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전원생활 이야기

2024년2월22일 물기를 머금은 습설의 대단한 무게

Steven Kim 2024. 2. 23. 14:12

2020년 양평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몇차례 큰 눈이 내렸었는데 그 중 물기를 잔뜩 머금었던 습설이 어른 발목이 푹 파질 정도로 내렸었던 2023년1월7일의 상황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인근 산에 있는 나무가지들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뚜두둑~~" 꺽이며 부러지는데 그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 처럼 울려 퍼지고, 여기저기 눈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비닐하우스들로 어수선한 가운데 당시 양평집 마당에 세워놨던 티피텐트도 팔뚝만한 두꺼운 강철 폴대가 맥없이 푹 주저 앉았던 그때의 기억은 아마 당분간은 잊혀지지 않을 듯~ (아래사진은 2023년1월6일 내렸던 엄청난 무게의 습설로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운데 중심 폴대가 꺽이며 주저앉았던 우리집 마당에 쳤던 티피 텐트의 모습. 당시 부러진 티피텐트의 폴대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품을 구하지 못해 이후 이 티피텐트는 창고에서 마냥 썪고 있네요 ㅠㅠ  )

 

* 물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은 성인 발목 정도만 내려도 무게가 정말 장난이 아님. 이렇게 무거운 습설이 내린 이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얼어붙어 몇날 몇일 계속 쌓여 있으면 어진간한 구조물은 아마도 버티기 힘들 듯   

 

눈 무게가 이렇게니 얼마나 무거운 줄 처음 알았었던 2023년1월7일 많은 습설이 내렸던 당시 티피텐트의 폴대가 꺾이면서 주저앉은 모습

 

* 요 몇일 사이 성인의 허리까지 빠질 정도로 내린 대설 때문에 강원도 곳곳의 마을들이 고립되면서 재난급 상황이란 소식. 지난 4년여의 동안 시골생활을 하다보니 이번처럼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의 경우 사람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만 내리더라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무겁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허리까지 빠질 정도로 내렸다면 거기에 사는 분들은 집 무너질까바 마음 졸이며 얼마나 힘들었을지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습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겨울철에 땅이 얼으면 강철 보다 더 단단하고 내린 눈에 물기가 더해지면 바위 보다 더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아마도 잘 모를겁니다~~)

 

몇일동안 봄 날 같이 푹하던 날씨가 2월21일 오후 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며 아침부터 진눈깨비가 조금씩 흘날리고 있었지만, 뭐 어느정도 오다 그치겠지 싶어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일어나 버릇처럼 CCTV를 확인하려다 보니 CCTV가 뿌연 상태로 제대로 보이지 않아 왠일인지 싶어 바깥에 나가보니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있어 깜놀 !!! (CCTV들도 눈 속에 파묻히거나 눈에 뒤덮혀 있는 상태)  

 

깜깜해서 제대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새벽 일찍부터 일단 마당냥이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 제설작업을 시작했지만 눈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충전식 송풍기로는 도저히 감당이 않돼, 노가다로 눈 샆을 이용해 마당에 길을 내줬고, 대문 앞 쪽으로 사람과 차량 통행에 이상 없을 정도로만 제설(서울에서 약속이 있어 제대로 제설을 하지 못했는데도 거의 3시간 정도 작업. 시골에 살다보니 별도로 헬스센타에 가서 운동하지 않아도 그냥 살아가는 삶 자체가 운동~~).

 

겨울에는 눈 치우는거, 여름에는 잔디 깎는게 나만의 즐거운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허리가 뻐근할 정도 힘들긴 했지만 룰루랄라 재미있게 제설 작업 ^^  

* 22일과 23일 사이 새벽 최저기온이 영하 0도 수준이고 낯 기온은 영상의 날씨인 덕분에 엄청 내려 쌓인 눈이 얼어붙지 않고 빠르게 녹고있어 다행 

 

야외에서 힘들게 제설작업을 하는 동안 화로대에 불을 피워 잠시 쉴 때 마다 몸을 녹일 수 있는 즐거움은 아웃도어링 취미생활의 끝판왕이라 생각하는 전원생활을 전원생활을 누리는 사람만이 아는 나름의 특권 (i.e 고단한 즐거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