을 정도라서 야영불가. 

 

속초해변과 외옹치항 사이에 있는 일출을 감상하기에 좋을것 같은 한적한 해안도로. 여기에서 야영을 하면 딱이다 싶었지만 주변에 군사지역 경고판이 붙어져 있어 혹시나 자고있는데 경계병 군인들이 와서 "손들엇 !!" 할까바 포기..ㅠㅠ 지난번 너무나 즐겁게 야영을 했던 속초해변가 소나무 숲은 여름성수기 동안 텐트 설치가 금지 된 듯 (바로 고자리에 "텐트금지"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려있더군요. 대신 그곳에서 멀지 않은곳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침상을 설치한 새로운 캠핑장이 생겼네요)

  

먹구름이 잔뜩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출을 볼 수 있는 해변가를 찿아 아바이마을과 연해있는 청호해변에 도착. 어둠속 화려하게 불을 밝힌 속초대교의 모습이 보이는 곳에서 야영하기로 결정(윗사진), 배들이 드나드는 포구라서 수영을 금지한다는 쇠말뚝이 서있는 바로 앞에 모토사이클을 주차시키고 그 안쪽으로 콧텐트를 설치(혹시라도 술취한 운전자가 밀고 들어오면 쇠말뚝이 방호막 역활을 하도록..아래사진)

 

넓은 바다, 밀려오는 파도소리...내츄럴 자장가..^^ 

만에하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콧텐트를 차량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모래사장 안쪽으로 옮겼슴다..^^  

 

청호해변에는 어둠이 내리면서 부터 밤새동안 이슬비가 내렸습니다. 

 

안개처럼 내리는 보슬비. "이슬비에 가랭이 젖는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밖에 내놓은 것은 모두 물에 담궜다 꺼낸것 처럼 흠뻑 젖었더군요..ㅠㅠ.  이정도 이슬비 정도는 구지 방수커버를 씌우지 않고 그대로 있다가 자기 전에 씌워도 되겠다 싶어, 콧텐트에 누워 텐트의 창문을 열어놓은채 파도소리 밀려오는 밤바다를 바라보다 고만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나 봅니다. 밤새내린 이슬비에 촉촉히 젖어버린 인너텐트의 바느질 틈새로 스며든 빗방울이 얼굴에 똑하고 떨어지면서 깜짝놀라 잠을 깼네요..ㅠㅠ  (으악 비가샌다 !! 큰일났당).

 

자다말고 신발을 찿아신고 제법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어둠속에서 가방을 뒤져 콧텐트 방수 아웃터 커버를 꺼내 씌우느라 한바탕 쌩난리..ㅠㅠ 

 

다음날 아침 왕창 젖은 야영장비를 말릴 틈도 없이 대충 다시챙겨 귀경길에 올랐는데, 미시령 입구에서부터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 방수복을 채 입기도 전 이라 홀라당 다 젖었고, 그대로 달리다 보니 주행풍으로 이빨이 달달 떨릴정도의 한기..ㅠㅠ 이대로 계속 가다간 판단력이 저하되 혹시라도 위험 할 것 같아 그길로 귀경을 포기하고 초록이 잔뜩한 설악야영장으로 회행 !!!  야영장에 도착해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기 전에 겨우겨우 타프를 셋업하고서야 비로서 설악의 소낙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여름 해변용으로 뜨거운 햋빛까지 막아 줄 수 있는 두꺼운 타프를 쳤기때문에 비가 들이칠 일은 없지만, 거센 빗발이 타프 양쪽을 타고 흘러내리며 적당한 배수로가 없어 강물처럼 콧텐트 바닥으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꼼짝없이 텐트안에 갇혀 있어야 될 상황..ㅠㅠ..

 

용감하게 또 빤스만 입고(이번에 또 젖으면 갈아입을 티샤쓰가 없음. 빤스는 여유분 2장더 있고..^^) 여유만만하게 타프 앞쪽으로만 빗물이 흘려내리도록 타프의 뒷쪽을 높이고 앞쪽은 바싹 숙여놓는 각도 조절.(그제서야 빗물이 주자창 배수구로 기분좋게 쏟아져 내립니다. 타프아래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었네요..^^ 비야, 이판사판깽판인데 이왕 올거면 왕창 내려뿌라 !!!..^^)

 

일요일 내내 비가 오락가락..(사진속 굵은 빗줄기 보이시나요?? ^^)

 

전날 피곤하기도 했고 암튼 이날 밤 정말 곤한 잠을 잤습니다(숙면 할 수 있었던 것, 아마 피톤치드 덕분 인지도..). 보드라운 덕다운의 촉감이 좋아 여름 야영시 그냥 살짝 덮고 자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발란드레 미라지 침낭을 머리까지 커버해야 할 정도로 찬기가 느껴지는 설악야영장. (열대야 ?? 그게 뭔데??) 

 

월요일 일정이 있었지만 비내리는 "설악의 밤"을 놓치고 싶지않아 그곳에서 그렇게 밤을 맞이하였고, 또한번 설악의 밤은 자꾸만 깊어져 갔습니다(너무 분위기가 좋아 잠을 자기 억울할 정도..^^). 월요일 아침, 텅빈 44번 국도를 쏜쌀같이 달려 서울에 도착하여 보니 설악야영장에서 집 주차장까지 딱 2시간 8분만에 도착..^^ (차가 막히지 않으니까 정말 금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