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사이클 보호복/모토사이클 사진기록(Picture)

In the heavy Rain. 셋째날

Steven Kim 2009. 11. 8. 18:25

일요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했는데 경주의 아침은 여전히 눈부신 햇살과 함께 시작되네요. 수많은 유적지가 지천인 고도 경주를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 아침일찍 토함산 석굴암과 불국사를 들려보았습니다. 색바랜 막바지 단풍이 덧없이 흘러가고있는 가을을 말해주네요.

 

 오랫만에 다시 찿아본 경주 불국사

토함산 석굴암으로 오르는 길의 단풍 

 

이제는 멀고먼 서울까지 돌아가야 할 시간..

 

경주를 출발하여 영천까지 쾌속주행. 영천에서 대구를 거치는 4번 국도를 탈까, 아님 의성을 거치는 28번 국도를 탈까하다 왠지 마음이 가는 35번 국도를 타고 안동까지 가기로 작정했는데, 에고 35번 국도는 고속도로처럼 쭉쭉뻣은 다른 국도와는 달리 여전히 삼산유곡을 따라 구불구불한 외길의 산길이 끝없이 안동까지 계속되는 시골길이네요. (이구, 28번 국도 탈껄....) 

 

영천을 출발하여 얼마되지않아 한적한 35번 국도의 헤어핀을 샤프한 각도로 돌다가 실비의 첫 슬립을 경험하였습니다.

 

우측으로 돌아나가는 각도가 깊은 굽이길에서 길한가운데까지 깔린 젖은낙엽에 뒷바퀴가 걸리면서 찰라적인 슬립으로 이어졌고, 미쳐 실비에서 몸을 이탈시킬 시간적 여유도 없이 모토사이클과 함께 우측 옆으로 깔리며 약 10미터정도를 아스팔트를 타고 미끄러지는 아찔한 경험...ㅠㅠ... 

 

차량이 없는 한적한 도로였기에 큰 사고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10여 미터를 "실비"와 함께  쓸려미끌어져가는 동안의 시간이 진짜루 마치 1시간이나 되는 것 처럼 길게 느껴진 등골이 오싹한 경험이었습니다. 라이더들 사이에는 "사고순간에는 과감히 이륜차를 버려라" 라는 철칙같은 격언이 있습니다. 라이더가 사고순간 이륜차에서 이탈하지 못하면 더 큰 부상을 입기 때문이죠.

 

근데요, 이론과 실제는 항상 똑같진않습니다. 슬립이 워낙 순간적(미쳐 알아차릴 틈도 없이 찰라적으로..)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몸을 이탈시킬수있는 시간적여유가 전혀 없더만요. 넘어진 모토사이클과 아스팔트 사이에 끼여 함께 미끌려가면서 에고야 이정도면 중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지만( 미끄러져 나가는동안 엔진가드와 아스팔트의 마찰로 인해 불꽃이 튀던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됨), 악세사리로 장착한 엔진보호가드와 사이즈를 늘려 장착한 뒷사이드트렁크가 모토사이클을 받쳐주면서 지면과 신체의 접촉을 어느정도 적절히 막아주었습니다.(넘어지는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실비의 안전설계에 다시한번 한없는 애정과 고마움을 느낍니다.) 

 

  악세사리로 부착한 엔진보호가드가 아스팔트에 쓸리면서 갈려나간 모습

덕분에 차체는 아무런 상처를 입지않을 수 있었습니다.

단단한 쇠도 이만큼이나 갈릴정도인데 랠리2슈트 특수원단의 내마모 기능이 놀랍군요.

 

그리고, 강철보다 더 마찰에 강하다는 특수 내마모 원단으로 제작된 랠리2 라이딩복과 스키부츠와 같은 하드타입의 랠리보호슈즈덕분에 몸에는 거짓말처럼 상처하나 나지 않았습니다. (지면과 맞닿은 랠리2 슈트의 엉덩이와 허벅지부분은 아스팔트와의 마찰로 속에든 보호대까지 너덜너덜...하드타입의 랠리슈즈 또한 아스팔트에 갈려서 원형을 잃어버릴정도 였지만 몸은 말짱...실비역시 보호가드와 사이드트렁크 겉뚜껑이 모토사이클을 받쳐주면서 엔진보호가드와 트렁크겉부분만이 갈렸을뿐 메인 보디 부분은 기스하나없이 말짱하네요... BMW1200GS는 타면 탈수록 잘 설계된 모토사이클이란 생각이 드네요..Thank you, Silvie...^^..)

 

 용량을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는 BMW 1200GS 전용의 바이오케이스

짐팩킹을 위해 사이즈를 늘려놓았기 때문에 지표면과 충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겉표면이 심하게 갈린모습

(케이스 전체를 갈지않고 겉뚜껑만 간단히 교체가 가능하더군요..^^)

 

2박3일간의 짐이 실린 실비를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일으켜 세울수 없어, 한참을 기다려 지나가는 트럭을 세워 도움을 요청하여 두사람이 겨우 실비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습니다. 몸도 말짱하고 월요일 날이 밝자마자 강남모토라등에서 점검을 받아보니 다행히 "실비"도 슬립으로 인한 피해가 전혀없고 오른쪽 사이드 트렁크의 겉뚜껑만 갈면 된다고해서 다행인데, 에고 요놈의 비싼 랠리2슈트의 바지하고 랠리슈즈가 완전 아작났네요..ㅠㅠ..(아마도 헬멧과 보호슈트을 착용하지않았더라면, 슬립할때 순간적으로 머리부분이 지면에 부딫치면서 헬멧이 "텅'하고 울링정도의 충격이 온걸로봐서 머리가 깨졌을지도 모르고, 엉덩이와 허벅지의 뼈와 그리고 발의 복숭아뼈가 들어날만큼 심한 중상을 입었을겁니다.라이딩시 헬멧과 보호복의 착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험로를 달려야하는 BMW1200GS와 같은 오프로드용 모토사이클의 전도는 어쩔수 없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넘어져서 파손되더라도 각 파츠별도 간단히 교환할 수 있게 제작된 험로 주파용 바이크인 "실비"의 안전성과 정비성이 단연 돋보였던 순간입니다. 만일 룬을 타고 이정도로 슬립하였더라면 아마도 왠만한 고급모토사이클 한대가격은 수선비용으로 날라갔을듯..

 

BMW 강남모토라드에서 10000킬로 정기점검과 이번 슬립으로 손상된 부분을 교체하였습니다.

 

툭툭떨고 일어나 귀경길을 재촉합니다. 안동을 지나서부터 드디어 예상하였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요놈의 비가 거의 폭우수준이네요..ㅠㅠ..(지난번 폭우속 예행연습을 해봐서 No Problem !!!)

 

어 추워라

 

(젠장 무사히 집에까지 갈 수 있을까 ???)

(이안 맥그리거와 촬리부어맨은 알지도 못하는 흙탕길 오지에서 수천킬로씩을 가는데 요깟 몇백킬로 정도야...)

 

 안동의 멋진 관문 사진을 마지막으로 폭우로 인해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었네요.

이번 여행의 마지막사진인 안동관문

 

빗속을 달리던중 낯익은 여러곳을 지나치네요. 문경세제, 조령관문...언젠가 여행을 매우 좋아하시던 특별하기 짝이없는 대학선생님과 이 근처에 와 보았던 기억이 뇌리를 스칩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넘어가기도 힘든 고갯길이라서 새제(조령)라고 하였다던 선생님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폭우속을 주행하였지만, 덕다운 침낭과 우모복등 비에 젖으면 않되는 특별 야영용품들은 라이딩전용 방수가방(독일 Louis 방수카고백)에 팩킹한 덕분에 뽀송뽀송합니다. 적절한 장비의 적절한사용은 그래서 종요합니다. (가방을 실비에 묶은 라쳇로프 역시 믿음직스럽네요. 짐을 싫은채로 슬립을 했는데도 가방은 묶은 고자리에 고냥 고대로 있더군요..^^)

 

이번 라이딩을 통해 드디어 실비가 10,000킬로 주행을 돌파하였습니다. 조만간 실비의 만킬로 주행기를 올릴예정입니다. 스로틀을 열어주는데로 즉각적인 반응을 피부로 느낄수 있고, 잘달리고 잘서고 다루기 쉬운 "실비"에 대한 애정이 날이 갈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더해 갑니다.

 

 10000킬로 주행 인증샷

 

 이른아침 석굴암

 석굴암 입구 

불국사의 단풍

 

  

 경주를 출발하기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