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추천하고픈 장비

(추천) 보일러 끄고 자도 되요^^ "유단포"

Steven Kim 2012. 1. 2. 07:21

휴대폰으로 인터넷하는 21세기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구닥다리19 세기 장비가 뭐가 필요 할 까 싶죠?  천만에 만만에 말씀.^^  아날로그식 옛날 생활용품들을 보면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로움에 절로 경의로움이 느껴지곤 할 때가 많습니다.(실제 써보면 진짜루 좋아요..^^ 아마도 이래서 영국사람들이 옛날 구닥다리 안티크 제품들에 열광하는 모양..).

 

옛날 물건들중 밸류와 기능을 재발견하고 감탄하여 마지 않는것 중 하나가 바로 "천연울(Natural Wool)" 소재의 보온 스웨터들 !!! (최신의 하이테크 원단인 윈드스토퍼가 진짜루 따뜻하고 어쩌구 저쩌구...근데요, 옛날 어머님이 손수 짜주셨던 털옷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전에는 정말정말 몰랐는데, 아웃도어링을 하면서 보온기능에 대한 나름대로의 식견이 생기다 보니 천연울 스웨터들의 놀라운 보온성을 재발견하게 되었고, 장롱 깊숙이 쳐박아 두었던 옛날 100% 순모 스웨터들을 꺼내 입김 호호불며 사용중 임다..^^. 혹한의 겨울철 오토캠핑에는 "폴라플리스"니 "윈드블럭 플리스"니 하는 괜한 화학섬유들 보다 옛날 어머니가 정성으로 짜주신 자연산 순모 스웨터가 진짜루 최고 !!!!)  

 

그건 그렇고, 유단포라는 장비 들어 보셨나요??

 

요즘은 캠핑 핫백이니 뭐나 하는 영어로 이름 붙여진 세련된 제품들이 우후죽순(??) 처럼 다양하게 출시되는 것 같던데,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애지중지 사용하시던 아연통 "유단포"에 대한 애듯한 기억때문인지, 왠지 혀꼬부라진 "Hot Bag" 보다는 살짝 일본풍 이지만 "유단포"란 단어가 더 친근감이 듭니다.

 

열전도율이 좋은 아연통에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넣고 두꺼운 천으로 칭칭감아 이불속에 넣어두면 그 따뜻한 온기로 밤새 포근하게 잠들 수 있었던 바로 그 옛날 추억의 히팅시스템. 원래는 다다미를 사용하는 일본사람들이 한겨울철 보조방열용으로 사용하던 장비로, 겨울철 할머니 방에 가면 늘상 무릅팍에 놓아 두시던 그때 그 유단포의 기억 

 

 

생긴것 처럼 워낙 단순한 제품이다 보니 구지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번 사놓으면 평생 요긴하게 쓰고 다음세대까지 물려 줄 수 있슴다..^^(마개 부분의 고무박킹이 빠져 나가지만 않게 신경쓰면 됩니다. 박킹이 없어지면 물이 세요..)

 

아웃도어용으로 판매하고 있는 유단포는 3.6리터짜리 하고 2.4리터 짜리가 있는데, 팩킹부피를 줄이는 아웃도어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작은 2.4리터짜리로 구입하였습니다. 물의 양의 약 1리터정도 차이가 나니까 아마도 따뜻함 정도와 물이 식는정도가 아무래도 큰사이즈가 더 낳을테지만, 뭐 어짜피 잠자는 동안만 사용할 거니깐 성능상 차이가 나봤자 도토리 키재기 그게 그거구.....암튼 작은놈으로 고고고....

(2.4리터 짜리도 침낭 속에서는 이리저리 막 굴리기가 조금 부담스럽던데, 3.6리터면 너무 무겁지않나요??  큰놈을 안써봐서 모르겠는데, 아웃도어링 캠핑시, 침낭에서 따뜻한 유단포를 발밑에도 놓고 등짝에도 놓고 팔뚝에도 놓기위해 요리조리 굴리기에는 아무래도 좀 작은것이 덜 무겁고 좋을 듯 하네요. 암튼 비박시 침낭에는 역시 날진물통이 쵝오!!!!!)

 

아연판 대신 고급스런 동으로 된 제품도 있더군요. (그러나 싼 아연통이 막사용하기에 더 효율적..^^)

 

캠핑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침대속에 자기전에 큰 주전자 하나 정도인 2.4리터 짜리 유단포를 넣어두고 자면, 정말루 밤새 포근 합니다. 보일러 잔뜩 틀어놓고 자는 것이랑은 또 다른 맛 이에요. 옛날 시골집 생각이 절로나며 아날로그식 포근한 느낌이 특별합니다.  암튼, 보일러 다 끄고 자더라도 전혀 춥지 않고 코끝이 상큼한게 더 좋아요. (요런식으로 자면 보일러 기름비용 딱 반으로 줄여도 될 듯..^^)

 

요즘은 크기가 휠씬 작고 재질도 다양한 이쁘장하게 생긴 합성수지로 만든 유단포 제품들도 많고, 아연 대신 동으로 만든 고급제품도 보이던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옛스러운 아연통로 만든 제품이 제일 맘에 들더라구요. 동으로 만든제품은 아연제품 보다 휠씬 고급스럽고 잔때가 슬지 않아서 좋을 것 같기는한데...암튼..(아연통 유단포는 2 만원 투자하면 평생 씁니다.동 제품은 대략 10만원이상..)

 

유단포 아연통은 두툼한 주머니로 감싸서 사용하게끔 되어 있고, 주머니를 씌우지않고 그냥 아연통을 잡고 뜨거운 물을 채우면 순간적으로 화상을 입을만큼 무쟈게 뜨거워지니까 반드시 목장갑을 끼고 다뤄야 합니다.(본인의 경험상 겨울 아웃도어링시 가장 발생하기 쉬운 사고는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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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야영을 하는 분들이 흔히 "침낭 보일러" 켠다고 하며, 날진1리터 수통에 팍팍 끓인 뜨거운물을 담아 침낭속에 넣고 자는거(반드시 두꺼운 천으로 감싼다음..), 실제로 해보니까 효과가 "짱짱짱". 2백만원 가까이 하는 짱짱한 발란드레 토르 침낭도 한겨울 산속에서는 집에서와 같은 따듯한 잠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근데요, 뜨거운 물을 날진수통에 집어넣은 속칭 산사나이들의 "보일러"를 침낭속에 살짝 집어넣고 자면, 몇만원짜리 침낭이 몇백만원짜리 침낭보다 더 따듯한거...모르셨죠.^^ (모양만 날진수통과 비슷하게 생긴 싸구려 중국산짝퉁들 사용하면 큰일 납니다. 물이 줄줄 세서 침낭 젖는 건 그런다 치지만, 뜨거운 물에 큰 화상을 입을 수 있어요. 오리지날 날진수통은 절대 물 않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