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조명·발열제품

초보자를 위한 버너 이야기

Steven Kim 2012. 3. 30. 16:53

등산을 즐기다 보면, 필연적으로 여러가지 아웃도어링 장비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버너 입니다.(정식명칭은 "스토브". 일본식 표현인 "버너"라고 말하면 외국에서는 못 알아 들어요..^^). 처음에는 버너야 다 그거그거지 하지만, 어느순간 개성적인 버너들이 눈에들기 시작하고 알면 알수록 자꾸 빠져들게 되는 묘한 장비중 하나가 바로 "버너" 입니다. 개중에는 전문적으로 버너만을 수집하는 콜렉터들이 있을 정도니 버너의 묘한매력 알만하죠..^^ (남들은 모을것이 없어서 버너를 다 모으냐 하겠지만, 여러 아웃도어링 장비중에서 나름 많은 동호인들 활동하며 콜렉숀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마도 버너와 나이프 정도 일 듯..)

 

1. 가스버너

초보자의 경우는 역시 가스버너가 최고입니다. 사용하기도 편하고 가볍고 팩킹부피 무쟈게 쬐그맣고 안전하죠. 수없이 많은 종류의 가스버너들이 있지만, 성능과 기능은 비싼거나 싼거나 대충 비슷비슷 합니다. 약간의 화력차이와 무게차이 때문에 크게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은데, 구지 "명품" 비싼 가스버너를 사야 할 필요 전혀 없슴다. (국산 코베아 가스버너들 아주 좋아요..^^)

 

가스버너의 단점은 겨울철 혹한에서는 가스가 얼어 제대로 화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인데 한겨울에도 가스가 동결되지 않도록 하는 여러가지 장비와 방법들이 매니아 산꾼들에 의해 속속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사용가능. 장거리 산행시에는 2개의 버너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을 습관화하면 여러모로 좋습니다. 하나가 고장나게 되면 비상용으로 준비한 다른 하나를 사용해 계획된 산행을 계속 할 수 있죠. 생전 고장날일 없을 것 같은 단순한 버너지만 이런저런 고장 자주 발생합니다.

 

그다지 길지 않은 기간동안 버너를 사용면서, 콜맨의 화력 짱짱한 F1 Power 가스버너를 두개째 해 먹었고 (한번은 난로용도로 히팅캡을 올려놓고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었더니 열기가 아래쪽으로 전달되면서 플라스틱 파츠가 죄다 녹아 버렸고, 또 한번은 바람막이를 버너에 바짝 붙여서 사용했더니 열기에 역시 플라스틱 파츠가 다 녹아 버렸음),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가스버너를 고를땐 가급적 불에 녹아버리는 플라스틱 파츠가 사용되지 않은 제품쪽으로 관심을 갗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벌써 3개째 사용중인 콜맨의 F1 Power 가스버너. 열기에 의해 허무하게 녹아버리는 플라스틱 파츠가 아쉽지만 강력한 화력의 매력을 쉽게 포기할 수 가 없어 사고 또 사고..^^

참고 --> 콜맨 F1 Power 버너 소개 http://blog.daum.net/stevenkim/15709910

 

2. 휘발유버너

오랫동안 버너의 대명사 였지만, 걸출한 가스버너들이 자꾸 생겨나면서 점차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듯한 느낌. 그러나 대부분의 버너매니아들은 여전히 메인버너로는 가스버너 보다는 휘발유버너를 휠씬 더 선호 합니다. (왜 ??  세세히 말하자면 너무 길어져서 패쑤~~  나역시 휘발유 버너를 더 선호..^^ 모든것이 꽁꽁 얼어버리는 혹한의 겨울 산꼭대기에서는 역시 믿음직스런 휘발유 버너만한 것이 없죠. 그러나 여름에는 누가 뭐래도 가스버너가 최고 !!!)

 

가스사용에 전혀 문제없는 하계에는 구지 휘발유버너 필요없슴. 그러나 동계에는 믿음직스런 휘발유버너 1개와 비상용으로 간편한 가스버너 1개를 함께 가지고 다니도록 습관화 할 것!!! ,

 

가스버너에 비하면 팩킹부피도 크고 별도로 여분의 액체연료를 챙겨야 되기 때문에 번거롭고 무게도 무겁지만, 그래도 동계등산시에는 휘발유버너가 없으면 불안. 여러종류의 휘발유 버너들중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싸고 튼튼한 콜맨 휘발유 버너는 많은 등산인들에게 꾸준히 애용되는 아이템 (가장 최신형 콜맨 휘발유 버너는 442 엑스포넌트. 원버너 히팅캡을 얹어 겨울에는 간이난로로 사용 할 수 있는 장점. 2 인용 알파인 텐트의 전실에 켜놓으면 나름 충분한 난방 가능)

 

소위 등산매니아급 산악인들 중에도 가스버너에만 익숙한 경우, 휘발유 버너의 "예열과정" 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경우를 종종 보게되는데, 휘발유버너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처음 불을 붙일때 휘발유를 조금 흘러나오게 한 후 불을 붙여 기회기쪽을 달구는 예열기술이 필요. 연료통에 압을 잔뜩 준 상태에서 연료공급나사를 무조건 틀어놓고 불을 붙이면 진짜루 큰일 납니다. 진짜 불나요 (압을 준 상태에서 조금 연료를 분사시킨다음 반드시 더 이상의 과도한 연료가 공급되는 것을 막기위해 연료공급나사를 꽉 잠그고 난 다음 불을 붙여 예열을 해야 함)

  

겨울철 산악인들에게 애용되고 있는 콜맨 442 엑스포넌트 휘발유 버너(휘발유와 등유를 사용 할 수 있음)

참고 --> 콜맨 익스포넌트 442 가솔린 버너 소개기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134

참고 --> 휘발유 버너 작동방법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391

 

 

등산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버너 콜렉숀을 시작, 당시 어렵게 구한 미사용품 독일 군형 엔더스 3061 가솔린 전용버너. 국내 버너 수집가들 사이에는 희귀품으로 분류되며 가격도 꽤 비쌉니다.

 

3. 멀티퓨얼 버너

여러가지 연료를 사용할 수 있고 연료통과 화구가 일체형인 휘발유버너와는 달리 연료통을 분리 할 수 있기 때문에 팩킹부피도 많이 작아서 편리합니다. 석유(백등유), 가솔린, 가스는 물론 여차하면 알콜과 디젤유 까지를 사용 할 수 도 있죠. (그러나 전쟁이 나던지, 천재지변이 없는한 가스와 휘발유외 다른연료를 사용할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석유를 사용하는 것도 좋긴하겠지만 제대로 예열이 않됬을 경우 석유특유의 검정 그을음으로 혹시나 노즐이 막힐 수 도 있고 해서 한번도 석유를 사용하지 않았슴..) 

 

세계각국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걸출한 버너 메이커들이 자존심을 걸고 최고품질의 버너를 출시하고 있는 카테고리도 바로 이 분야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프리무스의 옴니퓨엘이 가장 믿음직 스럽다는 생각이지만, 버너 매니아들 사이에 인기짱인 옵티무스의 노바플러스 버너 역시 포스가 남다릅니다. 최근들어 국내 산악인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있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예열과정이 거의 필요없다는 일본 SOTO의 "무카" 휘발유 버너는 외국의 등산매니아들 사이에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더군요. (연료통 펌핑에 대한 불만이 왜 이리 많은지..)

 

 

자타가 공인하는 명품버너 프리무스 옴니퓨엘

 

4. 일체형 버너

최첨단의 기술력으로 탄생된, 전용용기를 통해서만 물을 끓일 수 있는 일체용 버너들이 최근 2-3년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 카테고리의 버너들중 가장 인기가 높은것은 MSR의 리엑터(Reactor) 라고 단정 지어도 될 듯 싶네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고가에 판매가 되고 있지만, 강력한 화력과 겨울철 간이난로로 사용 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인기있는 아이템 입니다.

 

지금까지 사용해 본 버너들 중 가장 강력한 화력을 가진 것은 틀임이 없지만, 전용용기를 사용하지 않을경우 비싼장비가 허무하게 고장 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특히 아래사진의 1.7 리터(??) 짜리 용기에다 라면을 끓일경우, 혹시라도 라면국물이 넘쳐 흐르면 단방에 고장!!! 한국음식 조리하기에 편리한 2.5리터 용기를 별도로 구매하여 사용하면 조금 안심이 되지만, 2.5리터 전용용기 가격도 만만치 않슴다..ㅠㅠ)

 

 

겨울철 난방용으로 오히려 더 인기가 있는 비싼 MSR 리엑터 버너

참고 --> MSR 리엑터 http://blog.daum.net/stevenkim/15710129 

 

5. 알콜버너

조금은 특별한 카테고리의 버너 입니다. 부글부글 국끓여 먹는 한국음식을 조리하기에는 화력이 절대 약하지만, 식빵을 굽는다던가 차를 끓여마시는 건식 서구형 조리에는 나름 효용성 좋고, 무게도 가볍고 사용하기도 간편한 잇점. 국내캠핑에서도 여름철에는 그럭저럭 가스버너를 대체 할 수 있지만, 물 1 리터를 끓이는 경우 가스버너는 대략 약 4분 정도가 걸리지만 알콜버너를 사용하려면 약 11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은 각오해야 합니다. (여러종류의 알콜버너를 사용해 봤지만 역시 트란지아의 깡통 알콜버너가 사용하기 가장 좋더군요..^^)

 

가스버너나 휘발유버너나 할 것 없이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적당한 바람막이 없이 버너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바람막이 조차 제대로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강풍이 불기라도 하면 버너사용을 포기해야 할 수 밖에 없죠. 그러나 어떠한 악천후에서라도 사용 할 수 있는 특별한 버너가 있습니다. 알콜버너로 자타가 공인하는 스웨덴의 트란지아에서 출시한 스톰프리(Storm Free) 쿡 세트 버너가 바로 그것. 부피는 크지만 알미늄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무게는 매우 가벼운 편이고 코펠을 대신할 수 도 있기 때문에 나름 효용성이 높은 제품.

 

프리무스 스톰쿡 세트와 알콜버너

 

윗사진은 멀티퓨얼 트란지아 버너를 끼운 모습이지만 알콜버너나 저렴한 동사의 가스버너도 스톰쿡의 방풍 하우싱 안에 똑같은 방법으로 장착 됩니다. 바람이 아무리 강하게 불어도 하우징 안에 버너불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유일한 버너 입니다.

 

6. 석유버너

지금은 시장에서 완벽하게 자취를 감춰버린 구시대 버너지만 알고보면 독특한 매력이 풀풀 넘쳐나는 제품들이 아직도 동호인 카페들을 통해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예열때문에 귀찮아 하는 사람이 많은 휘발유버너도 석유버너에 비히면 새발의 피 !!! (그러니 석유버너의 예열이 얼마나 귀찮을지 말않해도 당근..^^).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석유버너가 시장에서 완벽하게 퇴출되게된 가장 큰 이유는 귀찮고 까다로운 예열과정 때문이라는게 정설.(예열과정을 쉽게하기 위해 토치를 사용하면 되지만, 석유버너를 아끼는 사람들은 버너에 무리가 갈까봐 죽으나사나 알콜을 별도로 태워서 예열을 합니다) 

 

석유버너는 썩지않는 철인 황동으로 제작되어 고풍스런 맛이 특별합니다. 황동의 매력에 빠져 구닥다리 석유버너들을 콜렉션하는 동호인들도 아주 많죠. 특히 석유버너들중 슬라이딩 버너라고 불리우는 커다란 사각반합에 들어있는 제품들만을 수집하는 동호인들도 꽤 많고요, 일부 사용하지 않고 보관만 한 몇십년씩 된 빈티지급 슬라이딩 석유버너는 부르는게 값일 정도..^^

 

옵티머스 슬라이딩 버너 형제들. 좌측두개는 석유를 사용 할 수 있는 멀티퓨엘 버너이지만, 우측 두개의 버너는 가솔린 전용 자기기화식 버너 입니다.

 

석유버너는 아니지만, 오랜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옵티머스 8R 자기기화식 미니버너. 가솔린 전용으로 킹사이즈 햄버거 정도의 크기

 

황동석유 버너중 아마 가장 특이한 제품 중 하나로 기록 될 수도 있는 국내 산야로에서 출시한 엄마와 새끼 버너 모습. 미사용품으로 콜렉숀을 위해 구입 하였습니다.

 

각종 버너들을 집합 시킨 모습. 빠진 버너도 10여점 정도 더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