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북한사람을 본 것은 아주아주 옛날 소시적에 동,서베를린이 여전히 서로 나눠어져 있을 때 미군이 운영하는 첵크포인트 찰리를 통해 입국하였던 동베를린에서 였습니다. 같은 한민족이지만 무뚝뚝한 그들의 모습, 같은 한민족의 말이지만 전혀 다른 어투의 이북사투리가 정말 신기하였던 기억이 여전히 뚜렷합니다.
두번째 북한사람을 보았을때는 역시 아주아주 옛날 이태리의 어느 세관심사대에서 였습니다. 당연히 한국사람인 줄 보이는 두 남자가 세관을 통관하지 못하고 쩔쩔메고 있는 것을 보고 혹시 말이 통하지않아서 그런가하고 도와줄려고 다가갔는데 그들의 생소한 북한여권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그들이 나의 도움을 별반 달가워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먼저 세관심사대를 떠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서
(한국으로 귀국하여 살게되면서..)
또다시 신기한 북한사람들을 보게 되었던 것은 바로 중국 북경의 북한식당에서 였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을 가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직 한국과 중국은 국교도 설립되기 전이었구요. 중국의 북경에 출장하여 있는 동안 매일 번갈아 들리던 북한식당(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 한곳은 규모가 큰 곳이었고 또 한곳은 아주 작은 규모의 허름한 북한식당(유경식당??) 이었는데, 두군데 모두 북한에서 파견나온 외화벌이꾼들인 북한 복무원들이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신기해서 북경에 머무는 동안은 매일 하루도 안걸르고 그곳에 가서 식사를 할 정도 였습니다. 엑센트와 어투는 달랐지만 같은 민족임에 틀림이 없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모두들 아름답고 친절했구요.
지금은 너무나 가까운 곳으로 변했지만 당시 한국국적의 사람은 몇사람 가보지 못하엿던 중국 길림성 연변의 모습은 정말정말 신기했더랬습니다. 우리나라의 옛날이 그대로 현재로 존재하고 있었으니까요. 지금도 영화속 옛날세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았던 연변의 모습이 눈앞에 선 합니다.
신의주가 바로 코앞에 있어서 너무나 놀랐던 단동에서 찿았던 북한식당은 아마도 죽을때까지 잊지못할 겁니다. 중국사람들이 초대하여 우연히 들렸던 단동의 북한식당의 모습은 너무나 정겨웠습니다. 모두들 친절했구요. 남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북한의 복무원들이 깜짝놀라며 신기한듯 모두들 관심을 보이더군요. 저녁식사가 끝나고는 2층에 마련된 노래방으로 끓고가듯 초대하였구요. 그곳에 근무하던 소위 외화벌이꾼 아가씨들의 고운 모습에 정신이 없을 정도 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곳을 떠나야 했을때, 아주 다소곳하였던 복무원 아가씨가 문앞까지 따라나와 고전 신파극에서나 봤듯이 손수건을 꺼내 흔들며 살짝 눈물을 비치며 작별을 고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어색하였던 느낌과 함께 왠지 가슴이 찡했던 기억입니다. 당시의 그 복무원 아가씨는 내가 지금까지 본 여자들중 가장 아름다운 여성중 한명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러고는 직업이 변하면서 중국과 멀어지게되었고, 신기한 북한사람들을 볼 기회도 멀어졌네요.
세월이 또 유수와 같이 흘러,
이제는 셀수도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방문하고, 수없이 많은 북한인들이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고, 급기야는 북한의 금강산 관광도 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하였고, 한국의 식당에서도 북한에서 온 새터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고, 젊은시절 아련한 북한 사람들에 대한 신비로움은 옛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늘 신문에서
천안함사건과 연관하여 동남아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현지교민들에게 북한식당 출입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고 하는군요. 북한식당에 출입하면 나중에 한국에 입국할 때 보안법으로 처벌을 받을 수 도 있다고 하였답니다..ㅠㅠ..
이 뉴스를 읽으며 잊혀져벼렸던 그 옛날 북한식당에서의 추억이 갑자기 생각 났습니다.
그러면서 불현듯 드는 의혹..
혹시 한민족의 통일을 진정 원치않는 검은무리의 사람들이 세력을 이뤄 존재하는 것 은 아닐까 ???
통일이 되면 손해를 보는 그런 세력....
옛날 일본 식민지시절...해방되고 독립되는 것이 싫었던 세력들 처럼...
(왜 갑자기 이런 의혹이 드었냐구요 ??)
(그냥요...나도 왜 이런 생각이 불현듯 드는지 모르것넹..)
'Trevel & Others > 혼자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주많은 아가씨 (0) | 2010.07.29 |
---|---|
2년전 두장의 편지 (0) | 2010.07.27 |
알쏭달쏭 영등포 (0) | 2010.07.22 |
못된버릇 (0) | 2010.05.08 |
MBC PD수첩과 대한민국 검찰 (0) | 2010.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