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가득한 피톤치드로 일상의 피로를 말끔히 풀기위해 몇가지 일을(새벽 라이딩까지..^^) 서둘러 끝내고 토요일 인수야영장에 올랐습니다. 등산객들이 붐비는 환할때 올라가니까 어둠속을 나홀로 걸어 밤늦게 올라가는 것과는 또 다른 여유가 있네요..^^
인수훈련장에서 캠핑사이트 구축을 끝내고 암벽팀의 도착을 기다리며 있던중,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져 뒤돌아 보니, 오래전 처음 등산을 시작하면서 가입해 북한산 산행을 하곤했던 인터넷 산행카페인 "산사"의 정발산님(당시 산사회장), 에이포님(당시 산행대장) 그리고 겨울바다님이 등산중 먼발치에서 캠핑중인 본인을 발견하고 한걸음에 달려오셨네요..^^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처음 등산에 매료되어 산사카페 회원들과 함께 북한산 곳곳을 등산하던 그때가 벌써 7년전이라고 하는군요(2005년) . 세월은 정말 "제3 한강교 밑을 흐르는 강물"과 같이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오랫만에 다시 만난 반가운 산사 산우들과 함께 자연산 돌삼겹살을 안주삼아 山中酒를 돌려가며 옛추억담을 나누다보니 순식간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 야간산행준비가 않된탓에 더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해야 하는 산사산우들을 배웅하고 다시금 나홀로 사방에 차분히 내리는 어둠을 맞으며 멋스러운 멜랑콜리를 맘껏 즐겨봅니다. 오늘 아늑한 쉘터를 제공한 텐트는 넓은 전실(Vestibule)공간이 특징적인 캠핑서플라이 카페의 공구제품 Velo 텐트(윗사진. 별도 사용기 포스팅 예정)
지지난주 캠핑을 하면서 우연히 주어온 인수 화강암 돌판. 두께가 상당하지만 강력한 옴니퓨얼 버너로 달구어(보통 가스버너는 이렇게 두꺼운 돌판을 올려놓을 경우 밑으로 확산되는 열기로 인해 플라스틱 파츠가 녹아버리므로 사용시 주의 요망)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도 않고, 삼겹살의 기름끼가 돌에 스며들어 완벽하게 쪽빠지면서 아주 특별한 맛이 납니다..^^ 아무런 양념없이 자연산 돌판에 구운 삼겹살에 묵은지를 싸서 숲속의 피톤치드 속에서 먹으면 진짜 별미..^^
어둠이 내린 북한산의 숲속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중 암벽팀이 도착한 것은 거의 밤 10시 무렵. 생각이 깊으시고 해학이 넘치는 옥정용선배님과 조성천씨, 그리고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클라이머인 김옥균고문님과 함께 칠흙의 인수 숲속에 앉아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는 가운데 "왜 지금 우리는 야심한 이순간 산에 있는가??" 라는 질문에 나온 대답들..^^
"영혼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어둠속 숲속,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
...
글쎄요, 어느날 갑자기 마법에 걸린듯 춥고 어두운 겨울산속에 나홀로 찿아들어 절대어둠과 절대고독을 벗삼아 비박을 하기 시작한 이유는 과연 무었이었을까요 ?? 딱히 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내가 답변할 차례가 되서 한 대답 ;
"멋스러움을 위해"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는 나만의 멋스러움..^^)
서머레스트 에어메트리스 위에 "인너시아" 보조 메트리스까지 깔아 침대처럼 편안하게 꾸민 숲속의 잠자리. 이 정도면 어진간한 호텔침대 부럽지 않슴다..^^
참고 --> 클라이밋 이너시아 에어메트리스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568
이제 낯에는 덥다싶기 까지느껴지는 포근한 날씨지만 밤중에는 역시 산중추위가 만만치 않슴다. 아직까지는 우모복이 필수인 4월 세번째주 인수야영 기록. 지구의 끝이었던 핀란드에서 구입했던 Nordkapp 우모복을 오랫만에 입어보았네요. 세월에는 장사가 없듯, 이녀석도 오래되니깐 원단이 흐물흐물해질라고 하넹...^^
이번 야영중, 캠핑서플라이 카페에서 MSR의 Velo 텐트를 고대로 본따 무게를 과감하게 줄여 저렴한가격에 공구한 "벨로"텐트의 첫번째 필드테스트를 실행. 이 텐트의 가장 큰 특징인 넓은 전실을 제공하는 플라이를 포함 3kg대에 불과해 알파인용으로 전용하여도 무리가 없는 착한무게로 혹한동계 캠핑과 악천후시 피난공간이 확보되는 유용한 텐트임에는 틀림이 없는듯....아쉽게도 필드테스트 사용중 인너텐트의 폴대가 툭하고 맥없이 부러져 버리는 어의없는 상황발생. "에게게?? 이거 뭐양 !!!"
야영중 폴대가 부러졌을 경우 폴대수선킷을 사용하여 응급조치 하는 방법
그동안 텐트를 사용하면서 여러차례 폴대가 부러지는 속 쓰린 경험을 했었지만, 대부분 마다연결부위가 제대로 꽉 물리지 않은상태에서 힘이 가해지면서 마디 끝부분이 부러진 경우였는데, 이번처럼 폴대의 가운데가 맥없이 부러진 경우는 캠핑 시작한 이래 난생처음(첫번째 사진).
오래전 마이티돔을 설치하던중, 폴대가 부러지는 바람에 임시방편으로 텐트를 그냥 덮고 자며 추위에 벌벌 떨었던 뼈져린 경험 이후, 습관처럼 항상 챙기는 "덕테이프"와 텐트폴 수선키트를 늘 가지고 다니는 덕분에 캠핑을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경우를 면 할 수 있었지만, 캠서표 텐트의 폴대 내구성에 대한 불안감..ㅠㅠ 산속에서 강풍을 만날경우 폴대가 사정없이 텐트내부로 밀려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한데(텐트한테 싸대기 맞는 경험..^^), 이정도에 똑 부러져 버리면 어떡허란 말이냐 증말..ㅠㅠ (비오고 강풍부는 상황에서 폴대가 부러지며 텐트가 주저앉아 버린다면 얼마나 낭패스러울지 상상이 가고도 남죠??)
* 덕테이프(Duck Tape or Duct Tape) : 우리나라에서는 덕테이프하고 하면 퍼런색의 싸구려틱하고 촌스러운(??) 접착테이프만을 생각하는데, 사실은 방수 짱짱하고 접착력이 무척 강해 비상수선용으로 요긴하게 사용 할 수 있는(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비상수선품으로 명성)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발명품(??^^)이 바로 덕 테이프 입니다. 아웃도어링 비상용으로 한롤만 가지고 있으면 죽을때까지 평생 사용..^^ (텐트 찢어진곳에 별도의 접착제 없이 붙여만 놔도 텐트 헤질때까지 단단하게 붙어있음. 오리지널 미제 덕 테이프는 전문점에서 4-5천원 정도의 싼가격에 구입 할 수 있슴다)
오랜지칼라가 한눈에 띄는 숲속에 셋업된 캠서 Velo 텐트의모습..^^. 찬바람을 막을 수 있는 전실의 활용도가 높아 동계야영에는 활용도가 높을 듯 하지만, 일단 내구성 검증부터 해봐야 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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