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사이클 보호복/모토사이클 사진기록(Picture)

2011년9월17일 폭우속 용화산 라이드앤캠프

Steven Kim 2011. 9. 18. 18:35

출발전, 단단히 일기예보를 검색했지만 비가 온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왠걸 !!!  이번 용화산 숲속에 밤새 쏟아진 폭우는그동안 여러차례 우중 캠핑경험 중 "가장 많은 비가", "가장 오랫동안" 내렸던 기록으로 기억될듯. (모든것이 어둠과 빗속에 잠겨버린 한밤중의 고립감으로 살짝 겁이 났을정도..^^) 

 

지난번 마지막으로 했던 라이드앤캠프가 언제였는지는 블로그 기록을 살펴봐야 겠지만, 꽤나 한참동안 라이드앤캠프를 하지 못하고 있던차, 오랫만에 작정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했던 여정.

 

 

어렵사리 찿아간 용화산 자연휴양림 부근에서 길을 헤메기 시작, 양호한 포장도로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끊기며 좁은 비포장 급경사 산길로 연결되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겨우 극복하고 모토사이클을 돌려 나오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강원도 화천, 곳곳에 길이 끊겨지고 막혀진 도로가 여러군데 있어 당황스럽네요. 목적지를 찿아 헤메이며서 또다른 막다른 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봅니다.(사진의 오른쪽에 차량통행을 막고있는 바리케이트가 보이죠??)

 

이제부턴 주행중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추동 라이딩복 착용이 필수적일듯 합니다. 여름용 통기성 좋은 에어플로우 타입의 보호복은 이젠 춥네요.

 

 

급경사길을 따라 올라 겨우겨우 찿아낸 목적지. 바이크로 진입할 수 있는 마직막 정상부분에 어렵사리 올라 잠깐 방심한 사이 급경사지 아래쪽으로 발을 내디딜려다 발이 지면에 닿지않으면서 바이크가 넘어지고 말았슴다..에고고...(GS의 경우 급경사지에서 착지할 경우, 시트고가 높아 아래쪽 경사지쪽으로는 땅에 발이 닫지않게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는 그야말로 손쓸 사이도 없이 그야말로 "발라당" 넘어갑니다..^^,  넘어진 덕분에 라쳇로프로 단단히 체결된 카고백은 넘어지더라도 끄덕 없는거 다시한번 확인.)

 

쇼바이크적인 성격이 강한 삐까뻔쩍한 "발키리 룬"을 이렇게 넘어뜨렸다가는 눈앞이 노래졌겠지만, 언제 어디선가는 반드시 넘어져야 할 운명을 타고난 온오프로드 듀얼퍼포스 바이크 R1200GS는 이정도 넘어지는 것 으로는 (망가질 염려가 없어) No Prolblem !! 뒷 카고백과 엔진가드가 차체를 완벽하게 바쳐주니깐 바이크가 상하지 않지만(상처가 생기는 엔진가드와 사이드 트렁크 뚜껑은 적당히 쓰고 새걸로 갈면 됩니당..^^), 진짜 큰 문제는 사람의 인기척이 없는 외진곳에서는 넘어진 바이크를 도저히 혼자힘으로는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없다는 점..ㅠㅠ (나홀로 라이딩의 가장 큰 문제점). 버섯을 채취하는 산꾼들과, 일부 릿지 등반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이곳, 등반이 모두 끝나 더 이상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면 그야말로 꼬박 이상태로 밤을 세워야 합니다..ㅠㅠ 

 

BMW 모토라드에서 실시하고 있는 워크숍 프로그램중 혼자 바이크를 일으켜 세우는 방법과 훈련이 있다고 하던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바이크가 넘어진 상황에서 점점 날은 어두워져 가고, 거센바람에 체온은 내려가고,.ㅠㅠ...혼자 무거운 바이크를 세울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정말루 절실. (핸들을 축으로 허리를 꼿꼿히 세운상태에서 손에 힘을 주지말고 다리힘으로 일으켜 세우면 된다는 이론강의는 받았지만, 무거운 짐이 실린 R1200GS를 특히 경사지에서 혼자힘으로 세우는 것은 역시 불가능)

 

 

바이크를 일으켜 세우는데 도움이 줄 사람이 나타나지않아, 이곳에서 한참을 아무런 방법이 없이 하염없이 누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네요..^^ (다행히 어둠이 내리기전 구세주가 나타나 겨우 바이크를 다시 세울 수 있었슴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강원도 큰고개마루에는 벌써 추위가 느껴집니다.(바람이 거세, 바람을 피할요량으로 둔덕에 몸을 웅크리고 피해있었는데도 한 1시간쯤 지나니깐 이가 달달 떨릴정도..) 늘상 챙겨가지고 다니는 방한용 내피는 카고백에 안에있어 넘어진 상태로 카고백을 풀려 방한복을 꺼내입자니 아주 난감. 꼭 필요한 용품은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리어카고백에 따로 수납해야 한다는 교훈..ㅜㅜ...

 

 두사람이 달라붙어 겨우 바이크를 일으켜 세워놓으니 긴장이 탁 풀리면서 추위와 함께 피로감이 엄습

 

 

이제  조금 있으면 사방에 내릴 어둠속에서 오늘밤을 포근하게 지켜줄 셀터, 오랫동안 캠핑 Companion 이 되어준 마이티돔과 타프를 함께 셋업했습니다. 비 예보가 없었기 때문에 구지 타프를 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별 생각없이 셋업한 타프 덕분에 밤새 내리는 폭우속에서 야영을 계속 할 수 있게 될 줄 이때까지만해도 꿈에도 상상을 못했네요. 한두방울 내리는가 싶었던 순간, 갑자기 나뭇잎들이 강한 빗줄기에 맞아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듯 소란스럽게 내리는 숲속의 폭우.

 

 

밤새 참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여러번 폭우속 캠핑경험이 있었지만 이번 용화산 캠프중 경험한 심한 고립감을 느끼게 한 마운틴 폭우는 쉽게 잊지못할 듯...텐트를 셋업하면서 텐트둘레에 물길을 내놓았던 덕분에, 텐트속으로 물줄기가 들이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안약 텐트와 침낭마저 젖게되었다면 어쩔 수 없이 어둠과 비속에서 텐트를 다시 걷어내고 짐을 싸 철수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을 피할 수 없었을듯..(쫄딱 비맞으며 장비를 챙겨 어둠속 숲길을 헤치고, 바이크에 짐을 챙겨 빗속을 주행해야하는 상황, 생각만 해두 소름이 끼치넹..ㅜㅜ)

 

또한번의 잊지못할 라이드앤캠프 어드벤쳐였던 용화산 비박캠핑을 기억하기위해 기록사진을 남깁니다.

 

 

귀경길에 정말 오랫만에 다시 들려본 소양강댐. 이곳은 군대시절의 추억이 잔뜩 어린 곳 입니다. 보병학교 훈련을 마치고 전방사단으로 배치되기전 달콤하고 짧았던 집에서의 몇일을 보내고, 육군21사단으로 향하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두틈한 더플백을 둘러배고 양구행 배에 승선하던 그때의 긴장감이 이곳에만 오면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새롭게 느껴집니다.

 

정열에 불타던 군시절의 모습. 육군 21사단 931 철색소대 GP의 모습이 담긴 귀중한 군시절의 사진을 찿았습니다.

 

펀치볼이 우측으로 구름속으로 보이고, 산무리 넘어 백암산이 왼쪽에 관측되던 양구 최북방 931고지위의 벙커에 둥지를 틀고있던 철책소대. 얼떨결에 철책에서의 첫 군생활은 그렇게 시작..^^  당시 담당 철책구역 바로 코앞에 보이던 GP가 휴전선 전체GP중 북한군의 GP와 가장 가까운, 소총 사격권안에 위치하였던 전방중에 최전방. 보이는것은 첩첩산들과 밤만되면 환하게 불을 밝힌 철책뿐....산꼭대기에서 꼬박 1년을 보내고, 사복입은 민간인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던 첫휴가 !!! 온통 황토빛 산길만을 헤집고 다니다, 양구에서 배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을때 눈앞에 펼쳐진 말끔한 아스팔트 도로가 마치 신세계로 통하는 마법의 길로 보이며 이제 조금뒤면 그리운 집에 갈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가슴이 터질듯 했던 기억(도시공기에는 여인의 향수냄새가 배어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느꼈었음..^^), 꿈과 같은 몇일간의 휴가가 끝나고 살벌한 철잭으로 복귀하기위해 이곳에서 배를 승선할때 과연 다시 살아서 이곳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었던 꿈많고 활력에 넘치던 젊은날의 추억..^^  

 

 

군시절의 향수가 잔뜩한 양구행 배가 대기중인 소양강호의 선착장. 오랜세월이 흘렸지만 옛날 모습과 정말 하나도 바뀐것이 없는 곳은 아마도 세상에서 이곳이 유일무이 할 듯 하네요.잔뜩 흐려진 하늘에 비구름이 잔뜩, 금방 다시 억수같은 비가 내릴것 같았지만, 귀경중 다행히 더 이상 비는 내리지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