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다시 인수에 들었습니다. 도선사 들머리에서 만나 같이 인수야영장으로 올라가기로 한 산우를 기다리는 동안, 살갗을 에이는 메서운 바람과 함께 한겨울스런 흰눈마저 펄펄 휘날립니다 (블로그 기록을 보니,지난번 마지막 인수야영은 작년 11월5일 이군요. 잠깐사이에 5개월이 후딱..)
"미친 이명박 정권 때문에 요즘은 날씨도 미쳤어~~"
바람이 심하게 불고 추워 차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TV 뉴스를 보다보니, 민간인 불법사찰로 곤경에 처한 이명박씨(입만열면 거짓말을 해대는 이분을 도저히 내상식으로는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가 없네요. 뭐 어짜피 임기도 얼마 안남았고..^^)가 불쑥 내놓은 변명;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도 사찰을 많이 했었고 거기에 비하면 지가 한 사찰은 20% 밖에 않된다고....이 양반 여차하면 내곡동 사저도 원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계약했던거라고 발뺌하고도 남을 파렴치 범. (무슨소린가 했더만, 노무현 대통령때 합법적인 비리 공무원 업무감찰 한 내용들을 끄집어 내놓고 지가 저지른 민간인 불법사찰과 얼렁뚱땅 물타기 하는거더군요. 참 세상 살다살다 이런 파렴치한 인간은 생전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인수야영장에 도착, 텐트 셋업을 마칠때쯤엔 어둠이 잔뜩. 지난번 마장터 비박야영때 사용했던 캠프라인 1인용 자동텐트를 이번에도 사용했습니다. 구입한지 7-8년은 족히 된 녀석이지만 그동안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다 최근들어서야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 작은 사이즈라서 텐트 칠 자리가 마땅치 않은 험한 산속지형에서는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 나름 장점...^^.(방수기능 짱짱하고, 시스템도 효율적이고 좋지만, 3- 3.5kg의 무게와 팩킹한 크기가 너무 커서 백팩킹 용도로는 추천하기 곤란. 어프로치가 길지않은 인수야영장용으로 사용하기는 Good !!)
헤드렌턴이 없이 밤길 숲속을 걷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휘엉청 밝은 달(보름달이 아닌데도)..소설에서 처럼 "달빛 속을 걷는 달빛나그네"의 로맨틱스런 멜랑콜리가 어둠 속 바람결에 스치웁니다.
고기를 구울 그릴을 가지고 오지 않아 아차싶던 참에 조성찬씨가 주어온 두께가 무려 6-7cm는 족히 넘을듯한 두꺼운 화강암에 삼겹살을 굽는 모습. 수백년동안 아무도 봐주지 않고 버려져 있던 숲속의 화강암에 기름이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맛이 베어나옵니다. 평생 먹어본 삼겹살 중 가장 맛있었던 삼겹살이 아니었나 싶네요(요녀석을 다음번에도 사용하기 위해 나만의 장소에다 잘 모셔놨슴다..^^). 화력이 짱짱한 "프리무스 옴니퓨엘"과 손에 잡히는대로 챙겨 간 바람막이 덕분에 특별한 만찬을 즐길 수 있었네요.(그러나 일체형 일반버너에 이렇게 두꺼운 돌을 올려놓고 오랜시간 가열하면 열기가 아래쪽으로 몰려 어진간한 버너들 죄다 고장납니다)
곳곳에 봄 소식들이 넘쳐나지만, 인수 야영장에는 매서운 겨울이 그대로 머물고 있더군요. 빵빵한 우모자켓과 우모 오버트라우저를 입고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 찬바람 마저 거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추웠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코펠에 남아있던 물이 돌댕이처럼 "꽁꽁" 얼었을정도. 봄이 오는것을 거부라도 하는듯, 숲속 거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지들 소리가 텐트 펄럭이는 소리와 어우려져 몽환의 자장가처럼 들리며 따듯한 침낭안에서 차츰차츰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듭니다. 윗사진은 새벽녃 아침을 준비하는 부지런한 산우들의 인기척에 후닥 잠이깨 방한장비를 꼼꼼하게 갗추고 텐트밖으로 나오고 있는 모습..^^ 4월로 접어들어 봄이 지척이지만 삼각산 인수에는 한겨울이 그대로 머물고 있습니다. 딱 한사람만이 잘 수 있는 캠프타운 어드벤처 텐트의 자그마한 사이즈가 아담..^^
비박야영을 끝내고 하산하기전 기록사진을 남겨봅니다. 이번 등산에는 그동안 찬밥신세인 "마무트" 등산복을 다시 꺼내 입어 보았네요. 우리나라에서 유난스레 비싼가격에도 불구,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입기가 거북스러운 녀석이지만(노스페이스 처럼..^^), 오래전 스위스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지금은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 구형모델만의 특별한 포스를 은근히 즐겨 봅니다(적어도 교복처럼 똑같은 옷 입은 사람은 없으니깐..^^). 등산화는 가볍고, 접지력 짱짱하고, 멋스러워서 아끼며 사용하고 있는 한바그 크랙세이프 등산화.
동계야영짐을 꾸린 그레고리 100리터 비박배낭. 빵빵하게 배낭을 꾸리면 배낭높이가 머리보다 한참이나 더 높아 집니다. 풀팩킹한 비박배낭을 내려 놓았다가 다시 들쳐메는 일이 이젠 예전같질않네요...ㅠㅠ (내려놓았다가 다시 메려면 무게감에 눈앞이 노래져요..^^)
어둠속 숲속에 앉아 남자들만의 추억이 구성진 이야기를 한잔의 술잔속에 담아 마시며, 적당히 취기가 오르면 대학시절 심금을 울렸던 사랑의 시가 읇어져 나오고, 옛추억의 정감이 잔뜩한 노래로 분위기를 숙연케 만드는 영원한 로맨티스트 산사나이 조성천씨. 이번 비박야영중에도 평생 잊지못할 돌삼겹살의 맛을 경험하게 해주네요..^^
'Climbing > 등산·캠핑사진(Pic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4월14일 인수야영 (0) | 2012.04.15 |
---|---|
2012년4월8일 모토사이클 트러블과 봄기운이 완연한 인수야영 (0) | 2012.04.09 |
2012년3월16일-18일 雪國, 2泊3日의 記錄 (0) | 2012.03.18 |
2012년3월10일 산제 비박야영 (0) | 2012.03.11 |
폭설 내리던 그날의 마장터 사진기록 (0) | 2012.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