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하여 올렸던 글들을 블로그 글로 전환하여 올리는 과정에서 과거 이글에 달렸던 댓글들이 지워졌습니다. 양해바라며, 이곳 비경능선으로인해 이후 암벽등반의 길로 올인하게 만들었던 2007년 설악능선을 다녀온 후기입니다.
참으로 평생 잊지못할 "등반"이었습니다. (이번 설악 비경능선을 다녀온 경험을 그냥 "산행" 이라 표현하기에는 언어적 양심이 도저히 허락을 하지 않는군요..^^.)
천길낭떠러지와 기암괴석들, 까마득 발 아래로 펼쳐진 원시림(Virgin Jungle)과 그사이를 흐르는 원시적 협곡들, 산정을 휘감아 내리는 장엄(magnificinet)한 산무, 아득한 저멀리 "파아란" 천수의 경계가 이미 무의미한 하늘처럼 보이는 바다..
가벼히 일기 쓰듯 산행일자 와 산행여정을 기록하곤 하였던 본인의 산행후기들 이지만, 이번 설악 비경능선 산행기는 (기암괴석의 낭떠러지가 연결된 능선 과 수천길 협곡 으로 이뤄진 "설악장성") 가벼히 일기쓰듯 쓸 수가 없네요.
지금 쓰는 후기는 지금도 눈앞에 생생히 감동스러운 설악 비경능선의 광경들과 자그마한 한 점 으로 변해 버린 수천길, 아니 수만길의 낭떠러지 위 한뼘 능선길을 오르내렸던 사람들의 절실하였던 설악비경능선 등반드라마를 "후세에 남기기 위한 다큐멘타리" 입니다.
어제밤 10시 서울을 출발, 용대리 입구에 도착 한 것은 온세상이 어둠속에 고요에 잠긴 새벽 1시 45분. 신속히 어둠속 산길로 이동하였습니다.(원래는 이곳 산행이 새벽 4시 부터 허가 되기 때문에..신속히..^^)
한밤중 어둠을 뚫고 백담사까지 보통 산행걸음의 거의 2 배정도 속도로 이동을 하다 보니 발 뒤축과 발바닥에 그동안 산행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 했던 통증이 오기시작합니다. (이후 17시간 동안 쉬지않고 내내 이어진 설악비경장성 등반 내내 참으로 참기 힘든 고통을 준 워킹겸용 릿지화, 아나사지 비아페라타..ㅠㅠ..)
깜깜한 어둠속을 통해 보여지는 희미한 "백담사" 통문을 지나쳐,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몇몇사람들이 비박을 하고 있는 어둠속 산장의 모습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심한 통증을 수반한 편치 않은 발바닥 때문에 최초 비경능선 산행 계획을 취소 할까말까 잠깐 고민....
설악 비경능선의 장엄한 광경을 이미 작년에 경험 한 바 있는 산우들은 본인의 비경능선 등반포기가 얼마나 아쉬운 결정임을 잘 알기때문에 진심한 설득으로 비경능선 등반포기를 작정한 본인의 마음을 바꾸게 합니다.
항상 등산체증이 발생 한다는 비경능선의 "개구멍" 구간의 신속한 통과를 위해 이동 속도를 높이는데 체력이 많이 지치네요.
비경능선의 "개구멍".
(나중에 이글을 보신 어떤선생님이 이곳의 명칭이 "개(dog) "게(crab)구멍"이라고 바로 잡아주셨습니다)
이름도 괴상한 이곳이 뭔가 하면요, 왼쪽은 수천길 아니 수만길 낭떠리지고, 오른쪽으로 사람의 통과를 거부 하려는 듯 바위가 툭 튀어 나와 있는 까마득한 절벽 위 능선길 입니다. 상상이 가세요..????
게구멍 이라는 지명 이름때문에, 저는 한 사람만이 그럭저럭 기어서 통과 할 수 있는 펑 뚤린 "구멍" 이 나 있는 곳 인 정도로 알았는데 흐메...천만의 말씀..사방이 막혀있는 "구멍"이 아닙니다. 내려다 보면 오금이 저려오는 수천길 낭떠리지를 겨우 한사람이 바위에 찰싹 붙어 통과 하여야 하는(기어서가 아니라 서서....) 능선길입니다요..ㅠㅠ..몸 을 왼쪽 낭떠리지 쪽으로 기울어야 통과가 가능하도록 오른쪽에 바위가 툭 튀어 나와 있는 곳으로 그래서 "개구멍"입니다. 왠만한 사람은 정말 통과의지를 갔기에 불가능 한. 위험해 보이기 짝 이 없는 구간입니다.
대충 본인이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경험 상 보기에, 10 사람이 건너다 떨어질 확율 8명 입니다. 에구구구..ㅠㅠ..
경험많은 산행동료가 미리 건너가 생명줄을 확보 하고, 데이지체인을 몸에 묵고 잠금비너를 사용 하여 확보된 생명줄에 연결해 만일 떨어질 경우 사람의 몸이 허공에 메달릴 수 있도록 조치..허공에 메달린다고 라고라고 라고 라...????? ....!!!!!!!!!!..흐메메...
선행자가 안전하게 건너 가신 듯 "통과완료" 소리가 들립니다. 몸에 단단히 데이지체인을 단단히 묶으면서, 그래 나도 할 수 있다, 잘 할 수 있어..ㅠㅠ .이판 사판..(깽판.)..ㅠㅠ
바위에 최대한 밀착 (기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사진 보이시죠. 서서 가는 것 입니다....), 오른쪽으로 돌출된 바위를 최대한 붙잡으며 왼쪽의 천길 낭떠리지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쌩 쑈.."쑈를 하라" 건너 갑니다. 돌출된 바위를 겨우 겨우 비껴 나가니, "으아악" 오른쪽에 둘러 써 있던 병풍바위가 없어지면서 이번에는 오른쪽 아래로 천길, 아니 만길 낭떠러지..
아이고, 사람살려...Help Me !!!!!!!!....
암튼, 하나님의 보우하사 죽지않구 이 구간을 건넜습니다. 낭떠리지 구간을 건너 안전지대에 도착하니 온 몸에 힘 이 쭉 빠지네요.극도의 긴장을 하였던 탓 인지 다리에 힘 이 하나도 없네요.(극도로 무서우면 힘이 쪽 빠진다는 말을 실제 경험...)
개구멍을 통과 하고 이 후 부터는 설악비경능선의 낭떠러지 암릉구간들이 그리 무섭지않다고 느껴지지 시작합니다. 높다란 암릉을 오르고, 또 내리고...약간씩 오금이 저리기는 하지만, 정말 정말 서방과 어우러진 설악 비경장성의 정경이 장관입니다.
구름보다 더 높이 올라온듯, 저 멀리 공룡능선의 기암괴석들이 눈에 들고 수천길 발 아래 오른쪽으로는 백운동 계곡 과 왼쪽으로는 가야동 계곡이 가느다란 줄 로 변해 눈에 들어 옵니다.
절벽을 넘고 넘어 가다보니 저 멀리 발아래로 꿈속에서나 본것과 같은 암자인 오세암, 바로 그 소설 속 "오세암"이 아련히 보여집니다. 환상 속으로 늘 보아왔던 절벽산 중 의 암자, 오세암.생각했던 것 보다는 상당히 큰 규모의 심산속의 절 이군요. 산정을 감쌓으며 내리는 산무 의 모습과 어우러진 산중 암자의 모습이 참으로 소설적이고 회화적 입니다.
절벽암릉을 넘고 넘어,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너무나 장엄한 비경능선의 장관에 입이 다물어 지질 않습니다. 발바닥의 통증도 어마어마한 비경능선의 모습에 압도되어 느껴지질 않습니다. It is really and truely Super Great !!!!
엄청난 기암괴석들과 바로 한뼘 옆 발아래는 수천길 낭떠러지.그 위를 걷고 있다보니 영화 "인디에나 존스" 의 "잃어버린 성괘를 찿아서" 편 이 생각 납니다. 영화속 주인공들이 성괘를 찿아 수만길 낭떨러지 길을 건너가던 바로 그 모습.............
절벽에 걸려 자라난 청정한 소나무의 모습들이 신기 합니다. 마치 허공에 소나무가 걸려 있는 듯 한 모습입니다.동네 뒷산에서 보이는 소나무들과는 생김새와 느낌이 다릅니다. 이렇듯 특별한 소나무는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고산 절벽에만 다소곳 숨어있는 모양입니다. 마치 선녀들 같이..Virgin beauty..
절벽을 직하강 하면서 기암괴석의 천길 낭떠리지로 이어진 비경능선을 끝부분을 넘으며 경험하는 암벽하강이 참 재미 있네요. 8자 하강기를 처음 보았습니다. 사람의 몸을 줄에 매달아 적절히 손 을 제어 하면서 내려 갈 수 있게 하여 주는 암벽장비인데, 잠김비너 2개 와 8자 하강기, 그리고 데이지체인과 스링줄은 바로 구매 해 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전모와 하네스는 이미 구입 하였고, 조만간 암벽교육 받을생각......)
새벽 1시 50분 출발하여 오후 12시를 조금 지나 비경능선의 절경을 넘고 넘어 설악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였다는 부처님의 "진실사리"가 보관된 오래된 탑의 모습이 특별한 산 중 암자 봉정암에 도착하여 말로만 듣던 "절 밥" 을 먹었습니다.
이곳 암자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그냥 공짜로 밥을 준다고 하는군요 . 불교..나이가 들수록 자꾸 자꾸 심오한 종교적 사상에 철학적 애정이 느껴 집니다.
점심을 먹고, 잠깐 휴식을 취한다음 (아주 잠깐 휴식입니다. 이번 산행 내내 장시간 느긋하게 쉬는 휴식시간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됩니다), 다시 하산 산행 시작.비경능선의 "매그니피션트"한 장관 과는 또 다는 느낌의 지도에도 않나온 "사태골" 하산길을 통과하는데 흔히들 산을 오르는 것 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다 하는 그 말을 실감해봅니다.
하산에만 딱 6 시간 걸린 어드벤춰.내려오는 내내 계속 되어지는 천불동계곡의 비경들이 특별합니다. 계곡물은 맑다 못해 파랗게 질려버린 옥색, 심연의 계곡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습니다.
발바닥의 통증이 극에 달아 옵니다.
이번 산행을 통해 귀중한 등산교훈을 배워 봅니다. 좋은 중등산화의 중요성..아무리 좋은 릿지화라 하더라도 절대 워킹용 등산화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교훈.암릉산행에는 바위에 잘 붙어 미끄러지지 않게 하여 주지만, 장기간 워킹에는 절대 쥐약입니다. 본인의 아나사지 비아페라타 릿지겸용 워킹화는 쿠션감도 어느정도 있긴 하지만 바윗돌 뾰족뾰족한 산길을 걷기에는 절대 부족합니다..ㅠㅠ..
비선대를 지나, "초록"의 느낌이 남다른 설악의 숲길을 걸어 설악동에 도착 할 때 쯤에는 이미 내 발이 내발이 아닌듯, 어떠한 감정이 (슬픔이나 기쁨) 극에 달하면 그 감정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던데, 통증도 극 에 달하면 통증으로 느껴지지 않는군요.
오늘의 비경능선 등반을 낙산앞 동해를 바라보며 마감하면서, 본인에게는 인생내내 잊을 수 없는 설악 비경능선 산행기록을 남깁닌다. 대한민국, 참으로 금수강산 이네요..^^
발바닥 통증 때문에 무리한 걸음걸이로 17시간의 계속된 워킹. 아침에 일어나 보니 무릎이 약간 아파 옵니다. 연골에 이상이 있을 까 봐 걱정이 살짝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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