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 이야기

첨단 기능성 원단의 불편한 진실

Steven Kim 2011. 12. 2. 12:01

한동안 아웃도어링 아이템들에 관심을 두지 못하다 보니 요즘들어 새롭고 다양한 아웃도어 아이템들이 봇물 터지듯 출시 된 것 같군요. 오랫만에 외국의 아웃도어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생판 본적도 없는 모르는 아이템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우아!! 세상 참 빨리 변하넹!!).

 

근데요,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등산장비들의 경우는, 매일 쏟아져 나오는 최첨단 기능의 신제품들 보다, 오래된 고풍스런 장비들에 더 정이 더 갑니다.(첨단의 신형이라 해봤자 옛날 장비에 비해 특출나게 더좋다 하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겠더라구요..). 오래된 장비에게서는 화려한 신형 장비에선 찿아 볼 수 없는 뭔가 할머님의 청국장같은 깊은 맛이 베어 있는 것이 느껴지며, 전통적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옛장비만의 믿음직스러움과 애정이 느껴지지만, 내구성을 담보(희생하고)로 편이성만을 추구한 신형장비들에 대해선 솔직히 뭔가 2% 부족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을 막을 수 가 없네요.(아웃도어링에 필수장비인 불을 붙이는 라이터, 수퍼터보니 윈드프루프니  레이저 파워니 어쩌구저쩌구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휘발유를 사용하는 전통의 ZIPPO 라이터 만큼 신뢰 할 수 있는 라이터는 아직 보지 못했슴다)  

 

몸에서 발생하는 땀은 배출하면서 비는 막아주는 방수기능으로 소비자들을 단숨에 휘어잡은 미국 고어텍스. 첨단의 기능성 멤브레인(얇은막)이 접착(라미네이팅)되어 있는 원단들을 사용한 고급 브랜드 아웃도어 제품들이 시장을 휩쓸며 자켓 한벌에 수백만원짜리까지 등장한 이상한(??) 판국 (남다른 특별한 기능을 맹신하는 한국 매니아들의 과시적인(??) 성향에 발맟춰 우후죽순 처럼 이런저런 검증되지 않은 뻥튀기 기능성 원단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소비자들을 현혹 합니다(드디어는 자체 발열한다는 "뻥" 원단까지 등장..ㅠㅠ), 그러나 고가의 유명 기능성 원단(고어텍스)이나 일반 시장용 기능성 원단이나 실사용시 (수십배에 달하는 가격차이 만큼) 단방에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의 성능차이를 느끼기란 쉽지않죠.(실제로 기능상으로 비싼만큼 휠씬 더 좋다고 느껴보신분 있으면 손들어보세요 ??) 

 

방수기능이야 어진간하면 거의 비슷비슷하고, 기능성 원단의 성능을 가장 크게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투습성능(Breathability) 역시 그 눈꼽만큼한 차이를 위해 그만큼 비싼 돈을 지불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회의를 느끼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명품"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휩쓸려 남들이 죄다 쳐다봐 주는 비싼제품을 사용하는 묘한 즐거움에 빠져있다 보면, 명품이나 시장제품이나 실상 그게그거라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철이 들기 까지는 수업료도 많이들고 꽤 오랜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처음에는 멋모르고 시작한 아웃도어링, 차츰 비싸고 소문난 제품들에 호감이 가고 이판사판깽판 무리해서 구입하느라 허리가 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좋다는 제품들 다 써보고 날때쯤이면 괜한 유명 브랜드 보다는 나만의 장비(남들은 모르는데, 써보니깐 무쟈게 좋은 비유명 제품)를 선호하게 됩니다..^^) 

 

각종 기능을 과대선전하는 화려한 최첨단의 기능성 원단 자켓들 보다, 나에게는 양질의 천연 양모를 채취하여 정성으로 천연 우모실을 뽑아, 살갗을 에이는 알프스 고산의 거친바람을 훌룡히 막아내고(방풍), 겉옷에 붙은 눈이 녹아 옷 속으로 침투하지 않도록(방수) 촘촘히 손으로 짜서 만든, 알프스 산악인들이 오랫동안 애용하던 인조섬유로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자연섬유의 특징석 투습성이 돋보이는 Natural Wool Alpine 전통 자켓이 휠씬 더 믿음직스런 등산 파트너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 입니다.

 

(전통적인 수제품으로 정성 잔뜩한 손기술만으로도 훌룡한 방풍성능을 실현하였고, 천연Wool만의 자연적 투습기능과 보온성이 돋보이는 독일 알프스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천연울 알파인 등산자켓 "무플론"의 모습. 고어텍스니 심파텍스 하는 요란스런 최첨단 멤브레인의 기능이 더해진 것도 아닌데도 충분한 방풍성과 보온성, 그리고 눈 녹은 물기가 내부로 스며들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게 직조되어 필요충분한 방수기능도 갗추고 있는 것이 참 대견..^^  요녀석 하나 겉에 걸치고 겨울철 산을 오르면 구지 고어텍스 자켓처럼 벗엇다 입었다 하지 않아도 되고, 설렁 조금 젖더라도 천연양모의 특성으로 계속해서 따뜻하고, 암튼 편하더 라구요. 만약에 경우를 대비 아주 가벼운 비옷 한벌 배낭 꾹 찔려넣고 다니면 고어텍스 방수자켓없이 다니다 혹시 비 만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뚝 !!! 만사 오케이 임다).

 

폴라플리스 방한셔츠 위에 천연순모 알파인 자켓을 걸치고 등산을 하면 어진간한 경우는 구지 별도의 아웃터를 입었다 벗었다 할 필요가 없이 쾌척하고 따뜻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더군요. 사진의 모습이 위에 설명한 독일 알프스 슈바르츠발트(Black Forest) 지방의 전통 순모자켓인 무플론을 착용한 모습 입니다. 천연순모의 내츄랄 투습기능, 그리고 전통타입의 투박한 멋스러움 때문에 애용하는 장비 입니다. 

 

아웃도어 마켓을 싹쓸이 한 미국의 고어텍스. 그러나, 과연 광고에서 선전하는 만큼 진짜로 그만큼 좋던가요?? 운동중 자켓 안쪽에 흘린 땀이 진짜루 순식간에 배출되서 항상 내부가 뽀숑뽀송 한거 진짜루 맞나요??  투습성능을 과장한 괜한 광고만 믿고 고어텍스 자켓 껴입고 가파른 산을 오르다가 결국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 난감하었던 경험들 없으신가요?? (괜한 고어텍스 보다 오히려 벤틸레이션 오프닝(통기구멍)이 효율적으로 장착된 일반제품이 내부환기에 더 도움이 됩니다). 방수 짱짱하다는 고어텍스 자켓을 입고 느긋하게 우중 산행을 하다 어느순간 온몸이 축축해지며 물기가 스며들어 낭패를 보신 적은 없나요?? (DWR 효과가 없어진 고어텍스 자켓의 경우, 겉감에 비가 스며들고 내부의 땀이 뒤엉켜 나중엔 비맞은 거랑 진배 없어지는 상황 종종 발생)

 

비싼 멤브레인의 기능을 맹신하기 보다는 차라리 경제적인 방수 멤브레인을 사용한 제품 일지라도, 물이 겉감 안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틈틈히 DWR(Durable Water Resistance) 처리액을 도포하여 주며 잘 관라하여 입는 것이 휠씬 더 신뢰 할 수 있는 방수기능을 확보 할 수 있는 요령 입니다. 

 

물론 일상용 자켓과는 비교 할 수 없는 방수기능과 투습성을 가지고 있는 고어텍스지만, 운행중 필요충분한 투습은 여전히 불가능 합니다. 최첨단의 고어텍스 멤브레인을 사용한 최고급 자켓이라도, 꼼곰하게 잘 만들어진 천연양모의 자연적 투습기능을 따라잡기란 요원 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 관리가 까다로운 우모(덕다운)를 대신한다며 미항공우주국에 최신연구와 기술에 의해 탼생된, 상대적으로 여러 장점을 가진 인조우모 프리마로프트(Primaloft) 역시 천연우모의 기본특성인 복원력과 보온력을 대신 하기엔(그래서 휠씬 더 따듯) 택도없이 부족 한거랑 매 마찬가지.

 

(고어텍스의 "마이크로 홀(구멍)" 을 통한 투습기능 방식과는 전혀차원이 다른 하이테크 독일 심파펙스의 "더블 마이크로 파티클(입자)"을 통한 "마이크로 필릭" 입자와 "마이크로 포빅" 입자의 상호작용을 통한 하이테크한 땀 배출(투습)방식에 대한 차이를 조만간 올릴께요).  

 

철썩같이 믿었던 고어텍스 등산화를 신고 눈덮힌 설산등산에 나섰는데, 눈속을 걷다보니 등산화가 젖어 발가락이 깨지는 듯한 발시럼의 고틍을 경험한 사람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신다보면 멤브레인이 낡아 안개가 사리지듯 사라져 버리는 고어텍스 등산화의 방수기능만을 믿고 눈덮힌 설산을 헤집고 다니는 것은 사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 입니다. 눈덮힌 설산등산에는 역시 방수처리를 꼼꼼히 한 전통의 가죽등산화가 정답 !! 

 

등산 출발하기 하루전 방수크림(방수크림 닉스왁스 참조)을 골고루 발라 철저히 준비해둔 가죽 등산화만이 극한의 설산에서 가장 신뢰 할 수 있는 장비라는 것을 경험많은 산악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맨날 신고 다니는 등산화의 고어텍스 방수기능만 믿고, 적절한 방수처리 조차 하지 않은채 내립다 장거리 설산산행을 나서면 않됩니당..^^) 

 

 

 

(이제품은 한바그 알라스카 모델하고 똑같이 생긴 한바그 유콘 모델입니다. 한바그 알라스카는 고어텍스 내피이고 모양은 똑같지만 내피가 고어텍스가 아닌 일반 내피를 사용한 모델이 유곤 모델인데요, 독일에서는 일반 내피모델인 가죽 등산화 유콘이 (그래서 가격이 더 쌈) 고어텍스 내피 모델인 알라스카 보다 오히려 더 인기가 있어 살짝 놀랐던 기억..친하게 지내는 독일 등산매니아 왈, 설산 산행전 가죽에 꼼꼼히 방수처리를 하지 않고 무작정 룰루랄라 출발하는 사람은 누가뭐래도 초짜 !!!!. 시중에 보면 풀그레인 방수용 가죽크림과 방수용 왁스 스프레이들 많습니다. 등산전 한가할때 정기적으로 등산화에 발라 놓으세요..^^) 

 

명품병에 취약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브랜드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추종. 아웃도어 마켓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멋스러움 이라는 패션 보다는 기능이 당연히 중시되는 아웃도어 마켓에서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괜히 더 비싼 제품, 더 많이 알려진 제품, 이미 충분한 기능이 있는데도 더 기능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사실 그리 바람직 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더욱 강해지네요.(물론 여유 돈이 있으면 비싼제품이 디자인면에서도 한수위고 그만큼 값어치를 하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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