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혼자쓰는 이야기

반려견 루비의 갑작스런 죽음

Steven Kim 2020. 4. 13. 05:28

지난 10년간 동거동락 정이 들데로 든, 겁 많고 소심한 루비가 2020년4월12일 밤 저 혼자서 하늘나라로 먼 여행길을 떠났네요

 

새집 공사 때문에 하루종일 집을 비우는 일이 연속되던 지난주 일요일 저녁 일을 끝내고 차를 몰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외출했다 돌아오면 토끼처럼 가슴까지 뛰어 오르며 반갑게 맞이해주곤 하던 루비가 기운이 없이 그냥 누워만 있고 숨소리가 일정치 않아 급하게 일요일 문을 연 응급 동물병원을 수소문해 데려가 병원 문을 닫는 밤 10시까지 응급치료를 받고 산소실에서 안정을 취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24시간 의사가 진료를 한다는 동물병원에 입원시켜야 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품에 안겨 마지막 숨을 거뒀습니다 ㅠㅠ

 

영원히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 마지막 숨을 거두기전 힘들게 숨을 몰아쉬며 애닳프게 주인의 눈을 바라보던 루비의 애처로운 눈망울이 하루종일 눈에 밟혀 온 몸에 진이 다 빠져나간듯 일어나기 조차 힘든 슬픔을 또 한차례 겪습니다 

 

조만간 새 집에 이사가면 토리 루비랑 같이 뒷 산에 올라 초원을 맘껏 뛰놀 꿈에 부풀었었는데~~ ㅠㅠ

 

사람이나 동물이나 생전 예뼜던 모습도 영혼이 떠나고 나면 흉스럽게 변하는 것과는 달리 잠든 듯 깨끗한 모습으로 먼 길을 떠난 루비를 고은 흰 천에 붉은실로 감싸 새집으로 함께 이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공사 중이라 여전히 분주한 새 집으로 데려가 정원 앵두나무 밑에 묻어주고 나무이름을 "루비목"으로 정했습니다

 

이사갈 새 집 정원 한 켠 햇살이 종일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편안히 잠든 우리 루비

늘 루비와 함께 지내다 갑작스레 홀로 남겨져 외로워 보이는 토리도 사람나이로 치면 70살이 가까운 노견이다 보니 이런저런 병치레가 만만치 않아 큰 걱정. 피할 수 없는 회자정리의 헤이짐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황망히 먼저 떠난 루비 몫까지 챙겨 외롭지 않도록 보살펴야 겠다는 다짐

 

헤어지면 언젠가는 또 만나고 만나면 언젠가는 또 반드시 헤어지게 되는 피할 수 없는 회자정리의 굴레를 감당 할만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면 애완견이나 애완묘를 데려오기전 심사숙고 해야할 필요성. 애완견이 먼저 먼 길을 떠나는 모습을 몇번 겪어보면서 앞으로는 절대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는 다짐 ㅠㅠ 

 

사진 속 여전히 귀여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루비 

 

루비와 토리의 즐거웠던 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