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다녀왔던 이후 올해도 흰 눈이 녹기전 꼭 다시 찿겠다고 다짐한 내설악 "마장터"로의 2월 마지막주 감동여행 기록
느긋한 마음으로 용대리 "창암" 들머리를 출발, 작년 미끄러지면서 크게 다칠뻔 하였던 개울을 무사히 건넌후 계곡길로 접어들자, 작년의 기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 갑니다. 무너질듯 눈속에 잠겨있던 오두막, 한없이 내리던 눈, 산사태가 나며 중간에 끊어져 버린 길, 넘어지며 심하게 부어올랐던 다리, 부러진 등산스틱 등등등...
2012년2월24일 마장터 비박야영 기록 -->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555
이런저런 야영 욕심에 야전침대와 쉘터까지 챙긴 무거운 배낭이 어깨를 짓누르며 한걸음 한걸음 뗄 때 마다 땀이 비오듯 쏫아지지만, 꿈을 향한 발걸음은 마냥 가볍게만 느껴지네요. 만만치 않은 배낭의 무게 때문에 비박산행시는 가급적 미니멀 팩킹을 해야 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되세기며 다음부턴 가급적 가벼운 텐트만을 가져오기로 내심 단단히 결심..^^ 한걸음 한걸음 옮길때 마다 점점 가까워 지는 The dream Place 마장터.
3년여전 일반인들에게 조금식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비박 동호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이곳을 찿는 등산매니아들이 꽤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계곡길을 따라 오르는 동안 박배낭(비박 팩킹을 한 커다란 배낭)을 진 한무리의 등산객들을 두 팀이나 만났네요..^^
마장터의 트레이트 마크인 눈속에 파묻힌 움막집의 뒷공터에 적당히 자리를 잡아 텐트를 피칭하려는데 바람이 너무나 세게 불어 눈 위에 텐트 셋업이 도저히 불가능. 비박을 하면서 익힌 솜씨로 강풍속 앞뒤 가이라인을 고정 시켜 텐트를 셋업시켜 보려고 했지만, 습설에 제대로 팩을 박기가 불가능.(겨울 설상야영시는 반드시 설상용 팩을 준비하여야 된다는 뼈저린 교훈. 배추망에 눈을 잔뜩 담아 눈속에 파묻는 것으로 설상용 팩을 대신 하는 방법이 있다던데...). 여러 방법을 모색하다 결국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계곡으로 내려가 얼음위에 텐트를 셋업하기로 결정.
빙등용 스크류를 가져왔으면 얼음위에 텐트 치는거 일도 아니었을듯..^^
이번 주말 날씨가 푹하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내설악의 겨울은 여전히 혹독 합니다. 씨에라 컵에 물을 따라 붓기가 무섭게 바로 그자리에서 얼어 버리네요(소주를 섞은 맥주인 쏘맥도..). 손이 시려워 잠시라도 장갑을 벗고 있기가 불가능 할 정도의 메서운 추위. 다행히 바람과 찬 외기를 막아주는 미니쉘터를 구축했고(위에 보이는 초록색 텐트), 쉘터 안에서 버너를 켜자 마치 다른세상에 있는 것 처럼 따듯한 온기가 느껴 집니다.(쉘터 안과 쉘터 밖의 기온차는 완전 하늘과 땅 차이)
따라놓자 말자 꽁꽁 얼어버린 쏘맥. 밤이 되자 온도는 영하 10도 족히 넘어 떨어진듯
여러종류의 보온장비들을 사용해 봤지만 보송보송한 양털의 보온효과가 매우 인상적이네요. 아래사진은 프라하에서 구입한 양털 장갑인데 어진간한 우모장갑 보다 더 따듯 합니다. 체코 프라하에 가면 다양한 류의 양털제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 할 수가 있더군요. 양모 털조끼, 양모슈즈 그리고 양모 장갑은 동계 비박야영시 아주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아이템들 입니다.(우리나라에는 이런 양털로 만든 보온제품을 파는 곳이 없나??) 팩킹부피는 상대적으로 좀 크지만 무게는 우모제품들이랑 비까비까 아주 가볍습니다.
아래사진은, 발 보온을 위해 우모 텐트슈즈 위에 양털슈즈를 한번 더 껴신고 그 위에 방수가 되는 천으로 만든 덧신을 신어준 모습(우모버선 + 양털슈즈 + 방수텃신). 완벽하게 보온이 되더군요. 같이 간 일행중 두꺼운 신슐레이트 겨울용 방한화를 신고 온 분이 계셨는데 혹한의 눈속에서 오래있다 보니 그래도 발이 심하게 시럽다고 하는데, 양털과 우모슈즈로 완벽하게 신슐레이팅 방한보온을 한 덕분에 메서운 추위속에서도 발시럼을 하나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쉘터안에 버너를 켜니까 금방 온기가 훈훈하게 돌기 시작. 계속 버너를 켜 놓기 위해 버너위에 돌을 올려놓은 모습으로 돌이 한번 달궈지니까 버너에서 내려 놓아도 아주 오랫동안 열기가 품어 나오더군요. 여러 종류의 버너를 사용해 보았지만 역시 실사용용으로는 프리머스 옴니퓨엘 버너가 최고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어진간해서는 고장 날 일이 없는 간단한 구조와 강력한 화력, 역시 최고의 버너 입니다.
헤드렌턴이 없어도 사방이 환할 정도로 밝은 둥근달과 밤하늘 총총한 별들이 마장터의 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으며 내설악 오지의 밤이 그렇게 깊어 갔습니다. 마장터를 떠나올땐 언제 다시 또 다시 올까 싶어 아쉬움이 깊게 남았지만 이번에도 한없는 감동을 선사한 내설악의 오지, 설국 마장터의 눈에 뒤덮힌 모습은 또다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마장터 여행에 동행이 되어준 산악회 후배이며 훌룡한 공무원인 조성찬씨와 창암 입구에 도착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번 마장터 여행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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