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이만때는 유럽쪽 거래선들이 주기적으로 극동지방을 순방하는 시즌이기 때문에 주말을 맘껏 즐기기가 불가능합니다. 백인 특유의 거드름 때문에 보기 껄끄러운 거래선도 있고 반나면 늘 반가운 거래선도 있는데, 어디서건 만나면 반가운 거래선이자 친구인 올라프 두루바가 다녀갔습니다.
개인적인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사람들과 속을 다 털어놓고 이야기하기가 쉽질않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동서양의 관습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기가 만만치않다는 느낌 때문이죠.겉으로는 마치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해 보이는 국제결혼커플들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말못할 고민들 때문에 무척 갈등하고 있는 사정들을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더더군다나, 요즘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있는 한국인 남편들과 동남아시아 부인들 사이의 인신매매식으로한 결혼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보고 들을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잘 못사는 나라의 여성들의 경우 막연한 외국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어, 그 꿈을 이루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잘사는 나라의 남자와의 결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데, 문화와 관습이 다른 외국인들끼리 정략적으로 결합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그게 어디 그리 쉽겠습니까 ?? 수없이 많은 한국여인들이 무식쟁이 미군들과 얼떨결에 얼렁뚱땅 결혼하여 미국으로 건너가 인종차별과 학대속에 스러져간 통한의 한국여인 수난사가 불과 얼마전인데, 지금 한국에서는 베트남 여성들의 수난이 고대로 똑같이 재현되고 있는거죠)
백인들에 대한 호감이 별로 없는편이지만, 수십년동안 변치않는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주 극소수의 백인친구가 몇명 있습니다. 그중 한명이 바로 Olaf Drubba입니다. Business관계로 만나게 된 사람중 유일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가 된 사람입니다. 독일 블랙포레스트(슈바르츠발트) 출신으로 유명 브랜드의 부사장을 지냈고 지금도 관련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하고 친하다 보니, 이 친구의 동생들과도 왕래를 하고 지내고 있을 정도 인데요, 참 집안내력이 재미있습니다. 남자만 5형제인 집안인데, 이 독일형제들의 부인들이 전부 동양여자들 입니다. (유럽에서도 특히 독일남자들의 동양계 여성들과의 결혼이 유난히 많은듯..)
올라프의 부인은 싱가폴인, 그의 바로 아래 동생 피터의 부인은 말레이지아 여성, 그 아래동생 요한의 부인은 중국인, 또 한명은 인도여자 그리고 막내는 중국에서 만난 한국여자와 살고있습니다.(이 막내부부를 보면 진짜루 웃깁니다. 독일남자와 한국여자가 서로 소통은 중국어로 합니다..^^). 한가족 형제들이 몽땅 외국여자와 결혼하기도 참으로 쉽지 않을듯 한데, 아무튼 명실상부한 인터네셔날 패밀리 입니다. 둘째동생 피터의 부인인 중국계 말레이지아 여성인 안젤링은 대단히 미모의 소유자로 스투어디스 출신입니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아주 활동적인 여성으로, 독일남편을 만나 독일로 이주해 산지도 오래됬고 아이도 둘씩이나 낳고 이젠 독일인이 다 됬지만 여전히 독일에서의 생활이 힘들다는 속내를 털어놓더군요.
백번천번 외국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 이해가 됩니다. (언젠가 뮌헨의 대학로인 "슈바빙"의 한 카페에서 Drubba 형제들과 어울려 술을 한잔할 기회가 있었는데, 술이 오른 늘씬한 미모의 안젤링이 보란듯 스테이지로 올라가 멋드러지게 노래를 한곡 하고 내려오더니, 옛생각들이 떠올랐는지 펑펑 울음을 터트려 난처했던적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서로 별거중이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국제결혼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인 편견이 있는편 입니다.
한동네 소꼽친구로 자라 오랫동안 연애하고 안보면 죽고못살아 결혼해도, 살다보면 이러쿵저러쿵 뚝탁거리고 싸우며 헤어지네 마네하며 아웅다웅 살아가는데, 하물며 레인보우와 같은 이상을 쫒아 꿈꾸듯 한 문화와 관습이 다른 이민족과의 결혼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아마도 동족끼리의 결합보다 무쟈게 더 힘들거란 생각. (물론 알꽁달꽁 잘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언제부터인가, 남녀간의 감정적인 사랑(애정)이란 한순간의 격정에 불과(??)하며, 실제 사랑이란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이해가 쌓이고 쌓이면서 삶의 한부분으로 자리잡아가는 "희생"의 다른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트윗에서 본 "사랑은 스프와 같다"는 말, 처음에는 무쟈게 뜨겁다가 얼마동안은 먹기좋다 싶더니, 이내 식어버려 밋밋해져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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