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사진(Picture)

2011년 11월19일 영하의 칠봉산 캠핑

Steven Kim 2011. 11. 20. 18:49

ER(익스트림 라이더) 등산학교의 인공등반 5주 교육과정에 참가한 산악회 선배님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훈련장이 있는 칠봉산 야영에 참가키로 작정하고, 토요일 오전과 오후에 업무관련 약속들을 후다닥 하는둥 마는둥 해치우고, 불티나게 캠핑짐을 꾸려 출발하였던 2011/2012 첫 겨울스런 캠핑 기록.

 

원래는 모토사이클을 타고 가려고 했지만, 출발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위험한 야간라이딩 (어둠이 내리면 길거리로 뛰어드는 야생동물들이 빈번히 출몰하기 때문에 만에하나 주행중 동물과 부딫치면 예상치 못한 큰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여 들머리가 있는 칠봉산CC 까지 드라이빙. (가는길 내내 차량정체 때문에 모토사이클의 절실함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슴..ㅠㅠ)  

 

밤이 되면서 기온이 급강하. 고산 등반가들이 애용하는 현존하는 우모복중 최고의 내한온도를 자랑하는 베링500 우모자켓을 껴입고도 (하체부위의 적절한 보온을 못해서인지) 몸이 덜덜 떨릴정도로 한기가 느껴지더군요. 텐트내부에 서린 결로가 금방 동결되어지는걸 보니 칠봉산 산속의 날씨는 이미 영하의 기온임이 확실 합니다.

(발란드레 베링 http://blog.daum.net/stevenkim/15709725 )

 

 

이미 날이 저믄 캠핑사이트에 도착해 해드랜턴 불빛만으로 어둠속에서 텐트를 셋업. 여유로운 실내 인너텐트와 넉넉한 전실 덕분에 혹한의 겨울철에도 언제나 아늑한 쉘터를 제공하여 주는 힐레베르그의 카이툼 3GT 텐트는 언제 어디서라도 빠른 시간내 셋업과 철수가 가능 할만틈 충분히 익숙해 졌네요..^^..(어둠속에서도 가이라인 팩다운까지 완료..^^)

(힐레베르그 카이툼3GT 텐트 소개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018)

 

윗사진에도 산중에 내린 이슬이 텐트면에 서리로 동결되어진 모습이 보입니다. 어둠에 잠긴 산속의 날씨는 이미 한겨울이나 다름이 없네요. 

 

 

어둠속에 자리잡은 카이툼3GT 텐트의 모습. 조만간 북풍한설 몰아치는 눈쌓인 산속에서의 호젓한 캠핑을 꿈 꿔 봅니다. 각 계절마다 나름대로 야영의 즐거움과 특색이 있지만, 역시 비박캠핑의 별미는 겨울철 나홀로 하는 야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

 

 

ER 등반학교 출신의 믿음직스런 산악인이자 클라이머인 강명호 후배와는 오랫동안 함께 등산과 등반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인고의 지리산 등반의 기억이 벌써 4년전의 일이 되었네요. 만물이 딱딱한 얼음덩이로 변했던 혹한의 지리산 등반중 하체부위에 갑작스레 닥친 통증으로 더이상 등산이 불가능 해져, 도중에 탈출을 감행하였던 평생 잊을 수 없던 2007년 12월23일 지리산 등반 당시 강명호후배(그리고 지금은 자주 만날 수 없는 강기주씨)가 없었다면, 겨울철 눈덮힌 거산에서 조난이라는 혹독한 현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며, 아마도 이시간 이자리에 내가 앉아있지 못했을 수 도 있을듯 합니다. 당시의 처절했던 기록을 읽을때마다 여전히 전율이 느껴집니다 (2007년 12월21일 지리산 산행기 http://blog.daum.net/stevenkim/13597845)

 

 

잠자리에 들기전 인너텐트 내부의 모습. 3인용 텐트인 카이툼3 GT는 인너텐트 공간이 넉넉해서 좋습니다. 좁은 텐트공간에서 오래 있어야 할 경우 답답하고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이 많은데, 카이툼3GT는 인너텐트가 넓어 텐트안에서 캠핑생활을 즐기기에(책을 읽고, 음악도 들으며, 부칠 곳은 모르지만 마음속에 영원한 모습으로 변치않는 옛친구에게 쓰는 편지글과 같은 센티멘탈 라이프) 답답하지 않고, 특히 전후방 출입구를 완전히 개방 할 겨우 전실과 후실까지 넓게 이용해 발열장비와 취사장비를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기 때문에 악천후(특히 동계의 혹한캠핑)시 구지 텐트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모든 생활을 텐트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동계에 텐트안에서는 등산화를 벗어야 하기 때문에 발시러움을 방지하기 위한 우모버선이나 보온용 부티가 꼭 필요. 그리고 귀찮게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지 않을려면 쓰지않는 1리터 날진통이나 기타 장비를 이용한 비상용 소변통도 반드시...^^) 

 

윗사진에 걸려있는 텐트 내부를 밝히는  IDK LED조명은 오래전(2007년) 프랑스 빠리에 있는 등산전문점 오뷰캄뿌르에서 우연히 집어들었던 소품으로 그동안 정이 들데로 든 구닥다리 아이템 인데요(산속에서 밧데리가 방전됬을 경우 손잡이를 돌려 재충전 할 수 있는 다이나모 시스템이 아주 유용), 이번 야영후 집에 와서 팩킹짐을 정리 하는데 아무리 뒤져도 보이질 않아 에고야 드디어 요녀석 집나갔구나 싶어 무척 아쉬웠는데, 텐트를 말리기 위해 펼치는 순간 텐트 속에서 똑하며 떨어지며 다시 나타나 얼마나 반가웠던지..^^..(등산장비는 빤짝빤짝한 새것보다 여기저기 흠집도 나고 손때가 묻은 오래된 옛것들이 휠씬 더 소중합니다. 사고싶어도 살 수 없는 추억과 옛스러움이 묻어있어서...)

(IDK LED 램프소개 http://blog.daum.net/stevenkim/15628095 )

 

이번 캠핑중에 발란드레의 토르침낭을 사용했습니다. 영하 50도의 내한온도를 가진 극지용 침낭이리서 혹시나 너무 덥지않을가 싶기도 했지만, 동계야영시 너무 덥지않을까 하는 사치스런 염려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재확인. 내한온도 영하 50도 자리 침낭이지만 영하 1도 정도의 기온에서도 아주 포근한 잠자리를 제공하여 주네요. 

(발란드레 토르 침낭 소개 http://blog.daum.net/stevenkim/10176793)

 

 

ER 등산학교의 인공등반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칠봉산 절벽 꼭대기에 아침 햇살이 비칩니다. 따스한 햇살이 절벽 아래쪽 캠핑사이트 까지 내려와 한겨울의 냉기에 잔뜩 움츠러든 몸을 녹여주려면 꽤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할 듯..^^ (산속의 깊은 계곡에는 어진간해서는 햇살이 들지않으며, 잠깐 따스한 햇살이 비치다가 금방 어둠이 내려 앉아 버리곤 합니다)

 

 

오랫만에 한겨울스런 캠핑을 마치고 철수하기전 기록을 남겼습니다. 만만치 않은 사이즈와 무게의 카이툼3GT 텐트를 그레고리 배낭헤드에 완벽하게 팩킹 할 수 있는거 보이시죠..^^ 장거리를 이동하여야 하고 많이 움직여야 하는 알파인 산행이 아니고 어프로치가 부담스럽지않은 산속에서 비박캠핑을 하고자 할때, 카이툼3GT 텐트보다 더 이상적인 텐트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비탈진 어프로치길을 낑낑거리며 내려오는데 오랫동안 사용하던 그레고리 데날리프로 배낭의 가슴끈이 뚝하고 풀어져 버리네용..에고..ㅠㅠ..가슴끈 하나 있는 것하고 없는것하곤 베낭무게 차이가 천지차이 !!!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정들고 믿음직스런 데날리프로 배낭인데 세월의 무게는 역시 비껴가지 못하나 생각하고 조만간 청계천 배낭수리하는곳에 가서 더욱 튼튼하게 꿰메주고 깨끗히 고쳐 주려고 마음 먹었는데, 집에와서 문제가 생긴 부분을 살펴보니, 박음질 되어있는 곳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똑딱이로 잠겼던 부분이 열려진 것 이더군요. 그동안 매번 20-30 kg의 무게를 감당하였고 거칠게 사용했던 녀석이라 언진간하면 한번쯤 퍼질만도 한데, 역쉬 명성 그대로 그레고리 데날리프로 내구성 튼튼 짱 !!! 다시 똑딱이를 잠가 주니까 말짱..^^)

 

등산장비는 튿어지고 망가진 것을 고쳐 쓰다보면 묘한 정이 들더군요. 삐까뻔쩍 새것보다 손때 묻은 옛것에서 휠씬 더  소중한 값어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등산장비들 이란 생각. 오래되어 낡고 고장난 아이템이라도 그냥 버리지 말고 잘 가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흐른뒤 다시 꺼내 고쳐서 사용하면(등산장비는 고치기도 쉽죠) 그야말로 다시는 떠나 보낼 수 없는 나만의 유일한 장비로 자리메김 하게 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