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들에게는 인기있는 레져취미중 하나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폭주족, 상업퀵서비스, 위험하다는 편견 등등) 환영받질 못하는 스포츠중 하나가 바로 모토사이클 라이딩인데요, 누가 뭐라하든말든, 고단한 삶의 지독한 스트레스에서 지금까지 나를 지탱자켜주는 가장 소중한 취미이자 레져생활이 모토사이클(오토바이) 라이딩 입니다.
처음 산을 찿게 되었던 것도 사실은 수년전 통한의 음주운전으로 대형 오토바이 면허를 포함한 운전면허가 죄다 취소되는 바람에 1년동안 라이딩을 못하게 되면서. 울분,후회, 비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작하였던 것이구요. (덕분에 지금은 자연과 산을 알게 되었고,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음주운전이 얼마나 어리섞은 짓 인지를 밤낯으로 떠들고 다니는 음주운전방지대사가 되었습니다.)
어짜피 숨 한번 들어 마시고 내려와야 할 산꼭대기에 왜들 기쓰고 올라가는지 이해가 되지않던 등산의 맛을 알게 되었고, 죄다 미쳤나고 하는 한겨울 어둠속 산속에서 무서움과 추위에 벌벌 떨면서 나홀로 비박도 해보게 되었고, 숲지기님들을 따라 요즘도 꿈속에 나타나곤하는 센티멘탈리티 잔뜩한 계곡트렉킹과 야영도 해 보았고...
근데, 요즘은 쬠 행복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노는날만 되면 산에도 가고싶고, 라이딩도 하고 싶고...요거할까 ?? 조거할까 ??)
2년전까지는 시간이 될때마다 산에 올인하였었는데, 요즘은 여러이유로 산에 자주 가질못해 온몸이 근질근질 합니다. 늘 염원하던 비박과 야영을 위해 장비는 빵빵하게 준비해 놨는데 제대로 써먹을 기회가 없어 억울할랑말랑 하던 차에 두마리의 새를 함께 잡을수 있는 일석이조 '모토사이클 야영(Ride-and-Camp)'을 생각하게 되었고, 좀 무리를 해서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한 오지탐험에 쓰이는 캠핑용 오토바이(모토사이클)을 하나 더 마련, 지난주 드디어 Ride-and-Camp 연습투어링을 해보았습니다. (영화배우 이완맥그리거와 그의 친구 찰리 부어맨이 몽골과 중국의 오지를 달리며 찍은 "The Long Way Down" 이라는 모토사이클 여행기에 나왔던 그 기종 입니다.)
오랫동안 염원하던 모토사이클 캠핑을 출발 합니다. 가다가 아름다운 곳이 나오면 그곳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는 새로운 태양을 맞이하기위해...
오랫만에 들려본 한계령 휴계소에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네요.
방파제에 걸터앉아 바닷바람과 바다냄새를 맡으며 잠깐 휴식을 취한 고성 오호리 항구 입니다. 해안을 따라 바다를 보며 라이딩하는 즐거움은 역시 동해안이 최고인듯....정말 좋네요.
고성 통일전망대 입구까지 단숨에 달렸습니다. 토요일은 너무 늦게 도착해 문을 닫았고 일요일 다시 찿아와 통일전망대를 들려 통일의 염원을 빌어볼까 했는데, 에구나 자동차는 들어가는데 모토사이클은 못간다고 하네요. 아자씨, 이 오토바이는 자동차보다 배기량도 크고 산길이나 사막도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오토바이인데요 왜 못들어가나요 ?? 라고 물어볼려다 관뒀습니다
저녁 7시경 지나치다 보이는 동해안의 캠핑장에 짐을 풀고 캠프를 셋업하였습니다. 차츰 어둠이 내리고 바닷바람이 거세지면서 인기척이라곤 하나도 없고 빈 황량한 방갈로와 시설물들이 을씨년스러운 캠핑장에 있다보니 괜시리 등골이 오싹 해집니다. 산정상에서는 무섭기보다 오히려 포근한 생각이 들곤 했는데 썰렁한 해안의 캠핑장은 영 딴판이네요. 깜빡 잊고 가져오지않은 노스스타 랜턴이 왜 그렇게 아쉽던지...주변이 너무나 깜깜하고, 빈 방갈로들이 을씨년 스럽다 싶었는데 바로 텐트 옆 빈 방갈로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고.... (엥...귀신언니가 공짜로 방갈로 쓰고 있나 ??..)
그래서 슬그머니 일어나 다시 짐을 싸서 속초에 있는 해수찜질방으로 줄행랑....(깜깜한 밤중에 벌벌 떨면서 탠트걷고 짐 다시 싸느라고 진짜루 씨껍했슴다..ㅎㅎ..얼마나 무서웠겠나 상상이 가시죠??)
속초 해수찜질방 시설이 무척 좋네요. 요금은 단돈 7천원인데 혼자 괜히 심심한 호텔보다, 귀신언니가 혼자 흐느끼고있는(??) 썰렁한 캠핑장 보다 훨씬 좋다 싶네요. 베게도 편하고 침대비슷한 메트도 있고 푹 숙면을 취하고 새벽 4시에 일출을 보기위해 기상, 뜨꺼운 사우나에서 목욕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라이딩을 시작..어둠속 도착한 속초의 해맞이공원에는 환하게 붉켜진 인어아가씨 동상만이 새벽을 달려온 라이더를 반기네요.
현재시간 새벽 4시43분. 일출시간이 대략 6시 정도라고 하니 한참 기다려야 할 듯..
조금씩 어둠이 물러나며 하늘이 열립니다. 하늘과 달과 별과 그리고 '실비'와 함께...
헬멧을 베고 공원벤치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해봅니다. 하늘에 초승달이 환하게 보입니다.
벤취에 한참을 누워있다보니 차리리 이곳에다 텐트를 셋업 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네요. 동해안을 따라 라이딩을 해보니 여기저기 텐트를 칠 만한 장소들이 무척 많이 눈에 띕니다. 깨끗하게 여기저기 세워져 있는 정자들도 비가 올때 비도 피할겸 비박을 하기에 아주 좋을듯...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듬직하게 달려준 듀얼퍼포스 모토사이클 '실비'의 모습이 늠늠합니다. 보통 오토바이는 오프로드주행이 불가능한데 요녀석은 온로드와 함께 거친 오프로드주행도 가능한 기특한 녀석입니다.
드디어 구름사이로 희미하게 태양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붉은 태양이 구름사이로 모습을 보이며, 자그맣지만 강한 감동이 일어납니다.
산정상에 맞이하는 감동과는 또다른 감동을 준 동해안의 일출.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 정말 그림과도 같았던 이순간의 황홀함은 오랫동안 기억될 듯 합니다.. 새벽녃 잠깐 들린 대포항에는 손님을 맞이하기위한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들이 아침을 열고있더군요.
설악산 켄싱턴 호텔에 들려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몸을 녹였습니다. 아주 먼 옛날 독일친구와 함께 지금은 잊어먹은 독일식 케익과 함께 따끈한 커피를 마셨던 바로 그 장소가 하나도 변하지않고 고냥 그대로 있네요.
대한민국 최북단의 등대인 고성군 대진항 등대
진부령을 넘어 귀경길에 매바위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만났습니다. 한겨울에는 폭포가 얼어붙어 빙벽등반의 메카가 되곤하는 곳 입니다.
이번 '라이드앤캠프' 연습투어링을 통해 통해 향후 모토사이클 캠핑에 도움이 될 경험을 많이 했네요. 모토사이클에 야영짐 싸는 요령도 확실히 감을 잡았구요, 모토캠핑에 필요한 장비에 대한 감과 모토사이클 투어링중 캠프를 셋업할 장소에 대한 감 등등 나름대로 소득이 많은 투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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