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사진(Picture)

짙은 산안개, 몽환적 풍경(Phantasmic & Dream-like Scenery)

Steven Kim 2012. 7. 1. 19:12

오랜 가뭄끝에 모처럼 큰비가 예보된 주말, 텐트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기위해 일부러 채비를 차려 비박야영에 나섰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삼각산으로 가는동안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도선사 들머리 주차장에 들어서자말자 딱하고 그치네요. 모토사이클 라이딩 하면서 제발 오지마라 할때는 줄기차게 내리면서, 폼잡고 우중산행 한번 해볼라꼬 작정하니깐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고만 뚝하고 그치고 맙니당..ㅠㅠ ^^) 

 

들머리 주차장은 텅비어있고, 산행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곤 하는 가게도 이런날 등산객이 올리가 없어 문을 닫은듯 인기척이 없고, 오랜가뭄으로 먼지마저 날리던 하루재로 오르는 등산로는 하루종일 내린 비로 물이 줄줄 흘려내리는 개울로 변해 있네요. 이곳은 주말이면 특히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21 야영훈련장으로 오르는 동안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을 정도로 완벽하게 인적이 뚝 끊겨있는 삼각산 

 

개울로 변한 하루재 등산로. 큰비가 오면 멀쩡하던 길이 감당 할 수 없는 계곡으로 변해버리는거 아시죠??

 

방수옷을 입지 않은상태로 그대로 비를 맞으며 천천히 21 야영훈련장까지 올라가서 새옷으로 갈아입을 작정으로 등산화도 물길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크록샌들로 착용. 배낭안의 장비는 비닐로 완벽하게 방수팩킹한 상태.윗사진은 배낭헤드에 팩킹한 텐트콧도 비닐로 감싼모습..^^ (방수완벽!!! 근데, 비가 뚝 하고 그쳤네요..ㅠㅠ..)

 

하루재로 오르는 도중 곳곳에 넘쳐 흐르는 Fresh한 Mountain Water에 발을 씻어봅니다. 우중산행의 상큼함에 땀을 흘릴겨를도 없네요..^^. 아주 천천히 비온후 초록이 더 짙어진 삼각산의 주변경관을 맘껏 즐기며 등산로 전체를 통째로 차지한듯 여유롭게 하룻재를 넘었습니다.


모처럼 삼각산에 물이 넘쳐 흐릅니다.

 

등산로로 흘러내리는 깨긋한 물에 상큼한 족욕, 땀을 흘릴 겨를조차 없네요.


 

 

 

 

 

 

 

 

 

 

 

 

 

 

 

 

 

 

 

 

 

 

 

 

 

 

 

 

비가 그친 삼각산에 갑작스레 짙은 산무가 자욱하게 깔리기 시작 (안개비 상태). 산중에서 야영할 경우, 갑작스레 큰비가 내리면 멀쩡하던 곳도 물길로 변해 텐트 안으로 물이 사정없이 들이치기도 합니다. 이때는 정신줄 놓고있지 말고 빨리 장비를 정리해서 물고를 피해 물길이 닫지않는 곳으로 후닥 텐트를 옯겨야 됩니다. (않그러면 눈깜짝 할 사이에 아끼던 장비가 물길에 쓸려 산 아래쪽으로 사라져 버리는거 넋놓고 구경하게 되요..ㅠㅠ..).

 

어진간한 큰 물길이 들이닥쳐도 꺼떡없는 바위위에 텐트곳을 세업 (아래사진). 이왕 제대로 우중비박야영을 계획했던차, 커다란 타프를 사용하여 텐크콧을 덮어줄까 하다 (더아상 비가 않올것 같아) 관두고, 혹시라도 비가 올경우를 대비 비를 피해 간단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터널텐트를 쉘터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구축..^^ (터널텐트 안으로 콧텐트가 아주 안성마춤 딱 맞게 들어가기 때문에 비올때나 날씨가 추워지면 (콧)텐트 + 터널텐트의 조합으로 찬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전실(Vestibule)이 확보된 캠프 사이트를 눈깜작 할 사이에 뚝딱 만들 수 있슴다..^^)

 


비가 올 경우 조리와 기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쉘터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비때문에 텐트안에 갇혀 있기 싫어서..^^


저녁이 되면서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 어짜피 큰비는 올 것 같지 않아 쉘터속으로 자리를 옮긴 콧텐트


어둠이 깊어지며 안개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한치앞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의 짙은 산안개에 휩싸여 버렸습니다(살짝 겁날정도로 짙은 안개). 오랫동안 삼각산에서 비박야영을 해왔지만, 이만큼 짙은 산무는 처음!! 

 

한치앞을 분간 할 수 없는 짙은 Mountain Gas (바로 눈앞에 있는 텐트가 보일랑 말랑..)  

똑닥이 카메라로는 표현 할 방법이 없지만, 윗사진과 비슷한 상황으로 산안개가 내리면서 터널텐트의 천장에 물이 흥건히 고일정도..

 

그리고 새벽이 밝았습니다. 텐트밖으로 몽환적인 광경이 펼쳐져 있네요(터널텐트안에 있기 때문에 콧텐트의 문을 열어놓은채 모기장만을 닫고 잠들었기 때문에 눈을뜨자 누워서도 밖의 모습이 한눈에 보여지네요..^^). 자욱한 산무의 모습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사진에 묘사된 풍경보다 실제는 10배는 더 짙은 산무가 온천지에 잔뜩 (아래사진들)

 

새벽녃 야영사이트 모습.

 


 

 

 

어제 저녁, 짙은 산안개가 나뭇잎에 물방울로 맺혀 텐트위로 비처럼 툭툭 떨어지는 소리, 오랜세월이 흘렸지만 여전히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노래들(펄 시스터스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포함..^^), 텐트 가까이서 뭔가가 움직이는 기척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빠져 들었고....(새벽에 보니 닭만큼 커다란 덩치의 이름모를 새 한마리가 텐트 바로위 큰 나무가지에 앉아 꿈적도 않고 있더군요.아하!! 밤새 어둠속에 뭔가 움직이는 듯한 기척을 만든 녀석이 바로 너 였구나..^^ 윗사진 오른쪽).  돌덩어리처럼 꿈적도 않한채 밤새 푹 잤습니다. 어스름해질 무렵인 저녁 7시에 저녁식사를 끝내고 실비(Drizzle) 내리는 소리와 휴대폰의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잠깐 누워있다보니 깜빡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깜짝놀라 깨보니 칠흙의 어둠과 산안개가 잔뜩 내린 밤 10시경. 한치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에 묻힌 인기척 끊긴 산중의 처연함에 살짝 겁이 날 정도. 다시 텐트로 들어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보니 또 잠이 들었고 새벽녃 번떡 눈을 뜬 시간 새벽 5시경.

 

짙은 산안개에 묻혀있는 텅빈 삼각산의 안개에 휘감긴 몽환적인 광경을 혼자만 보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던 6월 마지막주의 야영기록..다시금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유럽행 비행기를 타기전 삼각산의 정기를 잔뜩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