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등반을 하다 보면 릿지길에서 곡예를 부리듯 아무런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은 채
시선을 한껏 받으면서 오르내리는 행위를 종종 볼 수 있다.
등반을 잘하는구나 생각하면서도 “저기서 떨어지면 큰일날덴데 위험해”하며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걱정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일명 “삼가산 다람쥐” 또는 “도봉산 다람쥐“라 불리우는 이 분들은
80년 중반부터 계속해서 이어져오는 솔로 릿지꾼들이다.
혼자 작은 배낭을 하나 메고 릿지길만 찾아 다니며 등반을 즐기던 이들,
릿지길의 돌부리 하나, 바위의 생김 하나까지 세세히 알고 있고
홀드를 다 외워서 눈 감고도 다니는 산꾼들이다.
그 당시에는 전문 안전장비가 귀했고 비싸던 때라
그렇게 산행 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생각하지만
요즈음도 그 꾼들이 곡예등반을 하는 것을 보면 꼭 그런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다람쥐 릿지꾼들의 보여주기식 산행이랄까, 아니면 자기도취형식 산행이랄까,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면서 마치 정상적인 등반인 듯 하나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전문산악회 팀원들이 안자일렌으로 등반하다 보면,
일명 다람쥐 릿지꾼을 릿지상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
물론 서로 목례로 인사는 하고 지나가지만
전문 산악인은 단독등반을 하는 릿지꾼의 안전의식의 결여를 걱정하고,
반대로 릿지꾼은 이 쉬운길을 왜 자일까지 걸고 가나 하면서 전문인들을 깔보고
그렇게 서로의 관념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솔로 릿지꾼들이 눈감고 다닐 수 있는 그런 코스에서
단 한 순간의 실수로 하나 둘씩 유명을 달리하는 걸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전한 등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안자일렌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래서 예전에도 전문등반을 하던 산악회는 안자일렌의 중요성 인식하고
릿지에서 반복적인 연습등반을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안자일렌 등반의 필요성이 없어진 건지, 남들 눈에 소심해 보여서인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지나쳐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대형배낭을 멘 해외원정대들 조차도 안자일렌 훈련을 한다.
안자일렌은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니고 필수 등반기술인 것이다.
안자일렌의 안전등반을 무시하는 솔로 릿지꾼도 기가 막히지만
더 기가 막힌 것은 몇몇 인터넷 카페 팀에 적혀있어 문구다.
“등산 중 일어나는 사고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입니다”
같은 등반팀의 악우는 생명을 나눈 혈맹처럼 내 목숨까지도 대신 배려해야 하는데
어찌하여 그렇게 철저한 개인주의식 발상의 문구가 적혀있는지,
어쩌다가 산문화가 그렇게까지 변모했는지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이렇게 팀으로서의 자일 파트너쉽이 아닌 개인의 역량(실력)중심 등반형태로 변모하고
아직은 일부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물론 그들도 서로 주의를 해가며 등반을 하겠지만
카페의 운영진은 등반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회피성 규정을 만들었고,
어디에서 등반기술을 한두번 배운 후 고맙다는 말도 없이 휙 떠나 버리는 뜨내기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 리더를 따라 이상한 등반조직을 만드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암담하다.
누구는 인수봉 정상도 아닌 오아시스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고성방가 노래를 부르는 팀도 나왔고,
안전벨트를 교대로 착용하면서 오르거나 하강을 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진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암벽 산악인 스스로 이런 일을 직접 해보자.
릿지길에서 안자일렌으로 직접 등반하면서 안전등반자체를 일반등산객에게 보여줘 보자.
그들이 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계도와 계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산악회에서도 틈틈이 릿지등반 안자일렌등반 연습을 하면서
현재 잘못된 산행습관을 계몽하면 지금보다 안전의식은 좀더 나아질 것이다
(이글은 퍼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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