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스위스에 다녀왔습니다. 스위스의 고봉들을 만날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만년설 덮힌 웅장한 고봉들의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참으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됩니다.(재작년 설악산 석주길 등반때 만났던 설악의 위용에도 똑같은 감흥을 느꼈구요)
일반인들이 감히 접근하겠다는 엄두도 내지 못하던 설산고봉들의 험로를 깍아 산악열차길을 놓고 깍아지른 수만길의 아찔한 절벽에 케이블카 선로를 설치한 스위스인들의 믿기지않는 노력과 기술 덕분에 지금은 누구나 맘만 먹으면 3000-4000 미터 정상까지 쉽게 올라 이런 산 꼭대기가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멋진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는것이 정말 나 같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라 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특별한 등반기술과 행운이 따라야만 겨우 오를 수 있다는 티벳이나 중국의 만년설산의 정상에 만고의 고생끝에 올라섰다면, 지금 이순간 내가 스위스 설산고봉에서 보는 모습과 비슷할 주변의 모습을 보게될때 그 느낌이 과연 어떨까 궁금합니다. 아마도 산악열차를 타고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스위스 만년설산들에서 느끼는 웅장함을 넘어선 감동과 함께 거룩함까지 느껴질 듯 합니다.
이번 스위스 방문시 짬을 내어 용이 산다는 스위스의 전설적인 고봉인 필라투스를 올랐습니다.
그동안 융프라후, 마테호른, 몽블랑 등등 나름 여러 알프스의 고봉들을 수차례씩 다녀보았지만 이번 마우트 필라투스에서 처럼 황홀하기까지한 특별한 알프스의 모습은 여짓 본적이 없었던듯 싶구요, 구름위로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순간 펼쳐지는 꿈같은 황홀경에 나도 모르게 저절로 탄성을 지르는 특별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매번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어떨때는 귀찮아서 또 어떨때는 피곤해서 매번 다음기회로 미루고 와보지 못 했던 마운트 필라투스에 드디어 올랐습니다
마운트 필라투스에서 저 넘어 구름바다를 넘어 보이는 환상적인 알프스의 고봉들
경험많은 등반인들로 부터 진짜 무서운것은 한치앞을 분간할 수 없을정도 심한 산안개(미스트: 산악인들은 이를 가스라고 부릅니다)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짙은 안개가 끼어서 바로 코앞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미스트때문에 오도가도 못한채 발생한 조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에이 아무리 안개가 짙어도 설마 한치앞이 않보일까 싶어 에고 행님 과장이 쫌 심하시네잉 했었었는데, 이번 마운트 필라투스를 케이블카로 올라가면서 이러한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는 지독한 산가스의 실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어 놀랍더군요.
어느정도 고도가 높아지니까 슬슬 마운틴개스가 끼기 시작 합니다.
그러더니, 진짜루 한치앞을 볼 수 없는 짙은 미스트속으로 빨려들면서 한참동안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됩니다.(필라투스 쿠름이라는 고봉까지 매우 빠른 케이블카로 올라가는데도 약 50분 정도 걸립니다. 마운트 필라투스는 스위스에서도 가장 경사가 가파른 산악열차가 운행되는 코스로도 유명합니다만 4 월 중순 겨울철이 끝날때 까지는 안전을 고려하여 케이블카만 운행 합니다.)
어느순간 갑자기 하늘이 열리듯 개스를 만드는 구름을 뚫고 만년설의 고봉이 순간 바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산정상에 오르는 동안에는 눈부시게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며 황홀경이 연출됩니다.
멀리 보이는 구름속의 마테호른
산 중턱에서부터 산에 가스가 차기 시작하는데, 미스트의 농도가 얼마나 심한지 정말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분간하지 못 할 정도입니다. 갑자기 진짜루 무섭다 느껴지며 소름이 돋을 정도...얼마를 더 올라갔을까 갑자기 하늘이 열리듯 화창한 날씨에 순백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알프스산맥의 만년설산들의 모습이 정말 너무나 황홀하여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필라투스 정상에서 보이는 또 다른 알프스의 봉우리 천길만길 낭떠리지 옆에 놀랍게도 조그마한 교회가 있고 교회앞의 봉우리에는 십자가에 세워져 있네요.(사진의 우측에 보이시나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지금은 아무도 살지않는 오래전에 지어진 교회라고 하는군요. 필라투스쿠룸에서 저곳까지 트렉킹코스가 연결되어있다고 하는데 제대로된 장비가 없으면 위험할 듯 싶어서 가보고 싶은 마음을 겨우겨우 달래 다음을 기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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