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대
눈꽃으로 부서지는 그대
눈꽃으로 피어나는 그대
눈꽃이나 볼까 하여
가을 만복대에 올랐다가
눈꽃은 대충 보고
眞眞이 생각만 실컷하고
내려오니
저무는 섬진강이
눈물되어 흐르네
- 지리산 만복대 정상 돌탑에서 -
진달래
진달래 밭에서
너만 생각하였다
연초록빛 새순이 돋아나면
온몸에 전율이 인다는
眞眞이
이제 너만 그리워 하기로
사나이 눈감고 맹세를 하고
죽어서도 못 잊을
저 그리운 대간의 품속으로
우리는 간다
끊어 괴로운 인연이라면
구태여 끊어 무엇하랴
온산에 불이 났네
진달래는 왜 이리
지천으로 피어서
지천으로 피어서
- 삼봉산 정상 작은 돌탑에서 -
(아래글: 메비우스<카리우스>님께서 이 절절한 글을 옮겨 블로그에 올리시며 쓰신 글 입니다.)
지금도 그대로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2001년 쯤의 일입니다.
대간을 하던 중, 만복대에 올랐습니다.
그리도 무덥던 여름날... 중복날이었습니다.
산행일을 잡았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중복이었습니다.
산에 미쳐들기 시작하니 폭염을 마다않고 뙤약볕 산행길에도 나서게 됩니다.
성삼재에서 월장을 하고 비지땀을 흘리며 만복대에 올랐더니 눈길을 잡는게 있습니다.
알루미늄 판에 새겨진 시가 있었습니다.
'만복대'라는 작자미상의 시입니다.
그저 어떤 산꾼의 애끓는 사랑을 노래한 시인가보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개월 후.
덕유산 구간이 끝나는 지점인 빼재와 소사재 사이에 삼봉산이 솟아있습니다.
그 산 정상 돌탑에서 또 한번 그 산꾼의 애끓는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지리산 만복대에서와 똑같이 알루미늄 판에 음각을 하여 돌탑에 기대어놓았습니다.
이번엔 '진달래'라는 시였습니다.
그 애절함에 몇번씩이나 반추하며 그 삼봉산 돌탑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갈길이 아직은 멀기만 한데도...
(발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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