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 이야기

최첨단 소재 VS 천연소재 원단

Steven Kim 2012. 11. 18. 19:23

주행풍으로 인한 추위와 맞딱드려야 하는 라이딩을 오래 하다보니 방풍과 보온을 위주로 한 여러 기능성 소재들에 대한 어럼풋한 감은 있었지만, 기능성을 극대화한 첨단소재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생긴것은 7-8년전 등산과 캠핑을 시작 하면서 부터..(그전에는 옷이야 이거나 저거나 다 그게그거 똑같은 줄 알았고 관심도 없었고..)

 

근데요, 한동안 최첨단 원단들에 매료되어 돈도 어지간히 뿌리고 나니깐, 어느순간 소위 "자연산" 섬유들만의 특징적 기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지금은 삐까뻔쩍 화려한 최첨단 소재 보다 메주같이 듬직한 천연소재 아이템들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강해졌습니다 (최첨단 김치냉장고라도 절대 모방 할 수 없는 황토흙으로 만든 "김장독"의 신비한 기능 처럼..) 

 

1. 천연 wool (Naural Wool)

 

등산복 미들레이어로는 가볍고 따듯한 폴라플리스나 폴라텍 제폼들이 대세인 것은 확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양털로 짜 만든 천연순모(Natural Pure Wool)만의 "김장독 같은 신비로운 기능"에 대해 조금씩 눈dl 떠지게 되더군요 (천연모는 물에 젖더라도 체온을 따듯하게 유지시켜 주는거 아시나요??). 

 

작년초 프랑스의 전문 아웃도어 숍인 "오뷰깜푸르"에 들렸더니, SAM-O-Maya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볼리비아산 천연양모와 알파카모를 사용해 볼리비아 현지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양모로 만든 제품들이 많이 눈에 보이더군요. 가격도 매우 저렴한 편이라 천연순모 털모자(아래사진)와 순모 스웨터를 하나씩 구입했더랬습니다.(한땀한땀 직접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똑같이 생긴 제품이 하나도 없어요..^^). 대한민국 리어커에서 파는 제품마다 죄다 "핸드메이드"란 엉터리 라벨이 붙어 있어 한땀한땀 정성스레 만든 진짜 수제품의 값어치를 떨어트리는 중국식 똥칠을 하고 있어 안타깝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핸드메이드 수제품은 역시 매력적..^^ (몹시도 추웠던 지난 겨울 사용해 보니 착용감도 좋고 따듯해서 아주 맘에 쏙 들더라구요..^^ 

 

SAMO Maya Handmade Virgin Wool 털모와 함께 애용하는 독일 Mufflon Natural Wool Jacket을 착용한 모습. 장갑도 울 제품으로 All in Natural Wool Mode..^^). 무플론 순모자켓은 촘촘한 직조로 자체 방풍기능과 생활 방수기능을 갗추고 있는 알파인 자켓

오늘 이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카나다의 Outdoor Equipment에서 출시한  핸드메이드 천연 순모 Virgin Wool Jacket .볼리비아산 핸드메이드 Natural Wool 털모자를 함께 매칭하니까 나름 Good.^^ (단추가 나무단추 임당..^^) 


 

 

 

 

 

 

 

 

 

 

 

 

 

 

 

 

 

 

 

 

 

 

 

 

 

 

 

 

 

 

 

 

Virgin Wool 100% 라고 표기가 되어있어 도대체 "버진 울"이 뭔가 찿아 봤더니, 100% 울 제품이라도 재생 울을 사용한 제품들과는 달리 양털에서 체취후 제품으로는 처음 만들어진 울을 Virgin Wool 이라고 한다는군요. (Wool 도 처녀(Virgin)라야 좋은건감???  알쏭달쏭)

 

2. 천연 순면 (Natural Pure Cotton)

 

목화송이에서 채취한 천연원료인 Cotton으로 만든 제품은 특유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 옛날 어렸을적 촌에서 입던 광목의 추억 때문인지, 구김도 잘 가고, 물세탁하고 나면 줄어들기도 하고, 몇번 빨면 허옇게 변하곤 하는 뭔가 부족한 원단으로만 기억되었는데, 최근 액체암모니아 가공, 실켓가공, 구김방지 형태안정가공, 항균방취가공 등등 비약적인 직조기술의 발전으로 Natural Pure Cotton의 단점이 거의 완벽하게 해결되면서, 인체에 무해하고 착용감이 부드러운 좋은 고급 Eco Friendly 소재의 원단으로 재각광을 받고 있더군요. 현재 가지고 있는 순면제품을 등산시 직접 사용해 보니깐 정말로도 아주 Wonderful 합니다..^^

 

• 코튼의 장점

  • 피부에 닿는 감촉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 흡습성이 우수하며 땀의 발산이 빠릅니다.
  • 흡습성이 우수하므로 대부분의 염료에 염색성이 우수합니다.
  • 코튼섬유의 중공구조는 보온성을 줍니다.
  • 물에 젖을 때 오히려 강도가 강해진다. 따라서 세탁성이 우수합니다.
  • 알카리와 열에 강하므로 세탁 및 다림질이 매우 쉽다. 특히 살균을 위해 고열에 삶아도 됩니다.
  • 마찰에 의한 정전기 발생이 거의 없어 피부에 불쾌감을 주지 않습니다.
  • 열 전도도가 타섬유에 비해 높기 때문에 무더위시에도 피부에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 코튼섬유의 표면은 마이크로피브릴로 되어있어 표면감촉이 상쾌하고 드라이하며 화학섬유 표면에서 느끼는 끈끈한 느낌이 없습니다.
  • 최초 섬유제품 용도 이후에는 와이퍼 등 타용도 이용 또는 재생면으로 사용가능하고 마지막으로 생분해되어 지구환경을 보호합니다.

 

식물성 원료인 100% 천연 Cotton 원단으로 만들어진 등산바지의 착용감은, 석유화학 섬유로 만든 윈드블럭이니 윈드스토퍼니 하는 첨단 기능성 바지들과는 또다른 맛이 확실히 있습니다. 

1. 스웨덴 파엘라벤 알파인 코튼 바지 : 일일히 수작업으로 방수방풍용 왁스를 발라줘야 하지만 자신이 직접 처리하는 방풍방수성이 첨단기술에 의존한 요즘의 기능성 바지들 보다 휠씬 믿음직 스럽습니다. 

2. 프랑스 PRANA의 전문 록 알파인 코튼바지 : 피부에 닿는 느낌이 완전 실크 수준인 순면바지의 컴포터블한 착용감은 화학섬유 기능성 바지들은 흉내 내기 힘들 듯...^^ 

 

2012년 3월17일 꿈에도 못잊을 외설악 "마장터" 비박야영시 눈속에서 보낼 2박3일을 대비해 작정하고 일부러 천연소재로 만든 등산복만을 착용한 모습(윗사진). 

잊혀진 샹그릴라 외설악 마장터 산행 기록 -->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557

 

상의는 독일 Mufflon에서 출시한 산악용 순모 Natural Wool로 만든 이쁜 보라색 칼라의 일반형 스웨터(제일 꼭대기 사진의 지퍼가 달린 자켓과는 다른 종류), 하의는 100% 순면코튼 등산복인 스웨덴 파엘라벤 방수방풍 트라우저 (파엘라벤 산악용 바지는 전용 왁스를 칠한후 열처리를 해주면 훌룡하게 방풍방수가 됩니다)

피엘라벤 G-1000 adventure 산악바지 설명 -->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547

 

 

2012년 9월16일 인수야영시 Prana(뿌라나) 순면바지를 착용한 모습(윗사진). 남들이 보기에는 뭐 저런 집에서나 입는 허드레 막바지를 입고 산에 왔냐 싶을정도로 그냥 후줄근한 평상복 같이 생겼지만 실제 착용시 필링은 마치 실크의 느낌처럼 보드랍기 짝이 없슴다. Super Great..^^

 

양쪽 옆에 크게 지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아주 커다란 벤틸레이션 구멍이 나 있어 등산중 편하게 땀을 발산 시키는 기능도 훌룡..^^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알룩달룩 화려한 원색칼라의 쫙 달려붙는 등산복이 편하고 좋더만 이제는 이런 펑퍼짐하고 수수한 스타일의 패션이 더 좋아지는 걸 보니 아마 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ㅠㅠ)

 

3. 천연가죽(Genuine Leather)

 

각종 최첨단의 섬유들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스포츠 의류가 바로 모토사이클 라이딩 보호복들 입니다.(여러 모토사이클 보호복에 적용된 최첨단 기능성 원단들의 이름은 등산매니아들도 처음 들어보는 종류가 많을정도임). 그러나 그런 여러 최첨단 기능성 원단의 홍수속에서도 오랫도안 라이더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소재는 바로 가죽(Leather) 입니다. 구지 과학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원단자체로 훌룡핝 윈드브레이커(Wind Breaker) 기능을 가진 천연가죽은 최첨단 과학의 힘을 빌려 추구하려는 여러가지 기능들의 총 집합체 !!(방풍성, 투습성, 내마모성, 내구성, 신축성, 자연친화성, 보온성 등등 어느 하나 꿀릴데가 없는 마법의 원단). 이런 여러 기능을 한가지 소재에서 골고루 다 찿아 볼 수 있는 첨단소재는 내가 알고있는한 아직까진 현존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천년전 동굴생활을 하던 인간이 만든 천연가죽의 방풍투습성은 오늘날 NASA의 최첨단 소재들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슴다.

 

프로 레이싱 라이더들이 경주시합때 착용하는 레이싱슈트는 고어텍스니 윈드스토퍼니 캐뷸라니 하는 비싼 최첨단 기능성 섬유로 제작되지 않고 전부 질좋은 가죽으로만 제작 되는거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가죽자켓 이야기 -->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630

 

두꺼운 바지에 두꺼운 내복을 껴 입더라도 주행풍이 하체로 파고 드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달랑 홑겹이라도 가죽바지만 입어주면 주행풍을 매우 효과적으로 차단 할 수 있어요. 윗사진은 평상복 스타일의 가죽진 바지를 착용 한 모습. 라이더일 경우 가죽바지 한벌 정도 가지고 있으면 평생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이 바지 산지 진짜 오래됬지만 (10년 이상) 아직도 새것 처럼 쌩쌩해서 가끔씩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하곤 합니다.(구매밸류가 매우 좋은 Item !!) 

 

간절기 라이딩시 가죽바지와 가죽마이로 스타일을 살린 모습..^^ 라이더가 아니면 절대 이렇게 못 입어봐요..ㅋ

 

4. 천연 우모 (Duck Down)

 

뭐니뭐니 해도 현존하는 소재중 가장 보온력이 좋은 소재는 역시 거위털 덕다운(Duck Down) 입니다. NASA 우주항공 연구소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개발하였다는 인공 덕다운 소재인 "프리마로프트"도 추운지방의 거위에서 채취한 거위털의 보온성을 결코 따라잡지 못 합니다.(천연 덕다운은 세탁하기도 어렵고 이런저런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편리한 인공 덕다운 소재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끈임없이 계속 되고 있지만..)

 

덕다운의 성능은 필파워로 숫치화된 거위털의 복원력에 의해 결정 됩니다. 얼마나 질 좋은 덕다운을 선별해 어느정도의 가슴털과 깃털을 섞어 만들었나에 의해 결정되는 이 복원력(필파워) 숫치는 우모복의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입니다. 다른 아이템에는 눈길 한번 주지않고 대대로 우모복만을 만들어온 프랑스의 소규모 업체 "발란드레"의 제품들은 가슴털과 깃털의 비율을 혼합 한계치인 95:5 까지 끌어올려, 접었다 펼치면 마치 고무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필파워)를 구현한 우모복의 염품으로 대접 받고 있죠. 부드러운 가슴털만으로는 덕다운의 에어포켓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하드한 깃털이 섞여 들어가야 되며, 하드한 깃털의 비율이 적으면 적을수록 가볍고 부드러운 우모제품이 탄생 될 수 있긴 하지만 무작정 아무 거위털을 사용해 깃털의 사용비율을 줄인다고 보온성 좋은 명품 우모복이 만들어 지는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아무 거위털이나 막 집어넣고 인터넷에서 5-6만원에 파는 싸구려 엉터리 우모복들은 사는 순간 바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무용지물 되는거 잊지마셈. 동네에서 입고 돌아댕길려면 OK 지만 팩킹해서 산에는 절대 못가지고 다닙니다. 이불한채 만큼 커서....) 

 

불과 얼마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우모복의 보온성능을 나타내는 숫치로 우모의 함량이 몇그램인지를 표기하는 좀 단순무식하고 웃기는(??) 방식을 사용했었죠. 이거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방식 입니다 (물론 우모의 함량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러다가 유럽식으로 필파워로 덕다운 제품의 성능을 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면서는, 갑자기 남대문 동대문 시장의 중국산 제품들의 소매자락에 엉터리 필파워 표기들이 마구 사용되기 시작...에고고...ㅠㅠ (외국에서 엉터리 연비 표기했다 큰 코 다친 현대자동차가 한국에서는 제아무리 공갈연비를 댄호고 부치고 다녀도 꺼덕 없듯이, 외국에선 엉터리 필파워 표기하면 한 코에 회사가 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못하지만 중국이나 한국에선 솜방망이 처벌로 누구나 다 지멋대로 표기. 요즘 시장에 나오는 우모복은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전부 필파워 800 이상의 오빤 강남스타일들..~~) 

 

* 방수 우모제품들에 대한 일반소비자들의 오해

장비도사님들 마저도 자기 우모복과 침낭이 방수가 된다며 으쓱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우모제품은 제아무리 도사가 만들더라도 절대 완벽한 방수로 제작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모르시는 말씀들.. 업체들이 앞다투어 선전하는, 방수 덕다운 침낭이나 방수 우모복은 일단 다 뻥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존하는 방수투습 원단들은 패브릭 쉘 자체에 방수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원단에 처리한 임시 방수장치인 DWR은 금방 벗겨저 버려요), 패브릭 안에 덧붙인(라미네이팅) 얇은막(멤브레인)을 통해 방수와 투습기능을 달성하기 때문에, 덕다운에 포함된 하드한 깃털이 얇은막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어텍스나 심파텍스와 같은 하이브랜드는 덕다운 제품(우모복, 침낭)에는 자사 브랜드 로고를 사용 할 수 없게 합니다.  

 

발란드레의 혹한용 최상급 침낭인 "토르" (아랫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