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앙부에 자리잡은 콩고라는 나라 아세요 ??
내전으로 수백만명의 콩고 민간인들이 양쪽 패거리간의 권력투쟁에서 어떨때는 이쪽에 몰려서 또 어떨때는 저쪽으로 몰려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지지리도 못살고 못난 중앙아프리카의 나라입니다.
TV다큐멘타리를 보니까 정부군이나 반군이나 양민을 잡아 죽일때 마치 장난치듯 죽이더군요....킬킬대며 병아리한마리 잡아죽이듯...그저 불쌍한건 공포에 질려 멀건히 두눈 껌뻑이다 죽임을 당하는 서민들임다. 엇그제 방영된 다큐멘타리를 보니까 꺼다란 통속에 집어넣고 빠개 죽이기도 했답니다. 이쯤되면 정부군이나 반군이나 누가 좋은편이고 누가 나쁜편이고를 떠나 이미 인간이 아닙니다.
짐승들 입니다
양민들은 이들이 뭣때문에 서로 치고받고 싸움박질하는지 알지도 모르다 갑자기 잡아다 족치니까 "엥 왜 나를 족치지???" 하다가 영문도 모른채 죽습니다.
영국인이 촬영한 우연히 빛바랜 한장의 사진으로 남은 공주교도소의 한 한국인 교도관의 사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공주교도소에 수감되었던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모른채 그냥 도장찍으면 선물준다니까 너도나도 보도연맹인가 뭔가 가입원서에 도장 찍었던 촌사람들을 공산당이라고 모조리 총살시키러 끌고가면서 희죽거리던 그 한국인 교도관의 모습이 불현듯 콩고의 살인마들 모습과 오버랩핑되어지네요.
TV 다큐멘타리의 제목이 "콩고의 눈물" 이더군요.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지고있는 석양의 콩고강을 배경으로, 온가족을 잃은 한 젊은이가 "왜 나는 콩고인으로 태어났나" 라는 애처롭게 자작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에 "콩고의 눈물"이라는 자막이 겹치며 강렬하게 기억에 남네요.
쌍용차 노조사태를 보면서, 전후좌후 어쩌쿠 저쩌쿠하며 늘상 골치아픈 대한민국식 언제나 나는 잘했고 너는 못했다는 주장의 시시비비는 일단 배제하고, 한 아파트에 살며 불과 얼마전까지는 언니동생하며 유대감을 과시하던 쌍용차직원들의 부인들이 한쪽은 해고노동자의 아내, 또 다른쪽은 해고되지않은 노동자의 아내편으로 갈라서서....
해고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회사가 망하면 짤리지않았던 사람들마저 밥죽이 끊기니까, 안짤린직원들의 부인들이 농성을 지원하는 민주노동당쪽으로 몰려가 짤린사람들은 이미 쌍용차 직원이 아닌데 왜들 지들이 쌍용차 점거하고 난리를 치냐고 데모를 했다고합니다. (짤리지않은 일부 과격한직원들은 농성중인 해고노동자뿐만 아니라 회사앞에서 모여있는 해고노동자들의 부인들을 향해 니들이 깽판치니까 천만다행 안짤렸던 나도 직장잃게됬다고 내립다 콩고의 눈물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미친듯이 뭉둥이로 후려팻다고도 하던데....에고..)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가는 눈물이 나는 영화의 한장면같은 가슴 뜨뜻한 감동적 스토리는 우리나라 한민족에게 머나먼 쏭바강과 같은 이야기..
왠지 "콩고의 눈물"과
"한국의 눈물"이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려고 하는데....
글쎄요...
회사가 망하게 생겼으니까,
"다 같이 죽을래 ???"
"아님 반을 살리기위해 반을 죽일까 ???"
라고 물으면 뭐라 답하기가 곤란하지만....
(얼핏생각으로는 차라리 반을 죽이고 반을 살리는것이 맞기는 한것 같은데.....진짜루 꼭 반을 죽여야만 반을 살리는 타이태닉의 현실과 같은 건가??)
쬐그만 빵이 한조각 있습니다. 배가고픈 아버지와 아들이 있습니다.
이 쬐그만 빵을 어떻게 나눌까요 ??
딱 반으로 나눌까요 ??
어짜피 먹어봤자 성에 차지 않을 작은빵이니까 가위바위보해서 이긴사람이 다 먹을까요 ??
항상 바쁘면 써먹는 한국식 '장유유서'...아버지 맘대로 할까요 ??
(얼핏생각하면 딱 반으로 나눠먹는게 제일 합리적일 듯 하지만....)
아들: 아빠가 몸이 약하니까 다 먹어
아빠: 아들아 내가 반 먹을테니 너도 반 먹어라
아들 : 아냐 난 정말 안 먹어도 되
아빠 : 아냐 반반씩 먹자니까...
하면서 빵을 나눕니다.
나중에 보니까 아빠의 빵조각은 전체 빵조각의 1/4도 되지않는 양 입니다.
반으로 나누는척 하면서 아들에게 몰래 빵을 더 많이준거죠.
빵을 받아서 홀라당 다 먹은줄 알았던 아들이
빵을 조금만 먹고 살짝 숨겼다가 다시 아빠에게
아들 : 아빠 빵 또 생겼다 이거는 아빠 다 먹어
아빠 : 그래 알았어 내가 다 먹을테니 너도 조금은 먹어라
하면서 또 아들에게 조금 주는척하면서 몰래 더많이 나눠주고.....
이러다보면 둘 다 죽을상황에서도 어떻허든 둘 다 살길이 보여지게 된다는데..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라고 누군가 그러더군요.
최악의 상태에서도 서로를 먼저 생각해주는 배려심이 있는 집단과 그렇지않은 집단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입니다. 인도와 같이 22단인가 까지 구구단 외는 수학 잘 하는 똑똑이 들이 잔뜩한 나라가 더 잘살아야 하지만, 좀 어눌한것 같은 "부탄"인가 어딘가 하는 산골나라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은것은 요런조론 셈에 밝기보다는 인간적인 이해로 엮인 인문학적 요소가 강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망하면 나도 망하니까 어제까지 한밥먹던 동료들을 향해 "저새끼 죽여라" 라고 미친놈 날뛰듯 농성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뭉둥이 휘두른 "구사대"완장을 찬 쌍용차직원들...바로 그들이 짤린 해고노동자의 위치였다면 그들는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
모르긴 몰라도 회사를 살리기위해 내가 관둘께 라는 건전한 이해를 바탕으로하는 양식있는 "구사대"로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입장이 완전 180도로 달라지면서 너죽고 나죽자의 "결사대"로 안면을 확 바꿔서 "해고는 살인이다" 외치며 절규하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것이 바로 나라꼴이 개판이 되서 죄없는 사람들 죽어나가는 "콩고의 눈물 한국판" 아닐까요 ??
국가경제를 위해서는 쌍용차가 다시 잘되어야겠지만, 글쎄 좀 미안한 생각이지만, 해고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어떻게든 같이 살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농성에 동조하였던 90 여명의 비해고노동자들을 쌍용차에서는 슬쩍 대기발령하였다고 하는 신문보도를 보면서....이율배반적인 속셈빠른 경영자와 "구사대"라는 완장차고 농성하는 동료들 줘팼던 콩고사람들 같은 직원들이 득세하는 쌍용차를 구입하기가 좀 꺼려지겠는걸요.
'Trevel & Others > 혼자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하마을 (0) | 2009.09.10 |
---|---|
대통령 지지율 40% (0) | 2009.08.26 |
The power of ONE (0) | 2009.07.10 |
거만과 겸손, 노블리스오블리제 (0) | 2009.07.08 |
경상도 & 전라도 (0) | 2009.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