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고양이들 이야기

우리집 마당냥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나타난 포식자 "오소리"

Steven Kim 2022. 8. 20. 05:48

신축 당시 집 뒤편에 모토사이클 2대를 앞뒤 일렬로 주차할 수 있는 오픈개러지를 만들었었는데, 막상 모토사이클을 넣고 빼고 하기가 너무 불편해 올해 여름전 까진 GS는 그냥 밖에 세우고 룬만 넣어놨다가 지금은 모토사이클 2대 모두 드라이브웨이 진입로에 주차를 하고 오픈개러지는 잡다한 물건들을 보관하는 개방형 창고(Open Garage)로 사용 중인데 길냥이들이 숨을 공간도 많고 스치로폼 상자로 만들어준 애기냥이용 은신처도 3군데나 있어 현재 우리집 고양이들 총 10마리(집안에 7 마리 + 집 밖에 3마리) 중 6 마리가 이곳 (오픈 개러지) 출신들 ^^

 

지금은 거의 어미만큼 커진 초롱이 새끼 2 마리 "행이"와 "운이"도 2022년4월22일 새벽 여기서 태어낳고, 양쪽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 발견됐던 "다복이"도 여기에 숨어있었고, 그리고 상자 속에 하루종일 꼼짝않고 숨어있기만 하다 얼마 전 집 안으로 잡혀 들어온 애기냥이 "밍키"도 얼마전 여기서 발견했던 우리집 주변 길냥이들에겐 생명의 오아시스 같은 곳  

 

아직 사람들과 함께 사는게 익숙치 않은 새식구 애기냥이 "밍키"

 

뒷 집 소담이네 아저씨가 괴상하게 생긴 야생동물이 우리집 뒤편 오픈개러지 주변에 나타나곤 한다고 알려주셔서 CCTV를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커다란(거짓말 조금 보태서 새끼 맷돼지만한 사이즈) 오소리 한 마리가 밤 12시 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오픈개러지를 이리저리 뒤지고 다니는 것을 확인 !!! (며칠 전까지 이곳에 숨어 살던 애기냥이 "밍키"를 당시 집 안으로 들이지 않았더라면 100% 이 놈에게 잡혀 먹혔을 것~~ ㅠㅠ).

 

8월17일 늦은 밤(밤 12시경) 오픈개러지 쪽에 설치해 둔  CCTV에 움직임 감지됬다는 신호가 울려 확인해 보니 포식자 오소리가 여기저기 물건들 틈새를 뒤지며 길냥이 사냥에 나선 상태 !!!  살금살금 오픈개러지쪽으로 접근해 오소리를 향해 순간적으로 택티칼 라이트 비상 점멸모드 플래쉬를 비추며 달려들며 위협을 가했더니 깜짝놀란 녀석이 혼비백산해 달아나긴 했지만 CCTV 확인 결과 18일 밤에도 똑같은 시간대에 어둠 속을 어슬렁거리며 다시 나타나 길냥이 사냥에 나선 것을 재차 확인 

 

8월18일 밤 12시경에 CCTV에 촬영된 역대급 크기의 오소리 성채의 모습

 

인터넷을 찿아보니 오소리는 쥐, 두더지와 같은 설치류, 뱀이나 개구리와 같은 파충류, 심지어는 고라니 새끼까지도 잡아먹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상위 육식성 포식자 중 하나로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있어 포획이나 사냥이 엄격히 금지된 희귀종.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에 민가에 출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이녀석은 도대체 어떤 연유로 우리집 오픈개러지 주변을 사냥터로 삼은 것인지?? ㅠㅠ (손쉽게 사냥할 수 있는 애기 길냥이를 노리고 나타난 것이 100% 확실하지만..암튼 ㅠㅠ)

 

멸종 위기종이라 포획이나 사냥을 하면 않되는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사람을 공격할 수 도 있는 육식성 야생동물을 집 안에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게 그냥 놔둘 수 도 없는 노릇 ㅠㅠ(우리집 마당냥이로 자리잡은 초롱이와 새끼 2마리가 오소리에게 잡혀 먹힐 수 도 있고, 오소리가 근처에 있는지 모르고 가까이 접근할 경우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상황).  오소리도 살고, 초롱이네 가족도 살고, 사람도 살고 다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딱히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일단 8월19일 금요일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서 재작년 새 집으로 이사와서 그동안 한번도 정리하지 않았던 오픈개러지에 놔뒀던 잡다한 물건들을 싸그리 치워 길냥이들이나 야생동물들이 숨어 들 수 있는 공간들을 아에 싹 없에 버리는 대청소

 

대청소 이후 다행히 어젯밤에는 최근 몇일사이 처음으로 CCTV에 오소리의 모습이 찍히지 않았네요 (대청소 덕분인지 아님 어제 8월19일 저녁부터 밤새 무섭게 쏟아부었던 폭우 때문이었는지는 I don't know) 

 

몇일 더 상황을 지켜본 뒤 오소리가 길냥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계속 우리집 오픈 개러지 주변을 얼쩡대면 자위권 차원에서라도 뭔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은데...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