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혼자쓰는 이야기

09년5월4일 황당한 경험

Steven Kim 2009. 5. 4. 23:46

휴무로 이어지면서 유난히 여유롭게 느껴지는 월요일..

 

밧데리 방전을 막고, 기계적인 윤활을 도모할 요량으로 모처럼 "룬"을 끌어내 라이딩하였습니다. 대학로를 거쳐 동대문 방향으로 좌회전 하여 진행하려는순간 신호가 바뀌자 마자 쭉 뻣어나가던 스쿠터를 불법으로 중앙선을 넘어 유턴하던 자동차가 옆에서 내립다 들어받아 버리는 황당한 교통사고를 바로 코앞에서 목격 하였습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스쿠트 라이더는 튕겨저나가 도로 한가운데로 내동댕이 쳐지고, 사고를 낸 불법 U턴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정차해 있고, 주변의 차량들이 구경하느라고 속도를 늦추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여들고 순간적으로 아수라장 상황이 전개되는데,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스쿠터 라이더를 돌보기 위해 뛰쳐나오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죄다 고개만 슬그머니 내밀고 구경만 합니다.

 

급하게 바이크를 길가에 세우고, 쓰러진 스쿠터 라이더에게 달려가 상태를 살펴보니 팔꿈치를 부여잡으면서 겨우 몸을 일으켜 앉을 수 는 있을정도는 되고, 사고를 낸 차량에서는 아줌마가 내리더니 다짜고짜 내 팔을 붙들더니 주변이 떠나갈듯 울음을 터트리네요.

 

아줌마를 진정시켜 빨리 119로 전화하라고 말 하고 스쿠터 라이더의 상태를 살피며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아무소리도 못하고 신음만 냅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많이 모여들기 시작 하지만 어느누구하나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네요. 구경하고 있는 뻘쭘한 아저씨를 끌어내듯 불러내 쓰러져있는 스쿠터 라이더를 좀 봐달라고 하고 빨리 경찰에 신고하는 것 이 우선일 듯 하여 112에 전화를 걸려고 배낭에 넣어둔 휴대폰을 찿는데, 마참 사고현장 바로 옆 골목에 경찰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 이 보입니다.

 

뛰어가서 보니 경찰차는 비어있는 상태...주변의 사람들에게 경찰이 어디 있는지 다급하게 물어 봤더니 식당으로 가보라고 합니다. 식당에 뛰어 들어가 보니 여러명(6-7명)의 교통경찰이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지금 사고가 났으니 빨리 좀 조치를 취해야 겠다고 말했더니.....

 

제일 나이가 들어 보이고 선임자인듯한 경찰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

 

곧 다른 경찰이 올때니까 식사하는 동안 좀 기다리라고 하네요. (이런 우라질....)

 

하도 어의가 없고 화가나서 사람이 다쳐서 도로 한복판에 쓰러져 있는데 어떻게 교통경찰이 그런식으로  할 수 있냐고 정색을 하고 큰소리를 냈더니, 죄다 깜짝 놀란듯 쳐다보고는 좀 젊은 경찰이 마지못해 식사를 중단하고 따라 나섭니다.(이 책임감없는 경찰들과 아수라장 현장 사진 찍어다 방송사에 보낼려고 했습니다)

 

마지못해 식사를 하다말고 궁시렁거리며 나타난 경찰이지만, 경찰이 오니까 사고현장이 금방 정리가 됩니다.(이렇듯 경찰의 역활은 중요합니다). 중앙선을 넘어 불법으로 U턴 하던 "김여사"님은 어느덧 표정을 돌변하여 갑자기 이런저런 변명을 하기 시작하고, 식사를 하다말고 어거지로 현장에 나타난 경찰은 도로에다 페인트를 뿌리며 현장을 보존하며 도로 한복판에 쓰러져 있던 스쿠터 라이더는 길가로 옮겨져 앉자 있고, 아직 구급차는 오지않았지만, 젊은 경찰이 나서니까 함께 나온듯 보이는 앳된 얼굴의 경찰이 부상당한 스쿠터 라이더의 몸상태를 살피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됬다 싶어서 그 자리를 떴습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길거리에 내동댕이 쳐 져 신음 하고 있는데 그냥 멀뚱멀뚱 구경만 하던 측은지심이 메말라버린 사람들....,)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쳐서 신음하고 있는데 본척만척 점심 먹기에만 바쁘던 책임감없는 대한민국의 교통경찰들......) 

........

........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현실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하루 입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모여있던 명동시위현장에서 촛불시위대를 함부로 과격하게 다루는 한국경찰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말 할 수 없는 창피함을 느꼈다는 어떤 누리꾼의 인터넷 글이 떠오릅니다. (일부 서양사람들은 여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들을 제지하려고 나서기도 했고, 믿을수 없는 현장을 사진으로 찍는 일본인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

 

(에구구 창피해라...)

 

어제(09년 5월4일 월요일)  KBS2 '생방송 시사360' 프로그램 혹시 보셨나요 ??  

 

촛불집회현장을 지나가던 두명의 여대생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경찰들이 에워싸기 시작하고 두명의 여대생은 영문을 몰라 "어 이거뭐지"하며 어리둥절해 합니다. (마침 현장에 있던 기자가 이 현장을 촬영 하였습니다). 그때 갑자기 경찰지휘자 소리가 방송으로 들려집니다. "포착해"(경찰들은 사람을 잡아가는 것을 포착이라고 하는 모양..)...앳된 얼굴의 전경들이 들쥐들 처럼 우루루 몰려들더니 잔뜩 겁먹은 여대생을 '막무가내로 과격하게 포착'해가는 현장을 시사360기자가 촬영하여 방송하더군요.

 

현장을 취재하던 시사360의 기자도 어이가 없는지 왜 이 여대생을 잡아가냐고 따지는 모습이 그대로 TV화면에 생방송되면서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정말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연이어 방송되는 경찰 수뇌부의 경고방송...사회질서를 해치려는 촛불시위대를 모두 기소하겠다고 하네요. (5.18 당시 TV에서 연이어 공갈치듯 경고하던 전두환 정권의 군 수뇌부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그때도 그렇던것 같네요...시회질서를 파괴하는 폭도들은 가차없이 처벌 하겠다고.....)

 

TV에 생생하게 중계된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리며 잡혀가던 앳된 얼굴의 두명의 여대생....

 

새침때기 처럼 웃고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에게 겁에 질려 잡혀간 두명의 여대생도 기소되는 겁니까 ?? (TV에 생중계된 이들의 안쓰러운 모습때문에 어제 잠을 설쳤습니다.)

 

지휘자가 "포착"하라고 하니까, 우르르 몰려들어 겁에 잔뜩 질려있는 여대생을 잡아가는 들쥐와도 같은, 나라를 지키는 군복무 대신 데모를 진압하는 전투경찰에 입대한 같은 또래의 전경들의 모습에서 미래의 희망이 없는 나약한 한국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양심선언하고 지휘관이 명령을 거역한 단 한명의 전경은 지금 감옥에 가 있다고 하던데..) 아무나 막무가내로 잡아가는 공산당같이 변해버린 대한민국 경찰들을 보면서 이제는 은근한 걱정이 분노로 바뀌네요....

 

전두환정권시절 시위하는 광주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한 잔인한 학살자들은 전두환이 아니라 (물론 제일 우두머리는 전두환대통령이지만...) 위에서 하라는 대로 그냥 시민들을 학살하였던 들쥐와 같은 우리와 똑같은 국가의 부름으 받고 군대에 갔던 대한민국 사람들인 군인들 이었습니다. (당시 미 8군 사령관이 한국인은 대장쥐가는 대로 무작정 따라만가는 들쥐와 같은 민족이라고 공개적으로 말 한바 있습니다. 당시 미군사령관의 이 말에 분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사람을 그냥 비난만 할 수 없을듯 합니다.)

 

지금은 이들도 우리틈에 끼여 아무렇지도 않게 평범한 일빈인으로 살아가고 있겠지요. (일제시절 독립군들 잡아다가 잔인하게 고민하고 목짤라 공개처형하던 친일조선인 검사, 친일조선인 경철서장, 친일조선인 순사들 처럼....내가 그런거시 아니고만...위에서 하라꼬 하니까 했제....)

 

이것이 바로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 이네요....(죄없는 아기를 업고있는 엄마를 쏴죽이라고 할때 죽어도 쏴죽이지 못하는 양심이 상식이었으면 광주의 학살은 일어날 수 도 없었겠지요. 영화에서 처럼 아기를 업고있는 엄마를 쏴 죽이라고 명령하는 악당두목을 오히려 쏴 죽여버리는 통쾌한 용감함 까지는 없더라도...방아쇠를 당기지 않는 양심이 살아있는 군인이 대다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금 이순간 아무나 막 잡아가는 검,경찰들은 나중에 정의로운 사회가 정착되면 꼭 우두머리부터 제일 말단까지 한명한명 이잡듯 가려내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따져 처벌하여 잘못하면 벌 받는다는 정의의 구현이 우리나라에서도 상식으로 자리잡게 하여 주길 꼭 꼭 바래봅니다. (어쩔수 없이 시위현장에서 고생하는 또다른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인 전투경찰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그래도....자기의 행동에 대해서는 자기가 책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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