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산속에서 야영을 하며 하룻밤을 보낼 생각에 들뜬 토요일.(지난 1월 100년만에 가장 추웠던 혹한이 몰아닥쳐 모든것이 죄다 딱딱한 고체로 변하여 버리는 생애 가장 추웠던 야영이후 모처럼만의 비박야영입니다)
껌껌해지기전 야영장에 도착할 요량으로 서둘렸습니다. 칠흙에 잠긴 산속길을 해드랜턴 하나에만 의지한채 나홀로 걸어올라가기가 요즘들어 좀 많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입니다. (원통하게 생을 마감한 여인이 미이라가 되서 갑자가 벌떡 일어나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오는 영화를 본 이후 생긴 증상..ㅠㅠ..)
오늘 야영에는 특별한 텐트를 사용하였습니다. 오래전 멋모르고 구입하였지만, 그동안 한번도 필드사용을 하지 못한 캠프타운의 1인용 자동텐트를 무려 7년만에 첫개시하는 빅이벤트..^^. 역시지금까지 사용해본 텐트중 텐트를 세우고 다시 접어넣기가 가장 쉬운 녀석이네요.(텐트를 셋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후 다시 개어넣기도 쉬워야 하는데, 자동텐트의 경우 펴기는 쉽지만, 다시 개어 집어넣기가 만만치 않은것들 많죠). 몇만원이면 살 수 있는 이제품은 무게와 부피는 얄쌉한 몽벨 마이티돔의 3배에 가껍지만 가격은 1/10 입니다. 선택의 자유는 소비자 몫.
해떨어지기 전에 도착한 야영포인트에서 널럴하고 차분하고 꼼꼼하게 잠자리를 마련.
어둠이 내렸습니다. 4월인데도 산속은 여전히 춥네요. 듬직한 로바티벳 중등산화를 신은 발까지 살짝 시럽다 할 정도. (새벽녃 순토등산시계로 측정한 최저온도 영하 2도). 다행히 우모자켓과 오랫동안 애용해서 너덜너덜 해졌지만 보온효과 하나만은 끝내주는 우모 오버트라우저를 가져온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었네요.
칡흙같은 산속의 어둠을 단방에 물리쳐준 증조할아버지급 골동품 석유랜턴. 오래됬지만, 요즘 구경할 수 없는 황동으로 된 연료통은 여전히 광을 잃지않고 화려하게 반짝이며, 발광부는 왠만큼 쎄다는 최신 유명랜턴은 저리가거라 할 정도로 밝은빛을 뿜어냅니다.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6시간 동안 연료가 풀인 상태에서 점등하여 취침전 소등때까지 한번 더 연료를 보충힌 상태에서 반 정도가 남은상태..(밝기에 비해 연비가 상당히 좋슴다..^^)
보기에는 똑같이 생겼지만, 가솔린(휘발유: 자동차에 넣는 것과 같은)과 석유는 많이 다른 연료입니다(등산용으로 사용하는 "화이트가솔린"은 일반 가솔린<휘발유>에서 불순물을 조금더 정제한 것), 그냥 몰랐을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위험한 줄 모르고 썼었는데, 캠핑짬밥이 늘어나면서 가솔린의 에고머니나 스러운 높은 발화점에 대한 경험을 하다보니 휘발유가 얼마나 위험한 연료인지 잘 알게되었슴다. 가솔린이 조금이라도 흘려있는 상태에서 만약 아주 작은 불씨라도 튕겼다하면 믿기지않는 순식간에 크고 강력한 화염으로 번지며 큰사고로 이어질 수 도 있죠 (집에서는 가솔린 등산용품 시험발화하는것 매우 위험하니 절대 하지마세요). 반면에 석유는 가솔린에 익숙한 사람이 보면 웃음나올 정도로 발화점이 낮습니다. 어지간히 흘려있는 석유에 불꽃을 같다대도 화염이 옮겨붙질 않슴다. 가솔린보다는 휠씬 안전하다할 수 있죠. (그만큼 불을 붙이기가 어렵기때문에 석유를 사용하는 장비는 귀찮은 예열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석유(백등유)는 가솔린에 비해 상당히 많이 쌉니다.
그리고 다시 찿아온 새벽..^^
캠프타운의 1인용 자동텐트의 모습이 삼빡하죠??..^^ 서머레스트 라지사이즈 에어메트리스를 집어넣으면 빈공간 없이 꽉 찰정도의 좁은공간만을 제공하는 그야말로 더도없고 덜도없이 딱 1인용 텐트임다. 위부분 꼭지를 잡고 다리만 펴주면 저절로 쳐집니다. 앞뒤 큼지막한 출입구와 출입구의 반을 다시 개폐할 수 있는 모기장이 달려있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가을 간절기용으로 사용하면 괜찮겠네요. (두꺼운 원단과 좁은 내부공간으로 인한 결로발생때문에 한겨울에는 침낭커버가 꼭 필요할듯..)
아무리 비싼텐트라도 오래사용하다보면 바닥부분이 헤지게 마련입니다. 특히 은박메트를 깔지않고 그냥 사용한 텐트들은 밝은빛에 비춰보면 땅바닥에 부대낀 흔적으로 바닥이 헤지고 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캠프타운 텐트들은 바닥보호 메트없이 사용해도 어진간해서는 꺼떡없을 만큼 튼튼하고 두꺼운 원단을 사용하다보니 무게는 무겁지만 튼튼하기는 하겠습니다.
산속에서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으로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됩니다. 떠오른는 태양은 새로운 희망을 잔뜩 품고있습니다. The new day is breaking up out of repeating everyday with full of vitality.
요즘 오토캠핑이 부쩍 인기를 끓고있는데,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가듯 모든 빛이 사라져버린 칠흙의 산속에서 하는 백팩킹 비박캠핑은, 넓은공터에 온가족이 함께 피크닉하듯 차타고 놀러와 좌판 벌려놓고 올때부터 갈때까지 음식 해먹는 흥겨움과 함께하는 가족적인 오토캠핑과는 전혀다른 아웃도어링입니다. 절대어둠속 모든것이 제한된 상황에서 멜랑콜리만이 유일한 낙인 마운틴 백팩킹 비박야영을 오토캠핑과 같은 캠핑장르의 아웃도어 액티비티라고는 도저히 못하겠네요..^^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않는 오래전부터, 북한산의 새벽을 깨우는 것은 한쌍의 까치가 만들어내는 소란스러움 때문입니다. 오래전 백운대 숲속에서 멋모르고 비박을 시작할때 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나에게 산속의 새벽을 알리는 녀석의 모습을 비로서 오늘에야 보게됬네요..^^
곰곰히 생각해 보니, (참 신기하게도) 까치부부의 새벽을 여는 번잡스러움에 잠을 깨곤한지가 꽤 오래됬다싶습니다.
2011년 4월3일 쌀쌀하지만 상큼하였던 북한산의 새벽을 기록합니다. 발란드레 키루나 방한 우모복 덕분에 춥지는 않았지만 더 두꺼운 베링우모복이 아쉬울 정도로 여전히 산속의 기온은 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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