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사진(Picture)

10년12월19일 가래비 빙폭

Steven Kim 2010. 12. 19. 18:30

정말 오랫만에 다시 얼음폭포 등반(빙등)을 했네요..^^(지난번 마지막 빙등이 2년전..~~)

 

빙폭등반 사고로 아쉽게 유명을 달리한 동호인들의 이야기를 여러차례 들었고, 제대로 된 실력과 등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로망을 쫒아 무리한 등반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하면서, 그동안 암벽등반과 빙폭등반을 거의 중단한 상태.

 

2008년 8월 인수봉 등반중 마지막 피치에서 확보줄이 풀리는 아찔한 경험을 한 이후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직접 제대로된 시스템을 배우기 전까지는 암벽등반을 자제하기로 한 상태며, 빙벽등반 역시 2007-2008년 시즌 명성산 바름폭 폭포에서 강력한 추위를 경험하며 즐기기 보다는 괜한 "자신과의 싸움" 스러움을 경험한 이후, 선등자의 도움(끌어 올려주는)이 절대적인 나르시스적 로망일랑 잠시 접어두고 나중 좀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제대로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기술등반을 즐기기위해 잠시 중단했던 상황입니다.

 

그러나, 정말 오랫만에 얼어붙은 얼음폭포를 접하는순간 다시금 등반열망이 강렬하게 되살아나며, 허만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딕(Moby Dick:백경)"의 주인공이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강렬한 힘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바다로 향했듯. 나도 모르는사이 거부할 수 없는 끌림으로 얼음폭포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가래비 폭포는 지난주 이틀간 연속된 혹한의 날씨에 거대한 얼음폭포로 변했고, 주말을 맞이하여 많은 얼음폭포 등반 동호인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양질의 얼음폭포 등반을 위해 그 전날 저녁부터 야영을 하며 아침 일찍 등반을 서두르는 동호인들도 많네요.

 

 잘 만들어진 가래비 빙폭에 확보줄이 걸리기 시작.

 

 

암벽팀의 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출발전 그동안 먼지를 잔뜩 뒤짚어 쓰고 있던 빙등장비들을 몇가지 챙겨갔던것이 오늘 시빙을 통해 빙폭등반을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네요. 2년만에 다시 등반을 준비하며 뛰는가슴을 달래봅니다.

 

빙벽화, 아이스바일, 크램폰, 하네스, 방수상하의, 장갑(등반용 + 보온용), 안전모, 모자 + 안면 바라크라바.

아쉬웠던 품목 : 수퍼베이직, 주비너 2개 (다음번 등반시 반드시 챙길것). 편한의자, 핫팩, 장비펼침시트.

 

오랫만에 다시 잡은 아이스바일과 크램폰

등반웨어 : 마무트 Alto Jacket + Nuptse extreme XCR 

 

 재작년 이후 오랫만에 기록한 2010/2011년 시빙(시즌 첫 빙폭등반: 빙등시작).

 

 

괜한 흥분과 오랫만에 사용하는 장비가 손에 익숙치않아 첫번 등반은 팔에 펌핑이 날 정도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얼음을 찍고 올라가는 빙벽등반이 생각같아서는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실제 해보면 기술과 요령이 없을 경우 금방 손힘이 빠지며 아주 많이 힘듭니다.

 

* 펌핑 : 암벽등반이나 빙벽등반을 하다보면, 손에 힘이 완전 제로상태로 빠져나간 상태를 펑핌이 났다고 합니다. 아마도 혈액순환에 문제가 되면서 팔힘이 완벽하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런한 표현을 하는 것 같은데, 펌핑이 났을경우는 팔을 내려 쉬면서 혈액순환을 시켜주어야 회복이 됩니다. 일상에서는 거의 경험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암벽등반을 하면서 비로서 팔힘이 쪽 빠지는 펌핑을 경험을 하게됬습니다.

 

주말날씨가 많이 풀리면서 얼음 녹은물이 제법많이 흘러내려 등반중 옷이 젓으며 제대로 등반을 하기가 쉽질않네요. 

 

 

첫 시도에서 나름대로 다시금 빙등에 대한 감을 잡았고, 세컨 트라이를 위해 방수복을 단단히 착용하고 만반의 준비를 갗춘다음 등반을 대기중. 

 

착용한 등반웨어는 마무트 익스트림 고어텍스 XCR 세트 모델 입니다. 착탈식 후드, 완벽한 통기시스템, 등반보조포켓등 여러가지 풀기능의 현재 로간/눕체 디자인의 롤모델격인 마무트 고어라인의 Top of the Lines 자켓인 익스트림 Lhotse XCR 자켓과, 바지통 사이즈를 상황에 따라 넓고좁게 조절할 수 있으며, 등산화를 신은채 입고벗을 수 있게 양사이드 지퍼로 풀오픈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갗춘 Nuptse 익스트림 XCR오버트라우저, 그리고 전용 Lhotse 고어 XCR 장갑을 세트로한 마무트의 등반복 입니다. 얼음폭포 등반을 시작하며 열심히 등반을 하기위해 작정하고 1 세트로 맟춰 구입하였던 등반웨어인데 빙등을 중단하면서 바지와 장갑은 구입후 오늘 처음 사용해 보았네요..^^

 

여기서 잠깐 빙등장비에 대한 간단한 설명 :

여러 등산/등반 장비들중 얼음폭포 등반(빙등)용 장비들의 가격이 무척 비싼편입니다. (처음 준비해야하는 장비들의 가격이 만만치않기 때문에 막상 시작하기가 쉽질않죠) . 그러나 실은 좀 더 저렴하게 빙등을 시작할 수 있는데도 불구 우리나라에서는 일률적으로 고가의 장비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빙등을 하기위해 가장 필요한 장비는 무엇보다 빙벽화가 필요합니다. 다른 장비는 여차할 경우 다른사람에게 빌릴수도 있지만, 빙벽화는 빌릴 수 가 없슴다(발냄새 문제도 있고해서 남에게 신발을 빌리거나 빌려주기도 꺼림직 스럽고..^^). 우리나라에서 인기있고, 유명한 빙벽화가 윗사진의 라스포티파의 네팔에보 빙벽화인데 80-90만원대의 굉장히 비싼 신발이죠.

 

그러나 몇번 빙등을 해본 경험으로, 빙벽등반을 위해 구지 비싼 신발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착용하는 대부분의 빙벽화는 실제로는 고산등반화들 입니다. 만년설이 다져서 얼음같이 변한 4000미터급, 5000미터급 8000미터급 극한환경의 고산이 전무한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할 일이 거의없는 고산등반화를 편의상 빙등용(빙벽화)으로 사용하는 겁니다. 

 

본인의 경험상, 비싼 고산등반화(아이스반 워커)나 좀 저렴한 고산등반화나 기능상의 차이는 정말로 한끝 차이라는 생각 입니다. 비싼 고산용 등반화를 신고 폼잡느라 설악산이나 지리산 동계등반용으로 사용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거구(고산등반화의 경우 바닥창이 닯으면 창갈이를 위해 이태리까지 공수해야 할 듯...),어짜피 빙벽용으로만 사용을 하게 되는데, 빙등용으로만 사용할 경우 평생사용한다 하더라도 몇번 신어보지 못하는 아이템이 바로 빙벽화(고산등산화) 입니다. 라스포티바의 네팔에보의 반에반값 정도로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고산등반화도 잘 찿아보면 얼마든지 고를 수 있을검다.

 

폭포가 꽁꽁얼어 얼음폭포가 되는 지역은 역시 추위가 남다른 곳이 많기때문에 발이 무척 시러운데, 발 시러운건 비싼신발이나 싼 신발이나 도진개진 거의 비슷비슷 합니다. 빙벽화로 구지 비싼 제품을 고집하기 보다는 좀 저렴한 일반 얼음지역 등반용 고산등반화를 사용해도 절대 무관하다는것이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등반준비 완료와 함께 안전을 확보하여주는 빌레이어의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

 

빙벽화가 마련됬다면, 빙벽등반을 위해 필요한 다음장비는 빙벽화 밑에 장착하여 주고 얼음을 찍고 올라가는 발장비인 크램폰 입니다. 보통 일반 눈산행때 사용하는 아이젠보다 훨씬 더 확실한 그립력을 제공하는 12발의 날카로운 찝게가 장착된 얼음지역을 걸을 수 있게하여주는 장비 입니다.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 페츨사에서 출시한 M10이란 크램폰이 국내 동호인들 사이에 가장 많이 사용되어질겁니다.

 

가격은 대략 30-40만원(??) 정도이며, 크램폰을 장착할 수 있게끔 앞코와 뒷코가 톡 튀어나온 고산등반화용 크램폰과 뒷코만 튀어나왔고 앞코는 일반 등산화와 똑같이 생긴 고산등반화에 장착할 수 있는 크램폰이 있는데, 자신의 빙벽화에 착용가능한 크램폰을 구입하여야합니다. 

 

M10은 앞코와 뒷코에 걸이개가 달린 크램폰으로, 물론 앞코와 뒷코가 튀어나온 크램폰 전용 빙벽화와 매치를 할 경우 더 편리하고 장착과 탈착이 쉽고 더 단단하게 조여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뒷코만 나온 빙벽화에 장착하는 크램폰에 비해 얼음폭포 등반시 월등히 성능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을듯..(전문선수가 아닌 일반 취미로 빙벽을 즐기는 나같은 동호인의 경우) 

 

(앞에 찍게가 두발짜리(더블)과 한개짜리(모노)가 있는데, 전문가가 아닌경우 그냥 속편하게 일반 믹스등반에도 사용할 수 있는 두발짜리를 구입하면 후회없슴다)

 

본인이 만약 지금다시 빙벽용 장비를 구입한다고 하면, 앞코가 없는 좀 저렴한 고산등반화에 가격이 저렴한 앞코뒷코 자물쇠 장치가 없는 다목적용 크램폰을 구입할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램폰을 장착하고 등산을 하여야 하는 고산이 없기 때문에(본인의 주관적인 경험상으로는 눈이 깊게쌓인 겨울철 설악산이나 지리산도 일반용 6발 아이젠이면 충분히 등산이 가능하고요, 보통 눈산행의 경우는 구지 6발 아이젠도 필요없더군요. 간단하게 착탈할 수 있는 우리나라 "라이프" 라는 브랜드의 4발 아이젠 정도면 충분하고 오히려 더 유용하다 싶슴다.  얼음이나 얼음과 같이 다져진 단단하고 미끄러운 눈으로 뒤덮힌 곳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12발 찝게가 달린 크램폰을 등산시 사용할 일은 정말 없구요, 따라서 고가의 크램폰은 대부분 한겨울철 빙등용으로만 사용하게 되는데, 구지 너무 비싼 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싶습니다.

 

 

두번째 등반은 첫번째 보다 훨씬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한번 몸에 익혀진 기술은 아무리 오래동안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시 금방 발현되곤 합니다. 스키도 마찬가지죠. 한번 익혀놓으면 아무리 오랫동안 타지 않았더라도 금방 다시금 옛날 실력이 되살아 나더구요. 우리몸은 정말 조물주가 만들은 최고의 기적입니다..^^

 

다시 빙벽장비 이야기..

빙벽화와 크램폰을 분비하였으면 다음번으로 얼음을 찍고 올라가는 손장비인 아이스바일이 필요합니다. 종류가 하도 많아서 구입하기 헷갈리는 아이템중 하나 인데요, 통상 페츨사의 다목적 아이스바일인 샬레 콰트란 모델이 무난합니다. 프랑스 장비점의 도우미들은 일반 빙등동호인에게는 전문선수용 장비를 권하지 않습니다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경기용으로 출시된 노믹(Nomic) 모델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 전문 선수용 경기장비인 페츨의 노믹이 부동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경기용인 노믹은 손목걸이를 장착하는 것이 불편합니다.(원래 빙벽등반 경기에서는 손목걸이를 장착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빙벽을 올라가다보면 팔에 힘이 죄다 빠져서 아이스바일을 들고 있기 조차 힘든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는 손목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 입니다. (힘이빠져 자칫 잘못 놓치게 되면 장비도 장비려니와 후등하는 사람에게 크게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빙등사고중 낙빙이나 낙장(떨어지는 장비)에 의한 치명적 사고가 많습니다)

 

빙벽등반이 익숙한 등반인에게는 노믹이 더 좋겠지만, 그냥 취미삼아 즐기는 일반빙등 동호인은 아무래도 샬레시리즈의 콰트모델이 무난할 거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이스바일 역시 상당히 비쌉니다. 대략 한개당 30만원 보다 훨 비쌀겁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자일정을 쌓은 친구가 있을경우, 아이스바일은 좀 빌려써도 괜찮은 장비입니다.(물론 자기 장비를 아끼는 등반인들의 경우 장비를 빌려주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기는 합니다. 아이스바일의 경우 잘못사용하면 칼날이 상하게 되기도 하죠). 

 

기본적인 빙등장비인 빙벽화, 크램폰, 그리고 아이스바일만 준비되었다면, 이제 적절한 암벽빙벽 전문등반 클럽에 조인하여 기초훈련과 기술을 습득한 다음 빙벽등반에 도전하면 됩니다. 별도로 빙벽등반을 가르켜주는 전문 등반학교들도 여럿 있습니다. 이 세가지의 기본장비들을 제외한 다른 빙등장비들은 일반 암벽등반 장비를 겸용하여 사용하면 되며, 방수용 자켓과 오버트라우저는 자칫 크램폰에 찟길염려가 있기 때문에 초보자들의 경우 기술을 어는정도 습득하기 전에는 특히 비싸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Climbing > 등산·캠핑사진(Pic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년12월25일 숀  (0) 2010.12.26
10년12월25일 삼각산 영봉  (0) 2010.12.26
10년12월17일 눈산행  (0) 2010.12.17
10년12월12일 삼각산 둘레길  (0) 2010.12.12
2010년11월 겨울 첫눈   (0) 20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