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중 옷이 젖었을 경우 갈아입을 옷이 없으면 참 낭패입니다. 젖은 옷을 입고 꿉꿉한채로 산에서 머물다보면 야영이 즐거울 수 가 없죠. 항상 여분의 옷을 준비하는 센스가 필요한데 그것이 그리 쉽질 않습니다. 안그래도 이런저런 짐이 많아 죽겠는데 갈아입을 옷까지를 챙겨 가기도 그렇고...
토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 여분의 옷을 가져갈까 말까 하다 에라이 못먹어두 Go !!! 그냥가자 !!!
그래서
비가 제대루 오기전에 야영지에 도착할 욕심으로(도선사 들머리에 올랐을때 비가 살짝 흩뿌리는 정도..) 무리해서 빠른걸음으로 하룻재를 오르다 보니(도선사에서 하룻재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가 심해 '깔닥고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중간쯤에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이드네요. 업친데 덥친격으로 지난 3-4년동안 든든하게 함께 산행을 하였던 콤포델 등산스틱이 뚝하고 부려져 버립니다. 에고고...
아웃도어 장비는 빤딱빤딱 빛나는 새물건 보다 부러지고 빵구나고 찢어진 곳을 수선하며 고쳐 사용하는 오래된 장비를 사용하는 즐거움이 있더라구요..^^. 뿌러진 콤포델 등산스틱 아프터 서비스 해주는 곳 아시는 분 댓글 환영..^^
깔닥고개를 오르는 도중 스틱이 부려져 양손 두개대신 한개만을 사용하여 올라가다 보니 훨씬 더 힘드네요..ㅠㅠ. 스틱이 없으니까 힘이 배로 드는 것 같은데(특히 무거운 배낭을 맷을때..)
원래 양손에 잡는 등산스틱을 두개 사용하는 대신, 지게질때 쓰는 지팡이 사용하듯 하나만 사용하는 등산객들이 많은데, 이분들은 두개보다 한개만 쓰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더군요. 글쎄요, 습관인지는 모르지만 두개를 쓰다 한개만 쓰니까 제대루 힘을 분산하지 못해 휠씬 불편하고 힘든것 같은데...
(스틱 한개만 사용하는 분들, 양손에 세트로 두개 다 사용해보세요 훨씬 편해요..^^..)
토요일 비가 오고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는 예보 때문인지 삼각산 인수훈련장은 한적하다 못해 적막감 마저 들 정도, 늘 야영하는 암벽팀도 야영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찬기운을 잔뜩 머금은 늦은 가을비속 센티멘탈리티를 제대로 즐기는 나홀로 멜랑콜리 야영을 하였습니다. 비올것을 대비 타프를 낮게 깔아 셋업한 모습..^^
서두른 덕분에 다행이 비가 제대로 오기전에 야영지에 도착하여 텐트와 타프를 칠 수 있었습니다. 비박용 타프는 등산스틱을 사용하면 쉽게 셋업할 수 있는데, 스틱 한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한쪽은 나무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장소선택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 나홀로 고독감을 즐기기에 좋은 사이트를 찿을 수 있었네요..^^
어둠과 함께 찬기운을 잔뜩 머금은 가을비가 점점 거세지며, 인수훈련장에 어둠이 내립니다.
오후 6시경 부터 제법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밤 12시경 부터 새벽녃까지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찜통 더위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몇일전인듯 한데, 빗속의 삼각산 인수 훈련장에는 가을이라기 보다는 이미 겨울느낌이 잔뜩하네요. (지금부터는 산정으로 비박야영 가시는 분들 우모복 챙겨 가야할 듯 합니다.)
비박야영시 간이난로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MSR 리엑터.
혹한의 동계 야영중 몸이 저절로 덜덜 떨릴정도로 한기가 들면 잠시 몸을 녹혀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죠. 이럴때 좋은방법 !!!!. 얼른 텐트안으로 들어가 리엑터를 켜놓고 앉아있으면 작은 텐트 내부가 순식간에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차고 얼었던 몸이 스르륵 풀립니다..^^.
* 주의 : 작은 돔 텐트 안에서 출입구를 꽁꽁 다 닿고 강력한 화력의 직화연소체를 켜 놓으면 텐트내 산소를 순식간에 다 빼앗아가 산소부족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정신을 잃고 질식할 수 도 있다고 함.
이렇게 잠깐 몸을 녹여줄 용도로 본인의 몽벨 마이티돔2 텐트안에서 리엑터를 사용할때는 텐트 출입문을 완전히 열어놓고 사용하며 출입구가 완전히 열려있는 상태로도 충분히 따뜻하더군요. 활짝 열려있는 출입구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앉아 있으면 갑갑하지도 않고 좋슴다..^^ (이때 텐트안에서 리엑터가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 하여야 합니다. 작은 가스통(250g)에 연결하여 사용하면 왠만해서는 넘어지지 않는데 큰 가스통(430g)을 사용할 경우 자칫하면 홀라당 넘어갑니다. 보온을 하기위해 출렁출렁한 세머레스트 네오에어 위에 잠깐 올려 놨다가 리엑터가 넘어지는 바람에 네오에어 하나 해 먹었던 쓰라린 경험..ㅠㅠ..)
경험상, 등산용 간이히터로는 효과나 편리함에서 MSR 리엑토만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가볍고, 부피작고, 화력짱짱하고 끄기켜기 쉽고(동계에도 화력 저하없이 가스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장비가 아닐까 싶은데..??)..등등등...그러나 리엑토 전용용기를 사용한 버너이외의 다른 용도(특히,간이난로용)로 쓰다가 '어 ??' 하는 사이 '퍽' 하면서 먹통이 되버리는거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정말 '엥 ?? 뭐 이거 이래 ??' 싶을정도로 우습게 고장납니다. (간이난로용도로 쓰다가 고장나면 개인책임..^^...)
현재 본인이 간이난로용으로 사용하는 리엑터도 구입후 몇번 못쓰고 먹통이 되어 버렸던 것을 버너에 일가견이 있는 분께 부탁하여 수리하였고, 리엑터의 안전잠금장치를 아예 없에 버너로서의 용도를 과감하게 포기해 버리고, 100% 간이난로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용도를 변경하였습니다..^^..(용도변경후 현재까지 오래동안 계속 켜놓는 간이난로용으로 계속 사용하여왔지만, '퍽' 갈 기미는 없네요..^^.)
Ride-and-Camp용(모토캠핑)으로 준비한 비알라딘 히터를 등산 비박야영에 사용하여 보았습니다. 커다란 반사판 때문에 왠만해서는 배낭에 수납이 않되겠다 싶었는데, 일본판 콜맨 노스스타 케이스(일본에서 출시되는 노스스타 랜턴에 딸려나오는 소프트케이스)에 조금 억지로 수납이 되는군요. 빙고 !!!..^^. 높은산을 올라 오래 걸어야 하는 산행에 이런 커다랗고 무거운 히터를 가져갈 사람은 당연히 단한명도 없겠지만, 등산거리(어프로치)가 짧은 비박야영시에는 배낭에 수납하여 가지고 가기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사방이 터져있는 오픈 스페이스(타프 아래)에서도 반사판이 열기를 한방향으로 강력하게 쏴주기 때문에 간절기 비박야영용 히터로 효과빵빵 좋네요. 크기와 무게 때문에 절대 백팩킹용으로는 부적당하지만, 가지고 갈 수 만 있다면 동계 야영시 완소 아이템임에 틀림 없슴다. 가스를 사용하여 편리한 코베아 파이어볼 가스히터와는 비교가 않될정도로 화력이 쎈 장점. 연료통에 석유를 가득채우면 밤새 틀어놓아도 연료가 다 떨어지지 않을만큼 연비도 좋고, 소음도 없으며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등산장비 리스트에 올려진 특이한 석유랜턴과 기존의 가스랜턴의 밝기를 비교하여 보았습니다. 역시 석유랜턴이 훨씬 밝네요..^^
가스랜턴중 가장 밝다는 랜턴중에 하나인 MB오토랜턴이지만, 기온이 좀 쌀쌀하다 싶은 오늘같은 가을날씨에도 벌써 가스가 제기능을 못하고 밝기가 많이 저하 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아무리 좋은 가스랜턴이라하더라도 가솔린이나 석유을 사용하는 랜턴과는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가스랜턴은 그냥 하절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계절상품이라고 단정하더라도 무리가 없을듯...(겨울에 화력저하 없이 가스를 사용하는 여러방법들이 있긴 하지만..암튼..^^)
윗사진의 왼쪽 석유랜턴은 태생이 특별한 제품입니다. 석유버너 매니아들 사이에는 불멸의 명품으로 손꼽히는 '프리무스 96' 미니버너 연료통에, 랜턴매니아들의 콜렉션 아이템중 하나인 콜맨 242C 가솔린 랜턴헤드를 합체하여 만든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하이브리드 랜턴이죠..^^. (원래 만드신 분이 똑같이 또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귀한 프리무스96과 콜맨 242C를 일부러 분해하여 이런 미니랜턴을 만들어 봤자 그 효용가치를 인정받고 환영받기가 쉽질않아 다시 만들어볼 엄두를 내기가 쉽진 않겠네요..^^)
옵티머스 96의 미니 연료통에 맟춰, 242C 랜턴의 둥근 랜턴갓을 잘라냈고(두꺼운 철판을 어떻게 이렇게 둥글게 잘라냈는지 정말 궁금 !! ??), 가운데가 볼록한 튀어나온 242C 오리지날 유리대신 별도로 직선형 유리를 맟춰 끼워 전체적인 발란스를 맟춘 제작자의 열성이 대단 !! 작은 미니 옵티머스 96 연료통이 보기에는 멋지지만, 한번 켜면 잠자기전까지 밤새 켜놓아야하는 랜턴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연소시간이 짧은 미니 연료통은 실용도가 떨어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까 "유레카 !!! Very Good !!" (윗사진에서 석유랜턴 옆에 세워져 있는 450g 가스통과 비교하여 보면 엑체연료(가솔린 이나 석유)를 사용하는 랜턴치고는 얼마나 작은 미니사이즈인지 감이 갈 듯..^^)
연소시간도 4-5시간 이상으로 충분하며, 사용중 연료를 보충하여 다시 켤때는 기화관에 열이 충분히 남아있어 따로 예열할 필요없이 윗뚜껑 구멍난 부분으로 불만 붙여주면 되어 불편함을 거의 느낄 수 없더군요. 연료통이 커다란 대부분의 석유랜턴과는 달리 작은 사이즈 때문에 배낭에 수납하기 쉬워 비박야영용으로 적당하고, 석유랜턴만의 약간 주황색을 띄는 서정적인 불꽃색깔과 강력한 밝기도 마음에 드네요. (가솔린 랜턴은 석유랜턴보다 좀 더 브라이트한 하얀 불꽃..)
사이즈는 콜맨의 엑스포넌트 가솔린 미니랜턴 보다 아주 살짝 더 크지만 차이가 거의 없을정도, 배낭에 팩킹할때도 엑스포넌트 랜턴용 하드케이스 겉뚜껑으로 감싸 비닐봉지에 꼭 묶어주면 안전하게 수납하여 이동 할 수 있습니다.
산안개(Mountain Gas)가 자욱하게 낀 새벽녃 숲속에 불을 밝힌 야영 사이트 모습이 멋집니다.
밤새 내리던 비가 아침 먼동이 틀때야 겨우 그치며, 순식간에 산안개(Mountain Gas)가 자욱히 숲속을 뒤덮기 시작합니다. 이런 특별한 모습을 혼자만 보기에는 진짜 아깝넹...^^
사진을 제대로 찍질 못해 신비하게 내려깔리는 산안개의 모습을 제대루 담질 못했지만, 갑자기 안개속에 묻히는 새벽 산속의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네요..^^.
타프안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안개 짙게 깔린 숲속의 새벽.
음식 만들어 먹는것을 즐기지 않은 편이라 비박야영을 할땐 항상 간단하게 식사를 합니다. 토스트나 햇반을 이용한 간편식을 선호하는데, 토스트에 사용하는 버터를 햇반에 비벼 먹어보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맛있네요..^^. 국거리를 만들지 않으니까 처리곤란한 쓰레기도 거의 생기지않슴다.
텐트 철수하기전 기록사진..^^.
이제 새벽녃 산속의 날씨는 거의 초겨울 수준. 라이딩할때나 등산할때나 항상 습관적으로 가지고 다니는 비상용 보온의류인 몽벨 UL인너다운자켓에 방풍자켓을 껴입었는데도 한기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타프 아래에서는 비알라딘 히터의 짱짱한 열기 덕분에 릴렉스한 캠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윗 사진의 오른쪽에 비알라딘 히터가 따듯한 온기를 뿜어내고 있슴다^^)
타프밑에 폼메트리스를 깔고 누워 하염없이 내리는 산중우(山中雨)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고독을 살며시 즐겨보는 비박야영의 멋과 맛은 아는 사람만 압니다(진짜루 Very Good !!..^^..). 비박야영은 별도로 돈도 들지않고, 산속의 100% 청량상큼한 천연공기를 맘껏 호흡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등산을 통한 운동효과도 있어 여러모로 좋습니다. (아직 않해보시는 분들 한번 해보세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타고도 거산심곡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는 꼭 한번 해볼만한 멋진 레져 입니다.
산속에서 혼자 있는데 무섭지 않냐고요 ??
처음에는 조금 그렇다 싶더니 습관되니까 하나도 안무섭고 오히려 편안하더라고요..^^
남한테 햬꾸지하기 위해 태어난 나쁜놈들은 해꾸지할 대상 찿기 힘든 산에 와봤자 할일이 없기때문에 한밤중의 산에는 전부 좋은사람들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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