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세코 충전식 분무기 고장 : 농약 샤워

2018년 10월 두 눈 꾹 감고 단호하게 실행에 옮겼던 전원생활이 벌써 2년 하고도 6개월째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 덕분에 평생 상관없을 것 같았던 가드닝(정원관리)의 솔솔한 재미를 점차 알아가고 있는 중(전원생활을 시작하고서 비로소 꽃 이름들, 나무 이름들 등등 식물들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

 

봄의 기운에 어김없이 다시 소생하는 자연 속 만물들의 삶의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에 경외심 마저 느껴질 정도지만, 생을 가진 모든 만물을 절대 죽이지않기 위해 자기희생적 고행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인도 조르아스터교식 선의 삶과는 달리 이때쯤이면 각종 벌레들을 잡아 죽이기 위한 전쟁의 서막.    

 

정원에 생기는 각종 벌레와 해충 구제를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독성 농약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오랫동안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온 사람들이야 어떤 해충에는 어떤 농약을, 그리고 이때쯤이면 어떤 농약을 써야하는지 훤히 잘 알고있지만 시골생활에 익숙히 않은 도시에서 온 초보 전원생활자들에게 농약 치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농약의 종류가 너무 많아 도대체 어떤 농약을 어디에 어떻게 뿌려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면 정말 작정하고 농약관련 공부를 해야 할 정도 

 

- 머리 아프면 사리돈, 감기 걸리면 판콜A, 배 아프면 훼스탈을 먹으면 된다는 기초적인 상식만으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메디컬 약들과는 달리 식물류에 사용하는 농약은 나무, 꽃, 채소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발생하는 해충이나 균의 종류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농약의 종류가 다 달라 난해

- 감기 걸렸는데 배 아픈데 먹는 약을 먹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처럼 식물의 종류에 따라 발생한 해충의 종류에 따라 제대로 된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약효 대신 약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함정 ㅠㅠ

- 완전 똑같은 성분의 농약이라도 만드는 회사마다 이름이 다 달라 더 헷갈림

- 무슨 병인지 무슨 약인지 잘 안알려주는 우리나라 대학병원 의사들처럼 농약에 대해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농약상 거의 없습니다(그러나, 인류의 축복인 인터넷 유투브를 통해 맘 만 넉으면 어진간한 농약에 관한 지식은 다 배울 수 있어 No Problem !!!) 

 

새롭게 알게 된 농약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

1. 살충제는 뚜껑이나 포장제의 칼라가 녹색

2. 살균제는 분홍색

3. 제초제는 녹색 : 독성이 무척 강함

농약상이 주는 데로 무작정 살포하지 말고 적어도 내가 무슨 종류의 농약을 사용하는지는 알아야 할 것(농약통 뒤에 깨알같이 씌여진 설명도 꼼꼼하게 읽어보고~)

 

농약을 살포하려면 꼭 있어야 하는 분무기의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등에 메고 왼손으로 펌프질을 해서 수동으로 분사하는 수동식 분무기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충전 밧데리를 사용해 스위치만 켜면 자동으로 농약을 분사할 수 있는 충전식 분무기들이 점차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https://blog.daum.net/stevenkim/15711230?category=753

여름철 전원주택과 해충 : 파세코 충전 농약 분무기와 3M 방독 마스크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맞이했던 첫 봄, 벌레들과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인터넷을 꼼꼼히 서치해 파세코 충전분무기를 9만7천원에 구입 (새로 나온 신형은 인터넷 최저가로 무려 16만원. 신형과 구형의 스펙을 비교해 보니 바꿘건 오로지 칼라 뿐인거 같은데 왜 이렇게 많이 오른건지~ㅠㅠ)

 

그레이 칼라로 바뀐 신형 파세코 충전분무기

2019년 구입해 딱 2번 사용하고 2020년 양평집 공사에 매달리느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보관만 하고 있다 2021년 봄이 오면서 다시 끄집어 들뜬 마음으로 농약을 살포하던 중 느닷없이 손잡이 부분에서 농약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돌발상황 발생 !!  농약 분출을 멈추기 위해 전원을 차단하려고 했지만 분무기를 등에 메고 있어서 On/Off 스위치를 제대로 찿지못하고 낑낑대는 바람에 그야말로 농약으로 샤워를 하는 황당한 상황 ㅠㅠ

* 파세코 충전분무기의 고장과 관련 아래 이재영님의 댓글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물건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충전분무기 역시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오래 쓸 수 있습니다

손잡이가 터지면서 독성 농약이 사정없이 뿜어져 나오는 상황

농약은 독성이 강하고 특히 침투성 농약의 경우 피부를 통해 사람 몸 안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닿지 않도록 단단히 대비하고 반드시 방독 마스크를 착용해 중독사고를 방지해야 한다는데 이건 뭐 피부에 닿는 정도가 아니라 목욕하듯 뒤집어썼으니... 에효 ㅠㅠ (온 몸에 농약이 얼마나 많이 묻었는지 샤워를 하는 동안 비누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정도). 수십번 샤워 후 혹시 모를 잔류 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뜨거운 물에 들어앉아 땀을 쭉 뺐지만 그래도 독한 농약 냄새가 가시질 않은 것 같아 하루종일 밥도 제대로 먹질 못했네요 ㅠㅠ

 

파세코 AS센타에 확인했더니 손잡이만 따로 구입할 수 있다고해서 급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중 이지만 나름 괜찮다 싶었던 파세코 충전분무기에 대한 신뢰는 바닥 ㅠㅠ (손잡이만 13000원이고 노즐이 연결된 봉 까지 같이 사면 23000원. 한번만 더 고장나면 부품가격이 국산 수동 분무기 한대 가격이랑 비까비까 ㅠㅠ).

 

도대체 무슨 재질로 만들었길래 딱 2번 사용했던 제품의 손잡이가 이렇게 터질 수 있는지 아직도 의아~ ㅠㅠ . 뽑기를 잘못해서 내 것만 그런 건지 몰라도 딱 2번 사용한 제품의 손잡기가 이런식으로 셀프 파손될 정도면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란 판단(파세코 충전분무기는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라벨만 붙인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중)

손잡이 연결 플라스틱 부위가 저절로 뻥 뚫려버린 중국산 제스트 작업등에 이어 이번 중국산 파세코 충전분무기의 손잡이 부분 셀프 파손을 겪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중

https://blog.daum.net/stevenkim/15711304

DIY 조금씩 변해가는 정원: 저 혼자 파손 된 제스트 작업등 Z9020M

넓은 면적에 농약을 본격적으로 쳐야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일년에 한두번 잠깐씩 정원관리용으로 사용할 일 밖에 없는 전원생활자들의 경우 구지 가격도 비싸고 고장나기 쉬운 충전식 분무기 대신 저렴하고 어진간해선 고장도 나지않는(그리고 팔 운동도 되는) 튼튼한 수동식 분무기로 구입하는 게 여로모로 속 편할 것 같은데...글쎄요 (중국산 대신 반드시 국산제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