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이름만 들어도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상큼한 가을길이 절로 생각나는 강원도의 산골마을 봉평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를 기리는 효석문화제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맞아 작년에도 이맘때 쯤이었던것 같네 !!!!).
메밀꽃 필 무렵 강원도길에 잔뜩할 초가을 정취를 느껴보기위해 일요일 아침 상큼한 공기를 맞으며 출발한 2009년 9월 첫주 "강원도 봉평으로 가는길"의 기록입니다.
(원래는 토요일출발하여 1박2일 모토사이클 야영(ride-and-camp)을 할 생각으로 야영장비를 챙겨 출발하려고 모든준비를 끝냈으나 토요일 저녁에 피치못할 미팅이 생기는 바람에 당일치기 라이딩 출발이 너무나 아쉬었네요)
양평을 지나 용두에서 갈라지는 6번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표시. 지난번 룬을타고 이곳을 넘었던 때가 바로 작년 이효석문화제 때 였던것같습니다.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후딱 지났군요. 세월은 유난히 빠르게 흐르지만 산천은 언제나 유구합니다.
한번 가봤던 길이라 그런지 아님 실비의 라이딩필이 경쾌하고 가벼워그런지 "어 벌써 여기네" 싶은 기분.
중간에 한우마을로 유명한 횡성에 들려서, 입에 넣으면 살살녹는 맛있는 한우를 판다고 소문난 정육점을 찿아 한우 육사시미를 먹어보았는데 진짜루 살살녹네요. 육사시미는 100그램당 5000원이고 정육점 윗층에 자리를 만들어놔서 1인당 4000원을 주면 상을 봐주더군요.
처음 가까이서 봤을때 풍력기들이 그냥 막연히 먼발치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커서 "와 진짜 크네" 깜짝 놀랐던 기억 입니다. 태기산 고개길을 끼고 오르는 내내 보여지는 윈드밀의 크기는 과히 압도적입니다. 여기쯤오면 이미 봉평에 다 온것입니다. 이곳에 올때마다 잠깐들려 휴식을 취하면서 맛보는 태기산 정상 트럭포장마차에서 파는 강원도 옥수수는 언제나처럼 구수합니다.
봉평에는 또 다시 메밀꽃이 흐트러지게 피었고 우직한 허생원의 하룻밤 사랑 이야기를 찿아 온 관광객들로 붐비네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대강줄거리)
봉평장의 파장 무렵,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장사가 시원치 않아서 속이 상한다. 조선달에 이끌려 충주집을 찾는다. 거기서 나이가 어린 장돌뱅이 '동이'를 만난다. 허생원은 대낮부터 충주댁과 희히덕 거리는 '동이'가 몹시 밉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주제에 계집하고 농탕질이냐고 따귀를 올린다. '동이'는 별 반항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물러난다. 허생원은 마음이 좀 개운치 않다.
조선달과 술잔을 주고받고 하는데 '동이'가 황급히 달려온다. 나귀가 밧줄을 끊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허생원은 자기에게 화가 난 줄 알던 '동이'가 그런 기별까지 하자 여간 기특하지가 않다. 나귀에 짐을 싣고 다음 장터로 떠나는데, 마침 그들이 가는 길가에는 달빛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달빛 아래 펼쳐지는 메밀꽃의 정경에 감정이 동했음인지 허 생원은 지난 수십년 동안 조 선달에게 몇 번이나 들려준 이야기를 동이에게 다시 꺼낸다. 한때 경기가 좋아 한밑천 두둑이 잡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노름판에서 다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평생 여자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메밀꽃이 핀 여름 밤, 그날 그는 토방이 무더워 목욕을 하러 개울가로 갔다.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성 서방네 처녀를 만났다. 성 서방네는 파산(破産)을 한 터여서 처녀는 신세 한탄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허 생원은 처녀와 관계를 맺었고, 그 다음날 처녀는 빚쟁이를 피해서 줄행랑을 놓는 가족과 함께 떠나고 말았다.
그런 이야기 끝에 허 생원은 '동이'가 편모(偏母)만 모시고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발을 빗디딘 허 생원은 나귀 등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그걸 '동이'가 부축해서 업어 준다. 이렇게 정이 들며 허생원과 동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되고 젊은시절 장돌뱅이 청년과 하룻밤 사랑으로 '동이'를 낳고 지금까지 홀로키운 동이 어머니가 봉평사람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동이'가 자기처럼 '왼손잡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가던길을 돌려 허생원과 동이는 동이엄마가 있는 제천으로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 메밀꽃 들판을 지나 발 길 을 돌린다.
작년 룬이 서 있던 바로 그자리에 올해는 실비가 서 있습니다. 실비를 매번 볼때마다 느끼는 것..진짜루 시트고 높네...
참고로 본인의 GS에는 한국에 출시되는 모든GS에 장착된 로우시트대신 샤프한 라이딩필을 위해 로우시트보다 더 높은 노말시트를 일부러 별도 오다하여 장착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높습니다..이판사판 못먹어도 GO !!!)
이번 이효석 문화제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듯 하네요.
소설에 나왔던 바로 그 섶다리를 배경으로 실비의 한컷을 찍어봅니다. 실비에 Ride-and-Camp를 위한 짐을 분산하기위해 마련한 R1200GS전용 탱크백 상단에 지도와 함께 네비게이션을 장착하였더니 길 찿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라이딩하면서 바로 시원한 물을 마실수 있는 보냉물통과 원거리를 관찰할 수 있는 고배율 망원경, 핸드폰등등 바이크를 내리지않고도 바로 꺼내 사용하여야할 물품(확대 로드맵포함)을 수납하여 놓으니까 생각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이효석의 동상
들판을 하얗게 수놓으며 흐트러지게 핀 메밀꽃
코스모스 잔뜩 핀 봉평의 오프로드 길.
작년에 멋모르고 이길로 크루저타입의 모토사이클 "룬"을 끓고들어왔다가 모토사이클의 하부가 닿을정도의 울퉁불퉁 돌길을 만나 돌려나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내립다 앞으로 갈 수 도 없고 난감하였던 기억이 새삼스럽네요. 사진에 찍힌곳은 제법 평평했지만 조금 더 나가니까 요철이 제법 심한 오프로드로 연결되어있었습니다. 요정도의 오프로드는 실비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않고 오히려 울퉁불퉁 흙길을 라이딩하는 것이 더 재미.
횡성에서 유명하다고 소문난 한우식당에서 맛본 소문난 육사시미. 입에 넣으니까 진짜루 살살 녹네요. 200그램(10000원 + 상차림값 4000원 + 콜라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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