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애기 고양이에게 반해 덜컥 입양했지만 고양이 알레르기 체질 때문에 도저히 키우지 못할 처지에 놓인 지인의 부탁으로 "아비실리안 블루"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품종의 애기냥이 한마리를 엉겹결에 떠맡아 키우게되었습니다
생각 끝에 "코코"라고 명명 (파트라, 티나, 보니 미키 등등 여러 이름들 중 부르기 쉽고 알아듣기 쉬울 것 같은 코코로 결정)
고양이들 품종도 개들 만큼이나 다양하고 생후 1-2개월 된 갖난 품종묘들도 수백만원씩 부르는게 일도 아니라는 걸 처음 알았네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냥이맘들이 들으면 어의없다 할지도 모르겠지만 주인에게 평생 충성하는 훌룡한 품종의 강아지라면 좀 비싼 돈 주고 사더라도 안아깝겠다 싶은데, 주인은 그냥 집사의 역활만 할 뿐 인간과 유대감이 깊지않은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비싼 돈을 주고 사서 키우는건 글쎄요..
(맘만 먹으면 언제든 이쁜 길냥이 한마리 잡아다(??) 키울 수 있는 찬스가 수도 없이 많은 야산 기슭의 전원생활을 하다보니 고양이를 품종 따져 비싼 돈 주고 사다 기르는건 이해하기 조금 난해...암튼)
뒷마당 석축 쪽 뒷데크 한구석에 만들어 줬던 쉼터에서 길냥이 망고가 두번째로 출산한 4마리 중 한마리로 태어나 하루하루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며 위태롭게 살던 애기냥이 "미미"를 구조해(함께 태어났던 다른 3 마리는 출생 후 몇일 살지 못하고 죽었네요 ㅠㅠ) 한달여 동안 동물병원을 드나들며 온 몸에 퍼졌던 곰팡이를 치료하고 귓 속에 파고 든 진드기들을 없에는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시켜 힘들게 기르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다른 애기냥이를 케어하는 것이 부담스런 상황이었지만 동물이나 사람이나 우연히 만나 평생 정과 의리를 나누며 살게되는 인연은 정말 운명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고 조물주의 뜻은 인간의 판단과 이성으로는 가름할 수 없는 것~
하루 끼니를 때우기 조차 힘들고 특히나 암컷은 비참하다 싶을 만큼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하는 길냥이로 2019년9월6일 태어났던 "미미" (내가 출생하던 날 바로 곁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와 휘황찬란한 펫숍에서 만들어지듯 태어나 무려 150만원이란 몸 값과 (나중에 알고보니 품종묘 시장에선 이정도 가격은 아주 싼 품종~~ ㅠㅠ ) 2019년10월5일생이란 연예인들 처럼 나이를 속인듯한 금박으로 찍은 생년월일까지 찍혀있는 출생증명서까지 지닌채 평생을 부잣집 비단 이불에서 자고 고급 음식만 먹고사는 팔자로 태어난 "코코"를 보며 금수저와 흙수저의 불공평을 절감하지만, 잘난놈이나 못난 놈이 죽으면 다 똑같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인간이나 고양이나 다 마찬가지~~ (10월5일생이면 벌써 두달 반이 넘었다는 소리인데 사이즈로 봐서는 겨우 한달정도 넘긴듯. 얼른얼른 팔아야 돈 버는 펫숍에서 애기냥이들 출생을 적게는 한달 많게는 두달씩도 상황에 따라 앞뒤로 뻥튀기 한다고들 하던데~~)
지금까지 한번도 하학질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순한 미미는 병원 의사 선생님도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은 고양이들 봤지만 이렇게 순한 고양이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진짜 순둥이. 고양이들 특유의 이런저런 말썽을 피우긴 하지만 집에 데려 오자마자 바로 액자 하나 해먹고 오랫동안 나와 함께했던 정든 물건들을 하루에 하나씩 부수는 코코의 말썽에 비하면 미미가 부리는 말썽은 말썽이라고 할 수 도 없을듯
몸집이 휠씬 큰 미미에게도 기 죽지않고 함부러 대드는 에티오피아 혈통 코코는 좀 더 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봐선 특별히 이쁘게 생겼다는 느낌은 아닌데..글쎄요 크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운명의 힘에 이끌려 누군가 먼저 삶을 다 할 때까지 좋던싫던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운명의 동반자가 된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던 애기냥이 두마리의 블로그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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