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아름답게 물든 2018년 늦가을, 기대반 걱정반의 설레임을 안고 염원하던 전원생활을 시작, 현관문만 열고 나가면 순백의 설산이 펼쳐지는 멋진 첫겨울과 엘리스의 원더랜드 같이 자연의 신비로움이 경이롭던 첫 봄, 우려했던 징그러운 뱀, 벌레들 걱정은 괜한 기우였던 청명한 녹음 속 첫 여름을 보내고 다시 윤회(Samsara)의 늦가을 단풍이 물든정경을 맞이하며 이 글을 포스팅 합니다
오랫동안 염원하던 전원생할을 시작한지 어느덧 1년이 흘렸고 지난 한해 4계의 기억과 시간들이 순식간 처럼 느껴집니다
전원생활을 위해 나름 준비를 한다고는 했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는데는 용기와 함께 일종의 무모함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 주변 정리를 포함해 여러 준비들을 했었지만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에게 시골생활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는데까지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불구 염원하던 전원생활을 실행에 옮겼다는 뿌듯함과 약육강식의 긴장된 삶이 일상인 회색 콩크리트 정글에서 드디어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시골생활의 불편함을 감수 하고도 남을 정도. 전원생활을 꿈 꿔 왔지만 망설이는 분들 겁내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지르세요. 해 보니까 정말 좋아요 ^^ Time and tide wait for no man !!)
지난 1년 동안의 연습삼아 시작한 전원생활을 통해 시골생활에 대한 자신감과 긍정적 확신이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나만의 전원주택을 짓던지 아님 사던지 제대로 평생을 살아갈 퍼머넌트 전원생활 준비모드에 돌입할 작정이며 하늘이 두쪽나지 않는한 I will never return to the apartment life in Seoul ~~ ^^ (다시는 척박한 아파트 생활로 리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 ^^)
다 비슷비슷 해 보이는 텐트들이지만 야영을 하다보면 어떤 텐트가 좋은 텐트인지 알아보는 안목이 생기듯 전원생활을 하다보니 전에는 전혀 몰랐던 전원주택들에 대한 나름의 안목이 저절로 생기더군요. 영국에 살면서 경험했던 런던 교외의 영국식 전원주택과는 완전 다른 우리나라 전원주택들의 특성과 장단점을 1 년 동안의 연습 전원생활을 통해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앞으로 집을 짓거나 구입할 경우 어떤 점들을 주의 깊게 살펴 봐야할지 주관적 기준이 어느정도는 정립됬다 싶은데, 글쎄요. 전원생활 이제 1년 밖에 않된 초짜의 너무 성급하고 빠른 결론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현금 전환이 빠르고 가만히 놔둬도 저절로 지가 알아서 올라주는 서울의 아파트와는 달리 우리나라 전원주택들의 경우 한번 사면 다시 되팔기가 쉽지 않다는 것 잘 모르는 분들 많을 겁니다 (나도 마찬가지였음). 그렇기 때문에 전원주택은 이번에 한번 사면 평생 살 각오로 정말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나 처럼 전원생활을 결심한 누구엔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어 지난 1년간 전원주택에 직접 살아 본 경험과 나름의 스터디를 통해 파악한 피해야 할 전원주택의 유형들을 참고삼아 정리해 봤습니다 (향후 계속 업데이트 예정)
1. 비남향 전원주택 (남동향과 남서향은 남향으로 포함)
지난 1년간 아침에만 해가 드는 추운 동향의 전원주택에 살면서 햇빛이 난방에 얼마나 큰 영향를 미치는지 절감하는 계기. 남향으로 자리잡은 앞 집은 한겨울철에도 아이들이 실내에서 반팔을 입고 지내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새로 마련할 전원주택은 딴 건 다 양보한다 치더라도 남향 방향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 확실 (일단 정남향이면 이것 저것 귀찮게 따지지 않아도 무조건 No Problem. 지형과 위치에 따라 남서향이나 남동향이 오히려 정남향 보다 더 좋을 수 있음)
집단난방을 하기 때문에 윗풍이 없고 대부분 다 따뜻한 아파트의 경우 방향 보단 전망이 더 중요하지만 전원주택은 따스한 햇살이 하루종일 드는 남향집과 햇빛이 드는 시간이 제한된 비남향 집의 난방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로 아파트에서만 살아 본 사람들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절대 믿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차이 (햇빛이 잘 드는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따뜻함 차이는 시베리아와 아프리카).
혹한 겨울철에도 햇빛이 온종일 드는 양지 바른 곳에는 눈이 쌓일 틈이 없고 봄날 처럼 늘 따스하지만 응달진 곳은 겨울철엔 봄이 온지 한참이 지나도 얼음이 녹지않는다는 사실을 시골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햇빛이 부족한 비남향 전원주택의 겨울은 춥습니다. 게다가 만약 단열이 제대로 않되는 집이라서 집안에서도 오리털 파카 입고 지내야 할 정도라면 꿈꾸던 전원생활의 낭만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ㅠㅠ
똑같은 남향이라도 여름철과 겨울철에 해 뜨는 위치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주거할 지역의 겨울철 위도에 따라 정남향이 유리한지 아님 남서향이나 남동향이 유리한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햇빛 드는 시간을 정확히 측정해 콤파스 들고 꼼꼼히 방향 따지기 귀찮은 분은 남서향과 남동향의 장점을 다 가지고 있는 정남향이 정답이겠지만 겨울철에 기온이 뚝 떨어지는 강원도의 특별히 추운지방이라면 정남향과 남서향 중 어느쪽의 일조량이 더 많은지 꼼꼼하게 잘 따져봐야 합니다. 남서향집은 햇빛이 오래 들어 여름에는 남향집 보다 덥지만 겨울에는 오래 깊게 들어오는 햇빛 덕분에 완전 따듯 (여름철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커튼을 쳐서 얼마던지 가릴 수 있지만, 겨울철 햇빛을 집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음)
2. 좁은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 하는 전원주택 (접근성이 나쁜 집)
전원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돌아 다니다 보면 차량 교행이 불가능한 좁은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에 지은 전원주택들 무척 많습니다. 집 구조도 맘에 들고 전망도 진짜 원더풀 하지만 좁은 길로 한참 올라가야 하는 전원주택은 아깝더라도 일단 제껴두는 것이 정답 (경사도가 심한 전워눚택의 경우 겨울철 눈 내리면 짧은 거리라도 꼼짝달싹 못함)
좁은 길 운전하는 것 쯤 아무렇지도 않은 분들 많겠지만 직접 전원생활을 해보면 그게 진짜루 그렇게 만만치 않습니다. 급하게 콜라 한병 살 일이 생겨 동네 편의점에 가더라도 매번 깜깜하고 좁은 길을 한참 운전해서 나가야 한다면 그 불편함은 안 겪어본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더군다나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 온통 빙판길이라면 더욱더 엄두가 안나겠죠
전원주택의 접근성은 향후 집을 되팔려고 할 때 쉽게 팔 수 있느냐 못파느냐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딴 건 다 양보해도 남향만큼은 포기하면 않되듯, 남향만큼 또 중요한 포인트가 접근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인터넷 위성지도로 차량 통행 많지않은 지방도 몇군데 골라 쭉 따라가면서 세밀히 살펴 보면 산골에 있더라도 넓은 국도와 접한 접근성 좋은 전원주택들 의외로 많습니다
3. 차량통행이 많은 도로에서 가까운 전원주택(차량 소음이 심한 집)
왠종일 자동차들이 쌩쌩 다니는 고속도로나 차량들 통행이 많은 주요 국도변에서 멀지않은 전원주택의 경우 막상 살아보면 차량 소음 정말 장난 아닙니다(지금 우리집의 경우 소음 문제 녹록치 않음). 계약하기전 창문을 모두 열어보고 소음이 어느정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부동산들 절대 미리 알려주지 않음). 접근성이 좋은 전원주택들 중에는 고속도로나 국도에 인접해 자동차 주행소음이 장난이 아닌 집들 진짜 많스빈다. 여름철에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면 Big Trouble !!
소음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라면 아무리 햇빛이 잘드는 남향이나 접근성이 좋은 집이라도 살기 힘듭니다. 여름철에 소음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라면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고속도로 옆이나 공항, 공군기지 근처의 어마무시한 환경소음 겪어 본 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잘 아실듯~~ ㅠㅠ)
4. 민가와 뚝 떨어져 있는 나홀로 전원주택
개인적 성향에 따른 호불호가 없진 않겠지만 남들 눈치보지 않고 살 수 있어 세상 좋을 것 같은 나홀로 주택은 실제 살아보면 장점 보다는 단점이 한 100배 정도는 많다는 사실 꼭 명심
산 속에 뚝 떨어져 있는 나홀로 전원주택의 경우 보안문제로 인한 불안감은 일단 차치하고라도 일단 주위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고립감의 정도가 상상 이상. TV 속에 나오는 자연인들의 삶은 불 구경하듯 구경하기엔 좋지만 본인이 직접 그렇게 산다면 이건 낭만이 아니라 혹독한 고행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겁니다. 위스키를 조금씩 조금씩 마시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알콜중독에 걸린다고 하던데,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고립된채 혼자만 살다보면 외룸에 지쳐 인성마저 변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정도.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긴 하겠지만 암튼..(복잡한 서울에 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쉬러 다녀가는 아무도 없는 산 속 별장이라면 몰라도, 일년 365일 살아야 하는 거주용 주택의 경우 주위 민가가 없는 외진 곳은 무조건 피해야 함).
5. 앞뒤 좌우로 다닥다닥 붙은 대규모 전원단지내 전원주택
아파트의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전원주택들도 프라이버시와 소음 문제들 때문에 장난이 아닌 곳들 정말 많다는 것 실제 전원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조차 쉽지 않을겁니다(몇년전 부터 캠핑이 인기 레저활동이 되면서 호젓한 캠핑을 기대하고 찿아갔지만 시장통 같이 변해버린 오토캠핑장들 때문에 당황스러운 경우와 마찬가지. 밤새 술 마시며 떠드는 텐트 옆에 자리 잡으면 캠핑의 즐거움은 커녕 순간순간이 고통. 다닥다닥 붙은 전원주택도 이런 경우랑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외지인들로만 이뤄진 전원주택 단지는 전원생활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촌사람들의 텃새 같은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절대 장점이 있는 반면 집들이 너무 다닥다닥 붙은 전원주택 단지는 아무리 다른 조건이 좋다하더라도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는 방음에 신경이라도 써서 지었지만 경량목조나 경량철골로 지은 전원주택들 중 제대로 방음까지 신경써서 지은 집들 대한민국에는 하나도 없다고 보면 틀림없기 때문에 전원단지내 다닥다닥 붙은 전원주택들의 경우 옆집 뒷집 앞집 부부싸움하는 소리 바로 옆에서 그대로 다 들린다고 보면 됩니다. 하루 왠종일 신나게 떠들고 노는 개구쟁이 형제 키우는 옆집에 붙이있는 전원주택 구입해 몇년 살다보면 나홀로 산 속에 뚝 떨어져 있는 무덤 옆 귀신 나오는 전원주택이 오히려 부럽다는 소리 저절로 나올 수 도 있다는 것 명심
6. 축사가 있는 동네에 있는 전원주택
축사가 인접한 곳의 전원주택의 경우 여름철 날파리 모기등 날벌레들 문제도 문제지만 진짜 더 큰 문제는 역겨운 가축 분변 냄새를 피할 수 없다는 것. 매일매일 역겨운 똥냄새가 진동하는 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느긋한 삶을 위해 선택한 전원생활이 쌩지옥으로 변하는건 그야말로 시간문제. 젓소나 돼지를 키우는 축사 근처에 있는 집은 두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전원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녀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딴 건 다 좋은데 묘지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전원주택들 만나면 고민이 아닐 수 없죠. 그데요, 왠만하면 고민하지 말고 그냥 포기하세요. 햇빛 잘드는 명당터에 묘지 없는 곳이 어디 있냐는 부동산 말이 홀라당 넘어가 막상 구입해서 살다보면 비 주룩주룩 내리는 날 밤 헛것이 보일 가능성은 일단 차치하고 묘지가 가까운 집은 다시 되팔려고 해도 팔기 쉽지 않습니다.
주변에 고압선이 지나는 집도 피하는 것이 상책.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전원생활 시작했는데 전자파 때문에 일찍 죽으면 억울할 뿐더러 일단 고압선 근처의 집은 팔기가 무척 힘듭니다
집 근처에 악취가 심한 축사나 무덤이 보이는 집, 고압선 바로 아랫집 구입하면 그날부로 그 돈은 그냥 땅에 묻은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특히 축사가 있는 동네에 있는 집은 절대 NO !!!!)
7. 상수도 안들어 온 전원주택 (지하수 사용하는 집)
도시가스와 상수도 모두 들어와 있는 전원주택이면 더 할 나위없이 최고지만, 서울 생활권의 유명 전원주택지인 용인이나 양평에도 도시가스와 상수도 모두 들어와 있는 곳들 정말 흔치 않습니다 (서울사람들의 전원주택 메카라 불리는 근교인 용인과 양평에 아직 상수도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이렇게나 많다니 정말 의아할 정도 ~~ ㅠㅠ)
기름 보일러 난방과 LPG 보일러 난방의 경우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기름 보일러는 평상시에는 난방에 스위치를 놔두고 온수를 사용해야 할 땐 일일히 수동으로 온수를 선택해 사용한 후 다시 난방으로 보일러를 원위치 해야하는데 이게 의외로 많이 불편. LPG 보일러는 도시가스와 똑같은 방식으로 편하게 사용 할 수 있지만 겨울철 난방효율이 기름 보일러에 비해 불리하다고 함 (기름 난방집에 살면서 너무 불편한 점들이 제법 많았던 탓에 개인적으로는 LPG 난방이 기름난방 보다 휠씬 좋을 것 같다는 판단)
개인적으론 도시가스는 몰라도 상수도는 꼭 들어와 있는 전원주택을 구입해야만 낭패 보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는 판단. 돌아다녀 보면 산세가 좋은 위치에 있는 전원주택치고 상수도 들어와 있는 집들 정말 드뭅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100 미터 이상 대공을 파 물 걱정 않해도 된다는 부동산 말만 믿고 덜컥 구입했다 가뭄에 물 안나와 여름철 내내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 사용도 못하게 된다거나 장마철에 수돗물 틀면 흙탕물이 쏟아진다면 아무리 점잖은 사람이라도 쌍욕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죠 ㅠㅠ (제대로 관리를 않하면 지하수 모터 수시로 고장 남)
상수도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광역 상수도가 있고 마을에서 공동으로 개발해 지자체에서 관리를 맡는 마을 상수도가 있는데 광역 상수도가 들어와 있으면 최고지만 아쉬운데로 마을 상수도라도 인입되어 있으면 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8. 건축년수가 오래된 전원주택
부동산 붐을 타고 개발업자들이 얼렁뚱땅 지은 날림 경량 목조주택의 내구년한은 3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부실시공된 전원주택들이 수없이 많다는 황당한 사실을 나도 몰랐었고 튼튼한 콘크리트 아파트에만 살던 도시사람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듯
겉으론 대궐 같은 멋진 집이지만 속은 완전 썪은 엉터리 전원주택들 엄청 많고(목조주택의 경우 특히), 지은지 10년 넘은 전원주택들은 조만간 배 보다 배꼽이 더 클 가능성이 큰 시한폭탄들인 경우 흔합니다 (단열기준이나 시공 감리가 까다로워진 최근에는 시공업자들의 날림공사를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됬지만 옛날에는 제대로 된 시공 관리 시스템도 없었던 모양)
겨울만 되면 대충 얇게 묻은 수도관 동파되고, 여름철 장마 때 여기저기 비 세고, 하수관 막혀서 화장실도 못쓰고 세탁기도 못돌리는 낡은 집 잘못사면 그날부로 쌩지옥. 난방배관 터져 방바닦 다 뜯어내 새로 깔아야 하거나 배수구가 막혀 사람 불러 뚫어도 뚫리지 않아 결국은 굴착기로 마당 죄다 뒤집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래 된 집 잘못 사면 수리하느니 차라리 부쉬고 새로 짖는 것이 더 경제적일 정도로 배 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거 그야말로 순식간
9. 평수가 너무 큰 전원주택
집이 크면 여로모로 좋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방 5개에 화장실이 4개나 되는 큰 집에 살고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압니다). 콩크리트로 둘러쌓인 아파트는 커도 크다는 느낌도 없을 뿐더러 크면 클 수록 좋지만 시골에 있는 전원주택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구들을 제대로 배치할 만한 장소가 나오지 않는 꼬딱지만한 작은 평수의 집도 물론 문제겠지만 사용하는 공간보다 비워놓는 공간이 더 많은 큰 집의 불편함은 나 처럼 직접 살아보지 않는한 절대 모릅니다(전원주택을 지을 땐 "집은 가급적 작게, 정원은 가급적 크게"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니 나혼자만의 생각은 아닐듯~).
개인 AV 룸, 프라이빗 헬스장, 별채에 마스터 베드룸 거실과 주방도 운동장 만큼 넓적한 대저택에서 살아보는거 누구나의 로망이긴 하지만 겨울철 난방비이나 여름철 냉방비 쯤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제적 능력이 우선 되어야 하며, 돈 걱정은 없는 사람일지라도 고작해야 일년에 서너번 애들이나 손님들이 올까말까한 2인 이하 가구일 경우 그런 대저택에 사는건 딱 한마디로 그냥 고통스러울 뿐~ㅠㅠ
내경우 전원주택은 무조건 2층집을 선호하고 실제 살아보니2층집이 단층집 보단 이쁘긴 하지만 살기에는 이층집 보단 단층집이 여러모로 편한 것이 사실. 이층집에 살아보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귀찮아서 정말 2층에는 잘 안올라가게 되더군요. 으리으리한 크기의 3층 혹은 지하층까지 있는 집은 남들 보기에는 분명 부러움이 대상이겠지만실제 살기에는 불편하고 힘듭니다 (지금 살고있는 용인집 3층 다락방은 이사와서 지금까지 딱 한번 들어가 봤음~~ ㅠㅠ).
전원주택의 냉난방비는 100% 집의 크기와 비례하기 때문에 단열이 제대로 않된 큰 집의 겨울철 난방비가 얼마나 사악한지는 안당해 본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ㅠㅠ
놀러올 친구들도 많고 가든파티 등등 놀거리가 많은 젊을 때면 큰 집이 여러모로 좋을겁니다 (30대 40대일 경우 크게 지어도 No Problem !!). 그러나 50대 60대의 만만치 않은 나이의 가구에겐 큰 집은 즐거움 보단 고민거리를 더 많이 줍니다. 멋지게 큰 집 짓고 자랑도 할 겸 한 10년정도는 친구들 불러 파티도 하고 친척들 불러모아 바베큐 파티도 하면서 재미있게 살겠지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면 찿아오는 친구도 없어지고 친척들도 오라고 사정해도 안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나이들어 거동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큰 집 관리하는거 진짜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만약 부부 중 한명이 먼저 죽으면 남은 한명이 그 큰 집에서 외롭게 혼자 살아야 하는데 이게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이 가고도 남습니다. 큰 집 짓고 껌 좀 씹어 본 적 있는 분들 마다 이구동성으로 "집은 작게 정원은 크게"란 이야기들 하는거 괜한게 아니라는거 전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큰 집에서 살아보니까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특히 겨울철에 추운 큰 집은 왠수 덩어리~~ ㅠㅠ)
덩어리가 큰 집의 경우 당연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나중에 되팔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사방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전원주택들 중 10억을 넘어가는 덩치가 큰 전원주택은 사실 매매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헐값으로 팔아 넘기자니 돈 처발라 지은 집이 아깝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제대로 관리를 못하는 사이 아름답던 대저택은 거짓말처럼 영화에 나오는 고스트 하우스로 변해갑니다.(전원주택들 중 현금 전환에 가장 유리한 가격대와 평수는 서울 근교의 경우 5억대 미만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35평-45평대 전원주택이란 주관적인 판단)
10. 전망 끝내주는 높은 곳에 위치한 전원주택
별 것 아닌 것 같은 경사의 도로도 시골에선 겨울철 눈 조금만 와도 자동차 꼼짝달싹도 못하는 경우 정말 비일비재 합니다. 높은 곳에 위치해 발 아래 풍광이 끝내주는 산 높은 곳 전원주택에 홀려서 덜컥 구입했다간 겨울철 산 속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따라지 신세될 수도 있다는 것 명심 !!
전망은 최고지만 접근성이 나쁜 전원주택과 전망은 그저그렇지만 접근성이 좋은 전원주택이 있다면 두번 고민할 필요도 없이 무조건 접근성이 좋은 전원주택을 골라야 합니다. 물론 접근성도 좋고 전망도 좋으면 금상첨화지만~
11. 개울 옆 바위와 석축이 잔뜩하고 뒤쪽으로는 산에 면한 전원주택
무척 좋을 것 같죠. 근데요, 이런 집 근처에는 눈에 안띄어서 그렇지 실제 독사를 포함한 징그러운 뱀이 한 100마리 정도 살고있다고 보면 아마 거의 틀림이 없을 겁니다. 집안 정원에 멋지게 연못을 만든 집들 많죠. 주인한데 넌지시 한번 물어보세요. 지금까지 살면서 뱀 몇마리나 봤는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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