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사진(Picture)

2012년1월8일 봉화산 구곡폭포 완등

Steven Kim 2012. 1. 9. 06:32

봉화산의 구곡폭포가 잘 얼었다는 연락을 등반팀으로 부터 받았습니다. 한동안 소홀히 하고 있는 Climbing 을 올해서부터는 좀 더 열심히 하기 위해 금토요일 약속을 어진간해서는 하지않고 주말에는 아에 등반만 해야 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올겨울 첫 빙벽등반에 참가 !!.

 

작년에 구곡폭포 빙벽등반에 나섰다가 도중에 손이 너무나 시러워 아이스바일을 손에 쥘 수 조차 없을 정도의 극한상황에 몰리며 등반을 포기 하였던 기억이 늘 아쉬웠던 구곡폭포. 

 

빙벽을 오르다 보면 아이스바일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찍고 올라야 되기 때문에 손으로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해(펌핑현상)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손이 시러워지면서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손이 시러운 것을 그대로 두면 엄청난 통증이 수반).  등반거리가 긴 높은 빙벽을 오를 경우 손을 가끔식 아래로 내려 떨어줘 혈액순환을 시켜야 한다는데, 나같은 초보에게는 그게 그리 간단칠 않슴다..ㅠㅠ

 

빙벽등반을 해보지 않은 일반인들이 얼핏 보기엔, 크램폰(발에 차는 톱니장비)과 아이스바일(손으로 얼음을 찍는 장비)을 사용하여 얼음을 찍으며 얼음절벽을 오르는 빙벽등반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을 수 도 있지만, 막상 해보면 진짜루 에고고 사람살려 상황... 

 

빙벽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체력이 필수. 체력만 좋다고 빙벽을 오를 수 없지만, 그렇다고 현란한 기술만 가지고도 빙벽을 오를 수는 없슴다. 물론 둘중 하나만 제대로 있어도 휠씬 쉽기는 하겠지만...^^ (적절한 방한과 방수 장비역시 중요. 얼움기둥 중간에 물이 줄줄 흘려 내리는 구간을 만날 경우 방수장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온몸이 홀라당 젖어 금방 얼어버립니다. 높은 절벽의 중간에서 옷이 물에 젖어 체온이 떨어진다면, 올라 갈 수 도 없고 내려 갈 수 도 없고, 정말 황당하겠죠...진짜로 죽음 입니다..ㅠㅠ). 물론 고수가 되면 어진간한 높이의 빙벽은 순식간에 올라 갈 수 있으니깐 이런저런 걱정 패쑤~~

 

 

주말이면, 7호선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춘천행 특급 지하철(아침 8시)은 어김없이 많은 산행객들로 붐빕니다. 구곡폭포를 등반하기 위해서는 강촌역에서 내려 봉화산 입구 들머리까지 택시를 타던지(3000원) 아니면 그냥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강촌역에서 약 20-30분 워킹). 작년엔 택시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던데, 올해엔 여기도 경기를 타는지(??) 택시들이 전혀 눈에 띄질 않네요. 그래서 봉화산 입구까지 강촌의 상큼한 겨울공기를 맞으며 용감하게 걸어들어갔습니다..^^

 

오늘 빙벽등반시 사용한 아웃웨어는 "마무트 익스트림" 자켓 & 오버트라우저. 3-4년전 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스위스 브랜드로 유럽에서 세일기간중 구입했던 제품 (실상을 잘모른 사람들은 비싼 명품만 입고 다닌다고 생각 할 지 모르지만, 내가 입고 다니는 유럽 브랜드의 옷들은 거의 대부분 현지에서 싼맛에 산 떨이제품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명품 등산복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더만, 비싼가격에도 불구 이 브랜드를 입고 다니는 멋쟁이 등산객들이 너무 많아져서(노스페이스 같이) 좀 뻘쭘 하기까지..^^..(그래서, 잘 않입게 되더군요..^^).

 

언제부터인가, 마무트니,몬츄라니 하는 유명 브랜드들 보다 오히려 남들이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등산고수" 스타일의, 무명이지만 기능이 좋은 아웃도어 웨어에 눈이 갑니다.ㅎㅎ..(전에는 쳐다 보지도 않던 저가상품에 대한 견해도 많이 달라졌슴다. 아웃도어 웨어, 솔직히 비싼거나 싼거나 기능적인 면에서는 도진개진,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언젠가 터미날 판매대에 쓰레기 가격으로 쏟아져 나와있던 떨이제품중 골라 들었던 국산 8000원 짜리 등산용 아웃터와 5000원 짜리 보온 등산조끼, 실제 사용해 보니깐 오홋 요거 좋네 !!! 따듯하고 편해서 자주 애용하고 있네요)

 

마무트 익스트림 자켓을 오랫만에 꺼내 입었더니(작년 빙벽등반이후 처음) 자켓과 헤드커버를 연결하는 지퍼가 제대로 작동 되질 않네요. 뭔가 됬떤 세월이 지나면 어딘가가 한군데씩 고장이 나는거 참 신기 합니다(왜 그렇지??  무서운 세월의 흐름..)  위아래 한벌세트(장갑까지 포함)인 마무트 익스트림 자콋 & 오버트라우저는 빙벽등반용으로 입기에 폼도나고 아주 딱이긴 합니다.(그러나, 실제 빙벽등반시 비싼 오버트라우저 옷은 입지 않는것이 좋죠. 자칫 잘못하면 크램폰에 바지가 찢겨질 확율 80%..^^)

 

동네 세탁소에서는 수선이 불가능한 특수 기능복의 경우 (특히 각종 보호대가 장착된 복잡한 모토사이클 보호복), 청계천 "광장시장"에 가면 어떠한 고장난 자크라도 수선이 가능한 할아버지가 있습니다.(청계천쪽 광장시장 입구 할머니 3분과 할아버지 1분이 나란히 앉아 미싱을 놓고 수선을 해주고 있는데, 이 할아버지는 말 시키는 것을 무쟈게 싫어함. 그냥 아무소리 않고(벙어리 처럼) 고장난 물건을 보여주면, 살펴보고 얼마라고 딱 한마디 하는데, 이때 괜히 수선비를 깍을려고 입을 열거나, 괜한 말을 시키면 성질을 팍내며 수선해 주지 않는 할아버지 특유의 "곤조"가 있으니깐 참고..^^)

 

 지하철 창밖으로 스치는 남한강의 을씨년스런 겨울풍경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왠지 겨울이 제일 좋습니다

그래서 겨울남자..^^(내 생일이 겨울이라서 그런가??) 

 

 오늘 구곡폭포 빙벽등반을 위해 절벽위에 줄을 걸으려 선등을 나서는 등반팀 고문님.

 

 

햇빛이 들지 않아 항상 추운 봉화산의 구곡폭포. 방한과 보온장비를 제대로 갗추지 않으면 진짜루 벌벌떨며 고생 제대루 합니다. 입어만 주면 온기가 도는 발란드레의 베링500 우모복, 그리고 아주 오래전 유럽에서 구입했지만 일상에서는 사용 할 일이 없는 무지무지 따듯한 북유럽산 털모자가 진가를 발휘..^^

 

손시러운 것은 피콕 손난로로, 발시러운 것은 붙이면 열나는 발열파스로 해결하면 됩니다. 피콕 손난로용 연료는 구지 비싼 zippo 라아티 연료대신 동네 수퍼에서 판매하는 라이터용 국산 SUN 연료를 사용해도 좋더군요.(가격차이 3배). 피콕 손난로에 정확한 양의 연료를 채워넣기 위한 연료 게이지가 따로 있지만, 따로 챙기기도 귀찮고 잃어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구지 게이지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연료통을 15번 꼭꼭 눌러 연료를 넣어주면 하루 왠종일 사용가능..^^

참조 --> 피콕 손난로 http://blog.daum.net/stevenkim/15709964

 

왼쪽 제일 꼭대기 상단에 있는 것이 바로 접니다..^^(빨간 원안)

탱탱 놀다가 정말 간만에 빙벽등반을 하다보니 여기쯤에서 죽을똥 살똥..무쟈게 힘드넹..에고고..사람살려..

 

 

빙벽등반을 하다보면 여러 위험상황을 겪게 되는데, 그중 얼음덩어리가 등반하는 사람이나 절벽 밑에서 빌레이(확보)를 봐 주는 사람에게 정통으로 떨어지는 "낙빙"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큰 얼음 덩어리는 가속도가 붙기때문에 사람이 맞으면 치명적일 정도로 위험 (안전헬멧 착용 필수!!) 이날도 등반중 낙빙에 맞아 얼굴이 찢어진 등반자(다른 등반팀)가 계셨습니다. 심한 상처에도 불구, 이빨이 부러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노련한 솜씨로 응급처지를 하시는데 절로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지긋한 연세로 보아 등반경험이 많으신 분임에 틀림이 없으신 듯... 

 

빙벽등반의 경우 이러한 낙빙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항상 마음에 걸립니다.(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릴경우 위에서 등반하는 사람 때문에 생겨난 낙빙이 아래쪽 사람에게 그대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

 

낙빙으로 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안면보호 바이저를 장착 할 수 도 있고, 등반중에는 챙이 단단한 모자를 안전헬멧 안쪽에 써주는 방법으로 낙빙의 위험을 최소화 시켜 줄 수도 있지만, 암튼 빙벽등반의 여러 위험요소들중 특히 시도때도 없이 떨어지는 "낙빙"은 정말 골칫덩어리이며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신경 바짝 쓴다고 떨어지는 낙빙을 빙벽에 메달린 상태에서 피할 방도도 없지만..ㅠㅠ..비나이다 비나이다 낙빙이 제발 제발 안전모 위로만 떨어지도록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