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메밀꽃이 허드러지게 필 때 쯤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봉평의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문화제.(봉평 메밀꽃 축제에 마지막 왔었던 때가 언제더라 ??)
* 블로그 기록을 찿아보니 2008년에는 룬을 타고 왔고, 2009년엔 R1200GS를 타고 왔었더군요..^^ 지난번 이곳을 왔던 때가 마치 엇그제 같은데 벌써 8년이란 세월이 덧없이 흘렸네요~~
전에는 정말 아무도 사람구경 하기도 쉽지않던 한적한 시골마을 봉평이 이젠 메밀꽃 축제시즌이 되면 전국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유명 관광지로 변모 한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너무 잘됬다 싶고, 또다른 한편으론 좀 아쉽다 싶은데, 소설 속 "메밀꽃 필 무렵"의서정적 정서가 넘치는 문학축제라는 느낌 보단 왠지 놀이마당 같은 장터로 변질되는 것 같아서 ~~
*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유명해진 강원도 봉평 마을과 비슷하게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실 "설국"으로 유명해진 일본 니카타현 유자와 마을은 소설 속 서정적 느낌을 과연 어떤식으로 실제 마을모습에 접목시켰을까 궁금~~
* 지금까지 직접 찿아가 본 문학기행지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은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의 무대인 영국 요크셔 "하워스" 였음. 소설 속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습하고 음침한 마을의 모습과 바람이 너무 쎄서 모자가 날라갈 정도였떤 요크셔 언덕 황량한 분지에 남아있던 무너진 폐가의 모습이 소설 속 모습과 너무나 똑같아서 놀라웠던 기억 (푹풍의 언덕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이름도 이곳 요크셔 지방의 황량한 무어지형에서 자라는 야생 억새풀인 "히스"와 이곳 구릉들의 높고낮은 절벽(클리프)을 합쳐 만든 이름이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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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아래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의 서정을 느껴보기 위해 일부러 꼭두새벽에 왔는데도, 이미 커다란 사진기를 맨 사진동호회 분들이 새벽부터 많이들 오셔서 사진촬영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이때가 대략 새벽 7시경. 사진 찍는 분들 진짜 부지런하심~~)
전에는 누구나 그냥 들어가던 메밀꽃밭이었는데 이젠 2000원씩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더군요. 메밀꽃밭 관리를 위해 받는다니까 내기는 내지만, 메밀이 흐드러지게 핀 봉평의 들판이 개인소유 일리는 없을거고 국가부지라면 세금 거둬서 제대로 잘 쓰고는 있는건지 잠시 의문. 입장료 수익금을 봉평 이효석문화제를 더욱 발전 시키기 위해서 쓴다면 뭐 구지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새누리정권 내내 넘치고 넘치는 세금 도둑놈들 주머니로 들어간다면 정말 억울
(강원도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근무한 군부대 지역 이라고 수백억원 쏟아부어 박정희 기념공원 같은거 만드는데 국민혈세 낭비하지마시고 이효석 문화제 같은 지방축제를 발전시키는데 세금을 써주기 바람. 박정희가 근무한 부대가 뭐라고 기념공원을 만듭니까??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박정희 기념공원 만드는데 쓴 혈세가 1900억원 이라고 하던데 그 돈 가지고 차라리 초등학교 무상급식이나 하지 뭣하러..ㅉㅉㅉ)
중년의 장돌뱅이 봇짐장수 허씨와 청년 "동이"의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던 허름한 주막은 어딘지도 모르겠고, 메밀밭 주변에 들어선 대형식당들은 소설속의 묘사들과는 전혀 다른 쌩뚱맞은 느낌.
한국의 대표 문학기행지 강원도 봉평의 모습과 일본의 대표 문학기행 관광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유끼니꾸)"의 무대 니가타현 유자와 마을의 모습의 차이점이 궁금 (봉평 이효석 문화제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소설 설국의 무대인 니카타 유자와 마을을 견학가서 그들이 어떻게 소설 속 마을을 재현해 놨는지 배워 오는 것 도 바람직 할 듯. 국회의원들이나 도의원들 처럼 국민세금으로 연수간다고 공갈치고 엄한 해외여행 다니면서 세금 펑펑 쓰지 말고~~)
봇짐 지고 나귀를 끌며 봉평장을 찿아오던 그당시 장돌뱅이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느껴 불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의 봉평장에는 노랑 염색 파마머리에 짧은 미니스커트로 멋을 부린 약장수 각설이 품바패들의 국적불명의 쑈 가 한참 벌어지고 있어 상상속의 "봉평 장터"와는 전혀 다른 느낌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듣고 모여든 사람들에게 요즘 약장수들은 한번 먹으면 모든 병이 다 낳는다는 "만병통치약" 대신 한번 충전하면 평생 쓴다는 LED 전등을 팔더군요~~)
다행히 메밀꽃밭 입구에서 옛날 "수와 진"의 멤머였던 한분이 감미로운 포크송을 부르며 심장병 어린이 돕기 자선 음악회를 하고있어 좋았고 (에효 이분도 많이 늙으셨넹..ㅠㅠ), 섭다리가 놓여졌던 봉평마을 개울 중간에 마련된 간이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두 남녀 듀엣커플의 감미로운 선율이 그나마 올해의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문화제" 여정을 기억하게 도와줄 서정적인 2016년 이효석 문화제의 추억으로 남을듯~~
"메밀꽃 필 무렵" 대강 스토리 : 봇짐 장사꾼인 허씨는 젊은 장돌뱅이 시절 봉평장에 들렸다 객잔에 들었지만 너무 더워 잠을 못자고 개울가에서 목욕을 하던중 메밀꽃밭 옆 물레방앗간에서 슬피울고 있는 봉평처녀를 만나게 되고 천생의 인연으로 물레방아간에서 하룻밤 사랑을 나눴지만 다음날 처녀의 아버지가 빛쟁이를 피해 가족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는 바람에 헤어져 처녀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되고, 그때부터 수십여년 동안 장가도 안가고 매년 운명처럼 봉평장을 찿아오곤 하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버린 허씨(허생원)가 우연히 젊은청년 장돌뱅이 "동이"와 메밀밭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됨. 젊은시절 봇짐장수와 하룻밤 사랑으로 동이를 임신해 동이를 낳고 홀로 키웠다는 동이엄마의 이야기를 듣게 된 허생원은 동이를 다그쳐 동이엄마가 있다는 제천으로 발길을 재촉하는데 이들이 걸어가는 메밀밭 사잇길로 달빛이 훤하게 비추는 모습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한국의 대표문학 (동이엄마 제천댁이 그때 그 물레방앗간 봉평처녀인지 아닌지에 대한 상상은 독자의 몫 ^^ 소설에선 미래를 암시하는 딱 한마디, 허생원도 왼손잡이 동이도 왼손잡이~~^^ )
소설 속 허씨가 처녀와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 물레방앗간.
이효석 작가가 "메밀꽃 필 무렵" 소설을 쓸 당시에도 여기 이자리에 이 물레방앗간이 있었는지 ?? 아님 소설이 유명해지니까 나중에 "짜가"로 후딱 지은 물레방앗간 인지는 I don't know (나중에 만든 가짜냄새가 좀 심하게 나긴 함), 허드레지게 핀 들판의 메밀꽃밭 옆으로 장돌뱅이 허씨와 봉평처녀의 하룻밤 사랑의 장소였던 물레방앗간의 물레방아는 암튼 오늘도 아주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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