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사이클 보호복/모토사이클 사진기록(Picture)

09년4월25일 안면도 "The Long Way Up"

Steven Kim 2009. 4. 26. 00:15

아침에 룬과 실비를 함께 세차시키고 하늘을 보니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아 야영짐을 꾸려 안면도로 Ride-and-Camp 출발.(지난번 가지고가지 않았던 노스스타 랜턴을 챙겨서...)

 

이렇게 아무생각없이 바람따라 구름따라 출발한 모토사이클 여행이 또한차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잊지못할 어드벤처가 될 줄은 전혀 예감하지 못 하였습니다.

 

 

 

단숨에 안면도까지 달려가는 도중, 관광객이 많이 모여있는 유채꽃밭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며 이 사진을 촬영하였는데 여기에서 쓸일이 있어 은행에서 찿아보관중인 만만치않은 금액이 든 지갑과 함께 가방을 잃어버릴뻔한 진땀나는 경험을 하면서 부터 어드벤처의 서막이 열린듯 합니다.(만약 가방을 잊어먹었으면,에고 지금생각해도 등줄기에 땀 나네요..가방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찿은 이야기는 시간나는데로 첨부하겠습니다.)

 

주행내내 날씨가 흐리고 주행풍이 춥게 느껴지면서 안면도에 도착하여보니 오늘이 안면도 꽃 축제날이라 안면도 입구부터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네요. 가벼운 차체로 갓길주행이 수월한 "실비" 덕분에 어렵지않게 차량정체구간을 통과하여 도착한 꽃지해수욕장의 산책로.

 

쌍둥이섬이 보이는 꽃지해수욕장의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꽃지해수욕장 건너편 항구입니다.

  

꽃지 해수욕장을 지나 가다보니 바다가 보이는 one night camping 하기에 적당한 곳이 보입니다. 이곳에다 텐트를 셋업하자 라고 마음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기위해 라이딩을 계속 합니다. 라이딩 도중 주행컴퓨터를 통해 바이크상태를 점검하는데 TPC(타이어 공기압 컨트롤)에 뒷바퀴의 공기압이 서울을 출발할 때 보다 약 0.5바 정도 내려가 있는것을 발견.(어 ??? 왜 공기압이 떨어졌지 ???)

 

날씨가 흐려지면서 바닷바람이 심하게 붑니다. 주행중 바이크가 휘청일 정도의 강한 바람인데 이 정도의 강풍은 바이크 라이딩을 시작한 이래 처음 겪어보는듯 하네요. 레인웨어를 깨내입어 점점 추워지는 체온을 보온하였으나 한겨울용 보온내피생각이 간절.

 

 

강한 바닷바람에 몸이 차지면서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몸도 녹일겸 지나치던 밧게 해수욕장앞에 있는 꽃게장 음식점에 들려 저녁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오랫만에 먹어본 게장백반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무쟈게 맛있네요. 모처럼 맛있게 저녁식사를 끝내고 주인아저씨와 모토사이클 여행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야영하기에는 밧게 해수욕장이 제일 좋다는 말을 듣고 찿아간 곳이 바로 위 사진에 나온 장소 입니다. (바람만 안불면 진짜루 Ride-and-Camp 사이트로 최고일듯...수평선 넘어로 하늘과 바다를 붉게 불들이며 사라지는 일몰을 보기에도 딱이고....)

 

밧게 해수욕장에 연한 오프로드는 강한 바람에 날려 온 모래가 수북히 쌓여 완전 모래사장으로 변했더군요. 뒷바퀴가 모래에 밀리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주파하는 '실비'가 역시 대단~~ ^^  잠깐 내려 바이크를 세웠는데 강한 바람에 바이크가 홀라당 넘어가 버리는 상황발생 !! 이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실비는 한번 넘어지면 혼자힘으로는 도저히 세울 수 없다는 현실..ㅠㅠ 다행이 어떤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겨우 바이크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네요..ㅠㅠ (에효 챙피~~) 

  

겨우 난감한 상황을 벗어나 조금 더 주행을 하던중 바이크 정보창에 하자드(Hazard)경고가 반짝이면서 리어타이어 공기압이 기준치 이하임을 알리네요. (리어 타이어의 공기압이 1.9 bar로 표시되면서 빨간 하자드 경고표시가 급하게 점멸을 계속하고 TPC 리어 타이어부분이 깜빡깜빡~~). 갓길주행과 오프로드를 달리다보니 어디선가 못이 박혀 '빵구'난 난 모양 이네요..ㅠㅠ  에효효효 (우리나라 갓길도로에는 날카로운 못이 왜 이리도 많이 널려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갓길을 주행하다보면 수시로 타이어에 못이 박혀 빵구가 나곤합니다.)

 

이때부터 이번 투어링에 잊을 수 없는 일생일대의 어드벤처가 시작 되며, 앞으로 Ride-and-Camp에 유용할 뼈저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지난 몇년간은 장거리투어를 하지않아 펑춰가 날 일 도 없었지만, 암튼 장거리 투어시에는 습관적으로 펑춰 수리킷트와 에어컴프레셔를 준비하기 때문에 펑춰가 당황스럽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타이어가 펑춰 난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어짜피 오프로드를 타는 바이크가 일상의 펑춰에서 자유로울 수 는 없기때문에 그리 억울하지는 않네요.대신 새타이어로 갈아주기 전까지는 고속주행은 삼가야 겠지요..ㅠㅠ...뭐 어짜피 빨리 달리기 보다는 유유자적하며 라이딩 하는 편이라 괜찮습니다.)

 

긴급하게 넓은공터에 자리를 잡고 센타스탠드로 바이크를 세운다음 헤드램프를 끼고 뒷타이어를 살피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못 대가리가 타이어골에 박힌것이 보이네요. 여기서 타이어 펑춰수리에 필요한 중요한 팁을 한가지 소개합니다.(자동차도 펑춰수리도 마찬가지...)

 

타이어에 박힌 이물질을 먼저 뽑으면 타이어가 주저앉아 펑춰수리용 고무(일명 지렁이)를 찔러 넣기가 무척 힘들게 됩니다. 이물질을 빼내기전 펑춰수리 순서입니다.

1. 타이어에 공기를 과도하게 집어넣어 타이어가 최대한 빵빵하게 한다

2. 펑춰수리용 고무(일명 지렁이)를 이물질을 제거하자말자 바로 찔러넣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는다.

3. 이물질을 제거하고, 공기가 빠지기전 빨리 지렁이를 찔러넣는다.

4. 공기가 빠진 타이어에는 어진간한 힘으로 지렁이를 찔러넣을 수 없는것 여러분 다 아시죠 ??

5. 지렁이를 찔러넣고 남은 부분을 칼이나 가위로 잘라내준다

6. 공기압 측정기를 사용하여 적정 공기압이 되게끔 과도하게 주입된 공기를 빼낸다.

 

라이딩 짬빱수가 만만치않은 고참인지라, 필드에서 펑춰수리 경험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에 "흥 이깟 '빵구'쯤이야 (GS타는 오지탐험 라이가..ㅎㅎㅎ...)" 룰루랄라 휘파람 꼬나불면서, 펑춰수리 준비를 차곡차곡 끝내고 에어컴프레셔를 "실비"에 장착된 12V 소켓에 꼽는 순간(비엠은 전용 커넥터가 필요해 이것도 이미 '실비"를 출고할 당시 함께 미리 준비 해놓았음) 잠깐 공기를 뿜어내던 컴프레셔가 갑자기 '딱'하는 소리와 함께 멈춰 버리네요.( 에에엥 ???  왜 이러지..???...)

 

수차례 작동을 재시도해 봤지만 멈춰버린 컴프레셔는 전혀 미동도 하지않네요.(에고야...This is big problem !!!!)  대수롭지않았던 상황이 이제는 에고머니나 상황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주룩주룩 비도 오고 바람은 태풍만큼 세치게 불고 춥고....배고프고..

 

어둠은 깊어가고..에고야...이상황이 바로 "Oh my God" 상황 ㅠㅠ. 순간 이제 어떻게 해야할 지 판단을 해야하는데, 초이스는 세가지 입니다.

1.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날밝으면 근처의 오토바이 숍을 찿아 펑춰를 수리힌다

2. 주변의 자동차들에게 혹시 공기압 보충용 컴프레셔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빌린다.

3. 그냥 갈때까지 펑춰난 타이어로 간다.

 

가장 이성적인 방안은 1번이고, 2번은 가능성이 적고, 3번은 미친짓이고....

 

3번을 초이스 했습니다. 펑처때문에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일요일 아침 언제 문열지도 모르는 오토바이 수리점이 오픈할때까지 찜질방에서 죽치고 기다리자니 괜시레 실패감과 패배감이 들어서요.....ㅠㅠ..(그래도 오지탐험 어드벤처 라이더 흉내 내느라고 짐싸들고 쏴돌아다니는 중인디.....빵구하나 났다고 찜질방에 쳐박혀 세월아 네월아 할 수는 없죠..) 

 

그냥 서울로 귀경을 결심하고 타이어를 발로 툭툭 차 보니까 아직 탱탱합니다.(이도 저도 않될땐 좀 무식하게 오감을 이용해야 합니다..ㅎㅎ). 못이 단단히 박혀서 공기가 쬐금씩만 새는것 같네요. 이상태로 천천히 주행하면 가다가 퍼질것 같지는 않은데.... Let's cross the finger !!!!!(한국말로 이판사판깽판 !!)

 

그때부터 강풍을 뚫고 비를 주륵주륵 맞으며 어둠을 뚫고 느리게 느리게 서울로 서울로....

 

리어타이어의 공기압 상태를 라이딩 경험을 바탕으로 몸으로 느껴가며 조심스럽게 달리다보니 가도 가도 끝없는 멀고먼 서울까지 3만리길(아니..5만리..)...오지탐험하러 바이크끌고 구지 몽골까지 따로 갈 필요도 없이 이것이 바로 육체와 정신적 한계를 느껴보는 오지탐험 라이딩 입니다.(타이어만 정상이면 전광석화처럼 날라갔을텐데...에고야 왠놈의 바람은 이렇게도 부냐 증말...에고 추버라.....)

 

이날밤 멀고도 먼 서울까지 고난의 여정을 글로 쓰자면 눈물이 앞을 가리고...끝이 없을듯....빗깃을 달리고 또 달려 집에 도착하자마자 만사 제치고 뜨거운물에 몸을 담갔더니, 물맛이 진짜루 꿀맛이네요 !!!

 

(일요일 모터스에 들려 펑춰를 수리하고, 비상용 펑춰수리 장비로 전기가 필요없는 일회용 공기압 충전 가스통(3 개)을 구입 보강하였습니다. 비엠 소켓과 비엠 커넥터에는 전원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것은 확인 하였는데 아직도 왜 에어컴프레셔가 GS에는 작동되지 않았는지 궁금하기 짝이없네요.(일요일 집에서 학인하여 보니까 자동차용 12V소켓에서는 이상없이 작동되는데...)

 

* 밑에 심스님께서 친절하게 답변을 주신것과 같이, 확인결과 비엠의 소켓은 과전류가 흐를경우 전류가 차단되는 안전시스템이 동작 에어컴프레셔가 작동이 되지않았습니다.(글쎄요, 이런 안전시스템이 있어서 좋은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군요. 골드윙의 경우 시가렛소켓에 비상시 에어컴프레셔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비엠의 안전시스템이 욕나오게 고맙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