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차에 타고 있어요"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표시를 자동차 뒷창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내가 영국에 처음가서 이런 푯말을 접했을때만해도 재치있고 이국적으로 느껴질 때 였습니다. 아이가 차 에 타고 있으니까 만에하나 추돌하지 않도록 좀 양보해 달라고 뒷자동차에게 살짝 애교스러운 부탁을 하는거지요..
(자기 자동차를 팔고자 할때도 이런식으로 자동차에 팔고싶은 가격과 전화번호를 푯말로 만들어 붙이고 다니더군요).
"초보운전"
이런 푯말도 자주 눈에 띄더군요. 내가 자동차를 잘 다룰지 몰라 혹시라도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좀 양보를 해 주셔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느 사고를 함께 피해보자는 애교스런 부탁 입니다. 이런 표시들은 외국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당연한 일상사로 사용하여왔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름대로 안전한 교통흐름에 일조를 하며 잘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근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가요 ???
처음 이러한 푯말이 등장했을때는 뒷차가 속도도 줄여주고 급할경우 끼어들기도 편하게 해주며 아이를 데리고 가거나 초보인 상대운전자를 배려했지만, 엥..요거 디게 편하네...아니나 다를까 차츰 차츰 요것을 살짜쿵 이용해먹는 망둥이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 합니다.
아이가 차에 타고 있지 않아도 "아이가 차에 타고 있어요"라는 푯말을 일부러 치우지 않는거지요. 아예 "아이가 차에 타고 있어요"라는 푯말을 스티커로 영구히 차에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빠가 회사에 혼자타고 출근할 때는 "아이가 차에 타고있어요"라는 표시는 당연히 치워야 하지만, 땟다 붙였다 하기가 귀찮기도 하고, 그냥 붙이고 다니다 보면 혹시나 어떤 바보가 멋모르고 양보해주는 것이 요로콤 편할 수가...흐흐흐....(그냥 내립다 붙이고 다니자 !!! )
이런 사람들이 한두명씩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이제는 어느누구도 "아이가 차에 타고 있어요"라는 표시를 보더라도 "웃기네...애기가 어딨어 ?? " 하면서 아무도 배려해 주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칼 같이 배려하던 나도 요즘은 배려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이가 차에 타고 있지않은 경우가 더 많아서요...ㅠㅠ..)
영국에서 온 사람이 차에 아이가 타고 있지 않은데도 버젓이 이런 푯말을 붙이고 다니는 한국사람들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랄겁니다. 우리나라에서야 어짜피 조금지나 토요일 일요일에 아이가 탈거니까 그냥 놔두더라도 그리 부끄럽지않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고, 아이가 타고 있을때만 아이가 타고 있다는 표시를 해야만 부끄럽지않은것이 영국의 상식 입니다.(아이가 차에 타고 있지 않은데도 이 푯말을 떡하니 붙이고 다니는 것은 영국적인 상식으로는 아마도 애기를 팔아먹는 듯한 좀 야비하게 여겨질듯....목에 가래생기면 갑갑하니까 아무때나 아무곳에서나 내립다 맽어 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국의 상식이고, 아무리 거북해도 아무데나 맽어버리면 나는 좋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이 일본의 상식 인것처럼.....)
"초보운전"
레이싱 선수정도 되는 30년 경력의 운전자가 떡 하니 이 푯말을 자동차 뒷에 붙이고 다닙니다. 요로컴 하고 댕기면 남들이 살살 비켜주니까 운전하기가 편하다나 뭐나.....에고고....그러고는 요즘에는 잘 안비켜준다꼬 쌩욕을 하네요...시펄X들 "초보"라고 붙이고 다니는데도 비껴주는 놈 하나도 없네..옛날에는 다 비껴 줬는디 요즘것들은 싸가지가 바가지라꼬..영국에는 "초보"라고 붙이고 다니면 다 비켜주는데....이런 X같은 나라 같으니라고...(에고 형님 댁이 바로 X같은 놈 이라고요...ㅉㅉ)
진짜루 다른 운전자들의 배려가 필요한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엄마운전자와 이제 막 운전을 배운 진짜 초보운전자들은 요론 못되먹은 똑똑한 망둥이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받아야할 배려를 받지 못 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인생은 현명하게 살아야 되는겨.....고지곧대로 시키는데로 하는 양심있는 놈들은 죄다 바보들....고달픈 인생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리하고 똑똑해야 된다꼬 !!!!!!....거지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살면 되는겨......)
천만의 만만의 말씀..
사람들이 죄다 똑똑해져서, 다들 저만 부자될라고 쌩쇼하고, 저만 편할려고 눈칫밥먹다보면 대략 10%정도는 나름대로 편해지긴 하겠지만, 오히려 대다수의 사람들과 그 나라는 엉망진창 발전하지 못하고 조상대대로 개판이 개판으로 대물림되는거 여러 후진국들은 보면 잘 알 수 있잖습니까..
똑소리나게 똑똑한 인도를 보세요...영국사람들이 인도사람들은 정말 똑소리나게 똑똑하긴한데 왜 항상 개판일까 ??? 궁금해서 가만히 보니까 요놈의 베이직(기본)이 제대로 통용되질않아서 입니다, 그래서 영국사람들은 인도사람들은 "Lack of proper Common Sense" 하다고 평가 합니다.
Clever(클레버), Smart(스마트), Intellegent(인텔리전트)....조금씩은 그 의미가 다르지만 죄다 똑똑하고 현명하다는 뜻을 지닌 영어단어들인데, 재미있는 것은 이 단어들에는 모두 한가지 똑같은 은유(connotation)가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 코노테이션(connotation: 단어속에 포함된 또 다른 의미)은 바로 '교활하다' 입니다. 영어로는 Cunning(컨닝)의 의미 이지요. 똑똑하고 현명하면 물론 좋지만, 엄정한 사회규범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좀 허술한 나라들(우리나라도 포함)에서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치고 살짜쿵 "컨닝"하지 않은 사람 본적 있나요 ???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면, 못사는 나라일 수록 똑소리나게 저 잘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잘사는 나라일수록 아이가 차에 타고 있을때만 "아이가 차에 타고 있어요" 푯말을 붙이고 아이가 없을때는 불공평한 편의를 자기만 받지 않도록 귀찮지만 꼬박꼬박 푯말 치우는 좀 우직스럽게 지킬거 딱딱 지키고 사는 바보스러운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렇타고, 바보 숭배론은 아니구요.....나도 배려하고 남도 배려하는 균형감과 형평감이 잘 자리잡은 똑똑한 바보와 나와 내가족만 잘되면 만사 땡인 영리한 이기주의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 입니다.)
거참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 잘될것 같은데......왜 더 잘 않되는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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