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등산·캠핑사진(Picture)

10년1월30일 강풍 대관령

Steven Kim 2010. 1. 31. 21:32

풀팩킹한 대형 비박배낭의 무게감과  빙판의 산길을 돌고돌아 오르는 가파른 길에 숨이막혔지만 눈덮힌 벌판의 황량함이 피부를 파고드는 인적끊긴 대관령 오지의 처절한 아름다움. 나지막한 신음과 탄성 그리고 벅찬 감동으로 맞이하는 "더 엡솔루트 다크네스(절대어둠)"

 

여기가 바로 "폭풍의 언덕"

The Wuthering Heights

 

대관령의 바람은 도대체 왜 이리도 서로웁게 울부짖는걸까?

 

황량한 외로움이 에리도록 가슴에 닫는 쓸쓸한 언덕

바람을 타고 소리없이 쏟아지는 외로운 달빛

 

 

 

찬란할 아침일출을 향해 동쪽을 바라보며

강풍속 겨우 텐트를 피칭.

 

 

비박지 숲속넘어 

쏟아지듯 내리는 달빛

 

 

 

마이티돔 산악용 텐트를 사용한 이래 처음으로 텐트를 단단히 고정시키지않으면 텐트가 찢어질 것 같은 무서운 강풍을 경험. 텐트 4곳 모서리에 팩을 박고 급조한 가이라인을 최대한 길게늘려 팽팽하게 당겨 강풍에 텐트가 내부공간으로 졉혀들어오는 것을 겨우 막아주며 어렵게 안정감을 확보 (교훈: 겨울철 비박산행시 꼭 단조팩과 가이라인을 가져갈 것. 휴대용 알미늄 팩은 강풍에 바로 휘어져 있으나마나~ ㅠㅠ)

 

그동안 결로를 느끼지못했던 마이티돔의 뒷쪽 공기터널을 사진과 같이 꼭 막아놓고 잠에 들었다 깨보니 텐트내부가 온통 얼음 서리꽃 천지. 텐트꼭대기에 걸어놓았던 IDK LED랜턴이 온통 얼음 서리꽃으로 뒤덮혀 모든 것이 얼어붙어버린 재난영화에 나오는 모습

  

 

코끝 쨍한 대관령의 새벽추위를 달래며..

 

 

 잠깐 모습을 보이고

수줍은듯 다시 모습을 감춰버린

오지의 일출

쓸쓸함만이 사방천지에 잔뜩한 

대관령 안반덕.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the Wuthering Heights)" 의 배경이 되었던 영국 "셔우드"를 찿았던 오래전의 기억이 불현듯 겹쳐 떠오르는 안반대기(안반: 강원도 사투리로 높은 산위의 평평한 지역 + 대기:언덕의 사투리 높은언덕)비박지에서 내려다보이는 황량함뿐인 대관령 안반덕 오지의 모습.

 

기억속에 강력하게 남은 오래전 셔우드의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광풍이 울부짖는 언덕)" 에서 느꼈던 쓸쓸함이 다시금 소름이 끼치도록 느껴집니다. 드센 바람이 부는 영국중부 셔우드의 황량한 언덕위에는 오늘도 세찬 바람속에 겨우 뿌리를 내린 "히스(Heath)" 라는 잡초가 셔우드의 높은언덕(클리프: cliff: 높은언덕, 절벽)에서 쓸쓸하고 서로웁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Heath on the Cliff (높은언덕의 황야에 자란 잡초) 

 

다른남자의 아내가 되어버린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바보같은 복수와 미친듯한 연민 "폭풍의 언덕"의 잡초와 같이 거친 남자주인공 이름이 "히스클리프(Heathcliff)" 였던것..우연이 아니더군요.

 

셔우드의 바람은 히스클리프가 죽어서 망령이 되는날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셔우드 언덕에 불어대기 시작한 세찬광풍은 비운의 사랑에 미쳐버린 유령으로 변한 "히스클리프"가 사랑하는 여인을 찿아헤메이며 토해내는 울부짖음' 이라고 들려주며 괜한 두려움에 휩쌓인듯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창문을 걸어잠구는 "폭풍의 언덕" 소설속 롯지여인숙의 겁먹은 주인처럼, 텐트의 프로튼오프닝을 두세차례 여미어 단단히 닫아잠그고, 어둠속 거세게 들려오는 세찬바람에 살그머니 두려움을 느끼며 서서히 잠에 빠져듭니다.  

 

특별한 광경으로 탄성을 자아낸 비박지의 쓸쓸함을 잔뜩 담은 황량한 아름다운 새벽녃 모습이 셔우드의 Wuthering Heights (우더링:바람이 울부짖듯 거센+  하이츠:높은 언덕, 절벽)와 함께 오랫동안 기억될 대관령에 불어대는 세찬바람은 도대체 어떤 불쌍한 영혼의 울부짖음 인가요 ?? 

 

 

 

밤새워 불어대던 강풍이 언제 그랬냐는듯 고요히 자자드는 일출직전 새벽녃. 우모복과 우모바지를 착용하자 겨우 추위가 가십니다. 유령의 울부짖음은 아침이 밝아오며 이제 점점 희미하여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