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전원생활 이야기

잔디와 잔디관리

Steven Kim 2021. 9. 16. 16:35

(지난번 다른 주제의 글에 올렸던 똑같은 내용을 Self Reference용으로 시간이 지난 뒤에 쉽게 찿을 수 있도록 다시 포스팅하는겁니다. 이미 읽으셨던 분들은 스킵하시기 바랍니다)

 

잔디정원이 달린 전원주택의 넓고 오픈된 스페이스 공간 감각에 한번 익숙해지면, 아무리 큰 대형 평수라도 실내에서 생활하는 닫힌 공간인 아파트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죠. 사람마다 다 다르긴 하겠지만, 시원한 잔디마당과 함께하는 전원생활 특유의 개방감과 자연 속 여유로움을 한번 맛 본 이상 다시 답답한 아파트 라이프로 리턴하는 것은 쉽지않을 것 같은데...글쎄요

 

* 그동안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녀봤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도시 곳곳에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존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는 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토건세력과 결탁한 국가에서 앞장서 아파트 투기란 놀음판을 깔아주면서 국민들에게 투기를 부추켜준 덕분에 우리세대에서 누릴 수 있었던 흥청망청 거품경제는 다음 세대의 한국인들에게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 밖에는 없다는 판단 (Memento Mori : Remeber death 지금의 승리에 도취되어 다음번엔 내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재테크가 됬던 투기가 됬던 골치아픈 돈 문제를 따지지말고 그냥 "삶의 질" (The quality of life) 만 놓고 볼 땐 100평 짜리 으리으리한 아파트에서 사는 것 보다 20평짜리 작은 본체에 80평 짜리 넉넉한 정원이 있는 소박한 시골집에서 맘 편하게 사는게 훨씬 더 해피 & 이지 라이프~ ^^

 

잔디 비료살포 작업

다람쥐 챗바퀴 돌듯 짜여진 일상의 스트레스 속에 갇혀 자신만의 칼라를 잃어버린채 살다 비로서 여기저기 눈치보지 않고 살아도 되는 여유로운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 인지를 알게해준 전원생활 덕분에 문만 열고 나가면 초록의 자연과 넓은 잔디마당의 잔디는 뗄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지만 그동안은  잔디에 대해 정말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잔디마당을 평탄하게 만들기 위해 낑낑거리며 잔디를 걷어냈던 쌩고생을 사서 하며 움푹 패인 잔디마당은 잔디 위에 모래를 슬슬 뿌려 높이를 맟추면 된다는(잔디 배토작업 : Top Dressing) 간단한 상식조차 몰랐었으니~ ㅠㅠ

 

잔디 평탄화 작업

잘 관리된 잔디마당은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만 그 밖에도 여러 장점들이 많습니다. 미세먼지도 줄여주며 뜨거운 여름철 주변 온도를 거의 2도 가량 내려주는 천연에어컨의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죠 (똑같은 전원주택이라 하더라도 그냥 맨 땅이나 시멘트 마당 집 보단 잔디마당이 있는 집이 훨씬 시원~). 신발을 신지않고 맨발로도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은 잔디정원을 만들어 볼 작정으로 잔디관리에 대한 정보들을 열심히 뒤적이다보니 잔디에 대해 조금씩 노우하우가 생기고 있는 중

 

작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천년만년 끄떡 없을 것 같았던 보강토가 맥 없이 붕괴되고 앞마당의 거의 반 정도가 폭싹 꺼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세상에 이런일이" 대참사를 겪으며 초토화됬던 잔디마당을 복원시키는 과정에서 알게됬던 잔디에 관한 상식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혹시 잘못된 부분이나 더 좋은 정보가 있는 분들의 댓글을 기대하며~ ^^)

 

1. 한국잔디는 크게 "중지"와 "야지(들잔디: 잎이 중지에 비해 넓고 키가 작으며 생장속도가 느림)"로 나뉘며 전원주택 조경용으로 심는 잔디는 거의 대부분 중지계열의 토종 잔디(학명 조이시아 코리아나 or 조이시아 자포니카). 한국잔디는 골프장에서 볼 수 있는 서양잔디(양잔디)와는 특성이 많이 다르며 양잔디와 한국잔디는 각각 장단점이 있긴하지만 전원주택 조경용으론 일단 손이 많이 가지않아도 저 혼자 잘 크는 한국잔디가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 한국잔디 대신 명품(??) 양잔디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깔린 고급주택이라고 떠드는 복덕방 아줌마들 유투브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지만(실제로 양잔디는 한국잔디에 비해 많이 비쌈) 한지형 잔디인 양잔디는 아열대 기후대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 특성 상 관리하기 쉽지않기 때문에 전원주택 잔디마당용으로는 적합지 않다는 판단  

 

2. 컨터기 블루그래스와 같은 서양잔디는 한지형(겨울철용) 잔디로 3월 부터 12월까지 오랫동안 푸르름을 유지한다는 특별한 장점이 있지만, 아열대성 기후로 바뀐 우리나라의 여름철 뜨거운 태양을 견디기 힘들고 습도로 인한 병충해에 약하기 때문에 서양잔디 마당을 가꾸려면 전문화된 관리가 필수. 겨울철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10월 말 부터 이듬해 4월 말 까지는 누렇게 변해있는 우리나라 잔디와는 달리 눈 덮힌 한겨울에도 파랗게 살아있는 잔디들을 보고 신기하다 느낀 분들 많을 겁니다. 유럽의 서양잔디는 추운날씨에도 살아있는 한지형 잔디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파란겁니다 (겨울용 잔디: 3월 부터 12월까지 파란 잔디칼라를 유지하며 늦가을 부터 초겨울까지 성장이 왕성). 반면 한국잔디는 늦은 봄 부터 초가을까지 주로 여름에 활발하게 생장하는 대표적인 난지형 잔디(여름철 잔디)로 날씨가 추워지면 생장을 멈추고 동면에 들어갑니다 (11월 부터 4월까지 6개월 동안은 동면에 들어 황변된 상태가 되지만 황금빛 금잔디 정원으로 변해 또다른 아름다움)

 

3. 서양잔디는 씨를 뿌려서 키울 수 있지만(발아율이 높음) 한국잔디는 씨로 발아시키기 힘들고 (발아율 약 10% 정도) 대부분 지상뿌리(포복경 Runner)와 지하뿌리로 번식. 참고로 잔디에 씨가 달리면 씨 받는다고 잔디를 깎아주지 않는 분들 많은데 한국잔디는 씨를 통한 발아율이 극히 낮고 잔디에 씨가 달리면 씨에 영양분을 공급하느라 잔디의 생장력과 번식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바로바로 잘라주는 것이 정답

 

4. 잔디를 자를땐 전체 길이의 1/3 이상 자르면 않된다는 one third rule 도 있던데, 현재 길이의 약 50% 이내로 잘라야 잔디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계속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원래 잔디 높이가4cm일 경우 4cm의 50%인 2cm 정도 자란 6cm 일 때 2cm 정도만 잘라 주는 것); 골치 아프게 길이 계산하지말고 한여름철엔 3일에 한번씩 깎아주면 저절로 카펫 잔디마당이 만들어 집니다 (예초기로 깍으면 않되고 반드시 잔디깎기로 깍아야 함)

 

5. 잔디의 높이를 얼마로 깎아주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의견은 매우 다양. 늘 2-3cm 정도로 짧게 유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특히 미국사람들 유투브를 보면 3인치 (약 7cm) 보다 짧게 깎으면 않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누구 말이 맞는지 확실치 않아 대략 4cm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지만 자주 밟는 잔디마당의 경우 6 cm 정도까지 키높이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기도~~ (촘촘하게 잘 자리잡은 잔디마당은 좀 짧게 깍아주는 것이 보기에는 훨 좋은 것 같더군요)

* 잔디를 5cm 이상 길게 끼우면 아랫부분이 누렇게 변하며 이후부턴 짧게 깎으면 보기 싫어지기 때문에 자꾸 더 길게 깎을 수 밖에 없게 됨. 

 

6. 한국잔디와 같은 조이시아 코리아나(자포니카)종의 잔디는 밟아도 잘 죽지않는 내답압성이 최고수준이라고 함 (근데 왜 유럽에선 잔디밭에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을 막지않는데 한국에선 줄 처놓고 사람들 못들어가게 하는거지?. 한국잔디의 내답압성이 세계최고인 줄 모르나??) 

 

7. 여름철 햇빛이 강한 뜨거운 한낯에 잔디에 물 주면 잔디가 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 굉장히 많습니다. 물주기는 태양이 지고 난 늦은 저녁이나 태양이 뜨기 전 이른 아침에 줘야 함 (잔디가 물기가 12시간 이상 묻어있으면 병충해를 입을 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른 아침 해 뜨기전에 주는 것이 좋다고 함)

 

8. 잔디를 깍지않고 그냥두면 옆으로 번지지 않고 위로 키만 크며 웃자라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잔디를 자주 깍아준다는 분들이라도 대부분 한달에 2번 정도 깍는 것 같던데, 난지형 잔디의 성장이 왕성한 여름철에는 한달에 2번이 아니라 1주일에 2 번 정도는 작정하고 깎아줘야 더 촘촘하고 더 푹신푹신한 카페트 잔디마당이 만들어 집니다 (잔디를 조금씩 자주 깎아주는게 비싼 비료 뿌리는 것 보다 더 효과적)

 

9. 예초기로 잔디를 일정한 높이로 깎는 신급 경지의 달인들도 있던데 예초기로는 하늘이 두쪽나더라도 절대 제대로 된 잔디마당을 만들 수 없습니다. 예초기는 잔디를 처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은 남은 부분 잔디가 실 처럼 가늘어 집니다. 카페트 잔디마당 만들기를 원한다면 잔디깎기 기계(Lawn Mower: 런 모어)는 빚을 내서라도 반드시 사야하는 전원생활의 필수공구.

 

올해는 작년에 구입했던 보쉬 전동식 잔디깎기를 십분 활용 잔디를 촘촘하게 만드는데 성공할 수 있었지만, 내년 2022년 봄 다시 잔디 새싹이 날 때 쯤엔 골치아픈 전기줄 끌고 다니지 않더라도 잔디를 깔끔하게 자를 수 있는 이번에 직구한 릴블레이드(Reel Blade) 수동식 잔디깎기 기계인 Fiskars Staysharp Max를 최대한 활용해 월드컵 축구장 처럼 완벽한 칼라의 초록초록한 명품(??) 카페트 잔디마당을 만들어 볼 작정 ^^

 

촘촘하고 푹신푹신한 잔디마당으로 나름 만족스럽게 복원된 양평집 모습 (2021년9월11일)
윗사진은 왼쪽 발이 잔디 깊숙히 묻힌 모습으로 50mm 이상 촘촘하게 자란 잔디는 유리컵을 던져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푹신푹신하고 밟아도 스프링 처럼 다시 일어서기 때문에 마당 전체에 카페트를 깔아놓은 것 처럼 맨발로 돌아다녀도 No Problem (2021년9월16일)

 

* 9월17일 한반도 남부지방을 강타할 것 으로 예보됬던 14호 초강력 태풍 "찬투"는 다행히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빠지며 일본 본토에 상륙해 막대한 피해를 내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작년 54일간이나 계속됬던 유난스러웠던 장마와 태풍, 폭우로 인해 보강토가 무너지고 잔디마당의 1/3 정도가 쓸려갔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금 생생. 제주도에는 큰 피해가 났다고 하지만 양평에는 비 몇방울 내리다 마는 정도로 태풍의 영향은 전혀 없었던 상황. 2021년의 마지막 태풍이 될거란 16호 태풍 "민들레"가 슈퍼태풍급의 위력으로 10월3일 경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고해서 아직까지 안심하긴 이르며 올해는 태풍과 폭우로 인한 아무런 탈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9월19일 일주일여간의 긴 추석연휴가 시작된 9월 셋째주 일요일 새벽 오늘의 일기상황을 훗날 참고용으로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