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으로 만든 골동품 "설봉'버너를 기여히(??) 구입하였습니다. 골동품 석유버너중에서 인기있는 모델은 아니지만, 실사용 용도로 나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골동품 버너중에서 인기있는 제품은 캡틴 202, 안비 747 등 여러 모델들이 있습니다).
동계야영용 간이난로로 사용하기위한 제품을 알아보다가 우연히 석유버너에 대해 알게되었고 결국 손에 들어온 제품이 바로 "설봉"버너 였습니다.(매니아들에게 귀동냥해서 듣기로는 70-80년대 버너만드는 기술만큼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였다고 하더군요. 공룡이 한순간에 싹 사라지듯 석유버너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되면서 기술력있는 업체들이 멸종되어 버렸지만..ㅠㅠ..)
석유버너가 사라지게된 것은 예열이 간단한 가솔린(휘발유) 버너가 출시되면서 존립에 위협을 받기시작하였으며, 이후 사용이 간편하고 가벼운 가스버너가 출시되면서 완전히 설땅을 잃게 된 것 이죠.
무게도 무겁고 크기도 크고...가볍고 작은 요즘 버너들과 비교하면 실용성면에서는 게임이 되질 않지만, 지금의 버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클래식한 황동으로 만들어진 옛스러움이 괜히 좋아집니다..^^, 옛날 영국에 처음 도착하여 모든것이 낯설던 시절 구닥다리 안티크(Antique: 골동품)제품에 열광하던 영국사람들을 보고 "왜들 고물들을 저렇게 좋아하나 ?? 거참 이상타.???." 의아해 하다가 차츰 안티크만의 깊은맛에 대한 관심이 생겼던 때처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일반화되어있지 않지만, 영국에서 번창하고 있는 사업중 하나가 바로 안티크 산업 입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옛스러운 고택지구를 때려부순뒤, 똑같이 생긴 시멘트로 된 재건축 아파트 후다닥 짓곤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에서처럼 안티크산업이 발달하기 어려울 거라고..)
가스버너나 화이트개솔린 버너들과 달리 설봉버의 연료는 석유(백등유: Kerosene)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옛날 시골에서 아버지께서 밤마다 불을 밝히시던 추억의 석유등, 부엌에서 어머니께서 사용하시던 정겹던 석유곤로, 그리고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철 캐캐한 냄새를 풍기며 방안을 따뜻하게 데워주던 고마운 석유난로..일상에서 늘상 사용하던 석유였는데, 요즘은 석유가 무슨용도로 쓰이는지 어디서 사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세월이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석유는 주유소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스나 가솔린에 비해 엄청 쌉니다. 1 리터에 천원...^^.)
펌핑을 열심히 해주고 알콜로 예열을 한 다음 수동으로 불을 붙여줘야 하는것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수십년 오랜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주 짱짱하게 완전연소된 파란불꽃이 올라오는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뭐든지 최신식이 제일 좋은줄만 알고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옛것들은 무조건 고물 취급하며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언제부턴가 옛것에 대한 관심이 소록소록 생겨납니다. 모든것이 편리한 고층아파트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정스러운 마루와 마당이 있는 한옥에서 한번 살아봤음 좋겠다 싶어지기도하고, 옛날에는 질겁을 하고 채널을 돌려버리곤 하던 우리나라 가락(음악)이 언제부터인가 들으면 들을수록 깊은맛이 느껴지면서, 무슨소리하는지 알아들을 수 도 없는 힙합뮤직이 나오면 채널을 다른데로 돌려버리게 되네요..^^. (푹신푹신한 침대에서만 자다, 우연히 딱딱한 마루바닥에서 꼬박 잠이 들었는데 깨보니까 이상하게 몸이 더 개운한것 같기도하고..)
유럽에 가면 우리나라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옛날 구닥다리 오래된 모토사이클을 애지중지하며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 싶었었는데...
오랫동안 사용하지않아 닦을려고해도 닦아지지도 않는 세월의 때가 잔뜩하고 여기저기 녹이 쓴 볼품없는 고물이지만 괜한 정이 듬뿍가는 제품입니다. 자동차 상처를 닦아내는 콤파운드를 사용하여 세월의 흔적을 없애고 메탈 클리너로 광을 살려주면서 정이 더 들었습니다.
짧게는 수십년 이고 100년된 제품도 수두룩한 클래식 버너들이지만, 버진급 제품이 가뭄에 콩나듯 시장에 나오게되면, 최신식 버너보다 가격도 더 비싼경우도 많구요. 운좋게 미사용 클래식 버너를 어렵사리 구입한 분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가격이 고하를 막론하고 소장용으로 그런 제품 하나정도 가지고있으면 참 좋겠다 싶기도하더군요.
암튼,
일부러 골동품식 "설봉" 석유버너를 구입한 이유는 황동으로 만든 버너의 전체모습이 왠지 로맨틱스럽고, 한겨울 흰눈이 펑펑내리는 혹한의 나홀로 야영을 할때 난방용 간이히터로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설봉석유버너에 잘 어울리는 커다란 사이즈의 히팅캡을 함께 구입하여 세트로 맟춰놨았고 수작업한 황동 파이볼과 반사판도 짝을 맟춰 놨습니다.
(우리나라 오토캠퍼들에게 유난스레 인기를 누리고있는 일본 "스노우피크(Snowpeak)"를 한자로 풀면 "설봉" 이 되네요. 내눈에 일본산 스노우피크 제품들은 괜히 비싸기만한것 같은데...)
석유버너를 사용할때 주의점은 기화관이 충분히 예열이 잘 않된 상태에서 노즐을 열어주면 석유가 기화되지않고 액체상태로 분출되어 검정숫텡이 불꽃이 으아악 !!! 할 정도로 일어납니다. 석유를 연료통의 약 2/3보다 좀 적게 채우주는 요령이 필요하고, 충분한 예열이 필요합니다. 예열이 됬나 않됬나는 몇번 사용해 보면 감으로 알아챌 수 있는데, 바람이 많이부는 야외에서는 예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예열후 사이렌서 캡을 벗겨내고 살짝 화력 조절나사를 틀어봐서 기체가스가 나오면 오케이...그냥 액체로 쭉 뿜어져나오면 절대 불을 붙이지 말고 예열을 더 시켜줘야합니다. 토치로 원을 그리듯 기화관을 예열시켜줘도 됩니다.
요즘 주변에서 보면 가스버너에 히팅캡을 올려 비상용 난방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요거 좀 조심해야 합니다.
일반 가스버너에 히팅캡을 올려놓다보면 밑으로 강력한 화기가 전달되면서 열에 약한 플라스틱 부품들이 변형되기도 합니다. 콜맨의 히팅캡 보다 코베아의 히팅캡의 경우 밑으로 전해지는 화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원래 콜맨의 원버너 히팅켑은 콜맨 익스포넌트 442 버너에만 사용하게끔 되어있고, 코베아의 히팅캡 역시 전용버너의 사용을 요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반버너에도 그냥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종에 관계없이 사용들을 많이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부품들 죄다 녹아버리고 버너 고장납니다. (버너가 고장나는 정도야 뭐 그깟것 할 수 도 있지만 가스통에 너무 강한 열이 가해져 폭발이라도 한다면...에고...)
황동으로 만든 석유버너의 경우 도무지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품이라고는 눈을 씻고 찿을려해도 찿을 수 없으니까 이런 화력으로 인해 버너의 부품이 녹아버리지않나 하는 걱정일랑 하지 않아도 되고, 오랫동안 켜놔도 큰 무리없고 연비좋고 화력좋고....동계야영시 간이난로용으로는 괜찮습니다
'Climbing > 조명·발열제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된 석유버너를 이용한 발열시스템 (0) | 2010.05.14 |
---|---|
독일 Enders 버너 (0) | 2010.05.09 |
모델별 랜턴 사용감 비교기 (0) | 2010.04.20 |
프리무스 옴니퓨얼 버너 개조기 (0) | 2010.04.16 |
EPIgas MB오토랜턴 개조기 (0) | 2010.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