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Knife 멀티툴

스위스 아미 나이프

Steven Kim 2011. 3. 30. 12:33

오늘 포스팅은 쓰다보면 정이 솔솔 들 수 밖에 없는 멀티툴인 안 써 본 사람은 절대 그 유용성에 대해 알 수 없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Swiss Army Knife) 이야기

 

울나라에서는 맥가이버 칼이라고 부르지만 "맥가이버 칼" 검색어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맨 엄한 소리들만 나옴 ^^..(오래전 미국드라마에 나왔던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맥가이버 나이프"라고 이 멀티툴의 특성을 한마디로 나타내주는 아주 원더풀한 명칭을 붙여준 우리나라 사람들의 창의력 굿 ~~ 맥가이버 나이프 =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칼..^^).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어떻게 태어나게 됬을까요 ??

스위스의 고달폈던 역사를 알아야만 이 칼의 탄생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맘만 먹으면 몇시간 안에 전국일주까지 할 수 있는 쬐그만 국토, 강원도 산골보다 더 첩첩산중인 알프스의 산속에 주변은 프랑스, 독일, 이태리 같은 강국들에 둘러싸여 꼼짝달싹 할 수 도 없이 갇혀있고, 여름은 한여름밤의 꿈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며 길고 긴 겨울이 닥쳐오면 내리고 또 내려 쌓이는 원수같은 눈 속에 고립되어 길고도 긴 겨울밤을 집안에 갇혀 보내야만 했던 스위스 사람들..(그래서 스위스는 국어가 4개나 됩니다. 독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스위스어)

 

척박한 자연환경 탓에 불과 몇백년전만 하더라도 스위스는 변변하게 먹을것 조차 없어 자식들을 주변 강국들에 용병으로 팔아 먹어야 겨우 가족의 생계를 꾸릴 수 있었던 아주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시계와 같은 초정밀공업의 발전을 통해 스위스의 취리히가 세계에서 제일 살기좋은 도시로 종종 뽑히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 

 

눈덮힌 알프스의 고산준령을 뒤로 한 호반도시 루체른의 유명한 "빈사의 사자상"은 프랑스 혁명당시 루이16세의 용병으로 고용되어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져 프랑스 근위병으로 팔려갔다가 왕궁을 공격하는 혁명군이 쳐들어왔을때 자신들을 고용한 프랑스국왕을 지키기위해 마지막 단한명까지 끝까지 싸우다 당시 팔려갔던 스위스 용병들 모두가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하고 전멸당한 수백명의 프랑스 왕궁 수비대 스위스 용병들의 명복을 기리기 위한 동상입니다. (누군가 그랬다죠,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플얼굴을 가진 동상이 바로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이라고 했다던데...)

 

(2008년 루체른 방문시 빈사의 사자상 앞에서. 사진에는 쪼그많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사자의 상이 무쟈게 큽니다.)

 

도망가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 것 을 뻔히 알면서도 단 한명도 도망가지 않고 그자리에 묵묵히 남아 싸우다 전멸당한 프랑스 왕궁 근위병이었던 스위스 용병들의 충성심과 용맹함이 이때의 사건으로 유명해지면서 스위스 용병들이 용맹함은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다 알아주게 된 것. 스위스 용병들에 대한 스위스사람들의 자부심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안중근 열사에 대한 자부심만큼이나 대단하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전통으로 지금도 바티칸 로마교황청의 근위병들은 죄다 스위스 용병들 입니다. 로마교황청의 근위대가 왜 스위스 사람들인지 이제 아셨죠?? ^^)

 

건장한 아들들은 외국의 용병으로 보내고, 눈덮힌 스위스의 산골에서 혹독하고 외로운 겨울밤을 보내야만 햇던 스위스 촌노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일이라곤 등잔불 밑에 앉아 이런저런 일거리를 찿아 세공품을 만드는 일 뿐, 스위스 사람들의 세공기술은 이러한 척박한 생활 속에서 수백년 동안 이어져 왔고, 덕분에 수백가지 깨알같이 작은 세밀부품들을 사람손으로 일일히 끼워맟춰야 하는 유명한 스위스 시계가 탄생 될 수 있게 된 것 이죠 ^^

 

스위스의 척박한 자연환경 덕택으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정밀제품이 시계 말고 또 하나가 있는데 바로 이 맥가이버 다기능 칼 입니다. 

 

 

(큰사이즈의 스위스아미 만능툴. 원더풀한 멀티툴 이지만 늘상 몸에 기니고 가지고 다니기에는 무게감의 압박. 처음 맥가이버 칼을 구입하는 분들은 중형 사이즈가 가장 적합)

 

지루하고 긴 겨울이 지나 초록풀이 돋아나는 봄이오면 형은 용병으로 팔려가고 남은 어린 동생은 목동이되어 알프스 산속으로 소때를 몰고 올라가 방목을 하며 산 에서 지내며 한참동안 집을 떠나있어야 했죠. 숲속에서 생활해야하니 이런저런 공구들이 필요했고 칼이고 톱이고 뺀치를 커다란 공구통에 넣어가지고 다니기 불편했기 때문에 이 모든 공구를 다 합친 멀티툴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했을 겁니다 (뭐든 가볍고 작게 만들어야 하는 캠핑용품의 효시가 된 스위스아미 나이프는 이렇게 탄생 된 것 입니다 ^^)  

 

길고긴 겨울, 눈 속에 고립되어 밖에 나갈 수 조차 없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집안에 틀어박혀 칼, 톱, 뺀치,가위,드라이버, 깡통따개, 심지어는 이빨쑤시개까지 높은 산봉우리에서 홀로 지낼 때 아쉬웠던 공구들을 아에 칼 한자루에다 죄다 줘다 쑤셔넣은 희안한 공구를 누군가가 만들었고 괴상하게 생겼지만 유용한 이 칼은 목동들 사이에 널리 쓰이기 되면서 급기야 스위스 남자라면 누구나 휴대하는 만능툴(Tool)이 됬고 어느날 전세계의 남성들이 한개씩은 다 가지고 있는 스위스의 대표상품이 됩니다. (스위스 남자들은 보통때는 집에 일하지만, 전쟁나면 죄다 군인들 입니다. 집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인 셈이죠. 스위스 남자면 누구나 한개씩은 다 가지고 있는 이 칼의 명칭이 그래서 Swiss Army Knife가 된 것 ^^)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있는 중형사이즈의 만능툴. 큰 칼, 작은칼, 톱, 병따개, 깡통따개, 와인따개, 그리고 무거운 물건집께가 달린 모델의 모습. 필요에 따라 낙시용, 골프용, 나무꾼용, 캠핑용, 서바이벌용, 산악자전거용 등등 수없이 많은 만능툴로 세분됩니다. 어떤것에는 플래쉬가 달린것도 있더군요)

 

스위스아미 나이프는 집을 떠나 외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아이뎀 입니다. 오래쓰다 보면 마치 신체의 일부처럼 정이 들 정도. 생애 처음으로 맥가이버 툴을 구입했던 것은 1989년 마테호른 가는길에 들렸던 체르맛 마을에서였던 기억. 그때 구입하였던 그 스위스아미 나이프을 지금도 애지중지하며 보관하고 있습니다. 칼표면에 기념으로 구입한 날짜와 장소 그리고 이름을 새겨줬던 제품..^^

 

Swiss Army Knife는 두군데 회사의 제품이 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Wenger(웽거)라는 회사와 Victrinox(빅토리녹스)라는 회사. 우리나라에서는 Victorinox 만이 오리지널인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웽거나 빅토리녹스나 다 오리지널 맞습니다. Victorinox와는 살짝살짝 다른 Wenger 만의 공구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암튼 Wenger나 Victorinox나 가격이나 품질상의 차이는 없고 개인적으로는 Wenger의 제품을 더 선호하는 편

(손톱깍기가 긴 Victorinox의 네일클리퍼 모델보다 아이디어면에서 한 수 위라고 생각되는 Wenger의 손톱깍기가 달린 소형 만능툴. 일상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만능툴로 장기간 출장중에는 없어서는 않되는 절대 필수장비로 자리메김 한 지 오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이즈는 중형사이즈지만, 공구의 크기가 커서 사용하기에 편한 대형 레인저 사이즈, 매일 몸에 지니고 휴대하기에 편한 아주 쬐그만 미니사이즈들도 인기있는 멀티툴 입니다. 미니사이즈의 스위스 나이프는 키체인에 걸어 매일 지니고 다니면서 필요 할 때 마다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볍기때문에 오히려 중형 사이즈 보다 더 유용하다 싶네요.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칼과 가위, 이쑤시개, 쪽찝개만 달려있는 베이직 미니모델이 실은 일상용으로 가장 유용

 

 

 

 

 

이외에도 지갑에 간단하게 넣을 수 있는 카드형 스위스 만능툴도 있는데, 정말 휴대하기 편하기 때문에 행외여행시 늘 가지고 다니곤 했는데 어느날 부터 갑자기 비행기에는 모든 칼종류를 전혀 가지고 탑승할 수 없게 되면서, 늘 지갑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카드툴을 홍콩공항에서 허망하게 빼앗기고 난 후 다시는 카드툴을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네요(그때 홍콩공항에서 뺏긴 내 빅토리녹스 카드툴 지금쯤 누군가 홍콩녀석이 잘 사용하고 있겠지...ㅠㅠ)

 

요즘은 지포 라이터와 마찬가지로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짝퉁 중국산 제품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오고 있습니다. 생긴것은 정말 똑같이 생겼지만 품질은 오리지날 스위스 제품과는 째비가 않될정도로 엉터리들 (중국사람들의 겉만 똑같이 짝퉁만드는 재주는 정말 혀가 절로 차질 정도..계란도 플라스틱으로 똑같이 만든다니...)

 

이미 평생 쓰고도 남을 여러개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가지고 있는데도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또 욕심이 나는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만능공구 입니다. 공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냥 한개정도 가지고 있다보면 어느순간 정말루 요긴하게 사용할 기회가 꼭 생기는 아이템으로 등산이나 캠핑, 여행을 취미로 가진 사람들에게는 완전 필수품 (오토바이 라이더들에게도 매우 요긴. 뒷바퀴에 꽉 막힌 못을 빼낼 때, 주행중 갑자기 사이드미러가 풀려 버렸을 때 이 장난감같이 생긴 멀티툴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안당해 본 사람은 모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